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해결할 ‘전세대책’ 나와야

최근 전세값이 폭등하고 서민들이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세 종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전세제도가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로 이제 그 기능이 사라지면서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세제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조선시대에는 양반들이 남의 집을 빌리는 것을 수치로 여겼기 때문에 전세를 포함한 주택 임대차제도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 있다. 전세제도는 시중의 유동성이 부족했던 60년대 이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 어려웠던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집을 담보로 내주고 무이자 대출을 받는 금융제도의 역할을 했으며, 이때는 고금리시대였기 때문에 집주인은 전세금을 은행에 묻어두고 이자를 얻는 수익모델이었다. 집 없는 서민들에게도 전세제도는 자본잠식이 없는 매력적인 임차제도였다. 세입자들은 기존의 전세금에다가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만든 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냈다. 국가적으로 보아도 전세제도는 서민들의 저축률을 높이고, 이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효과도 있었기 때문에 주택정책, 주거복지정책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이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어 고민인 시대이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목돈이 필요하면 전세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주택을 담보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전세금은 저금리 때문에 은행에 예치해도 수익이 나기 어렵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의 순기능이 사라지면서, 전세보다는 월세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등장했다. 이것이 최근의 전세난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전세종말론이며, 우리나라 주택 임대차제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전세종말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전세의 월세전환은 세입자들의 월세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어서 월세 시장이 자리 잡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전세종말론이 올해 전세난을 맞아서 갑자기 대두한 것도 아니다. 전세종말론이 최초로 나왔던 것은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초였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상초유의 역 전세대란이 일어나자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종말론이 제기됐다. 또 IMF외환위기 때 주택건설호수가 급감하면서 2001년에 전세값이 폭등하자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었다. 분당의 경우 월세비중이 80~90 %에 달해, 전세종말론의 근거가 됐다. 투기수요가 있는 매매시장과 달리 실수요시장인 전세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세난은 80년대 이후 수급차질이 있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전세종말론은 이때마다 설득력을 얻었지만, 아직까지 전세제도는 주택시장의 가장 주요한 임대차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세입자의 60%, 전국 640여만 가구가 전세로 살고 있다.올해의 전세종말론이 10년 전과 달리, 실질적으로 임대차 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인지는 소형주택 수급이 어느 정도 해소된 뒤에도 월세전환이 지속될지에 달려있다. 올해의 전세난 역시 직접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주택공급의 부족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전세종말이 현실화 될 것은 분명하다. 이 경우 세입자들은 월세지출로 자본축적이 어려워지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장의 전세난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꿈인 내집마련을 위해서도 전세제도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하고, 한편으로는 다가오는 월세시대에 대비, 서민들의 주거복지대책을 강화해야한다. 2월 국회가 우선 다뤄야할 것도 바로 이 같은 전세대책이다. 홍일표 국회의원(한인천 남갑)

소통과 공감의 정치를 꿈꾼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100년만의 한파라고도 한다. 추위가 계속되면서 묵은해의 잔설이 굳어만 갈 뿐 녹을 줄을 모른다. 작년 12월8일 예산안과 법안의 날치기 처리 이후 계속돼 온 정치권의 한파도 이 추운 날씨처럼 싸늘하고 매섭다. 서민들의 생활을 위하는 정치, 모두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 늘 다짐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는 정치현실이다. 설 연휴 전후로 지역구인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상가, 시장 등을 방문하면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지쳐있는 국민들의 하소연을 들으며 주민과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고 있는지를 새롭게 느끼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만나 뵙는 분들마다 이구동성으로 서민들 좀 먹고 살게 해 주세요, 살기가 어렵다,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말씀들이었다. 그런 말씀을 들을 때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돈 없고 힘 없는 서민들은 물가대란, 전세대란, 구제역대란, 일자리대란으로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설이 지나도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정부가 물가를 3%로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한지 한 달도 안 돼 1월 중 물가상승률이 4.1%에 달했다. 전셋값은 2009년 3월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해 비수기인 1월에도 0.9%나 올랐다. 경기도는 더욱 심각해 전셋값 상승률이 1월 한 달간 상승폭으로는 2002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강을 앞둔 경기도내 대학 캠퍼스 주변에서는 대학생들이 잠 잘 방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구제역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졸업 시즌이지만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간다. 경기도의 경우만 봐도 작년 청년실업률이 9%에 달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작년 연말 저소득층, 어르신, 아동, 장애인, 농어민,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 예산을 대폭 삭감한 예산안을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하더니, 설 연휴가 지나고서는 국민들은 관심도 없는 개헌문제에 매달리고 있다. 민생은 뒷전이다. 설에 찾은 고향에서 헌법을 바꾸지 않아 못살겠다는 하소연이라도 들은 것일까. 작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는 책 제목 그대로 지금은 공감의 시대라고 말한다. 인류의 역사는 공감을 서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며, 신앙의 시대와 이성의 시대를 거쳐 공감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차가운 올 겨울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어 있는 우리 정치권에 가장 필요한 것도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오천년 우리 역사의 전성기를 연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소개한 책 세종처럼에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의 모범이 잘 나와 있다.세종대왕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였고, 헌신하는 리더였으며, 국민을 하늘과 같이 섬기는 리더였다. 소통과 공감의 중심에는 기득권층이 아니라 백성, 즉 국민이 있었다. 국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반대파와도 늘 소통하고 토론했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왕이었음에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며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함께 의논하자고 했으며, 설정된 목표에 왜 도달해야 하는지,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 일깨우며 함께 일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글 창제, 측우기와 해시계 발명 외에도 반대자를 설득해 인재로 등용하고, 여성을 위해 여의사를 선발해 교육시키고, 노비들에게 100일간의 출산휴가를 주는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했던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의 정치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신묘년인 올해에는 우리 정치도 토끼의 큰 귀로 많이 들으면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찾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세종대왕처럼 서로 소통하는 정치, 공감의 시대에 어울리는 공감의 정치 문화를 이루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이찬열 국회의원(민수원 장안)

‘지붕 없는 박물관’ 에코뮤지엄 만들기

얼마 전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 마을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지붕 없는 박물관, 이른바 에코뮤지엄(Eco-museu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코뮤지엄이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유산, 생활 방식 등을 그대로 보존하여 알리는 박물관이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에코뮤지엄은 지방 문화의 재확인이라는 모토로 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부터 그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아직 지자체 주도의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에코뮤지엄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지역이 프랑스의 르크뢰조(Le Creusot)와 몽소레민(Montceau-les-Mines)이다. 기관차와 석탄으로 유명한 산업도시였던 이 지역에 1970년부터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사람과 산업을 주제로 박물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8세기에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운하를 테마로 운하 기술과 수문, 그리고 뱃사람의 생활을 포함한 운하 박물관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학교, 작은 수도원, 기와 공장이 문화 체험장으로 재탄생했다. 그 결과 마을에는 일자리가 늘고 관광객이 넘치며 활기를 띠게 됐다.에코뮤지엄으로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필자의 고향인 안성에는 아주 오래된 토종 배나무가 두 그루 있다. 금광면 상중리 배티고개와 고삼면 삼은리에 위치한 배나무는 국립산림과학원 감정결과 각각 수령이 230여년과 190여년이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추이에 따라 참배와 취앙네(재래배)의 시조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다. 10여년 전 경기도의회 농림수산위원장 시절 현장을 방문했을 때 금광면 참배나무는 비탈에 위치해 접근과 관리가 쉽지 않았으나 고삼면 취앙네는 호수변에 자리잡아 경관도 수려했고 안성배 홍보와 관광 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즉시 시청에 이야기해 보호수로 지정하고 나무에 보호망을 설치해 관리토록 했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역사적 탐구나 조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잘만 관리되면 안성배의 전통을 설명하는 귀중한 사료(史料)로 전국 배 농업인과 학자는 물론 외국 바이어가 찾는 명소가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에 반해 강원도 양양군은 스토리텔링과 에코뮤지엄에 적극적이다. 양양군은 낙산배 명성 되찾기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낙산배의 역사와 스토리를 복원했다.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임금님표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낙산사와 낙산배를 접목시킨 시문(詩文)을 고증했다. 또한 1915년에 들여온 배나무를 시조목으로 지정하고 비석을 세우는 등 깔끔하게 단장해 명소로 홍보하고 있다. 안성 배나무에 비해 수령은 절반에 불과하나 훨씬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필자의 고향인 안성은 조선중기 전국 3대 시장으로 전통과 스토리가 무척 풍부하다. 남사당놀이전통 시장유기 공방뿐 아니라 포도배한우에 이르기까지 에코뮤지엄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전통과 유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전통을 되새기며 현재 시각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채 소중한 유산을 버려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 문화와 스토리를 접목시키는 스토리텔링과 아울러 이를 관광 자원으로 키워내는 에코뮤지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에코뮤지엄은 단순히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전통과 정신, 그리고 추억을 되살려 고장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자긍심을 키우는 매개가 될 것이다.김학용 국회의원(한안성)

