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인천국제공항공사, 공공복리와 기업이윤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에는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한 것이 여럿 있다. 세계최대 쓰레기매립장이 있고 인천앞바다 위에는 유일한 분단국가의 보이지 않는 철조망이 있다. 백령도 사곶해변은 세계 단 2곳뿐인 천연비행장이고, 인천경기만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이다. 전 세계 3천 마리뿐인 저어새는 대부분 인천이 고향이다. 그런 인천에는 세계1위 인천국제공항도 있다. 10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 1위인 인천공항은 지난해 6천억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공기업들 중 지속가능지수 1위의 튼실한 기업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겐 공기업계 삼성으로 통한다. 인천녹색연합은 그런 인천공항을 상대로 행정심판 중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3단계 건설사업 공사현장 토양오염조사결과보고서와 위해성평가계획서를 공개하고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정보공개청구한 자료가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공항공사가 말하는 재판은 3단계 공사현장 불소오염이 자연적인 오염이라 공항공사에는 책임이 없다며 인천중구청을 상대로 공항공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이다. 일각에서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정화사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행정소송으로 행정기관의 발목을 잡아놓고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해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 공사현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불소오염이 확인되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제2합동청사 정보통신동 공사현장 등에서 기준치의 3배가 넘는 1천203mgkg 불소의 추가로 검출되었다. 결국 오성산과 삼목도를 절토해 매립한 인천공항과주변지이 전반적으로 불소에 오염되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오염정화는 차치하고라도 오염현황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공항공사는 오염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공사를 중단하고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기는커녕 공사를 강행하여 토양환경보전법 상 오염토양투기금지위반으로 경찰조사 중이다. 법률적으로 당연히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는 자격과 당연히 해야 할 일은 권리와 의무이다.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정보공개법이 있다. 이 법은 비공개대상 재판관련 정보를 엄격하게 제한하여 공공기관 정보공개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재판수사 등 관련된 모든 정보가 비공개가 아니라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 비공개 대상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정보공개운영매뉴얼에도 재판 관련 비공개정보를 재판 관련 소장, 답변서, 소송 진행상황 등에 관한 정보, 재판의 심리 또는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는 정보들로 제한하고 있다. 공항공사가 비공개한 토양오염조사보고서와 위해성평가계획서는 결코 그런 정보들이라 할 수 없다. 자료를 떳떳하게 공개하고 사회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면 될 일이다. 소나기는 잠시 피할 수 있더라도 국민들의 눈총은 피할 수 없다. 이윤 추구보다 공공복리, 환경정의 등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구슬을 꿰는 지혜

많이 힘들었구나 OECD 국가 중 자살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절망의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에게 건네는 이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얼마만한 효과가 있을까? 최근, 언론에서는 자살예방 시스템을 설치한 이후 오히려 자살 시도가 늘어난 생명의 다리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는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가 자동으로 이를 인식해 준비된 문장을 내보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마포대교에서 투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이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이다. 밥은 먹었니? 잘 지내지? 많이 힘들었구나 등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사람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누군가 나를 기억하고 위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극단적인 선택을 되돌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처음 시작 된 이후 이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은 물론 언론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칸 국제광고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물론 39개 세계광고제에서 상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는 한강대교에도 같은 시스템이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국내외의 호평을 받은 자살 예방 시스템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된다. 마포대교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불과 3년 만에 이전에 비해 자살시도가 오히려 12배나 늘어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명소화 효과를 들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 머릿속에 마포대교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마포대교를 찾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 아닌 지극히 감성적인 접근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저런 지적과 문제 제기에 결국 서울시는 현행 시스템을 중단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기로 했으며, 이를 둘러싸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까지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쌈박한 광고적 효과만을 생각하고 참여했던 기업이나, 자살에 이르게 되는 개인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 모두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해 지면서 많은 기업들의 신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는 크게 변할 것 없는 환경과 반복적인 일에 익숙해져 본의 아니게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많은 사회복지기관과 단체에 자극과 함께 새로운 동기부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우 사회공헌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과 그 일을 초래한 환경과 제도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는 단순히 외적, 홍보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경우도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오랜 시간 고민해서 만들어 낸 프로그램이나 사업이 사실 현장이나 당사자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일도 자주 보게 된다. 이렇게 되는 가장 이유는 아무리 작아 보이는 사회 문제, 복지 문제라 하더라도 수많은 사회적, 경제적 심지어 개인적인 복잡성과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 역시 한 방향, 한 가지 만으로는 풀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사회복지현장의 노력 역시 이전과는 다른 방향,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해 관계자의 집단적 협력과 이를 통한 성과 창출, 즉 컬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흩어져 있거나 단편적인 많은 노력과 활동이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 정렬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 기업,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의 제대로 된 문제인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꾸준하고도 진실한 대화와 협력이 절실하다. 전흥윤 인천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목소리 이야기

