‘딜레마’에 빠진 김문수

김문수 경기지사가 딜레마에 빠졌다. 정국 상황이 대권도전과는 점점 멀어져 가고, 오히려 당을 구하기 위해 대표(당권)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물밑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김 지사를 긴장케 하는 이상기류는 지난 426재보선에서 부터 시작됐다. 경기지사 출신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주가가 오르면서 비슷한 경력을 지닌 김 지사의 지지도가 빠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재보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손 대표는 13.5%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로 올라선 반면 김 지사는 4.0%로, 손 대표에 비해 10%p 가량 뒤졌다. 손 대표와 김 지사의 시소게임에서 김 지사가 본격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두 번째 악재는 한나라당이 재보선 패배후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벌인 줄다리기에서 친박측과 일부 당권주자에 밀려 개정에 실패한 점이다.김 지사의 오른팔인 차명진 의원(부천 소사)이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헌당규의 개정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무산됐다.그 다음 악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김 지사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어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라는 새로운 대권주자의 등장과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시장 당선으로 안팎 곱사등의 모양새가 돼버렸다.한나라당내에서 박 전 대표측의 견제가 여전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손 대표에 이어 안 교수까지 등장하며 김 지사가 여론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보면 김 지사는 손 대표와 같은 3.6%에 그치고 있다. 온통 관심은 박 전 대표와 안 교수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만 쏠려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김 지사에게 돌파구는 없을까?한나라당이 김 지사의 주장처럼 비상국민회의 등을 구성하지 않는 한 김 지사가 중앙으로 영향권을 넓히는 것은 쉽지않아 보인다. 또한 박 전 대표에게 기득권 포기를 주장하며 경쟁자임을 주지시키더라도 박 전 대표측에서 무응답으로 나오면 별 재미가 없다. 결국은 김 지사 특유의 색깔을 지켜나가며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한 측근은 김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는 섬김과 통일이라고 강조한다. 낮은 자세로 택시운전을 하며 민심을 듣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당원과 국민들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박 전 대표에게만 기득권을 버리라고 하지 말고 자신도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자세라면 부름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빨리올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한나라당이 내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4월 19대 총선부터 이겨야 하는데,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김 지사가 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처럼 과감한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돼 있다.친박측과 일부 당 지도부는 달가워 하지 않겠지만 물밑에서는 김 지사 같은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 지사에게도 딜레마에 해당된다. 대권 도전에 올인하느냐, 당을 먼저 구하느냐 선택의 갈림길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지사가 현재의 정국상황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내년에 큰 기를 펼 수 있을 지, 아니면 또다른 선택을 할 것인 지 귀추가 주목된다.김재민 디지털콘텐츠부장

전국체전, 이제는 변해야 한다

#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는 레이스 출발 전까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마인드 컨트롤 때문이다. 수영은 마인드 컨트롤 하나에도 기록이 좌지우지될 만큼 민감한 종목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경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하지만 22년만에 경기도에서 치러진 제92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경기도 수영 선수들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었다. 고등부와 남자일반부 선수 80여명의 숙소가 고양 내 호텔이 아닌 파주 영어마을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파주 영어마을은 버스로 20~30분 달려야하는 먼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온도 변화에 민감한 수영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일반부 장신선수들은 두발을 뻗고 잘 수 없을 정도의 침대를 사용해야 했다. 때문에 수영연맹 관계자는 고양지역 내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 밖에 없었고, 개인적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겠다며 숙소를 이탈(?)하는 선수마저 등장했다.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종목 우승을 차지했던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서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했다. 기록면에서도 지난해 3개씩이나 작성했던 한국신기록을 단 한개도 수립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를 꼭 먼 숙소와 불편한 잠자리 탓으로 돌릴 수 만은 없겠지만, 결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볼수도 없는 문제다. 개최도시 선수단에서 이러한 불만이 터져나올 정도니 타 선수단의 불만은 어떠했을지 짐작할 만하다.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주최측의 당연한 의무다. # 전국체육대회가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부 구기종목과 폐회식만을 남기고 있던 10월12일 오전에 직접 겪은 일이다. 승용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 개최지인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유소에 들렀을 때, 50대 쯤으로 보이는 주유원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주유원은 차량내 경기도 선수단 표식을 발견하더니 전국체육대회가 언제 시작되나요라고 물어왔다. 22년만에 경기도에서 치러진 전국체육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음을 굳게 믿었기에, 그 주유원의 말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전국체육대회가 얼마나 일반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사실 전국체육대회가 일반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주 개최지 도시에서도 이럴 정도니 1~2개 종목만이 개최되는 도시의 사정은 어땠을까.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과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한 이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전국체육대회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할 때다.# 22년만에 경기도에서 치러진 전국체육대회 7일간의 열전이 끝났고, 뒤이어 진주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인천에서 개최된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굵직굵직한 전국체육대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경기도선수단은 각각 10연패, 6연패, 11연패를 기록하며 경기도가 전국 제1의 체육웅도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체전에 대한 기록과 운영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다. 경기도 선수단은 분명 어느 시군도 넘볼 수 없는 뛰어난 업적을 일궈냈다. 하지만 단순히 이뤄낸 금자탑에 대해 평가하기보다는 글로벌 스타 육성이나 오는 2012년 치러질 장애인체육대회 준비 등에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한번 점검해야할 때다. 철저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만 전국체육대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 전국체육대회도 이제는 변해야만 한다. 정근호 체육부장

서울시장 선거의 ‘보이지 않는 손’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참 이상한 선거라는 생각은 여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 우선, 여야가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성남 분당을)는 선거 막판에 이른 현재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여론의 초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나경원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맞춰져 있을 뿐 홍 대표의 움직임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도 손 대표가 야권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 선거운동에 열심이지만 박 후보측과는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처럼 여야 대표가 후보들과 융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손이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나라당 나 후보의 경우, 강재섭 전 대표(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가 꼽힌다. 나 후보는 강 전 대표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재)동행의 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427재보선 당시 강 전 대표의 성남 분당을 공천을 놓고 홍 대표(당시 최고위원)는 강 전 대표의 공천을 강하게 반대한 반면 나 후보는 강 전 대표의 공천을 주장하며 대척점에 섰었다. 재보선 이후 안상수 대표(의왕과천)가 물러나면서 치뤄진 전당대회에서 홍 최고위원은 대표에, 나 최고위원은 재선 최고위원에 각각 선출됐지만 개혁공천 문제를 놓고 홍 대표와 나 최고위원은 자주 충돌했다.특히 이번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홍 대표는 나 최고위원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등 껄끄러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홍 대표와 나 후보간 관계는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선 당시 안 대표와 강재섭 후보간 관계의 재판(再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강 전 대표의 동행 멤버들은 현재 한나라당 주요 당직에 포진해 있다. 정진섭 경기도당 위원장(광주)과 박보환 도당 수석부위원장(화성을)을 비롯, 신영수 대외협력위원장(성남 수정),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유일호 원내부대표 등이 모두 동행의 상임이사 혹은 이사를 맡고 있는 친 강재섭계 의원들이다. 따라서 나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다면 홍 대표보다 강 전 대표가 더욱 미소를 띨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소속 박 후보는 어떤가. 민주당 인사들은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주목한다. 5선 의원(13~17대)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선대위원장이 박 후보의 주요 정책결정과 동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 민주당 인사들의 주장이다.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친노 인사들이 캠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특히 밑바닥 호남지지층이 박 후보측에 선뜩 손을 내밀지 못하고, 이것이 예상외로 박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큰 이유중의 하나라는 것이다.손 대표가 민주당 당원들에게 박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박 후보측은 손 대표와 밀착하기 보다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쳐다보는 것도 야권의 부조화를 반증한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박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민주당 입당이라는 카드를 꺼내야 하지만 이 선대위원장이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것은 한나라당 박 전 대표의 나 후보 지지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박 후보가 고전을 하는 것은 나 후보측이 잘해서가 아니라 박 후보측이 예상외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민주당측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대선주자들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박근혜안철수 보다, 여야 대표들 보다 이번 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강재섭이해찬 등 보이지 않는 손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까. 김재민 디지털콘텐츠부장