복지는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는 방법

연초부터 행복이 화두로 등장했다. 행복하세요 라는 덕담에서나 익숙하던 행복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핵심 가치로 등장하는 느낌이다.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도를 평가하고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는 특집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도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심 거리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덴마크 국민은 93%가 삶에 만족한다고 대답했지만, 우리 국민은 5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우리 국민의 절반이 불만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높은 행복도는 덴마크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매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90%, 호주도 80%가 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우리보다 못 산다고 생각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의 행복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국민의 절반이 불만에 빠져있는 한국 사회, 대체 어떤 차이가 이런 행복도의 차이를 가져왔을까?브라질의 경우 그들의 국민성에서 이런 차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카니발 축제만 보더라도 느껴지는 그들의 낙천적인 문화는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의 경우 개발도상국의 특징인 많은 성공의 기회와, 사회를 지탱하는 종교적 신념이 이들의 행복을 높여줬을 것이다.오히려 우리는 우리가 작고 강한 나라의 모델로 삼았던 덴마크의 경우에서 행복의 답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덴마크는 유럽 북구에 위치한 인구 550만 정도의 소국이다. 복지 강국 덴마크는 국민소득 5만 불이 넘는 선진국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90% 이상이 행복하다고 답한 행복도가 높은 국가이다. 덴마크 국민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가족과 이웃들과의 높은 유대감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삶을 살고 있다.불만 상태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는 어떤 상황일까? 우리 국민들은 계속되는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 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은 아니다. 대학 진학만을 보더라도 상위 20개의 대학에 진학하는 수험생은 전체의 7.4% 뿐이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과 처우에서 차별을 받는 비정규직 비율이 50%를 넘었다. 신규 채용 중 80%는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53%의 국민이라도 행복하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자위해야 하는 것인가?덴마크의 높은 행복도의 원인을 인종의 차이나, 문화의 차이보다는 복지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한다. 덴마크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보육을 실시하고 있는 복지강국이다. 이런 사회 안전망 속에서 덴마크 국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일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불필요한 경쟁 과정에서 모든 에너지를 써버리지 않고, 가족과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중요시 한다. 정해진 시간을 즐겁게 일하면서 충분한 생산성을 내고 있다.복지제도가 완전해질수록 사람들은 나태해지고, 생산성은 떨어진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80년대 초반 영국의 대처 총리는 영국의 비생산적 영국병의 원인을 높은 수준의 복지제도로 보고 이를 폐지한 바 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복지제도의 폐지가 영국의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다. 영국 국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고, 더 불행해졌다. 복지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구제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복지다. 최근 복지에 대한 논의들이 구체적 성과를 거둬서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정장선 국회의원(민평택을)

교육·복지예산은 미래에 대한 투자

민생복지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특정인사의 지역구 예산은 대폭 증액 된 소위 형님예산안이 날치기 처리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수혜대상별로 삭감된 대표적인 민생복지예산을 살펴보면, 아동청소년의 경우 결식아동 급식지원비 283억원과 방과후 종일 돌봄교실 설치지원비 400억원이 삭감되었다. 청년대학생 대상 차상위계층 장학금 518억원, 공공기관 인턴제 179억원, 어르신 구강 건강관리 76억원, 치매병원 확충 29억원이 삭감되었다.여성, 장애인,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및 영세소상공인 대상 사업 예산을 포함하여 최소 120개 사업, 총 2조 880 억 원 이상의 민생복지 예산이 삭감되었다.민주당은 작년 2011년 예산안 심사 기간에 9조원이 넘는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7조5천억 원의 서민 예산을 회복시킬 것을 주장하며 자체 증액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안에는 친환경 무상급식 국고지원, 아동 교육 및 보육 예산 확대, 사회취약계층 복지 예산 확대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9조 3천300억 원에 달하는 4대강 예산과 실세의원의 지역구 예산은 끝까지 지키고, 교육 예산과 각종 서민 예산은 2조원이 넘게 삭감하였다. 4대강 속도전에 우리나라의 백년지대계가 묻혀버린 것이다.그런데 경기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경기도의 교육협력사업비가 2003 년 564억원에서 해마다 줄어 올해 14 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처음 지원하기 시작한 해의 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경기도의 올해 교육협력사업 13개 중 11개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교육협력사업은 소외계층과 소외지역 학교의 교육경쟁력 강화, 인재 양성을 위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시군이 예산을 분담하는 사업이다.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개천에서 용 만들자며 교육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올 해 경기도의 교육협력사업비 대폭 삭감된 것을 보면 김 지사의 개천에서 용 만들자는 다짐은 공염불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 교육협력예산의 삭감은 김 지사가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그의 교육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소외층을 희생양으로 택한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또한 김 지사가 여전히 1조2천810 억원 규모의 학교용지매입비를 경기도교육청에 지불하지 않고 있는 점은 김 지사의 교육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만드는 부분이다.김 지사는 무상급식은 무조건 배급하자는 북한식 사회주의 논리라며 무상급식에 대해서 반대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전국 229개 시군구중 181 개 시군구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 지사가 학교가 무료 배급소냐며 비아냥거리던 무상급식이 이제 시대의 요구가 되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아직도 무상급식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억지를 부릴 것인가?자라나는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우리어른들이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이다. 경기도에서 그 첫걸음은 김 지사가 무상급식 확대실시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고 경기도의 교육협력예산을 원상 복구하는 것이다.김 지사는 개천에서 용 만들자던 기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하루빨리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해서라도 삭감된 교육협력사업 예산을 전액 복원하고, 무상급식비용을 지원하길 바란다.이종걸 국회의원(민안양 만안)