사람은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그 말의 내용과 논리보다 목소리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듣기에 좋은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목소리는 상대에게 호감을 주거나 상대를 설득하기에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목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들게 하고 배를 침몰시키던 세이렌이라는 신화 속 이야기도 목소리의 매력을 뛰어넘은 마력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음성을 통해 얻는 정보는 200여 가지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는데, 크게 구분하자면 말하는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 성격, 심리적 상태, 신체 상태에 대한 정보를 목소리를 통해 얻는다고 한다. 이렇게 목소리가 드러내는 정보가 다양한 것은 목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고 신체의 여러 부위와 다양한 기능들이 작용하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날숨이 필요하다. 공기를 안정적으로 내쉴 수 있는 것이 좋은 목소리의 첫째 조건이다. 마이크도 없이 맨 뒷자리의 관객에게도 목소리를 또렷이 들려주는 연극배우는 단련된 복식호흡을 통해 소리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다. 운동으로 몸통의 근육이 단련되면 목소리나 가창력에 변화가 오는 것도 호흡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성대는 이렇게 흘러나오는 공기에 소리를 얹는다. 공기에 진동을 주어 음파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목소리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목소리의 특징 중 대부분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성대의 모양과 후두의 길이와 너비에 의해서 소리의 높낮이, 음색이 결정된다.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확연한 차이가 있고 음역대가 구분이 되는 것도 성대와 후두의 모양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성대는 보통 1초당 100~200회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만든다. 고음을 내는 경우에는 1000회 이상의 진동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수없는 마찰을 하는 성대는 정밀하게 작동하며 마찰에 의해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음파는 목을 나와서 입안 공간과 콧속에서 공명을 만든다. 울림이 커지고 부드러워지는 과정이다. 욕실에서 노래를 하면 더 좋게 들리는 것처럼 공명은 좋은 소리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감기에 걸린 콧소리는 답답한 느낌을 주지만 공명이 잘 이루어져서 풍성하게 들리는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혀와 입술의 움직임에 따라 발음이 만들어져서 소리의 다양성을 완성하게 된다. 이 과정은 특히 인간에게 발달되어 있다. 이것은 단순히 입과 혀를 잘 움직이는 기능에만 의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특징에서 가능하게 된다. 영화처럼 원숭이나 돼지가 말을 하는 것은 지능이 발달하더라도 불가능하다. 다양한 언어와 수많은 표현은 진화된 발성기관의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목소리에 이상이 있는 경우라면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자세나 습관이 좋지 않아 허리, 무릎에 병이 오듯 목소리를 만드는 습관이 좋지 않으면 좋은 소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심하면 성대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비염, 식도염, 폐질환, 호르몬관련 질환 등에 의해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좋은 목소리는 건강한 신체 상태에 의해 발성기관 각각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그 사용에 있어 불필요한 힘을 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발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누구나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시스템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소리를 만드는 복잡한 과정을 힘들이지 않고 수행하는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타고난 목소리의 특징은 다르지만 그 타고난 그대로의 음색을 만든다면 누구나 건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혈변, 우리 아이 장 건강의 적신호?

아이의 대변에서 혈변, 즉 피가 묻어 나온다고 하면 그 어떤 부모라도 당황하고 걱정스러울 것이다. 물론 아이의 변에서 피가 묻어 나오는 소견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좋지 않은 증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모든 혈변 증상이 응급상황인 것은 아니다. 아이의 전신 상태 등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실제 혈변이 맞는지부터 확인한다. 음료수나 빙과류 등에 포함되는 붉은 색소, 토마토 등의 붉은 음식에 의해 혈변처럼 보일 수 있으며, 시금치나 감초, 철분제 등에 의해서도 대변색이 검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1~3일 정도의 섭취한 음식이나 약제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혈변이 맞다면 전신 상태와 실혈양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혈변의 양이 대변에 묻어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다량이거나 전신상태가 감소되어 있다면, 반드시 원인 감별과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전신상태의 확인은 간단하게는 아이의 활동성이나 소변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맥박이나 피부 색깔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기적인 보챔이 있거나 처지는 영아에서 젤리 같은 혈변을 보는 경우에는 장중첩증 등의 응급상황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반드시 복부 초음파 등의 검사를 시행해야만 한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지 다량의 혈변이 지속될 경우에는 급성 악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액 등의 빠른 처치가 필요하며 각종 객관적인 검사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하루에 한두 번 대변을 보는데, 그 때마다 혈변이 묻어 나오는 소견만으로, 간혹 심각한 장출혈의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장출혈 소견이 있다면, 하루 한두 번 정도로 그것도 배변때에만 묻어 나오는 출혈 소견에 그칠 가능성은 낮으며, 지속적인 출혈을 동반한 배변이 보이거나 심각한 복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것이다. 혈변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고려될 수 있다. 신생아 연령에서는 분만시 흡입된 혈액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신상태에 따라 괴사 장염이나 세균성 설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알레르기 직결장염과 같은 질환에서는 고추가루 뿌린 듯한 혈변, 실 같은 혈변이 나오기도 한다. 영아기에는 앞서 이야기한 장중첩증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복통이 동반되지 않은 혈변인 경우에는 항문 열상, 멕켈 게실, 용종 등에 의할 수도 있다. 모든 연령에 걸쳐 감염 설사는 흔한 혈변의 원인이며 좀 더 높은 연령의 아이들에서는 헬리코박터 균이나 스트레스 궤양과 같은 소화기 질환에 의해서도 혈변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혈변이라는 증상은 어느것 하나로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고, 원인 진단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파악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