외압(?)과 자치단체장

의왕시는 지난 7일 사랑채노인복지관 수탁기관 선정 심사결과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수탁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 시로부터 사랑채노인복지관을 위탁운영하던 한 사회복지법인이 2개월여 만에 돌연 위탁운영을 포기한 지 15일만이다.경기일보 지난 달 22일자에 복지관 위탁운영 두 달 만에 손 놔와 같은 달 26일 자 복지관 운영 포기 채용압력 탓?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자 의왕시의회는 사랑채복지회관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당시 사랑채를 운영하던 법인은 시의원들에게 위탁현황과 직원채용 및 근무행태, 복지관 직원에 드리는 글 등 A4용지 21장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법인은 복지관 업무인수와 동시에 나타난 의외의 외부 사람들로 인해 복지관 운영질서가 무너졌다며 사회복지종사자로서 불의와 타협할 수 없다는 판단과 복지관 직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양심적 가책 때문에 위탁운영을 반려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에 의왕시민모임은 시청 앞 광장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복지관 운영에 전횡을 일삼아 온 일부 직원들을 추천 또는 내천했는지 해명하라는 기자회견을 했다.이런 가운데 사랑채의 새로운 위탁운영법인이 선정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직원 채용에 대한 외압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사랑채복지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여기에는 이름만 대면 금방 알만한 고위 정치인의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거론되는 인물들이 직접적으로는 청탁하지 않았을 것이고 측근에 의한 외압일 것이라는 게 소문이다. 그러나 측근이 했던 직접적으로 했던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는가.또한 시장도 어쩔 수 없이 인사청탁을 들어줘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장 공천에 힘써 준 정치인이니까, 실세 정치인이니까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헛소문이기만 바랄 뿐이다.사랑채복지관뿐 아니라 시가 위탁운영하는 시설은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지난 달 2일 개원한 건강누리요양원의 초대원장은 취임 한 달 만에 사표를 제출해 새로운 원장을 뽑고 있다. 위탁운영했던 청소년수련관도 문제점이 드러나 의왕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체제로 바꿨다. 각종 시설의 위탁운영에 대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업체들에 대한 시의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인력이 모자란다, 위탁운영한 지 얼마 안 돼 업체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점검을 미뤘다는 등 안이한 자세에서 문제점은 드러난다.사전에 철저하게 점검을 하고 관리가 됐더라면 문제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또한 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어다닌다면 일선 단체장들은 자신이 소속된 정당이나 해당 정치인의 외압에 계속해서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표출할 수도 없이 들어 줄 수밖에 없어 단체장은 소신있게 행정을 펴나가지 못할 것이다.만약 청탁이나 외압에 의한 직원채용이나 인사가 이뤄지면 의왕시의 각종 위탁시설물의 정상적인 운영은 요원하고 시민들로부터 불신만 가득해질 것이다.행정고시 출신으로 국토해양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성제 의왕시장이 당선됐을 때 의왕시민들은 그의 장점인 뚝심있는 추진력에 기대가 컸다.희망찬 미래도시, 생동하는 푸른 의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김 시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뚝심있고 추진력있게 행정을 펴 나가게 하려면 어떠한 정치적인 외압과 청탁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알아야 한다.김 시장 역시 철학과 소신이 뚜렷하다면 어떠한 외압과 청탁도 철저하게 배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다.임진흥 서부권취재본부장

정치권에 불어닥친 시민의 힘, ‘환골탈태하라’

국민의 꿈과 희망을 정책으로 만들어 법과 제도로 실현하는 것이 정치. 잘못된 정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잘못하는 정치인들만이 있는 것.그동안 제도권 안에서 당리당략에 빠져 자신들만의 정치에 몰입해 온 정당정치인들이 시민들로부터 강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안철수 시드롬에 이은 시민후보 박원순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한국정치 사상 길이 기억될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 심판의 시작이다. 우선, 제1야당인 민주당 위기는 더욱 눈여겨 볼만 하다. 손학규 대표의 사의 표명 및 철회 과정과 그 여파는 한국 정당정치 위기 시그널로 읽혀질 만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치사상 최초로 제1 야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했다. 불임정당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손 대표는 야권통합경선의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심했지만, 당 전체가 나선 적극 만류, 사퇴를 유보하는 곱지않은 모습을 보였다.민주당은 손 대표의 양권통합경선이라는 시대 요구를 수용하는 결단에도 불구, 제3세력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투표에 맥없이 무너졌다. 최대 지지층이라 여겨 온 20~30대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고, 당 조직도 SNS 파워에 무기력하게 와해됐다.당내 일각에서는 야권통합후보로 한나라당 후보를 꺽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자충수였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적지 않은 지지층에서도 당이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그 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는 분석을 심심치 않게 내놓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민들이 시민후보로 선출된 박 후보가 최종 승리자해도 민주당의 승리라고 봐 줄 것인가 하는 자책어린 목소리도 나온다.시민들은 이미 기성 정치권에는 패배를, 시민사회세력에게는 승리를 안겨 준 만큼 절처한 각성과 성찰을 통한 진정한 환골환태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다.위기는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한나라당 대 시민후보 간의 양자 대결로 결론 났지만 시민후보 바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정당정치의 질서와 구도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에서 시민 10명중 7명은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해 이를 뒷바침하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안철수 신드롬에 넋을 잃어 경선한번 못치루고 단독후보를 추대, 흥행에 실패했다. 본선에서도 이길 승산이 높지 않게 관측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당력을 모으는 처절한 모습까지 노정시켰다. 그것도 마치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최고의 전략인냥 말이다. 집권여당의 위세는 찾을 수도 없고 위기조차 못 느끼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대목이다.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정당정치 위기가 곧바로 시민정치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민정치가 다수의 감정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해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특히 시민 개개인이 속한 단체의 이익을 사회 전체의 이익에 우선하는 경향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적지 않은 역기능을 갖고 있어 자칫 인기영합주의(포풀라리즘)으로 흐를 경우, 또다른 형태의 비판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 시민들이 서울시장 야권후보로 시민후보를 선출했다는 것은 시민정치가 간접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민심과 정책의 이반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 담아낼 수 있고, 시민의 권력견제 기능이 강해지는 만큼 인권보호, 권력층의 전횡 방지, 기타 사회 부조리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기존 정치권이 일상적으로 보여줬던 갖가지 전횡과 추태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이제, 시민들의 힘, 국민들의 힘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가 더욱 궁금해 지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시민 대통령후보로 안철수 원장을 또다시 거론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일형 정치부장