민원 처리 뒷이야기

민원 처리는 국회의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며, 억울한 처지에 있는 국민을 돕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물론 이미 행정 절차가 종료되었거나 국회의원의 권한을 넘는 민원도 많다. 그렇지만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민원은 국정감사 아이템으로 발전하거나 제도 개선과 입법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회의원의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투명해지고 행정이 체계화되면서 과거 방식대로 민원을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한 민원의 종착역이 국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다하다 안 되는 민원이 국회로 온다는 점도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그래서 민원을 해결하려면 먼저 법규를 꼼꼼히 살피고 문제점을 분석해야 한다.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당국을 설득하지 않으면 오히려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지난 2009년 정부의 하천 정비사업으로 안성천의 평택시 구간에는 자전거도로가 건설 중이지만, 안성시 구간에는 설치될 계획이 없으니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대로라면 평택에 있는 안성천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다 안성시 경계를 넘으면 도로가 끊기는 상황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공사가 시작된 2008년에 자전거도로는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절반씩 들여 건설하기로 돼 있었다. 재정이 비교적 나은 평택시는 비용 절반을 부담할 수 있었지만, 안성시는 열악한 재정 여건 탓에 자전거도로를 포기한 것이었다. 결국 예산이 없어 자전거도로를 못 만들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날 수 없었다. 혹시 당국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답변할 수도 있기에 보좌진으로 하여금 관련 사업 지침과 서류를 넘겨받아 검토하게 했다. 또한 유관 기관 관계자와 전문가를 만나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상의했다. 자료를 검토하고 제보를 모으던 중 뜻밖의 사실을 확인했다. 2008년과 달리 2009년부터 자전거도로를 전액 정부 예산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사업 지침이 변경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평택도 시 예산을 한 푼도 안 들이게 된 것이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평택만 국비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주고 동일 사업 구간인 안성에는 안 해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 결과 안성에도 국비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주겠다는 당국의 약속을 얻을 수 있었다.안성 공도지역 영농보상 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유지에서 농사를 짓다 정부 사업으로 영농 허가가 취소된 농민 중 일부가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다. 상황을 확인하니 보상을 위한 법률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고민 끝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를 활용하기로 했다. 권익위 결정은 권고 사항으로 행정기관이 수용할 의무는 없지만 국민 권익 보호를 우선시하므로 전향적인 결정이 나올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오랜 협의 끝에 당국도 권익위에서 주민에 보상하라는 권고가 내려지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보좌관으로 하여금 주민들의 권익위 진정서 작성을 지원하고, 주민과 함께 권익위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도록 했다. 또한 주민 입장이 반영된 안성시와 관계 당국 의견서를 권익위에 제출토록 했다. 두 달여 심의를 거친 후 드디어 주민에 보상하라는 권익위의 행정 권고를 얻을 수 있었다. 민원 제기 후 무려 8개월 만의 일이다.국회의원의 권위로 민원을 해결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철저한 분석과 아이디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문제를 푼다는 끈기가 필요하다. 민원 처리는 녹록하지 않으나, 민원이 해결돼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면 그간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그러나 상당수 민원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원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과만 보고 민원인이 서운함을 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나의 민원이 처리되기까지 많은 땀과 시간이 필요하며 모든 민원이 다 해결되지 못하는 현실을 주민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민원인이 신뢰를 보내고 힘을 보탤 때 국회의원은 더 많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김학용 국회의원(한안성시)

해현경장(解弦更張)의 마음으로

신묘년 첫 주가 시작됐다.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희망의 덕담을 나눈다.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정리하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하고픈 바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희망만을 이야기하기에는 오늘 우리의 현실은 너무 참담하다. 한국 최고의 지성인 대학교수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교수신문은 올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을 선정했다. 맹자의 진심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뜻이다. 현대 버전으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이 말을 추천한 교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부자가 빈자 위에 군림하고, 힘센 자가 힘없는 서민들을 핍박하는 세태를 경계하며,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강부자,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에게는 민경군귀(民輕君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연말 한나라당이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인 예산안 날치기가 대표적 사례이다. 국민 여론에 역행하여 4대강 예산과 실세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서민과 복지 예산은 대폭 깎아버렸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만 살펴봐도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방학중 결식아동, 대학생 등록금,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기초노령연금 지원 예산 등이 줄줄이 날아가 버렸다. 장두로미(藏頭露尾),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박는다고 꼬리까지 감추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친서민, 공정사회를 말하는 이명박 정부의 맨 얼굴이 확연히 드러났다.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물가는 치솟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가계부채는 늘어만 가고 있다. 지난 달 소비자 물가는 이미 전년 동월 대비 3.5%나 뛰어올랐다. 유가, 원자재값도 치솟고 있다. 가계부채는 770조원을 넘어서 빨간불이 켜졌다. 남유럽의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도 악재이다. 안팎으로 난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는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으로 인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우리 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똬리를 틀고 있다. 경기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의 설비투자증가율은 2009년 마이너스 31.9%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설비투자가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것은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도의 청년실업률은 2010년 9%를 기록했다.예산은 정부의 정책 의지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라는 금언이 있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올해 22조원의 국가부채를 늘리면서도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2009년 4조7천억원에 달하던 직접 일자리 예산은 올해 2조5천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일자리 10개 중 9개를 만들어내는 중소기업 관련 예산도 사실상 2년 연속 삭감해버렸다.친서민은 입으로 외친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구체적인 예산 상의 수치로 말해야 한다. 예산 날치기를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친서민의 길이다. 반서민 예산을 고치는 경정(更正), 추경이 시급하다. 4대강 예산을 대폭 깎고, 서민복지예산을 되살려내야 한다.내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행동하는 양심들이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분열과 갈등의 리더십을 심판할 것이다. 진정한 친서민 정책을 펼 적임자를 가려낼 것이다. 사찰 없는 세상, 민주주의를 꽃피울 리더를 고를 것이다. 한반도 평화를 지켜낼 세력에게 표를 모아줄 것이다.해현경장(解弦更張).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필자의 새해 화두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 덕담을 나눌 수 있는 날을 꿈꾸는 것이 비단 필자만의 소망일까. 모두에게 토끼처럼 껑충 뛰어오르는 도약의 해가 되길 빈다. 김진표 국회의원(민수원 영통)

장외투쟁에 대한 유감<遺憾>

우리나라 정당이 장외투쟁(場外鬪爭)에 나선 것은 1952년 부산정치파동을 전후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은 직선제가 아니라 국회에서 선출했다. 그러나 625 전쟁직전에 구성된 2대국회는 반(反) 이승만 세력이 다수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재차 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승만 지지 세력은 1951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찬성 18, 반대 143이란 형편없는 표차로 부결됐다.그러자 원외자유당 등 이대통령 지지 세력이 개헌안 부결반대 민중대회를 개최하였으며, 국회해산요구와 함께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전개하였다. 여기에 맞서서 민주국민당 등 반 이승만 세력은 호헌구국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장외투쟁에 나섰다. 이것이 우리나라 정당의 장외투쟁의 효시이다.제1공화국 때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연장과 이에 대한 야당의 견제가 대립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 정당의 장외투쟁은 1987년에 민주화된 현행헌법이 만들어지고 수차례에 걸친 평화적 정권교체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의회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의 논리나, 심의절차는 무시되고, 각 당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농성과 물리적인 저지, 강행처리를 의회운영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아왔고 야당의 장외투쟁은 연례행사처럼 벌어졌다. 1990년에 3당 합당, 방송관계법 변칙통과, 내각제 개헌론 등 때문에 평민당이 장외투쟁에 나섰고, 1994년엔 민주당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저지를 위해 장외투쟁에 나섰으며, 1995년엔 국민회의가 518관련자 처벌 특검제 도입과 중대선거구제 전환중지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1997년 정권교체 이후에는 한나라당이 주로 장외투쟁에 나섰다. 1999년 언론대책 문건 폭로에 이어진 장외투쟁, 2000년엔 국회법 날치기 통과와 총선 비용 실사 개입의혹, 한빛은행 대출부정 사건 관련 장외투쟁, 2003년에는 대통령측근비리관련 특검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한데 대해서, 2005년에는 사학법 강행처리에 대한 장외투쟁이 있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리국회의 관행화된 장외투쟁이 지조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교문화아래서 타협과 협상은 공작과 배신이란 누명을 쓰기 쉽기 때문에, 목숨 걸고 싸우는 정치투쟁이 일상화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815 해방정국에서 건국과 정부수립을 둘러싸고 우파, 좌파, 중간파가 치열한 투쟁을 벌였으며, 제헌국회에서는 토지개혁, 반민특위 문제 등 체제의 정통성 문제로 격렬하고 적대적인 의회운영을 해온 것을 지금까지 답습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특히 군사정권하에서 군인 식 행동방식이 우리 의회를 30년간 지배해왔기 때문에 여당은 일사불란한 신속처리를 하고, 야당은 결사적 저지와 장외투쟁에 익숙하다는 것이다.그러나 60년간 지속돼온 우리 정당들의 장외투쟁이 난국타개와 정국 수습에 도움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민주화를 성취한 이후에, 장외집회라는 과거 투쟁도식이 얼마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왔는지도 미지수다. 특히 올해는 연평도 포격의 경악이 진정되기도 전에 여야가 난투극을 벌이고 끝내 장외투쟁이 이어지면서 정치가 사라졌기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도 불안했을 것이다. 대화와 타협, 상생의 정치는 필자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정기국회가 끝날 무렵이면 우리국회는 파행을 면치 못하고, 야당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지금은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에서 왜 우리 국회운영의 폐습은 쉽게 극복돼지 않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 어떠한 계기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헌정사를 돌아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홍일표 국회의원(한인천 남갑)