[인천논단] 인천판 물산장려운동, 내수시장의 불 지핀다

최근 우리경제는 장기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기준금리 인하, 추경편성 등의 정책도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큰 힘이 되지 못했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수출도 엔저지속, 중국성장세 약화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년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메르스 사태, 극심한 가뭄 등으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성장은 청년고용 절벽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내수시장 살리기 운동이 일어나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지난 7월 인천지역 15개 중소기업단체로 구성된 인천지역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앞장서서 내수시장을 활성화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호소문에서 인천중소기업계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골목상권 이용하기, 청년채용 1+ 운동 동참하기,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만족하기 실천을 통해 내수시장을 진작을 독려했다. 이러한 운동은 흡사 일제치하 당시인 1920년대 당시 민족기업을 육성하여 경제자립을 이루자는 물산장려운동에 비교돼 이목을 끌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립자조 정신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운동이 인천판 물산장려운동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인천 중소기업계가 추진하는 내수시장 살리기는 우리경제가 향후 나아갈 방향과 일치한다. 최근 내한했던 버냉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도 한국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의 경제규모도 내수시장 조성에 적합하다.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OECD 34개 국가중에서 9번째이며, 25개 국가가 우리보다 적다. 국민의 소득 기반을 확대하고 구매력을 증대시키면 내수시장도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내수시장 살리기를 위해서 각 경제주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를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의 경제기구인 (가칭)중소기업경제구조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방안마련과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중소기업청도 부로 격상시켜야 한다. 그래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대기업, 중소기업부는 중소기업 정책을 추진하도록 해서 대중소기업 정책간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관이 함께 가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최근 인천지역 경제 5단체장과 인천시장이 정례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자체장과 지역경제단체장이 정기적으로 회동하여 의견을 교환한다면 탁상행정을 줄일수 있다. 지난 6월 체결된 인천중소기업계와 인천광역시의 고용창출과 내수활성화를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도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열매를 맺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대응의 적기를 놓쳐서 세월호 사건, 메르스 확산 등 인재(人災)를 경험했다. 모처럼 지펴진 내수시장 살리기 운동이 우물쭈물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되겠다. 우리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두 나눔 이야기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에 메르스로 인한 두려움까지 겹쳐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이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어떤 일이나 상황의 진행 방향이나 결과를 알 수 없으며, 그래서 언제든지 나와 우리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얼마나 큰 심리적, 사회적 악영향으로 나타나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몇 해 전, 모 증권회사와의 공동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일이 새삼 생각난다. 회사가 운영하던 각종 주식과 펀드기금의 통합운영을 위해 흩어져 있던 계좌를 새로운 단일 계좌로 이관, 정리하는 고객들을 독려하기 위해 항공사 마일리지와 사랑의 열매 기부를 각각 인센티브로 내걸었던 행사다. 당시, 이 캠페인을 제안받고 담당자를 만나 이렇게 하면 누가 기부를 선택하겠느냐. 당연히 항공사 마일리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3개월 뒤, 캠페인이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담당자로부터 한 번 들어와 보실래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와서라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사무실을 찾았다. 담당자는 다소 상기된 얼굴로 우리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알려준 캠페인의 결과는 놀랍게도 항공사 마일리지와 사랑의 열매 기부가 거의 절반씩 나왔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주식을 사고파는 소위 데이 트레이딩을 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한 항공사 마일리지를 선택한 것에 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거의 예외 없이 타인을 위한 나눔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자료를 확인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매년, 국제기구에서 발표하는 행복지수를 볼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 등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는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유난히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은 모두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나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삶의 질은 우리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높고도 튼튼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 듣고 또 만났던 두 나눔 이야기는 우리의 행복지수가 어떻게 높아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되새겨볼 만하다. 대구에서 고액기부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겠다며 스스로 모금회를 찾은 30대 대학생의 나눔은 우선 그 규모가 놀랍고도 대견하다. 주중에는 학교 공부로, 그리고 주말이면 홍콩의 투자자문회사 임원으로 몸이 두 개라도 견디기 어려운 바쁜 시간 속에서도 연간 백 여권을 책을 읽으며 돈 보다 더 귀한 삶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 젊은이가 약정한 3억6천만원은 대구경북지역 360여명 고등학생에게 배움의 길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미 수백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 젊은이가 그 재능과 따뜻한 마음을 계속 이어가 세계적인 투자자이며 나눔의 상징인 워렌 퍼핏으로 자라나기를 기대한다. 또 한 분, 인천 계양의 한 기부자 사연은 우리네 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북에서 피난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과 갖은 고생을 극복하고 기업을 일궈낸 여성기업인이다. 지병으로 이제 삶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절망적인 상황에도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꺼이 받아주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 준 인천과 계양을 위해 그동안 소리 없이 나눔을 실천해 온 삶은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그 긴 시간동안 나눔을 이어올 수 있었던 첫걸음은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 받은 첫 월급에서 기부금을 떼면서부터였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그 작은 시작이 수 십 년을 이어 온 나눔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밝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렇게 오늘도 우리 주위에서는 소리 없이 나눔을 실천하며 행복지수를 높여가는 이웃들이 있다. 이제 당신 차례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내수활성화청년채용 中企가 불피운다