저축은행, ‘신뢰 회복’과 ‘예금자 피해 예방’의 기로에

부실 또는 불법 영업에 따른 저축은행의 퇴출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18일 터진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 정지 소식은 사뭇 달랐다. 업계 2위, 3조8천억여원의 자산 규모, 굴지의 대형 저축은행 등 그동안 이 은행에 줄줄이 붙었던 신뢰감 넘치는 수식어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수식어를 믿고 푼푼이 모은 돈을 맡겼던 예금자들의 충격은 엄청나다. 예금자 가운데는 노후 자금 대부분을 예치해 그 이자로 근근히 생활해온 노부부에서 건실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다른 소규모저축은행에서 이 은행으로 예금을 갈아 탔다가 뒤통수를 맞은 직장인까지 사연도 다양하다. 억울함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 대부분은 단 0.1%의 이자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다. 때문에 이 은행에 대한 믿음의 깊이만큼이나 배신감의 파고도 높다. 그러나 예금자들을 정말 분노케 만든 것은 이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영업 정지 은행들의 나몰라라식 사후 대응이다. 영업 정지가 발표된 당일부터 적어도 다음 날 오전까지 답답한 마음에 은행으로 몰려간 이들은 굳게 잠긴 문앞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고, 수십통씩 전화를 건 예금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통화중 음이나 자동응답 멘트 뿐이었다. 더욱이 19일 오전까지 토마토와 에이스 등 대부분 저축은행 홈페이지는 영업정지 관련 경영개선명령 공고문이나 사과문은 고사하고 인터넷뱅킹 등 업무가 정상 진행되는 듯한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또 토마토측이 마련한 줄 알았던 설명회에 몰렸던 예금자들은 막상 은행관계자들 모습이 보이지 않자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적어도 은행측의 성의있는 설명을 기대했던 예금자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고객들을 끌어 모을 때의 달콤한 설명도, 친절했던 미소도 사라진 자리엔 예금자들의 분노와 좌절감만 남았다. 이번에 퇴출 도마위에 오른 저축은행 대부분은 자산 대비 부채 규모 등 수치적인 결격 외에 고객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후서비스와 윤리 경영에서도 낙제점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올해초 불거진 삼화와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최소한 자신들의 예금을 지키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부실 위험이 높은 은행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그 결과 공표, 위험성 사전 경고 등 제도적 장치 확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물론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고 뱅크런(은행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에 따른 금융기관 추가 부실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퇴출 충격이 반복될 때마다 국민적 신뢰는 추락했고, 예금자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몇몇 부실 저축은행으로 인한 더 많은 건실한 은행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예금자들의 사전 대처와 판단을 도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업계 2,3위 대형 저축은행까지 퇴출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이번에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된 6개 저축은행을 비롯해 나머지 70여개 저축은행의 경영 진단 결과도 보다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추가 영업정지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으리란 우려도 적지않다. 영업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은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안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5% 이상 끌어올리면 영업 재개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강제 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리고 많은 예금자들은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판단해야할 지 여전히 떠도는 입소문이나 온라인과 지인 등을 통해 접하는 불확실한 정보에 의지하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저축은행을 서민의 재테크 공간으로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당장 필요하다. 정재환 경제부장

쁘띠프랑스서 프랑스를 보셨나요?

올 휴가는 말 그대로 쉬면서 보내고 싶었다. 애들도 다 컸겠다, 굳이 사람들로 넘쳐나는 피서지엘 가지 않아도 되니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하는 그런 휴가를 보내겠다 벼르던 차였다. 하루 이틀은 좋았는데 셋째날부턴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파리바게트 빵집 광고를 들으며 불현듯 프랑스 문화를 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원서 한 시간이 채 안돼 도착한 서래마을, 마을 앞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그곳은 일반인들에겐 고급 빌라촌으로 인식돼 있다. 나 역시 많은 연예인들, 기업인들과 정계인사들이 살고 있다는 것, 프랑스 음식점과 프랑스식 노천카페, 와인 전문점이 즐비해 파리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등 하나같이 칭찬 일색의 소개글들을 종종 봐 왔다.이수교차로에서 방배중학교까지 올라가는 서래로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마을은 1985년 한남동에 있던 주한프랑스학교가 이전해 오면서 자연스레 프랑스인 거주지로 발전했다. 서울 체류 프랑스인 1천300여명 중 420명이 산다니 서울 속 작은 파리 라는 애칭이 과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런데, 이름만큼 프랑스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외국어 간판들이 이국적인 냄새를 풍겼지만 오래돼 보이는 철물점과 편의점들은 여느 거리와 다르지 않았다. 정통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곳도 그닥 눈에 띄지 않았다. 대개가 이탈리아식 음식점인 듯 했고, 한정식집을 비롯해 아시안 음식점이나 커피 전문점들이 많아 오히려 다국적 마을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였다. 애초부터 프랑스를 다녀온 적도 없으면서 프랑스 문화를 접해 보겠다는 건 욕심이었다. 서운한 마음에 이튿날 목적지로 택한 곳이 가평에 위치한 쁘띠프랑스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데다 올 초 시크릿가든까지 인기를 끌어선지 연인이나 친구,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제법 북적거렸다. 쁘띠프랑스에 대한 첫 인상은 좋았다. 프랑스식 건물이라는데 여하튼 아담하고 예쁘다는 생각에는 절대적으로 공감이 갔다. 단지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에는 좁아 보였다. 야외 원형극장에선 프랑스 전통 손인형극이라는 기뇰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설명이나 안내장 하나 없이 내리쬐는 태양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성인 세 명이 인형을 들고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보는데 두통이 일기 시작했다. 볕을 피해 찾아간 전시실은 문이 확짝 열어젖혀져 있었고 내부엔 도자기 인형, 접시 등이 전시돼 있었다. 새 것 같지 않은 데다 조악해 보이기까지 한 전시물들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장소를 이동하니 좁은 공간에서 선풍기에 의지한 채 관객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화가의 모습이 보였다(물론 유료였음). 다시 계단을 오르니 대부분이 숙박동이었다. 관람객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임대사업을 벌이는 공간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에 기분이 팍 상했다.단지 안 어디에서도 관람객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에어컨 바람이라도 쐴려면 비스트로라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야만 한다. 바로 옆 매점에서 싸지 않은 커피를 주문해도 매점 이용자는 입장할 수 없다는 문구가 식당 입구에 버젓이 걸려 있어 노상에 앉아 주인의 상술만 탓할 수밖에 없었다.프랑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홍보와 달리 프랑스 분위기나마 느낄 수 있는 곳도 영 눈에 띄질 않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생텍쥐베리의 대표작인 어린왕자를 콘셉트로 한 관련 전시물과 조형물을 위안 삼아 사진을 찍고 단지를 나서는데 들어갈 때와는 달리 입구에 가평군은 물론 경기도, 프랑스문화원 등이 후원한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눈에 거슬렸다.적어도 서래마을에선 입장료 따윈 내지 않았다. 이국적인 풍경에 젖어 사진찍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기엔 8천원의 입장료가 싸지 않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열받는 건 여전히 나는 프랑스 문화를 모른다는 것이다. 박정임 문화부장

집배원들의 남다른 직업의식

#지난해 가을 뉴질랜드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신참 집배원이 수백여통의 우편물을 쓰레기통에 버리다 적발됐다.이 집배원은 지방선거 투표용지 우편물 400여통의 양에 겁을 먹고 쓰레기통에 버리다 들통나면서 해고됐다.미국에서는 더 놀랄만한 일도 있었다.신참 집배원도 아닌 20년 근무를 한 고참 집배원이 배달해야 할 우편물 수천통을 집에 쌓아두거나, 일부는 불에 태웠다가 법정에 선 일이 발생했다.담당 검사는 당시 법정에서 집배원을 가르켜 지독한 게으름뱅이에 직업의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집배원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달리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당시 영국 우편원 2명과 미국 우편원 3명은 우편물 행낭을 갑판 위로 옮기다가 생명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물이 불어나면서 위험이 높아졌지만 마지막까지 일을 계속하다 숨진 것이다. 영국은 배가 출발한 곳에 명판을 세워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얼마전 경기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이재민이 생겼났다. 수많은 인명피해중에서도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 젊은 20대 집배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지난 7월 26일 용인시 포곡읍 금어리에 강한 빗줄기를 뚫고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있었다.경인우정청 용인우체국 소속의 29세의 차선우 집배원은 굵은 빗줄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전달해야 할 우편물을 한아름 들고 금어리 마을을 찾았다.차 집배원은 병가를 낸 동료의 구역을 새로 맡게 돼 동료집배원과 함께 나섰다가 길가 배수관에 빨려 들어가면서 순식간에 위기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 순간에도 그는 동료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우편물을 동료에게 건네 준 뒤 실종됐다.차 집배원이 동료에게 전달한 마지막 등기우편물등은 우편물을 기다리던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다.2005년부터 집배원으로 일하던 그가 마지막 순간에서도 동료에게 우편물을 전달한 것은 소중한 편지, 귀중한 소포임을 항상 인식하고 있었기때문 일 것이다. 그는 3일뒤 60km 떨어진 한강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차 집배원은 26개월의 육군 복무기간중 아프카니스탄에 파병하는 등 남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었다. 집배원으로서도 직업의식은 남달랐다고 동료들은 말한다.비가 온다고, 우편물 양이 많다는 이유로 내일로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꿋꿋이 지켜 온 집배원.모든 우편물에는 송달기한이 있다. 특히 송달기한을 절대 넘겨서는 안되는 우편물들이 있다. 법원에서 보내는 서류의 경우 우편물의 배달날짜가 법적인 효력을 갖기 때문에 제때 배달하지 않을 경우 한사람의 인생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배원들의 직업의식은 남다른것 같다. #최근 유명 탤런트가 열악한 촬영현장을 이유로 촬영중단을 선언, 거부함에 따라 드라마가 불방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촬영현장을 떠난 배우는 어떤 이유가 있어도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것이 배우라고 한 선배탤런트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한 통의 편지는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중요하다.날씨가 나쁘다고 해서 배달하는 사람이 그 경중을 판단, 배달하고 말고를 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배원은 우편가방을 메고 길을 나서는 것이다.그렇다고 무조건 악천우에도 우편물을 배달하는 시스템은 이젠 개선되야 한다.다행히 우정사업본부가 기상특보 발령시 배달중단 등을 자동적으로 시행하는 프로세스를 마련중에 있다니 말이다. 직업의식 이전에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각종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경제론