대륙국가의 꿈은 접경지역에서부터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다. 헌법대로라면 남북 분단 자체가 위헌인 셈이다. 우리 민족은 1천500여년 전만 해도 동북아시아 대륙에 진출해서 거대한 영토를 이루었다. 광개토대왕은 동북아시아를 호령한 맹주였다. 그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어렵사리 한반도를 우리 영토로 지켜왔으나 오늘날에는 남과 북으로 분단돼 있는 상태다. 동북아시아를 호령하던 우리 민족의 기개와 용맹은 사라지고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에 가로막혀 북쪽만 바라보면서 철조망과 NLL(북방한계선)을 지키기에도 힘겨워하고 있으니 서글픈 일이다.더욱이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군사시설 밀집지역이라는 이유로 군사시설보호법이 규제를 하고 있다. 경기도를 옥죄는 이런 규제들은 대한민국이 북으로,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을 막고, 대한민국을 더욱더 고립된 섬나라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그 출발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정책을 세우면 된다. 대한민국의 영토가 한반도 전체라고 한다면 한 발짝도 북으로, 대륙으로 진출할 수 없는 속박의 틀을 지속시킬 이유가 없다. 군사분계선 앞에서 멈출지라도 금강산으로 가는 6차선, 8차선 고속도로를 만들고 고속철을 만들어야 한다. 남과 북이 하나 되는 날을 위해서 주민통합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완충지를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각종 규제에 발 묶이고남북갈등의 상징 돼 버린숨죽인 땅 접경지역다가올 통일시대 대비경제문화 통합 완충지로대륙진출 전초기지로 개발해야탈북이주민이 통일대한민국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 지원센터도 더욱 광범위하게 갖추어야한다. 남과 북의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고 토론하고 운동경기를 할 수 있는 장소도 필요하다. 통일 이후 북한의 경제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경제인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지역은 접경지역이다. 접경지역에 대한 개발전략은 공허한 전략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접경지역을 긴장과 갈등의 지역으로 인식하고 유지시키는 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영원히 섬나라 국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 최대한 빗장을 걷어내고 대륙진출의 전초기지로서 접경지역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을 경계하고 거부하는 북한은 자기 스스로를 세계만방에 전쟁광이요, 폐쇄된 사회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우리의 영토인 연평도에서 사격훈련 한 번 하는 일 가지고 이렇게 우리가 숨죽여야 하는지 안타깝다. 혹시 이 모든 상황이 우리가 접경지역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너무 소극적이고 우리 스스로 접경지역을 갈등의 전초기지로만 인식하고 관리해 온 결과가 아닌가 한다. 김영우 국회의원(한, 연천포천)

4대강·형님 예산 대신 서민 위한 추경을

지난 12월8일, 2011년도 예산안이 한나라당의 강행 날치기로 통과됐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예산안이 모두 날치기로 통과됐다. 과거 유신 정권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국회에서의 예산안 처리는 여야간의 이견 조정을 위해 법정 기한을 넘겨 처리된 적이 있지만, 언제나 여야간의 합의를 통해 조정된 안을 의결했었다. 법정 기일 준수라는 작은 원칙은 지키지 못했지만,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는 지켜냈었다.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을 통해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각기 자기 역할을 하면서도 서로 견제와 협력을 통해 균형을 잡아가도록 헌법에 명시돼 있다. 입법부에서 행정부가 독단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행정부가 사용할 국가 예산을 심의 의결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이런 예산 심의 의결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면 더 이상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에 의한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처리된 모든 예산안은 정부의 예산안을 국회에서 제대로 검토도 못하고, 여당의 강행으로 처리된 것이다. 여당 측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이에 따라 진행했다. 여당은 예산 통과 이후 자신들이 정의를 위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점검하고, 조정하느라 새벽까지 예산심의를 했던 야당의원들은 불의를 행했다는 것인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복지 예산을 지키려 했던 야당 국회의원들은 부정하다는 것인가?대통령과 여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된 예산은 역시나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처리된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답답하고, 안타까운 부분은 방학기간 중 결식 아동들에게 지원되던 급식비용 예산이 모두 삭감된 것이다. 40만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기간 중 점심을 주던 예산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큰 금액도 아니다. 2009년에 542억원, 2010년에는 285억원이 배정되었던 예산이다. 날치기 통과된 2011년 예산 310조의 0.1%면 된다. 영부인의 관심사업이라는 한식의 세계화 사업 중 하나인 뉴욕에 한식 레스토랑 짓는 예산이면 충분하다.사라진 예산은 결식아동 급식비 뿐만이 아니다. 보건복지위를 통과했던 영유아 예방접종 지원금도 삭감이 되었고, 장애아 무상교육 보조금도 삭감이 되었다. 국민을 위한 복지 예산은 사라진 대신, 형님 예산만 늘어났다. 3년간 지원된 예산이 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그런데도, 예산이 통과된 이후 대통령은 2011년도 예산안은 서민들에게 복지혜택을 확대했다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했다. 밥 굶는 아이들이 있고, 애들 키우기는 어려워졌는데 어떤 복지혜택이 확대되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여당에서는 해당 예산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조달할 부분을 국고에서 지원해줬던 한시적 예산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지나갔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지자체의 재정은 2년 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취약하다. 지자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국민 복지를 포기한다는 말이다.올해 예산안이 벌써 통과되었으니 더 이상 방법이 없고, 차년도 예산에 다시 고려하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자. 이 말은 우리 아이들을 일 년 동안 굶기고, 아이들을 일 년 동안 낳지 말고 기다리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여당은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의 소리에 따라 야당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특혜로 지원된 형님 예산을 없애서 국민을 위한 복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빨리 추경 예산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굶주림과 전염병에서 지켜내자. 제발 우리 아이들에게 떳떳한 나라를 만들어 주자. 그게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의 최소한의 소명이다.정장선 국회의원(민평택을)