국민경제(y)=소비(c)+투자(i)+지출(g)는 경제원론에서 접하는 기본적인 수식이다.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정부 지출이 곧 내수경제의 근간임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내수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약 1천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건전한 소비조차 줄이고 불확실한 경기 전망은 기업의 건실한 투자를 옥죄고 있다. 복지확대에 따른 예산수요 증가로 정부의 재정지출 역시 녹녹치 않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올해에는 메르스 확산과 100년 만의 가뭄은 우리경제의 활력회복을 늦어지게 하고 있다. 여기에 3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최대경영 애로인 내수부진은 시름을 더욱 짙게 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14개 중소기업단체는 지난 6월 내수살리기추진단을 구성하고 동시에 청년원플러스채용 운동을 전개했다. 전통시장상품권 구매 및 장보기 운동, 하반기 예산 조기집행, 국내휴가 보내기, 청년 1명 더 채용하기 등 구체적 실천을 통해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금부터가 경제살리기 골든타임이라며 내수활성화와 청년채용에 앞장서고,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만들어 역동성과 활력을 조속히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지역 17만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이 캠페인에 활발하게 동참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지역경제살리기청년채용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했고, 6월에는 15개 단체가 인천지역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출범시키며 추진동력을 한 곳으로 모았다. 최근에는 인천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맞손을 잡았다. 흔히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향후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소비는 증가한다. 내수경제 활성화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정부지자체가 해야할 일이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사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기업활동이 제한되지 않도록 금융세제 지원 등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최근 지불능력과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근로자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완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내수활성화의 토대가 된다. 골목상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납품 중소기업에 대한 적정 납품단가를 보장하는 등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자생력을 높이고 공동사업과 공공구매 등 조합활동을 촉진시켜야 한다. 개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보다 조직화된 협동조합의 육성을 통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2015년 채권단의 긴축에 대응하는 그리스 국민과 1998년 IMF 체제당시의 대한민국 국민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그리스 국민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고통분담에 반대했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은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자발적인 희생을 선택했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IMF체제를 졸업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한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계와의 아름다운 동행은 지역경제 회생에 커다란 동력이 될 것이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소아 청소년의 내시경 검사

성인에서의 내시경은 더 이상 낯선 검사가 아니다. 굳이 3차 의료기관까지 방문하지 않더라도, 1~2차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받을 수 있고, 단순 상하부 위장관 내시경 뿐 아니라, 내시경을 이용한 각종 시술과 검사들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에서의 내시경 검사는 아직까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시경을 하고 싶어서 내원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아직은 내시경을 하자고 하면 머뭇거리는 것이 사실이다. 30~40㎏이 넘는 아이들임에도 얘네들도 내시경 할 수 있어요? 라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어렵지 않다. 검사실 사정이나 병원 시설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신생아 연령에서도 필요에 따라 시행이 가능하며, 내시경 스코프도 신생아용이나 유아용이 구비되어 있는 기관들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10~20킬로그램 이상의 체중이라면 성인용 장비로도 검사는 가능하다. 소아의 경우는 내시경 검사의 목적에 있어 성인과 비슷할 수도 있고 많이 다를 수도 있다. 소화기 내과 선생님들조차도 소아에서 내시경을 한다고 하면, 그 적응증에 있어 궁금해 하시는 경우도 많고, 단순히 이물 제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궤양이나 종양만이 아니다. 소아 청소년 내시경에서 이물 제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수은 건전지, 바둑알, 동전 혹은 각종 날카롭고 위험한 이물 등의 제거를 위해 시행할 수 있다. 수은 건전지의 경우에는 많은 경우 위를 통과하여 대변까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히 식도에 걸려 있거나 위 속에서 장시간 정체시에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처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으로 어린 영아에서는 위장관의 구조적 이상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식도의 비정상적인 구조나 위 격막, 십이지장 부위의 구조적 질환 등으로 인해 구토나 다른 위장관 증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시행할 수 있다. 또한 호산구성 위장관 질환 등의 음식 알레르기 관련 질환이나 헬리코박터 관련 질환, 자반증의위장관 침범, 각종 궤양이나 그 밖에도 다양한 위장관 질환의 진단을 위해 시행한다. 최근에는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청소년 연령에서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만성 복통 청소년에서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소아청소년에서의 내시경 검사는 보다 다양한 연령에서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시행되고 있다. 적응증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검사는 남용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진단과 치료를 위한 내시경 검사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며, 요즘처럼 수면 기술이 발달한 현대 의료에서 소아 내시경 전문가에 의해 시행되는 내시경 검사는 필요하다면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 없이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드림스타트와 아동의 미래