올 여름 물폭탄과 초강력 태풍이 한반도를 초토화시켰다. 한반도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게다가 경사지나 계곡 주변 등 위험지역의 무분별한 건축과 당국의 인허가가 산사태 참사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인재(人災)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상황이 이렇자 정부와 지자체는 뒤늦게 도시홍수 방재시스템 도입, 하수관거 용량 확대, 방재시스템 재설계 등 대안을 내놓고 있다. 사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은 지난해 광화문 물바다 피해 등 이미 수없이 제기됐던 터라 정부의 수다스러움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서둘러 발표하는 정부의 대안이 국민에게는 산에서 울려 퍼지는 메아리로만 들릴 뿐 진심으로 와 닿지 않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때늦은 대처법에 식상해 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태풍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도 높아가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북극성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된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사상 유례 없는 소식에 전 세계 금융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도처에 확산되며 실제 그 피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다.문제는 이 같은 태풍에 앞서 장기간에 걸친 미국의 경기침체로 더블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부는 더블딥 우려가 낮고 금융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낙관론으로 일관했고, 금융 부문 당국자들도 세계증시와 외환시장이 급등락하면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만큼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펴왔다. 물론 국민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정부가 희망 섞인 전망을 한 것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정부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며 국내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터질 뿐이다. 전 세계적인 상황이라고 하지만 블랙먼데이가 오는 등 유독 한국에서의 피해가 커지면서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끝 없는 증시 추락에 손절매 타이밍을 놓친 개미들의 절규가 끊이지 않았고, 전자, 건설, 제조업 등 산업계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휘감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시 상황에 놓인 것이다.이런 현실에 정부가 경제 구조상 미국과 유럽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위험을 너무 방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발 악재가 빠르게 실물 부분으로 전이되면서 중소기업들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생존게임에 빠진 채 극심한 자금난을 겪은 경험이 있다. 특히 냉골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설업계는 부동산 가격 폭락과 넘쳐나는 미분양 주택에 금융위기 1년 만에 중견중소 건설사 218개 업체가 문을 닫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이에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주가 하락과 달러가치 급변동 등 금융시장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국내 기업 수출 감소와 기업 실적 악화, 국내 경기 침체로 끝을 맺는 경제도미노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글로벌 경제에선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취약한 금융구조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대안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국제적인 신뢰도 높이지 못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나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항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흔히들 늦었다고 할 때가 시작할 때라고 말한다. 설사 이번 위기를 잘 넘겼더라도 또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 단순한 미봉책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이용성 경제부장

김 지사와 김 후보

7년 여만에 경기도청을 다시 찾아 청내 직원들과 이야기를 섞다 보니 가장 큰 화두는 역시 김문수 지사의 대권 도전이다. 이인재 전 지사를 시작으로 한 경기도지사의 대권도전은 아직까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경기도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경기도민에게는 가장 큰 관심거리이자 어쩌면 밖으로는 표출하지는 못하지만 가슴속 응어리와 같은 숙원이자 염원일 것이다. 그래서 공무를 떠난 사담자리에서 김 지사의 향후 행보가 도마위에 오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지도 모른다. 또한 도청의 수장인 만큼 부하직원들의 시선과 귀 기우림이 쏠리는 당연지사일 수도 있다.이런 와중에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던 김 지사의 각종 여론조사가 최근에는 한자리수 초반으로 급락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왜일까? 김 지사와 김 후보로서의 행보 차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가 많다. 김 지사와 김 후보 모두 경기도민 더 나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인 것은 분명하나 그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은 엄연히 다르다.김 지사는 경기도민의 수장으로서 항상 주민 곁에서, 혹은 현장에서 거침없이 서민들과 어울려 경기도민이 바라는 청사진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는 행정가의 모습이면 1천200만 경기도민은 당연 그를 최고의 도지사로 칭송할 것이다.실제 김 지사는 무한돌봄, 1일 택시기사 등 서민들과 밀접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 현장을 지키면서 상당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 그렇지만 김 후보로서의 행보는 이런 실천적 요인에다 국정을 이끌어 갈 철학적인 측면을 더 가미해 줄 것을 요구한다. 최근 여성비하 발언이 김 지사의 발목을 잡는 것도 단지 말 실수가 아닌 그가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철학의 한 단면이 은연중 표출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이런 관점에 전환의 계기를 기다리는 김 지사는 Out of sight, out of mind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도서도 멀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눈 앞에 보여야 관심을 쏟는다. 눈에서 멀어지면 점차 마음에서도 멀어지기 마련이다.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지긋지긋한 폭우로 경기 북동부에서 4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수백ha의 논이 물에 잠기며, 4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김 지사는 휴가를 즉각 중단하고 도청으로 들어와 곧바로 피해현장으로 달려갔다. 이후에도 그는 연일 수재민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아픔을 달랬다.물론 도민의 수장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렇지만 피해 소식을 접하자 마자 휴가를 접고 귀경하면서 트위터에 피해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며 도민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글을 남긴 것은 일반적인 행정이라기 보다는 평소에 그가 갖고 있던 도민 사랑의 한 단면의 표출이다.그런 그를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김 후보 역시 김 지사와 같은 행보를 보였을 것이다. 문제는 단지 수해현장을 다녀갔다가 정부를 향해 대책운운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잊는 그런 보여주기식행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분명 현장뿐 아니라 사후대책까지 마련하는 살아있는 행정수장이지만 김 후보는 자칫 돌아서면 허명에 그칠 공산이 크다. 김 지사의 지지율이 김 후보가 되면서 떨어지는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민주공화국 출범이후 우리는 수많은 정치인을 보아왔다. 대통령으로서, 혹은 총리로서, 또는 국회의장이나 국회의원으로서 나름대로 훌륭하고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겼던 그들이었지만 어떤이는 비판을, 어떤이는 지금도 존경을 받고 있다.반면 상당수 인사들은 현재는 아예 평가도 없이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애증과 비판도 눈앞에 보였을때 더욱 강할 수 밖에 없다.김 지사는 김 후보가 되기전에, 혹은 되서라도 도민들이나 국민들의 눈앞에서 사라져서는 안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눈앞에서 사라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비록 혹독한 비판을 받아 지지율이 떨어져 있지만 다시금 무모하리 만치 날뛰는(?) 의욕에 찬 김 지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정일형 정치부장