매력이 샘솟는 고장, 안성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애착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나 내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고향인 안성에서 태어나서 자란 데다, 20여년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고향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그분들의 도움으로 국회의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안성은 이름 모를 풀 한 포기와 돌멩이 하나까지도 사랑스러운 곳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안성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안성 시민들은 설마 안성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지만, 안성을 잘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다. 특히 안성과 안산을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 안성이야기를 하면 아, 안산이요, 저도 가봤습니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니 안성이 어떤 고장인지 제대로 알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안성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출퇴근하며 고속도로변의 지구보다 큰 생각이라는 화성시 홍보 광고를 본다. 참신하면서도 진취적이고 뇌리에 남는 표현이다. 이처럼 안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재치 있는 문구를 고민해 왔다.현재 안성시는 장인의 혼이 살아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시를 소개한다. 안성은 안성맞춤의 근원이 된 유기와 남사당을 비롯한 전통예술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인의 혼은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 등과 차별성이 없고, 문화예술 도시도 전국에 한둘이 아니다.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안성만의 특징을 담은 문구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안성맞춤이라는 널리 알려진 브랜드도 있다. 누구나 다 아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안성을 설명하기에는 막연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안성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 좋은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 아쉬웠다.그래서 1년 이상 고민한 끝에 두개의 문구를 직접 만들었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안(安) 매력 넘치는 마법의 성(城)과 당신께 맞춥니다, 안성이다.안성은 산과 들 그리고 호수와 하천이 어우러져 포근한 인상을 주며 무엇보다 자연재해가 없다. 또한 다른 지역은 특산물이 한두 개에 불과하지만 안성은 천혜의 자연 환경과 비옥한 토질로 인해 잘 안되는 농산물이 거의 없다. 쌀쇠고기포도배인삼 등 5대 농특산물은 농산물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휩쓸고 있으며, 닭돼지오리양봉 등 모든 동식물이 잘 자라는 축복받은 고장이다. 또한 호수를 비롯하여 자연환경이 수려하며,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예로부터 삼남의 문물이 모이는 물류 중심지였기에 조선 중기 전국 3대 시장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전통이 있기에 그만큼 영웅들의 스토리도 많다. 어사 박문수가 과거를 보러가던 길에 꿈에 본 시제로 장원급제하였다는 몽중등과시가 전해져 오는 칠장사가 있고, 31운동 전국 3대 실력항쟁지라는 충절의 역사가 이어져 온다. 스무 살 때 안성에 와서 평생을 대한민국에 바친 안성 포도의 전래자 앙투완 공베르 신부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듯 벗겨도 벗겨도 끝을 모르는 양파처럼 그 매력이 샘솟는 고장이 바로 안성이다. 그래서 안성은 매력 넘치는 마법의 성이다.그리고 당신께 맞춥니다는 안성맞춤에서 한걸음 나아간 미래지향적인 표현이다. 안성이 가진 보수성과 배타성을 탈피하고 이제는 나와 안성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안성과 인연을 맺는 당신과 함께 새로운 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안성에 이사 온 주민, 그리고 새로 입주한 기업들을 따뜻하게 맞고 함께 안성의 내일을 기약하자는 뜻이다.수십년 전만 해도 나라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민국이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더니 급기야 G20 의장국으로 지구촌을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안성도 이제 안성의 매력과 저력을 제대로 알리고,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기를 기원한다.김 학 용국회의원(한안성)

선진 과학기술시스템, 대한민국의 미래다

현재 과학기술계의 화두는 새로운 국가과학기술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있다. 그리고 이 화두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국가의 미래 발전이 달려있다. 미국 브루킹연구소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 후보에게 과학기술은 효율적 성장(productive growth), 통합적 성장(inclusive growth), 그리고 지속 가능 성장(sustainable growth)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조언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동시에 R&D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과학기술을 지속적 경제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천명하고 나선 것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도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국가경쟁력 제고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의 역사를 되새겨 보고, 세계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당당하게 이기기 위한 국가 1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과학기술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시간을 거슬러 꼭 100년전 우리나라는 한일병합이라는 국치를 겪었다. 35년간의 압제를 견뎌낸 해방의 기쁨도 잠시, 주권 국가로서의 면모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한반도는 또다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 그러나 전쟁의 아픔을 딛고 다 함께 잘 사는 국가를 만들자며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부국의 기반을 다졌고, 경제 발전에 온 국민적인 힘을 모았다. 자원도 없던 가난한 나라에서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의장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이러한 눈부신 경제성장에는 과학기술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국가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연구자와 과학자가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환경을 조성하고R&D 예산의 조정과 배분에과학 전문가가 참여창의력에 바탕을 둔 과학기술로초일류 과학강국 우뚝 서야이명박 정부는 과학기술기본계획인 577전략을 세워 국가 R&D예산을 매년 10% 이상 증가하는 등 국가연구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대학과 출연기관 인력 교류 및 연구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 연구자의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고용 불안 및 대학으로의 이직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과학기술계가 위기 아닌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과학기술계의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인식하기 시작하여 그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특히 그 해결책을 단편적인 방법이 아닌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에서 설정하여 새로운 국가과학기술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개편 법안이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법률이 통과되는 대로 약 3개월간의 시행령 개정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기능과 위상이 강화된 국과위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지난 50년간의 우리의 과학기술은 선진국을 따라가기 위해 모방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창의력에 바탕을 둔 과학기술이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자나 과학자가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우수한 인재가 훌륭한 연구자가 되고 우수한 과학자가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R&D 예산의 조정과 배분에 과학 전문가가 참여하여 필요한 곳에 투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한다면 세계의 급속한 과학기술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모든 공은 국회에 넘어왔다. 국과위 개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과학기술인이 염원하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바람은 우리나라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과학기술 발전을 논하면서 당리당략을 배제하고 오직 국민과 국가의 미래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선진 과학기술시스템 구축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에 달려 있다. 우리는 심각하게 그 앞날을 고민해야 할 시기에 와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 과학기술계 그리고 출연기관 등이 모두 합심해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초일류 과학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 되길 국회의원이기 앞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해 마지 않는다. 박보환 국회의원 (한화성갑)

에너지 복지는 국민의 권리

겨울이 다가온다. 여의도 정가는 예산 전쟁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기에 한창 바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2월이 되면 길거리에는 구세군 냄비에서 나오는 종소리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음을 느낀다. 우리는 봄, 여름, 가을을 다 보내고 겨울이 와서야 겨우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한다.김황식 국무총리는 임명 후 얼마 안 돼 노인 무임승차 발언에 진통을 겪었다. 김황식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탑승을 무료로 하게 하는 것은 과잉 복지라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실언 논란은 김 총리의 사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매우 실망스럽다.김 총리가 질타당한 이유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언뜻 봐서 부자에게 지하철 탑승권을 제공하는 것이 세금 낭비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편적 복지는 예방적, 사전적 대응책이라는 면에서 효율적이다. 에너지 역시 보편적 복지, 즉 권리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에너지는 상품을 넘어서서 국민의 기본 권리이다. 선진국의 경우 1, 2차 석유파동을 겪은 후 에너지 복지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2004년부터 시작된 고유가로 인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빈곤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제고됐다. 각국은 에너지 복지 정책을 통해서 저소득층 복지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 고용 창출이라는 효과를 얻고 있다.미국의 에너지 복지 중 가장 눈에 띄는 주택단열지원 사업은 1976년 시작된 이래 약 620만 가구가 서비스를 받았고, 연간 에너지 절감 비용이 가구당 45만원가량 된다. 브라질은 냉장고 교체라는 실용적인 측면으로 접근했다. 2002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약 15만대의 구형냉장고를 교체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복지뿐만 아니라 오존층 파과물질인 염화불화탄소를 감축하는 데 큰 효과를 보았다. 또한 불법 전력망 연결이 감소해 안정적 전력망을 구축할 수 있었다.소득 대비 에너지 비용 부담이 10% 이상인 가구를 에너지 빈곤가구로 정의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에너지 빈곤층이 약 130만가구로 증가추세다. 저소득층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에 비해 주택단열 상태가 열악하며,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저항력 역시 약하다. 또한 빈곤층이 많은 도서지역 등의 경우에는 가격이 저렴한 도시가스 파이프 라인이 깔리지 않아 도시가스 혜택을 보지 못한다.2010년 국정감사에서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 도시가스 보급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가스 보급률 전국 평균은 68.1%이다. 서울시는 87.7%, 대전시 85.9%, 광주시 84.4%, 인천시 84.2% 등으로 시 단위에서는 평균을 훨씬 웃돈다. 반면 전라남도는 29.5%, 강원도 33.9%, 충청남도 39.1%로 우리나라 평균 보급률의 반토막 수준이다.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역에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건물에 사는 네 식구가 밝힌 겨울 난방비는 월 60여만 원이다. LPG 값으로 약 40만원을 부담했고, 전기료가 약 20만원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받는 최저생계비 80만원 중 75%가 에너지 사용료에 쓰인 것이다. 게다가 지난 3월에 시행하려다 보류된 LPG 가스요금의 원가연동제가 시행될 경우, 이들은 에너지 사용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에너지 빈곤층은 점점 더 사각지대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 빈곤가구를 2013년까지 89만 가구, 2030년에는 0%로 축소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에너지 복지법이 입법예고를 하고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는 단계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에너지 복지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뿐만 아니라, 주택소비효율 개선 및 에너지 저감 기술 보급 등 좀 더 복합적인 해법이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김 영 환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민안산 상록을)