정부가 저소득가구의 아동과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드림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2015년 현재 전국의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되어 있으며, 각 센터는 300명이 넘는 아동을 가정방문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얼마 전 드림스타트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에 강사로 참여한 적이 있다. 드림스타트 프로그램 점검위원 활동을 통해 프로그램의 진행상황을 서면이나 담당 선생님들을 통해 알 수는 있었지만, 드림스타트 어머니들을 직접 만나는 일은 처음이라 긴장도 되는 한편 어머니들의 경험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부모교육에 관심있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오시는 것인 만큼 참여하신 어머니들은 자신이 좋은 어머니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치고 계셨다. 서류상에는 문제와 욕구라는 두 가지 축으로 파악되고 있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얼굴을 맞대고 들으며 이들 가족 앞에 놓인 가능성과 드림스타트가 맺은 열매를 보았다. 하지만 어머니 개인 혹은 개별 가족이 지금까지처럼 여러 난관을 뚫고 지나가기에는 산재해 있는 장해물도 만만치 않은 듯 보였다. 현재까지 드림스타트가 이들 아동과 가족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통합사례관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있는 자원들을 연계해 주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드림스타트 어머니들과 현장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매뉴얼에 있는 대로의 사업운영으로는 빈곤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벗어나는데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드림스타트는 어떠한 점을 좀 더 염두에 두어야 할까? 첫 번째는 드림스타트가 아동과 부모라는 2세대를 겨냥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양육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서 자녀양육의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가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밑그림 없이 사회 주류층의 관습을 따르다가는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대학 졸업장의 위력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서 부모들에게 다양한 대안이 있음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아동과 가족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방전처럼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는 서비스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바우처 사업의 급성장과 함께 많은 드림스타트 아동이 심리치료,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런 치료들의 효과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생의 노력을 기울일 틈도 없이 곧바로 치료라는 경로에 들어서게 된 아이들을 보며 좋은 의도로 시작된 노력들이 엉뚱한 결과에 이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개별화되지 않고 처방전에 적힌 듯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은 드림스타트 담당자의 잦은 교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드림스타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그리고 민간 실무자들은 계약직이라는 불안정성으로 인해 이들에게 경험과 지식의 축적 및 노하우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지금 드림스타트에게 필요한 건 마을 하나가 아니다.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봐 줄 그리고 아이와 가족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줄 담당자 한명이 꾸준히 변화와 성장을 독려해 주었으면 한다. 정선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멈춤이 필요한 순간

설악산을 오르는 경로는 다양하다. 대청봉에 오르는 제일 짧은 경로중 하나는 오색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백담사에서 용아장성을 타고 오르는 길도 있다. 모두 저마다의 운치와 특색이 있다. 걸어서 대청봉까지 도착하는 제일 빠른 길만을 택하자면 더욱 빠른 길이 존재하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직장생활을 등산에 비유한다면, 쉽게 이해가 되기도 하고 더 어렵기도 한 부분이 존재한다. 앞사람만 보며 정신없이 걷기만을 하다가 원하는 장소에 다다르면 좋으련만, 잘못된 길로 한참을 가다 여기가 아닌가보다 싶은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하게된다. 뛰어난 리더가 존재해 그 사람만 따라가면 불안한 마음보다 성공으로 마무리되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러한 리더를 만나는 것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매번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소수의 의견만으로 결정을 하는 것보다 다수가 함께 결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혼란이 크게 가중되고 의견이 분분한 때가 있다. 좌충우돌 하거나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도하고 일을 놓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한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멈춤이다. 멈추어 이정표를 살피며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여유가 필요하다. 수학에서 산의 꼭대기까지 오르는 여러 방법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가장 급한 기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산밑의 출발점이 어디이던지간에 그 지점에서 가장 기울기가 급한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일정 시간만큼 올라간다음 다시 그 지점에서 가장 급한 기울기인 방향으로 오른다. 일정시간이 지난다음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오르면 짧은 시간안에 산의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핵심은 일정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새로운 방향을 찾는다는 것이다. 출발지와 목표는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그곳에 다다르기까지 어느 일정시간에는 다시 상황과 주변환경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 가져야하는 것이 바로 멈추어 바라보아 다시 방향을 잡는 합의다. 정해진 방향으로 다시 힘을 합해 나가야만 시너지가 있다. 힘의 분산은 조직의 성장과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함을 알고있다. 지금은 대학을 포함해 어느 직장도 순탄치가 않다. 앞에 떨어지는 것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순간들의 간격이 너무 짧게 주어지고있다. 그러나, 이럴수록 멈추어 살펴야한다. 하면 할수록 무엇인가 잘 안된다면 열심히 하는 것보다 더더욱 멈추어야한다. 지금 가는 이 방향이 맞는 것인지! 구성원 모두 함께 가고 있는 것인지! 주는 것없이 희생만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무엇보다 사심이 없이 조직의 이익을 위해 생각하고 있는지를 반문하는 가운데서 정해진 방향이 구성원의 진심을 이끌어낼수 있을 것이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교수