과천, 대화합의 장을 준비해야 한다

과천에 살고 싶었다. 계획도시로 조용하고 녹지공간이 전국 제일인 과천은 분명 살기 좋은 곳이다. 주택 가격이 비싸고 직장과 멀어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과천은 살고픈 지역중 하나이다. 그런 과천이 요즘 시끄럽다. 사건의 발단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정책.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은 보금자리주택의 원활한 건설 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및 주거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무주택자의 주택마련을 촉진,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국토해양부는 올해 미분양(2011년 4월말 기준 7만2천가구) 등을 감안해 40만가구를 공급(건설 인허가)할 계획이다. 이중 수도권에만 25만가구를 공급하고 지방에는 15만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에따라 과천 갈현동, 문원동 일대 134만4천㎡가 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조성된다.그러나 정부의 주택해소 일환으로 추진된 정책으로 과천시는 민-민, 민-관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정책발표 후 주민들은 두패로 나뉘어 이웃사촌간에 눈을 부릅뜨고 고성을 지른다.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과도한 보금자리 물량공급으로 도시기반시설 문제 발생,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보금자리 지구 지정을 철회하고, 지식정보타운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갈현동, 문원동 토지 소유주들은 보금자리 즉각 지정을 요구하며 찬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0여년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할 만큼 감내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민-민 갈등은 도를 넘어 자신들의 손으로 선택한 행정의 수장인 시장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보금자리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시장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여 시장이 시민의사와 관계없이 보금자리지구지정을 수용하고 정부과천청사 이전대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이유다. 이에 여인국 시장도 허위사실을 전단지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유포, 과천시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주민소환을 주도하는 보금자리반대비상대책위 위원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잘잘못을 떠나 볼썽사납다. 주민소환제는 주민들이 직접 자치단체장을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기초단체장의 경우 청구권자의 15% 이상 서명을 받아야 주민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또 청구권자의 1/3 이상이 투표하고 과반이 찬성하면 즉각 해임된다. 이렇듯 주민소환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주민소환을 발의한 하남, 제주 등의 경우 서명자수는 채웠지만 투표율이 33%에 미달해 개봉조차 못했다. 물론, 과천지역이 좁고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투표율이 높을 수도 있지만 우려했던 시장소환 투표가 이뤄진다면 이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시장이나 주민에게 씻을 수 없는 불명예로 남을 수 있다. 양측간에 절충점을 찾기 어렵지만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토해양부가 과천시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위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고 답변했다. 이제 공은 국토해양부로 넘어갔다. 국토해양부도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보금자리 주택을 줄이면서 지식산업용지 계획을 그대로 가져가는 절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 주택소유자와 토지소유자, 세입자, 시의회 등 대표자를 포함하는 협의체를 구성,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정략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 찬반 양측이 지금은 첨예한 대립속에 선로 위를 마주 하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앞만보고 달리고 있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로 갈등을 봉합하길 바란다. 그리고 여인국 시장은 사태 해결 후 민-민, 민-관 갈등을 보듬고 서로를 껴안을 수 있는 대화합의 장을 고민해야 한다.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전국체전 강화훈련비 무일푼 유감

군대에 있어선 전투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보급품의 지원이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625동란, 월남전 등에 참전했던 분들은 물론 전쟁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군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개인화기인 소총이고, 전투를 하는 병사들에게 지원하는 보급품은 작전의 승패를 가를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때문에 전쟁 중에 보급품을 지원하기 위한 목숨을 건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자주 보곤했다. 그 만큼 전쟁을 수행하는 병사들에게는 식량을 비롯한 여러가지의 군수 물품이 제 때 지원되지 않으면 전투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자칫 전쟁에서 패하는 주된 원인이 되기 때문에 보급품의 제때 지원이 중요하다.흔히 스포츠를 총성없는 전쟁으로 표현하고 있다. 총탄과 포화를 쏟아붓지는 않지만 상대를 반드시 꺾어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총성없는 전쟁으로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과거 국내는 물론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신체적인 조건과 기량외에도 정신적인 면이 많이 작용했다. 따라서 배가 고파야 동기 유발이 돼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의 헝그리 스포츠(hungry sp- orts)라는 말도 나왔고, 서구쪽 보다는 사회주의 국가가 많았던 동구쪽이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이제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포츠 경쟁에 있어서는 투자=성적이라는 등식이 나올 정도로 인재 발굴과 육성, 스포츠과학화를 위한 투자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기도 역시 타 시도보다 많은 스포츠 예산투자로 동하계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체육웅도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지난 1990년대 이후 많은 예산 투자로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체육을 이끌었던 경기도가 2년 여 동안 세수 감소로 인한 체육회 예산 지원이 대폭 감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고양시를 비롯 도내 20개 시군에서 오는 10월6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제92회 전국체육대회를 22년 만에 유치한 경기도는 출전사상 첫 종합우승 10연패 달성을 목표로 정하고 있다.그러나 안방에서 10연패를 목표로 하고있는 경기도선수단이 13억 여 원에 달하는 강화훈련비의 삭감으로 인해 제대로 보급품도 받지 못하고 전투에 나서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도체육회의 본예산에 도비지원이 30억 원씩 감소한 데 따른 것이지만,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은 다른 예산도 아닌 경기도를 대표하는 1천800 여명의 선수단이 먹고 훈련하는 데 쓰일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데서 경기도의 탁상 행정에 반발하고 있다.더욱이 지난 3월 1차 추경예산에도 전국체육대회 강화훈련비가 구제역 조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 예산에 밀려 반영되지 못했고, 2차 추경예산 확정도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10월에야 반영될 수 있어 10연패 달성을 향한 전투(?)에 나설 도대표 선수들은 보급품 없이 맨몸으로 전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이와 관련해 도의 담당자들은 전국체육대회 포상금을 전용해 강화훈련비로 사용하고 포상금을 2차 추경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미 70% 가까이 도대표선수 선발을 마무리하고 오는 9월초부터 강화훈련에 돌입해야 하는 선수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되고 있다.지금은 모두 자리를 떠난 도와 도체육회의 예산삭감 주역들의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보급품 없이 전투에 임해 10연패를 반드시 달성하라는 명령만을 수행해야 하는 경기도 대표선수들이 진정 체육웅도의 전사들인지 가엽다는 생각 뿐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사도세자는 성군이었다”

그날, 비가 왔다는 기록은 없다. 오히려 한여름 날씨였다고 전한다. 그가 뒤주에 들어간 1762년(영조 38) 윤 5월 13일은 양력으로 7월 4일이다. 뙤약볕 아래 밀폐되다시피 한 공간에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으니 버티기는 힘들었을 터. 그의 죽음이 확인된 건 7월 12일이었다. 궁녀를 살해하고, 여승을 궁중에 들여 풍기를 문란시키고, 부왕의 허락도 없이 평양에 미행(微行)하였다 형조판서 윤급의 청지기였던 나경원이 형조에 고발한 사도세자(1735~1762)의 비행이다. 여기에 더해 나경원은 세자가 반역을 도모하고 있다고 고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사도세자의 아버지인 영조는 첫째 부인이었던 정성왕후의 신위(神位)를 보러 창경궁에 들렀다 사도세자를 부른다. 그리고 세자가 늦게 나타나자 역정을 내며 칼로 자결을 명한다. 세자가 땅에 엎드려 애걸하며 빌었지만 노여움은 커져만 갔고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조는 세자를 폐하고 서인으로 삼아 뒤주에 가뒀다. 그 때가 윤 5월이었으니 찌는듯한 더위는 배고픔보다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임금인 아버지가 세자 아들을 죽인 이 사건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로 영화나 연극,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다. 한결같이 영조는 비정한 아버지로, 사도세자는 광인, 폭군, 정신병자 내지는 뒤주에 갖혀 죽은 불쌍한 왕자로 그려졌다. 지난 해 KBS2 TV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도 2007년 MBC를 통해 방송된 이산에서도 모습은 비슷했다. 올초 극단 인혁이 대학로에 위치한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무섭고도 흉한 음모의 한중록은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가 아버지와 계략을 짜 남편이 죄를 짓도록 만들어 죽게 했다는 설정은 상상력을 자극했지만 사도세자의 모습은 이전보다 한술더 떠 끔찍한 살인을 서슴지 않는 정신분열자로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4일 첫 방송된 SBS 월화사극 무사 백동수에서는 달랐다. 이재헌 작가의 만화 야뇌 백동수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영조나 사도세자, 정조가 주인공은 아니다. 정조의 호위 무관으로 동양 3국의 무예를 총망라한 무예서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실존인물 백동수의 얘기다. 원작에서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지 않았다는 설정만 가져와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며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이 재탄생됐다.하지만 사도세자가 폭군이 아니라 사실은 성군이었다는 색다른 해석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드라마속 사도세자는 총명하고 무예 또한 뛰어나다. 약관의 나이 때 세자시강원의 무학 백사광의 도움으로 장용위를 만들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 했지만 홍대주의 음모에 이루지 못하고, 10여 년 후 백동수 등의 아이들을 모아 다시 한 번 장용위를 재건한다. 영조의 모습은 더 파괴적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불렀는데 좀 늦게왔다는 이유로 죽으라고 했던 비정한 아버지가 아니다. 노론의 기세에 밀려 아들의 죽음을 결정하지만 끝까지 살려내려고 노력하는 아버지다. 사극은 성인 뿐 아니라 학생들도 즐겨봐야 할 드라마다. 각색하거나 현대적인 해석을 곁들일 순 있지만 재미를 위해 역사를 왜곡해선 안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권순규 작가는 원작에 사도세자가 실제로는 성군이었고, 폭군으로 묘사된 것은 역사적 왜곡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드라마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29일 사도세자의 249주기 기신제향 의식이 화성 용주사에서 열렸다. 용주사는 효심이 남달랐던 정조대왕이 부친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난 1790년 창건한 사찰이다. 효의 본찰인 셈이다. 사도세자의 짧은 삶을 회상하며 원혼을 달래고 명복을 비는 자리로 마련되는 기신제는 일제 강점기 이후 잠시 그 맥이 끊겼지만 2008년 용주사가 복원해 계승해 오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래저래 죽어서도 부친의 곁에 있고 싶어했던 정조의 효심이 생각나는 계절이다.박정임 문화부장