드라마 ‘대물’의 큰 교훈

요즘 대물이라는 드라마가 장안의 화제다. 한 평범한 여성이 대한민국 최초의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통해 현실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이상향을 그리고 있어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드라마는 허구다. 지어낸 이야기다. 현실상황과도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한국 정치사의 뜨거운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고 정치권과 검찰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초선의원 서혜림과 시골검사 하도야가 정치권 비리를 파헤치는 장면을 보며 국민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통쾌해 하고 있다. 특히 서혜림은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원 모습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하도야 검사는 정의로운 검사의 표상을 보여준다. 검찰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정치인은 매도하는 것 같아 정치인이 다 똑같진 않은데 하면서도 정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서혜림이 국회 등원 첫날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노력하며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 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순간 지난 3년간의 의정활동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국민 여러분이 희망이다. 회초리를 들어 말 안 듣는 정치인을 때려주셔야 한다. 정치인의 오만불손한 버르장머리를 타이르고 가르쳐야 한다.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셔야 한다고 호소하는 장면에서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는 어떤 모습인지, 국가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매니페스트 실천, 클린선거 등 여론에 귀 기울이고 국민을 존경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민을 위한 자기소신과 판단으로 의정활동을 펼쳐달라는 부탁이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국회의원이 돼달라는 부탁이다. 대물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 많다. 이 드라마에서 서혜림은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 된다. 극중 그녀가 구축해 나갈 정치가와 대통령의 상은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이상형에 가까울 것이다. 때로는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는 철학자이고, 때로는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행동가이며,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일 것이다.그러나 아무리 능력과 자질이 뛰어나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행복을 지켜주겠다는 의지가 배어 나와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정치가, 그런 대통령을 기다린다.칠레에서 근 70일 동안 갱도에 갇혔던 광부들이 무사히 구조됐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사는 이방인이 울컥해진 이유가 뭘까? 대통령부터 철모르는 어린아이까지 인종과 소득을 불문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귀한 생명들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그런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런 나라에 살고 있는 걸까?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역설적으로 서혜림에게, 드라마 대물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정치를 불신하고 정치인이 타락했다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은 정치이다. 정치인은 국민 한 사람이라도 더 목소리를 찾아 듣고 이를 대변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국민은 정치인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때로는 회초리를, 때로는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드라마 대물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김태원 국회의원(한고양 덕양을)

평화에서 전쟁으로 가는 대북정책

북한의 붕괴가 목표, 방법은 안 퍼주기.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내린 정의에 따르면 목표는 상생공영이고, 그것을 하는 방법은 비핵 개방 3000이고, 그것을 하는 협상전략은 그랜드 바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목표는 북한의 붕괴이고, 방법은 안 퍼주기이고, 협상전략은 항복 없이 협상도 없다는 것이다. 그 증거를 협상전략이란 것부터 짚어보자. 역대 정권의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 건수나 합의서 건수를 보면 박정희 대통령 당시 111회/13건, 전두환 22회/1건, 노태우 164회/26건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지금까지 12회/1건이 전부이다. 즉 협상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 다음 방법이라고 하는 비핵 개방 3000을 보게 되면, 이는 처음부터 방법이 될 수 없는 일종의 궤변이다. 방법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비핵 개방 3000에는 이미 목표가 들어가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한 것만으로 이미 노벨 평화상을 받았는데 이는 핵이 없는, 즉 비핵 상태가 세계평화의 절실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정부의 대북정책은 이 목표를 앞에 세워놓고 다시 그걸 방법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으로 앞뒤가 바뀌었다.마지막으로 목표라고 하는 상생과 번영을 보더라도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815 기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세를 걷자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지금 남북협력기금이 1조 원 이상 쌓여 있다. 그런데 기금의 집행률을 보면 2009년엔 8%, 2010년은 3%대였다. 1조 원씩이 넘는 남북협력기금은 쌓아만 두고 뜬금없이 통일세는 왜 걷자는 것일까?필자가 보기엔 북한이 붕괴할 때를 대비해, 즉 흡수통일이 갑자기 왔을 때 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붕괴하는 게 어찌 상생번영이겠는가?필자가 보기에 북한이 스스로 항복하기 전에는 어떤 대화도 교류도 않겠다. 그래서 북한이 붕괴하도록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의 효과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은 착착 강화되어 3차 핵실험이 강행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남한이 외면하는 사이에 북한의 대중(對中) 의존은 점점 심화되어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8월 방중 했을 때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쌀 50만 톤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도쿄 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이러다가 북한이 중국의 동북 3성에 이어 동북 4성으로 편입되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든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강력한 대북제제 기조 때문에 6자회담이 계속 안 되면서 미, 중, 러, 일 사이에서 남한만 점점 고립되는 역설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효과도 없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퍼주기도 안 되지만, 굶겨 죽이기도 안 된다는 점을 서로 인정했으면 한다.현재 북한에 굶주리는 영유아들이 250만 명이라고 한다. 그 기아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WFP라는 국제기구가 나서 모금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반면 지금 우리에겐 남는 재고 쌀이 150만 톤이나 있어 농민들이 떨어진 쌀값 때문에 이만 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필자는 지금이라도 현 정부가 북한에 쌀을 지원하길 진심으로 호소한다. 그렇게 하면 필자는 물론 야당이 앞장서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할 용의가 있다. 핵 폐기를 위한 북한의 실질적 이행조치도 야당이 앞장서 촉구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수정권이 대북정책을 유연하게 풀고, 진보정권이 오히려 북한에 대해 엄격한 민주적 가치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을 함께 국민에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김부겸 국회의원(민군포)