[인천논단] 청년실업 해소, 중소기업서 찾는다

삼포세대, 오포세대, 칠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삼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이고 오포세대는 여기에 인간관계와 집을, 칠포세대는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세대를 말하는 신조어이다.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와 집값 등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부닥치며 느끼는 우리 청년세대들의 세태를 한마디로 집약한 거 같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청년실업률은 11.1%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실업률(3.9%)의 3배다. 더구나 잠재구직자 등을 감안시 청년체감 실업률은 20%에 이른다. 기성세대는 직장생활이 힘들다고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러운 푸념이다. 이러한 청년실업의 원인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 경제발전과 고용의 연계 약화, 청년층의 눈높이 조절 실패에 기인한다. 그러나 기성세대와 우리사회에도 책임이 있다. 자녀에 대한 높은 교육열로 인한 청년들의 고학력화와 대기업이 좋다라는 편향된 인식은 일자리 미스매치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청년의 고학력화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대학진학률 82%로서 세계 1위의 대한민국의 고학력화는 청년이 뛰어놀 장(場)만 마련된다면 우리경제에 퀀텀점프와 같은 역동적인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청년층이 꿈을 펼치는 드림피아는 중소기업임을 필자는 확신하다. 지난 5년간 일자리 창출 수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14%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은 86%를 담당했다. 이런 중소기업이 청년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중소기업이 청년이 자신의 이상을 구현한 곳으로 생각하게만 한다면 청년실업은 해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청년이 맘껏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대기업의 독점과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 엄격하게 제재하여 중소기업이 숨 쉴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기업가 정신도 제고해야 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통찰력을 갖고 도전하는 뚝심, 투철한 사명감과 정열 등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의 주역인 기업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야 하겠다.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뿌리산업 등의 제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인천에는 주물, 단조, 도금 등의 중소제조기업이 많다. 이들 기업이 발전해야 다른 중소기업의 경쟁력 기반이 강화된다. 산학협력 연계 확대는 시대적 요청이다. 지역 맞춤형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일과 학습병행제 등 효과있는 제도를 확산시켜야 한다. 지난달 개최된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는 중소기업계는 청년 원플러스 채용 운동 등 일자리 13만개 창출 추진을 발표했다. 이어 열린 인천 중소기업인 대회에서도 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결의가 있었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청년층이 활짝 웃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메르스 사태를 보는 의사의 생각

중동에서 날아온 바이러스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의료현장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더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걱정스럽기는 남들과 마찬가지이다. 이 글이 실리게 될 즘에는 다소 진정되어 있기를 바라지만, 6월 4일 현재 개인적으로 바라보는 전망은 어둡기만 하며,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신종플루의 경험이 있는 이 나라가 다시 한번 같은 혼란을 겪게 될까 심히 두렵다. 어떤 이들은 임진왜란 이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다 병자호란을 다시 겪은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다소 기형적이고, 모순된 구조로 되어 있다. 민간 의료에 대해 그 어느 투자도 정부가 하고 있지 않지만, 그러한 민간 시스템을 정부가 통제 관리하고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과거 70년대 의료 시스템 자체가 부족하고 공공 의료에 대한 여력이 없던 시절에야 어쩔 수 없었지만, 최근 지방 구석까지 세워져 있는 게 보건소이고 공공의료 기관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 재난 사태에서 그러한 공공 기관들은 과연 무얼 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각종 선심성 복지 정책에만 매달리고, 실적을 위해 민간 의료기관과 경쟁하느라 바빴던 공공 기관들이 지금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보건복지부 또한 그동안 실상은 그냥 복지부 아니었는가. 6월 4일 현재, 3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필자가 역학이나 예방의학, 혹은 정책과 관련한 아무런 지식이 없기 때문에,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야말로 공공기관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예를 들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있는데, 중동 지역에 다녀온 적이 있다거나 비행기가 경유하였다거나 환자와의 접촉력이 있어서 또는 기타 그 밖의 이유로 MERS에 대한 진료나 검사가 필요하다면, 대한민국에서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각 지역 보건소에 일차적으로 방문하여 그곳에서 바로 검사를 시행한 이후, 여러가지 판단에 따라 격리나 치료가 필요하다면, 지역별 공공 거점 기관에서 관리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과 같은 산발적인 의료기관 방문을 통해, 중증의 환자들에 대한 위험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또한 의료진에 대한 감염 또한 철저히 막아야 한다. 마스크 쓰고 다니는 의료진들을 보며 지들은 살려고라는 댓글을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독감 예방접종을 의료인에게 가장 먼저 하는 이유와 같다. 각종 위험 환자들과 밀접하게 접촉해야만 하는 의료인들을 통한 2차 감염의 예방은 반드시 필요하다. 민간 기관들은 이미 힘들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난 이후, 오히려 아픔을 당했던 기억들이 있다. 어느 병원에서는 부상당하신 모 선장님을 치료했다가 정부로부터 아직까지 치료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신종 플루가 유행했을 때에도 본인이나 가족에 대한 감염 위험도 있고 환경 또한 열악하였지만 의사들은 열심히 환자를 진료했다. 그 사태가 진정된 이후, 정작 의사들은 정부 기관 그 어느 곳에서도 대접받지 못했다. 환자가 있다면 어디든지 뛰어가는 것이 의사이고, 우리 선배들 또한 그렇게 진료해 왔으나, 돌아오는 것은 담당자들의 거짓과 언론의 왜곡이었다. 하지만, 이 칼럼이 실릴 때쯤, 우려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질병이 확산된다면, 필자 또한 공공기관에 대한 푸념으로 가득했던 지금을 잊고 일선에서 환자 진료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아내와 아이는 필자와의 격리를 위하여 친정으로 보낼 것이다. 그게 일주일이건 한 달이건 가족과 떨어져서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다. 대부분 많은 의사들이 그럴 것이다. 이미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다. 부디 지금이라도 잘 관리하고 조절되어서 부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