음주운전은 사회 악

# 지난달 이스타항공 기장이 음주 비행직전에 발각된 적이 있다. 이스타항공 기장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도 아시아나항공 기장이 비행 전 음주사실이 적발됐고 2009년 10월에는 대한항공 기장이 음주비행을 하려다 발각됐다. 조종사들의 음주적발이 이어지면서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조종사가 만취한 채 조종간을 잡고 음주비행을 한다고 생각하는 승객은 없을 것이다. 조종사의 가족들이 탄 전용기였다면 음주비행을 감행하려 했을까.음주비행을 하다 적발된 조종사도 있다. 지난 2009년 8월말 60대 중반의 아마추어 항공기 조종사가 맥주와 와인을 마신 뒤 경비행기를 몰았다.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조종사는 이륙한 뒤에도 칵테일을 마시며 2시간동안 비행을 했다고 한다. 만취상태인 그는 착륙 비행장을 찾지 못해 횡설수설했고 관제탑의 도움으로 간신히 착륙할 수 있었다. 조종사는 착륙 후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였으며 혈중알코올농도가 규정치 보다 무려 4배나 높게 나와 비행면허와 운전면허 모두 취소당했다고 알려졌다.수백여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조종사의 음주비행 소식이 더 이상 알려지지 않기 바랄뿐이다.지난 5월초에는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가 동료들과 술한잔을 한뒤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동영상이 뉴스를 통해 전국민에게 알려졌다. 추신수 선수를 좋아하던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추 선수 스스로도 정신적 충격을 못이겨냈는지 5월 한달동안 야구경기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수원의 한 경찰관도 음주운전을 하다 동료경찰관에게 적발됐다. 이 경찰관은 지역에서 성실하기로 이름이 나 있었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그러나 한순간의 실수로 경찰관 1계급 강등이라는 징계를 앞두고 있다. 추 선수, 경찰관 모두 한번의 음주운전이었지만 정신적 충격은 컸을 것이다. # 올해 경기지역에서 6개월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463명. 이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70여명으로 교통사망사고의 15%에 이른다. 음주운전을 하다 숨진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런 이유없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가족과 이별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세계 각국마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다양한 처벌을 도입하고 있다.말레이지아는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는 곧바로 감옥으로 보낸다. 또한 기혼자의 경우 아무 잘못이 없는 부인까지 함께 수감하고 다음날 훈방조치 한다.터키는 음주운전자를 교외 30km밖으로 데려가 도보로 귀가하게 한다. 경찰은 음주운전자가 제대로 걸어가 귀가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감시까지 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명단을 신문에 공개하고, 남미 엘살바도르는 총살, 불가리아는 재발 때 사형을 하며 일본은 음주운전, 과속, 무면허를 3대 악으로 규정, 음주를 제공하거나 권한사람까지 처벌한다. 유럽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스웨덴 등에서는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이상이면 최저1년에서 최고 10 년까지 면허정지 조치를 한다.#지난해 3월 우리나라에 음주운전예방재단이 설립됐다. 국내에서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만든 재단이다. 이 재단은 음주와 운전은 함께 할수 없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범국민 음주운전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올 연말부터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강력해진다. 사형이나 감옥행 등 강력한 처벌도 음주운전 근절에 도움이 되겠지만 운전자 스스로 나의 생명과 가족, 타인의 고귀한 생명을 지킨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술을 마시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때이다.

전세난과 보금자리주택

전세난이 심상치 않다. 28개월째 오르고 있는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말해주듯 주택경기 침체의 골이 한없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전세난을 뛰어 넘어 전세대란, 전세파동 조짐까지 엿보이고 있다.경기도는 사정이 더욱 심해 전셋값 상승세가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양상이다. 치솟은 전셋값과 극심한 매물난에 떠밀린 서울 세입자들이 앞다퉈 경기지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서울과 접근성이 뛰어난 군포시와 수원시는 올 상반기 전셋값 상승률이 각각 7.07%와 6.17%로 나타날 정도로 악영향을 미쳤다.특히 전셋값에 고통을 겪은 하우스리스 푸어(houseless poor:집없는 빈곤층)들은 근래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이중삼중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만간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집주인들이 금리인상으로 늘어난 금융비용을 세를 올려 해결하려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집없는 사람들의 몫이다.이렇듯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전세난의 주원인은 불투명한 부동산 시장 때문이다. 계속 늘어나는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또 한없이 위축돼버린 매수 심리가 실수요자들을 전세로 눌러 앉힌데다 도시재정비에 따른 이주수요까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전세난의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더욱이 이명박 정부들어 한달에 한번꼴로 내놓은 각종 부동산대책도 규제완화와 거래활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시장의 불신만 초래한채 전세 가격을 잡기는 커녕 오히려 상승을 부추긴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서민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도입한 보금자리주택과 전세난의 연관 문제는 더 심각하다.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은 분양대기자를 수없이 양산, 전셋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도 입주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도록 한 점이 전세수요를 늘려 전셋값만 크게 올랐다.그동안 보금자리주택 지구가 발표될때마다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를 기피하고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는 모습을 띄며 주택거래 실종과 전세난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보금자리주택 사업은 분양 초기 주변시세의 70%였던 분양가가 최근 85%까지 높아져 내집 마련의 꿈을 가진 서민들에게는 오르지 못할 나무로 전락시켜버려 당초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처럼 보금자리주택이 부메랑이 돼 전세난을 부추기고 서민들의 주거환경 안정이라는 본래의 목표를 비켜가면서 정부의 주택정책에 서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다퉈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전세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줄어드는 신규 입주물량과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분양까지 줄고 있는 시점에서 거래활성화만이 해법이라는 것이다.몇년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택 거래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은 민간업체에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주택공급의 주요축인 민간공급이 줄어들고 공공주택마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면서 전반적으로 주택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이에 민간주택분양으로 눈을 돌려 민간공급을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게 최선책이다.상반기에만 발표한 네차례의 부동산건설관련 대책들이 얼어버린 부동산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만큼 보금자리정책에 있어선 실현가능한 목표로 속도를 조절하고, 민간주택 분양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이런 해법이나마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전세계약 만료일을 앞두고 살 공간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수많은 하우스리스 푸어들의 심정을 외면해선 안된다. 극심한 전세난에 가로막혀 비상구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집 없는 서민들의 목마름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용성 경제부장