수원 비행장 활주로 문제 끝나지 않았다

2010년 10월15일 국회 국방위원회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박종헌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싶어 질문을 던졌다. 비행장 안으로 (비상활주로 이전이)확정되었다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공군참모총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이 나오기까지 약 37년이 흘렀고, 개인적으로는 약 2년이 걸렸다.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위 답변을 듣기 위해 국방대학원을 다니고, 국방부 장관을 만나고, 실무자들과 수차례 회의도 하고, 위원회도 국방위원회로 옮겼다. 30년간의 수원시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그 일이 이제 해결된다고 하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2008년 수원 권선구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자 했을 때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가 큰 이슈 중 하나였다. 누구는 이전이 가능하다고 했고, 누구는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했고, 비상활주로도 불가능하다고까지 이야기했다. 30여년간 공약사항으로만 내걸렸던 문제가 비행장 이전과 비상활주로 이전이었는데,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들었다.우선, 비행장 이전과 비상활주로 이전이 가능한 것인지부터 알아야 이전을 추진하거나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국방대학원을 다니며 전문가들의 정확한 의견을 듣는 것이었다. 비행장 이전 문제는 이전할 최적의 장소를 찾기 전까지는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국방전문가와 국방부 실무자들의 답변이었다. 그래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했고, 비상활주로로 지정돼 약 30여년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아니한 수원비행장 비상활주로 부분은 국방전문가들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상활주로로 인해 인근 권선동, 세류동, 장지동 주민들은 2-11층(6-33미터)까지 건축에 제한을 받아왔다. 주 활주로에 따른 고도제한(5구역 45미터)에다 비상활주로 지정에 따른 고도제한(2-3구역 6-33미터)까지 적용되면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중첩되어 제한을 받아왔지만, 국방이라는 중요한 가치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지금까지 견뎌온 것이다. 이를 경제적 피해액으로 환산할 때 약 1조원 이상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2010년 8월11일, 김문수 경기도 지사, 공군본부와 함께 수원비행장 비상활주로 이전에 대해 실무적 협의를 했고, 2010년 10월15일, 공군참모총장의 공식적 확인, 여기까지 2년이 걸렸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기도와 수원시간의 비용분담금 문제 때문에 지체가 될 수 있기에 끝까지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또, 비상활주로 이전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사실관계를 충분히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일부에서 비상활주로를 해제할 것이 아니라 비행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음도 알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이야기해온 정치적 공약을 되풀이하고 있다. 비행장 이전이 가능하다면 지난 참여정부에서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실무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한 까닭은 무엇인가? 국방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비행장 이전부지가 제대로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비행장 이전 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다.이제 대안 없이 말만 하는 정치, 무책임한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 우선 가능한 부분부터 추진돼야 한다. 진정성 없이 가능하다고 하는 말, 책임지지 않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진정성이 없는 정치인과 정치는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난 정치적 기교 같은 것 부릴 줄도 모르고, 포장하는 것도 잘 못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진정성으로 나를 선택해준 우리 수원 권선구 주민들을 위해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묵묵히 움직이는 것이다.정 미 경국회의원(한수원 권선)

국정감사는 국민들의 소중한 ‘알 권리’

국정감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예년과 다를 바 없이 졸속 국감, 부실 국감이라고 하며, 국감무용론 마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국정감사를 없앤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보다 실효성 있는 국정감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 국민들에게 더 이로운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정치사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국정감사 제도를 확보하기 위해 의회와 국민들의 적지 않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정감사는 제헌헌법에 근거를 두고 1949년에 최초로 실시되었으나, 1972년 박정희 정권에서 국감이 부패를 야기하고 관계기관의 사무 진행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삭제됐다가 강력한 행정부를 통제견제하는 국민 권한의 하나로 1988년 부활됐다. 무엇보다도 국정감사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자신들이 부담한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자신들이 선택한 집권자가 제대로 국민의 의사를 쫓아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기회다.이렇게 중요한 국정감사에 대해 왜 무용론까지 나오게 되었는가? 한편에서는 행정부의 무성의한 자료제출 등과 하루만 넘기면 된다는 땜질식의 안이한 대응이 문제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정쟁에 치우치고 무책임한 발언에 급급해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일각에서 국감무용론의 근거로 제기되는 국회의원들의 정쟁에 치우친 무책임한 발언에 공감하는 편은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소양이 예전과 다름에 기대하는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요즘같이 각종 언론과 시민단체를 통해 방송과 인터넷으로 감시받는 상황에서 그러한 발언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유권자의 표심을 존립의 근거로 하는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한 번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피감기관인 행정부처와 국회에서 채택된 증인들이 국정감사와 국회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피감기관인 행정부처는 좀 얘기가 된다 싶으면 절대로 자료를 내놓지 않는다. 실제로 각 기관에서 제공한 수북이 쌓인 자료를 밤 새워 뒤져봐야 남는 것이라곤 이거 빼고 저거 빠진 알맹이 없는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인 불출석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필자가 속한 정무위원회의 경우 국정감사 전체를 종합해서 25%의 증인이 불출석했다. 국무총리실 감사를 한 10월4일의 경우, 총 12명 중에서 9명이 불참하였다. 다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하였지만, 그 중 3명만 오고, 6명은 끝내 오지 않았다. 여기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던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이영호 전 대통령실 고용노사비서관 등 핵심 증인들이 포함돼 있었다. 사실상 제대로 된 국정감사를 할 수 없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불출석 사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건과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국감이 시작된 뒤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외로 나갔다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가 예상되자 국내로 들어왔다. 그러나 라 회장은 국감을 앞두고 다시 출국했다. 국감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 이영호 전 비서관의 경우 공직 사임 이후 생계유지 등을 위해 다각도로 해외 진출 모색이라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해외로 나갔다.필자는 법 개정 등을 통해 국정감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좀 더 명확한 사유가 아닌 한 행정부의 자료제출 거부나, 증인들의 불출석사유를 인정하지 않는 등의 법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행정부에 속해 있는 감사원의 일부 기능을 국회로 이관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국회가 제 역할,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국민들이 힘들게 얻은 소중한 권리인 국정감사가 실효성 있게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이득이 되고,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바라는 바라고 생각한다.

국정감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기국회의 꽃이요, 한 해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 중 하나인 국정감사도 이제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의원은 물론 보좌진이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자 뉴스거리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국회의원 입장에서 언론에 많이 보도돼 활동을 널리 알리는 것도 과제지만, 어떤 자세와 방향으로 국감을 치를 것인지는 더욱 중요한 문제다.2008년 첫 국감에서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다양한 현안을 한꺼번에 다룬 백화점식 감사였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작년에는 흑삼 등 식품 안전 문제와 식품 행정 체계 일원화를 중심으로 감사를 집중하였다. 세 번째 맞은 올해 국감의 목표는 우선 생활 국감이다. 국책사업을 검증하고 비리와 방만한 경영을 질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생활과 밀접한 이슈들이 국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특히 필자가 속한 농림수산식품위회는 먹을거리를 관장하기에 생활국감을 적용하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이번 국감에서는 백화점에서 비싸게 팔리는 수입 유기농 바나나가 정말 유기농인가, 아이스크림이 유통기한 없이 판매되고 있는데 과연 안전할까 등등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궁금해 하는 이슈를 직접 따져보았다. 그 결과 바나나를 비롯한 수입 유기농 식품들이 검역과정에서 맹독성 물질이 뿌려지면서 무늬만 유기농이라는 점도 확인하였고, -18도 이하로 유통돼야 하는 아이스크림의 관리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을 확인하여 유통기한 명기가 필요함을 입증하였다. 또한 마시기만 하면 즉각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맹독성 제초제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 제한 없이 판매되는 점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 밖에도 배추 가격 파동, 낙지 머리 안전성 논란도 생활국감의 한 예로 볼 수 있다.현장국감의 위력도 실감하고 있다. 집중호우 시 산사태 피해를 막기 위해 계곡에 설치된 사방댐 관리가 부실하다는 풍문은 들었지만, 당국이 제출한 자료로는 문제점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보좌진과 지역 사무실 직원을 총동원하여 사방댐을 직접 훑어보기로 했다. 주소만으로 드넓은 산자락에서 사방댐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받침이 파손되고 골조가 드러난 사방댐을 여럿 찾을 수 있었다. 마사회 장외발매소도 마찬가지였다. 문서상으로는 마권을 1인당 10만원까지만 구매하도록 계도한다고 나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아무런 제재 없이 무한 배팅을 부추기고 있었다.마지막으로 성실국감이다. 쉬워 보이나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성실 국감이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국정감사에 빠짐 없이 출석하지만 감사 내내 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틈틈이 질의 준비도 해야 하고, 오후가 되면 오전에 나온 질의가 반복돼 긴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10월은 체육대회를 비롯한 행사가 많은 시기라 지역구 행사 참석 요청을 외면하기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다른 의원들의 질의와 답변을 경청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산하 기관의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회로 보내 준 유권자의 바람이라는 생각에 정회 시간 외에는 일체 이석을 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이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국감 기간 중 소위 결정적인 한방이 없다 보니 국감 무용론이니 맥빠진 국감이니 하는 비판이 적지 않다. 그러나 국감을 치르는 의원의 입장에서 볼 때 파괴력 있는 한방보다 감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다 다양한 시각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생활현장성실국감은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을 누비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국정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는 것이 정치라면 국감도 그러한 방향으로 맞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내실 있는 국정감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학용 국회의원(한안성시)