[인천논단] 양육미혼모 지원

얼마 전에 서울 주사랑교회의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동으로 서울시의 아동양육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면서 발생한 문제를 뉴스를 통해 보았다. 뉴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전국의 부모들이 서울의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유기하러 온다는 점, 아동복지법상 유기된 아동은 유기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보호해야 한다는 점, 서울의 양육시설이 포화가 되면서 보건복지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아동의 분산보호를 요청했다는 점, 보건복지부의 시설지원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인 지방자치단체는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소개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주겠다고 나서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멘트. 아이 한 명을 시설에서 보호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5억. 5억이라는 비용이 어떻게 산출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0~2세 아동의 경우 아동 3명당 1명의 보육사가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사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몇 년 전 자녀 한 명을 출생부터 대학 졸업까지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이 거의 4억에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시설보호 비용으로 산출된 5억에 시설아동의 대학 교육과 관련된 각종 지원금까지 포함된 것으로 치더라도 1억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한 명의 아이를 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시설에서 양육하는 것보다 사회의 총 비용차원에서 훨씬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2012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친생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기 전에 심사숙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2011년에 2천515명이던 요보호대상 미혼모의 자녀는 매년 3~400명씩의 규모로 줄어들어 2014년에는 1천226명이 되었다. 반면에 버려진 아동의 수는 2011년 이후 약간의 증가는 있지만 300명을 넘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미혼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아니라면 아이를 양육하기로 결정한 미혼모의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아야 할 텐데 아쉽게도 양육미혼모에 대한 정부의 통계는 없다. 최근의 연구는 양육미혼모의 규모를 3만 6천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미혼모는 2천명이 조금 넘을 뿐이다.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도 만 24세 이하이면 월 15만원, 만 24세가 넘으면 월 7만원으로 가족을 통한 사회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미혼모가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편견을 무릅쓰면서까지 미혼모가 되기를 자처하는 이는 드물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미혼모가 되는 것을 부추길 것이라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부득이한 상황에는 시설보호가 필요하겠지만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가정이다. 정부가 5억을 들이더라도 아이에게 줄 수 없는 것이 가정이기도 하다. 미혼모에 대한 적절한 지원은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아이가 가정을 가질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정선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아이의 장 건강을 위한 누구나 아는 이야기

건강 정보 홍수의 시대다. 진료실에서 낯선 이름의 질병을 설명하게 되면, 이제는 직접 인터넷 검색 정도는 당연히 했으려니 생각하게 된다. 회진 때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미지를 직접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칭 전문가라 하는 사람들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빠르게 번지기도 한다. 특히나 음식과 관련되거나 아이들과 관련된 정보에서는 보다 자극적인 정보에 대해 맹신하게 되고 때로는 과잉 제한이나 과용을 하게 된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 보다 좋은 것을 선택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너무 과하다 싶은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나가 알고 있고, 어렵지 않은 뻔한 이야기를 잠시 해 볼까 한다. 3년 전, 캐나다의 한 크론병 전문가를 영접하게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에서도 크론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당시 외래에서 만나게 되는 신환에 대해 이야기 하니, 깜짝 놀라며 한국이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고 하였다.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장 건강은 거의 서구화 되었다. 생활 습관의 변화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과거에는 교과서에서만 보던 질병이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높은 칼로리와 고지방 고단백의 식생활로 인해 체형은 커졌지만, 우리 아이들의 위장은 말 그대로 속 빈 강정이지 싶을 때가 많다. 무엇을 먹이지 말고, 어떤 것을 먹여야 할지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니까, 혹은 학원 다녀와서 늦은 시간이라서, 또는 저녁 먹고 학원 다녀오면 밤에 출출하니까 등의 이유로 우리 아이들의 장은 망가지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규칙적인 식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스턴트, 탄산음료, 쵸콜릿 등의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만 지켜도 많은 위장관 질환과 비만이나 그에 따르는 합병증은 상당수 예방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식기류나 세제 사용 같이 변화된 생활로 인해 위장관 질환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확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호흡기 질환 발생처럼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세제를 물로만 헹궈내고 대충 닦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것만으로는 거품만 걷어낼 뿐, 식기에 묻은 세제를 전부 씻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손이나 기타 방법으로 식기를 말끔하게 닦아 세제를 걷어내는 습관을 강조하고 싶다. 이전에 이야기하였듯 인터넷에는 수많은 종류의 영양제들 또한 넘쳐난다. 무분별한 영양제 남용과 과잉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 습관,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장을 만들고, 기본적인 종류의 영양보충제 섭취만을 권하고 싶다. 장 건강을 위해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 뿐 아니라, 잘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한번 정도의 규칙적인 충분한 배변 습관을 통해, 적절하게 장을 비우는 것 또한 원활한 장 흐름을 위해 필요하다. 기본적인 원칙과 상식에만 충실하여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