18대 국회의 초라한 성적표

정치인을 비유하는 말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이 많다. 프랑스의 한 심리학자는 정치인들을 주술사에 비유했다. 정치인은 대중을 몽롱한 환각상태에 빠지게 한 뒤 개인숭배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주술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말이 정치인의 모든 것을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면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정치인이 대중을 환각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 중에 가장 일반적인 것이 공약이다. 일반 대중들도 경험적으로 공약의 상당부분이 지켜지지 않는 환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치인의 공적인 약속인 공약(公約)이 유권자 사이에서는 헛된 약속인 공약(空約)으로 해석된지도 오래다. 18대 국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회의원들의 공약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의원들도 임기를 정리하고 내년 총선을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외부의 평가나 시선에 상관 없이 의원들마다 임기중에 자신의 각종 치적을 모아 의정보고서를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공약실천과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객관적 수치로 내 놓을 수 없는 사안이 많다. 또 복잡한 이해 관계 속에서 평가자에 따라 점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가 대상 당사자의 개인적 활동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평가자가 스스로 인정하지도 않으려 한다. 이를 반영하듯 국회의원들도 출마 당시의 결의와 달리 공약 평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역구 국회의원 237명 공약이행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했으나 이중 기간내에 125명만이 자료를 제출하고 47.26%인 112명이 내지 않았다. 경기지역의 경우도 42.9%인 21명이 공개를 하지 않았다. 제출하지 않은 의원들 중에는 4선의 야권의원도 있고 참신하게 평가받는 초선의원도 있다. 이들 모두 선거기간에는 공약을 지킬 것을 밝히는 등 매니페스토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키로 했었다. 하지만 막상 공약이행을 평가해 유권자에게 보여주겠다는 시민단체의 요구에는 묵묵부답인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경기일보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속기획시리즈로 18대 국회를 진단하고 있다. 첫 진단은 선거때마다 등장하는 수정법 개정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확인했다. 수정법은 지역개발과 관련돼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선거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3년동안 공약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뉴타운 공약도 그렇다. 상당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명품 뉴타운을 약속했으나 의정기간내 보여준 태도는 뉴타운을 주관해 온 경기도와 김문수 지사를 질타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이 공적인 약속인데다 계약의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정치인들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유권자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경인지역 국회의원들의 국정활동은 더욱 참담하다. 2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의 평가에서 14명의 대상 수상자에 한명도 포함되지 못했다. 53명의 우수의원에 10명이 포함된 것이 고작이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외면하고 국회활동에도 평점 이하의 성적표를 낸 경인지역 국회의원들의 두둑한 배짱이 부럽기까지 하다.선거를 앞두고 정당마다 귀에 솔깃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다시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주술이 시작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이 놈의 주술은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선거시기만 되면 잘 먹히고 있다. 유권자들은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주술에 걸려 길게 줄을 서 무작정 표를 찍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주술에 걸리지 않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동안 당했던 주술이 뭔지를 알면 된다. 마법의 세계와 같은 정치판에서 정치인들이 내놓는 지연이나 학연과 같은 감성과 실체가 없는 개발과 희망이라는 주술에 빠져들지 말아야 할 때다. 최종식 정치부장

서민경제 블랙홀 ‘경마장외발매소’

도박이란 금품을 걸고 승부를 다투는 것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역사가 길다. B.C 1600년에 타우(Tau)세나트(Senat)라는 도박이 이집트에 있었고 고대 로마에는 여러 가지 도박기구가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도박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경마경륜오토 레이스(auto race)모터보트 레이스(motorboat race) 등은 공공용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공인된 도박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참가할 수 있고 제3자의 스포츠 승패를 도박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색이다. 도박은 유희성이 있어 어디까지가 놀이고 어디부터가 범죄에 해당하는 도박인지 판별이 어렵다. 특히 경마는 희발성과 전염성이 강한 사행종목으로 레저와 도박의 위험한 질주로도 통한다. 한국 경마시장은 연간 매출액이 7조 원을 돌파하며 세계 7위에 진입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사행산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마로 인한 카드빚, 직장해고, 이혼과 가정파탄, 도박중독자 양산 등 당초 취지와 다르게 한탕주의로 변질돼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경마장은 과천, 부산경남, 제주 등 3곳이지만 장외발매소(TV실내경마장)는 전국에 32곳이 있다. 이 중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지역에 25곳이 집중돼 있어 사행성을 부추기는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선 장외발매소 대부분 아파트와 주택가, 학교, 학원이 밀집돼 있어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경마도박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경마가 열리는 금토일요일 장외발매소에 가보면 주부, 월급쟁이 등 서민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장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비록 1회 배팅액 한도가 10만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경주에 끊임없이 돈을 걸다 보면 레저기능의 취지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한탕심리만 장내 가득할 뿐이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 경륜경정 장외발매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객 월 평균소득은 300만원 이하가 63.7%, 300만~600만원 28.6%, 600만원 초과가 7.6%라고 응답했다. 연간 장외발매소 이용횟수는 50회 이하가 79%, 51~100회 16.6%, 100회 초과가 4.5%로 조사됐고 1일 베팅 금액은 50만원 이하가 56.9%, 50만~100만원 23.8%, 100만원 초과가 19.3%로 집계됐다. 또 경마 고객들이 인근 주택가는 물론이고 도로에 무단주차함으로써 교통난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경마장 개폐장시간에는 교통대란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연매출 1천억~4천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지역주민들을 위한 기부금과 문화강좌 등 환원사업은 1% 미만으로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결국 지역 자금의 역외(域外)유출과 일확천금, 한탕주의를 조장하는 사행산업만 부추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민편익과 건전한 여가 문화 창출이라는 장외발매소의 본래 취지가 퇴색된 것이다.경마산업은 축산발전, 지방재정 기여, 수익금의 사회 환원 등을 순기능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장외발매소는 여전히 매년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서민경제의 블랙홀로 역기능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기부금과 문화강좌 등 환원사업에는 해마다 매출액의 0.05~0.1%인 수천만원에서 몇억원을 쓰는 데 그쳐 생색내기용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의회를 비롯해 경기인천지역 시의회, 시민단체가 장외발매장의 폐쇄, 이익금의 지역환원금 상향조정 등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인간의 원초적 본능으로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적인 취약성에 일상에서 도피하고 싶게 만드는 생활 스트레스가 결합되면 도박행동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가 공기업인 한국마사회는 서민들을 상대로 사행심과 도박을 부추기는 반사회적인 행위를 탈피하고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자성과 의식 전환 및 건전한 여가 창출의 취지에 맞도록 정책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농림부는 지난 2008년 11월에 발표한 도심의 장외발매소는 생활 밀집지역과 격리시키는 원칙을 적용한다는 사행산업종합대책을 준수해야 한다.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체육웅도’의 부끄러운 자화상