GTX 하루빨리 건설돼야

GTX(Great Train Express대심도 광역급행철도)는 수도권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 교통수단이다. 미래 국가경쟁력은 거대도시권역(Mega City Region)의 경쟁력에 좌우되는 만큼 수도권 GTX는 하루빨리 건설돼야 한다.GTX 노선은 3개축 147km로, 킨텍스~동탄(74.8km)송도~청량리(49.9km)의정부~금정(49.3km) 등이며, 사업비는 12조원이다.지하 40m 깊이에서 최고속도 200㎞, 시종점 간 평균속도(표정속도정류장 정차를 포함한 평균속도) 100㎞로 운행하는 신개념 철도로, 빠른 속도 외에도 도로나 철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설비가 적게 들고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층 시가지는 40m, 주택지는 30m, 농지는 20m 깊이로 각각 지하로 들어가면 보상의무가 없어져 공사비가 1㎞당 700억원이면 된다. 이는 기존 도시철도 건설비의 절반 수준이다. 1㎞ 이동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자동차가 151g인 반면 철도는 6분의 1인 26g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녹색성장 정책에도 안성맞춤이다.수도권 GTX는 본 의원실에서 민간회사와 필요성에 대한 연구 검토를 거쳐 지난 2008년 8월 킨텍스~코엑스 노선을 최초로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 후 경기도와 2개 민간업체에서는 다른 노선을 제안했다.국토해양부에서는 지난해 6월 GTX 사업에 관해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고 지난달 10일 용역중간결과 설명회를 겸한 공청회를 가졌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킨텍스~코엑스 노선이 경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수도권 GTX 사업은 첫째, 중앙정부 주도로 추진해야 한다. 즉, 경기도가 아닌 국가가 사업 시행 주체가 돼야 한다. GTX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선 재원 공급이 적시에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르면 GTX 사업을 국가가 시행하는 경우 사업비의 75%를 국가가 부담하는 반면 지자체가 시행하면 국고 지원 비율이 60%다. 또한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간 이견이 발생하면 사업 지연의 우려가 있다.둘째, 3개 노선은 동시 착공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좋으나 예산수익성교통 수요 등의 문제로 3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일산 킨텍스~동탄 구간을 최우선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이는 경제성에서도 일산(킨텍스)~동탄 구간이 1.23으로 청량리~송도 1.17, 금정~의정부 0.83에 비해 월등하며 국가적 당위성과 시급성에서도 앞서기 때문이다.셋째, 일산~동탄 노선은 반드시 서울역을 거쳐야 한다. 일산~동탄 노선은 일산 킨텍스와 삼성동 코엑스, 그리고 인천공항을 삼각축으로 연결하며 국제 전시와 회의 업무를 보려는 외국 바이어들에게 꼭 필요하다. 서울역을 경유하는 킨텍스~코엑스 GTX 노선이 개설되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 바이어들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와서 킨텍스와 코엑스로 편리하게 갈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서울역에서는 KTX나 일반철도로 전국의 주요 도시로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용산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다. 넷째, 일산~동탄 노선 중 순수한 GTX 구간인 일산 킨텍스~수서 구간과 KTX 노선을 공용하는 수서~동탄 구간은 분리 발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다섯째로 경기도에 본사를 둔 업체에 대해 참여 기회를 줘야 한다. 수도권 GTX 건설사업은 경기도가 3개 노선을 제안했고, 사업비의 30%(개발부담금 포함)를 부담하게 된다. 또한 수도권 GTX 이용객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민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공자 선정 때 경기도 업체에게 일정 부분 기회를 줘야 한다. 백성운 국회의원(한고양 일산동)

과학기술부 부활이 정답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원천기술과 기초기술이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이를 토대로 산업기술이 자라고, 융합과 통섭을 통해 응용기술이 꽃을 피울 때 산업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국가와 민간 부문을 합한 우리나라의 R&D 투자액은 35조원으로 이미 OECD 7위에 올라 있다. 국제특허출원도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지식재산 창출 강국으로 부상했다.하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실속 없는 외화내빈이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소요기술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스위스경영개발원(IMD)이 올해 발표한 지식재산 경쟁력이 58개국 중 32위에 머물렀다. 연구개발 투자에 걸맞은 지식재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반증이다. 소규모 개방 경제(Small Open Economy)인 우리나라가 살 길은 과학입국밖에 없다. 이를 위해 미국, 일본, 독일 등 기술 선진국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행이 다른 외국과의 기술협력이나 공동연구에 대한 법적, 제도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지난해 나로호 발사 실패와 관련해 추가 발사를 무상으로 할지 말지를 놓고 러시와와 논쟁을 벌여야 할 정도로 허술한 계약을 맺는 우(愚)를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기술 입국은 과학기술분야의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할 때에만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를 명분으로 과학기술부를 없애버렸다. 원천기술과 기초기술을 관장하는 과기부를 교과부 곁방살이 신세로 전락시켜 버렸다. 참여정부 시절 부총리가 수장이던 과학기술 총괄 업무를 교과부의 제2차관 업무로 강등시켰다. 산업기술과 응용기술은 지경부로 넘어갔다. 하지만 융복합시대의 산업현장에서는 이처럼 칼로 무 자르듯 기술이 구분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와 같은 이원화는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하고, 관리 체계의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만 초래할 뿐이다.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IT 경쟁력은 세계 3위에서 16위로 추락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과학기술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만시지탄이다. 하지만 처방이 또 잘못됐다. 지금까지 비상설 자문기구였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 행정위원회로 개편하고, 과학기술 전문가도 아닌 대통령이 직접 R&D까지 챙길 것이라고 한다.이는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헌법 제83조는 대통령은 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 기타 법률이 정하는 공사의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전문가 대부분을 현재의 교과부 제2차관 산하 조직에서 충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될 경우 현재의 교과부 산하 과학기술 관련 부서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모든 걸 챙기겠다는 만기친람(萬機親覽)도 문제지만, 자신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자시지벽(自是之癖)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대통령이 가져온 문제가 어디 한두 가지인가. 고환율정책, MB물가지수, 4대강 토목공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고환율정책으로 대기업만 살찌우고 키코 피해 등으로 중소기업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MB물가지수는 어떠한가. 배추 값이 오른다고 양배추 김치를 먹자는 발상은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연상케 한다. 4대강 토목공사로 인해 일자리, 교육, 보육, 복지, 중소기업, 농어민 예산이 줄어든 것은 국민적 상식이 된 지 오래이다. 대통령이 진정 과학기술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대통령이 할 일은 컨트롤타워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사기를 북돋워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조직법을 고쳐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는 것이 정답이다.김 진 표 국회의원(민수원 영통)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