대한민국 체육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경기도를 일컬어 체육웅도(體育雄道)라 부르고 있다.그러나 체육웅도를 자부하는 경기도의 최근 체육행정을 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경기도가 각종 전국 규모 종합대회 성적에서는 최고일지 몰라도 체육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무색하게만 느껴진다.경기도는 22년만에 전국체전을 유치해 오는 10월 주 개최지인 고양시를 비롯, 20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한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경기도는 개최지로서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출전사상 첫 종합우승 10연패 달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전국체전의 성공 개최를 위해 경기도는 체전 사상 처음으로 메인 스타디움이 아닌 고양 호수공원에서의 야외 개막식과 뱃길을 이용한 성화봉송, 최대의 자원봉사단 운영 등 성공개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반면 10연패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운 경기력 부문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30억원씩의 도비 지원이 감소해 예산부족으로 도대표 선수단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올해 감소된 30원원의 도비 중 13억원이 도대표 선수단의 강화훈련비여서 선수단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이 뿐만이 아니다. 전국체전을 불과 1년 남짓 남겨놓고 지난해 말 불어닥친 시군 직장운동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으로 성남시, 용인시, 부천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30개 가까운 직장운동부들이 퇴출됐다.지자체의 재정난 속에 운동부에 대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성남시청 여자 레슬링과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 여자 체조 팀 등 도내 유일의 종목 실업팀 해체를 전국체전 개최를 불과 1년 남짓 앞두고 단행한 것이나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치 못한 경기도의 방관에 체육인들은 분노하고 있다.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용인시청 핸드볼팀이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은퇴 선수의 무보수 복귀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선수의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 등 자구노력을 위한 눈물겨운 이야기가 최근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비인기 종목이면서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에서 단골 입상하며 급기야 우생순(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까지 만들어졌던 열악한 환경의 여자 핸드볼계에서 용인시청은 해체를 앞두고도 선수단이 똘똘 뭉쳐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다.하지만 용인시청은 이달 말로 해체가 결정된 상태여서 오는 7월로 예정된 플레이오프에는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사비로 출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용인시청 팀은 선수 부족의 어려움과 부상선수가 태반인 상황 속에서도 운동만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체육웅도를 자부하는 경기도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서운함,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경기도는 그동안 지난 1990년대 말 IMF 경제난 때 대기업 팀들이 모두 해체된 후 현재는 지방자치단체 팀 만이 운영되고 있다. 타 시도들이 지역에 연고를 둔 일반 기업이나 공기업 등에 실업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그동안 경기도는 전국체전 우승이나,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도 출신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만 반짝 관심을 보였을 뿐,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지원대책이나 중장기적인 체육발전책을 전혀 마련치 못하고 있다.경기도에는 지난 민선 2기 때 조성한 체육진흥기금이 445억 여원이나 되지만, 아무런 활용 방안없이 도 금고에서 10년 넘게 잠을 자고 있는 상태로 어떻게 활용할 지 가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제라도 경기도가 체육웅도에 걸맞는 행정을 펴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승만이 능사가 아닌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체육발전 책을 수립하고, 체육진흥기금의 활용방안 모색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경기체육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황선학 체육부장

천원의 행복

달랑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배가 고픈 사람이라면 김밥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천 원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먹을거리였던 김밥은 지난 해 2월 물가상승 압력을 견디지 못해 500원이나 올랐다. 천 원 한 장으로는 과자 한 봉지를 집는데도 찜찜하다. 800원 하는 새우깡을 빼고 나면 포카칩, 초코샌드 등은 이미 천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천 원의 기부가 붐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지난 1997년 10월부터 KBS1를 통해 방송된 사랑의 리퀘스트다. 천 원의 자동응답전화(ARS) 한 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프로는 보는 이들이 수화기를 들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때문에 천 원쯤이야 하는 맘에 눌러댔는데 전화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하소연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뿌듯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의 전화요금 관련 에피소드가 연일 화제가 됐다.천 원 짜리 한 장이 의외의 행복을 안겨다 주는 경우는 많다. 대표적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2007년 1월부터 매달 공연해 오고 있는 천 원의 행복을 들 수 있다. 입장료 천 원에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객석 일부를 문화소외계층에게 공연관람기회를 선물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시민추천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아동단체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16만명에 달하고 이중 문화소외계층만도 2만 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달 28일과 29일 열리는 두 번의 공연은 해설이 있는 세계음악여행으로 노숙인, 쪽방촌 주민과 기초생활수급자, 자원봉사활동자, 소방관 등 975명이 선물받은 티켓으로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경기팝스앙상블도 지난 해 12월 기획공연으로 천원의 행복을 마련했다. 1시간30분 동안 펼쳐진 공연은 평소 경제적인 부담으로 공연을 접하지 못했던 관람객들이 입장료 천 원을 내고 캐롤을 들으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 3월에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천 원에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획공연을 마련했다. 공연은 임평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뮤지컬 가수 배해선과 대중가수 서유석, 성남시립국악단, 남성4중창단 비바보체 등이 뮤지컬 음악과 대중가요,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안양문화재단 평촌아트홀도 지난 달 28일 자연과 어우러진 음악공연으로 풀밭 음악회 를 열었다. 이 음악회 역시 안양문화예술재단이 문화로 만드는 행복한 일상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 특히 천원의 관람료를 문화에서 소외되기 쉬운 어린이와 이웃들에게 예술교육, 공연관람 등 문화 나눔을 위해 쓴다는 계획이어서 훈훈함을 더한다. 천 원의 혜택은 청소년도 예외일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 청소년들이 천 원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의 날을 지정했다. 청소년의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친화도를 높이고 예술 친화적 가족 여가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함께 실시하는 사업으로 티켓 가격의 80%(자부담금 천 원 포함)를 국가가, 20%를 참여 공연 단체가 부담한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이면 단돈 천 원에 연극, 뮤지컬, 음악, 무용, 국악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지난 5월 28일 첫 관객의 날에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그리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등 97개 공연이 참가했다. 6월 관객의 날 예매는 이미 1일 사랑티켓 홈페이지 (http://www.sati.or.kr)에서 시작됐다. 이제 비싸서 공연보기가 어렵다는 말은 게을러서 라는 핑계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맘만 있으면 천 원짜리 한장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물론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다 보니 천 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아님, 먹고 살기 어려운 형편에 무슨 공연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천 원으로 몇 십 배,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큰 가치의 행복을 살 수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천 원의 힘은 마음먹기에 따라 무지하게 커질 수 있다. 박정임 문화부장

교통사고 이젠 줄입시다

지난 2003년 가을 월드비전 경기지부 직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등과 함께 아프리카 대륙 동부의 아름다운 나라 케냐공화국에 다녀 온 적이 있다.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는 우리나라 중소형도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시골로 들어갈수록 100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의 오지가 펼쳐졌다.오지인 와지르 마을에 도착해 경기지역 학생들이 모금한 돈으로 학교를 신축하고 우물을 만들어준 현장을 둘러본 뒤 다시 나이로비로 들어올 때다.공항에서 허름한 봉고차를 타고 나이로비 중심가로 들어서는 순간, 젊은 케냐 운전자 옆에 있던 휴대전화가 울렸다.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닌 단순한 벨소리가 차안에 시끄럽게 울려퍼졌지만 운전자는 도통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의아한 생각에 목적지에 도착해 그에게 휴대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의 답변은 간단 명료했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받으면 운전에 집중할 수 없고 그만큼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한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이 낯설지 않은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운전 중 전화받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현재 케냐의 GDP는 1천25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오염된 식수와 낙후된 의료환경 등으로 인해 평균 수명이 50세도 되지 않는다.이처럼 후진국에 머물고 있는 케냐지만 젊은 운전자의 시민의식은 어느 선진국민 못지 않았다.일본 시코쿠의 가가와현은 인구가 100만여명으로 수원시와 비슷한 규모다. 이 지역은 가가와현의 옛 지명인 사누키에서 이름을 딴 사누키 우동으로 유명하다. 100만 인구 도시에 크고 작은 우동집이 무려 800여개에 이르고 우동 만들기 체험학교도 여러 곳이 있다.우동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도시다. 이 때문에 가가와현에는 우동을 맛보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들로 넘쳐난다. 가가와현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는 우동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점심시간을 맞춰 갔지만 워낙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음 일정 때문에 당초 목표했던 우동집을 뒤로 하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리는 순간, 차량이 한 대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이상하다는 생각도 잠시, 200여m 떨어진 주차장에 차량 수백여 대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주차 습관과 전혀 다른 모습에 다시 한번 놀랄수 밖에 없었다. 나 하나만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도로 앞에 불법 주정차를 했다면 이 일대는 항상 교통대란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9명으로 멕시코, 칠레를 제외한 30개 OECD 회원국중 28위다. 교통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민들의 운전 습관 등이 개선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본보는 최근 경기지방경찰청과 손해보험협회와 교통사고를 대폭 줄이자는 데 의견을 같이해 업무협약을 맺었다.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는 한두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우선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지자체에서는 교통안전시설 등에 대한 예산을 후순위에서 앞으로 끌어내고 확대해야 한다. 운전자들은 신호위반, 과속, 불법주차는 잊어버리고 성숙한 교통시민의식을 가져야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함께 이뤄져야만 OECD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본보가 매주 발표하는 경기인천지역의 교통사고 지수가 매주 내려갔으면 한다. 케냐에서 만난 운전자와 일본국민들의 교통시민의식을 본받고 기억해야 할 때다.정근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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