[인천논단]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시대적 요청이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말이 있다. 양의 머리를 놓고서 개고기를 판다는 말로서 겉과 속이 다름을 말한다. 겉으론 동반성장을 외치지만 실상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대기업의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다. 동반성장은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보완하고 우리경제의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분야도 제조업에서 건설업, 유통업 등으로까지 확대되었으며, 대기업은 경쟁적으로 자사의 상생방안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 분야에서의 대기업의 동반성장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다.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무차별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대중소기업 상생지수도 유통업은 바닥이다. 최근 인천 항동에서 개점 예정인 대형아울렛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아울렛은 신포패션거리에 인접하고 있다. 수십년간 이곳에서 삶을 영위해온 의류판매 소상공인의 집단폐업이 우려되고 있다. 해당 대기업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이것은 상 도의상 문제가 많다. 또한 기업 생태계를 파괴하며,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지역소상공인들의 수입은 고스란히 인천지역내로 유입되어 지역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아울렛은 그렇치 못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대기업에 의해 무너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복지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소상공인 대다수가 생계형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부실화는 내수침체의 원인이되고 있다. 우리경제가 당면한 내수기반 강화, 성장사다리 구축, 중산층 복원을 위해서는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통업종에서 공정경쟁 여건과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은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전향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할 수 없는 분야를 공략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구성,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파이를 키우는 길이다. 법제도도 실효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아울렛 등 대형유통점 개점을 위해서는 상권영향평가서가 작성돼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당사자인 대기업이 작성토록 한 것은 부적절하다. 공정성을 확보한 제3의 기관이 작성토록 해야 하고, 부정적 결과시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 또한 정부지자체의 기업생태계 조성 노력이 중요하다. 협상력 격차로 자발적인 기업생태계 조성 환경이 어렵다면 기업 규모에 의한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지도록 인센티브패널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마케팅 기법을 습득하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정부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특색 있는 매장을 갖추고 고객을 유인해야 할 것이다. 맹자는나아가는 것이 빠른 자는 그 물러남도 빠르다(進銳者 其退速)고 말하면서 빨리 가는 것을 경계했다. 빨리 가는 것 보다는 시간이 걸려도 기초를 닦으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우리 경제는 광복 70여년만에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30-50클럽(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천만명)가입을 눈앞에 두고있을 뿐만 아니라 무역규모도 세계 10위권이다. 이러한 압축성장시대에서 대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향후 100년을 힘차게 비상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이 함께 하는 기업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동반성장에 대한 대기업의 진정성,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역량 제고, 정부지자체의 뚝심있는 추진력이 조화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아동학대와 지역사회

작년에 시행된 아동학대 특례법과 관련해서 경찰, 검찰, 법원은 아동학대 판정과 처벌에서 어떠한 점을 고려하는지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자주 언급되는 지역이 바로 인천이었다. 의붓딸에게 소금밥을 먹여 숨지게 한 계모 사건, 7년간 청소를 안 한 채 4남매가 방치된 쓰레기집 사건, 그리고 올 해의 시작을 뜨겁게 한 어린이집 폭행사건까지 인천은 아동학대 사건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된 지역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언론의 관심을 받는 강력한 아동학대 사건이 왜 인천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누구는 바닷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을 이유로 들기도 했고, 누구는 언론에 노출되기 쉬운 지역적 특성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아동학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은 좀 더 논리적인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아동학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과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보호 요인으로 구분된다.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은 아동을 둘러싼 생태환경-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된다. 가령, 출생시 저체중, 장애, 까다로운 기질 등은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 중 미시체계에 해당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안정적인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혹은 물리적 생활환경 등은 학대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보호 요인 중 미시체계에 속한다.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서 영향을 미치는 생태환경을 외체계라고 하며, 지역사회는 대표적인 외체계라 할 수 있다. 인천이라는 외체계는 어떤 점에서 아동학대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학대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보호 요인은 부족한 것일까? 아직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히 답을 할 수는 없으나 가정폭력에 노출된 가족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가족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아동학대 역시 사회적 고립이 상당 부분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전국의 1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도를 측정하는 통계청의 사회조사는 인천의 사회적 고립 수준을 알려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이 조사는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있는지,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때 돈을 빌릴 사람은 있는지,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 상대가 되어줄 사람은 있는지를 시민들에게 물어본다. 인천은 각 문항에서 그럴 사람이 없다는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사회적 고립감 수준이 상당히 높은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천 시민의 높은 사회적 고립감 수준은 다양한 요인을 통해 설명 가능할 것이다. 사회적 고립감을 야기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중요한 점은 사회적 관계망을 촘촘히 하고 개개인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지지해 줄 수 있는 체계가 지역사회에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이라는 지역사회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아동학대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로 남을 것이다. 정선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영양제, 어떻게 먹여야 할까요

소아 소화기영양 분야의 의사로서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한 가지가 영양제와 관련된 것이다. 각종 영양 보충제, 이른바 영양제 홍수의 시대이다. 성인들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서도 유산균과 종합 비타민, 각종 미네랄, 보약, 심지어 필자에게는 너무나 생소했던 중국에서 직수입했다던 체질 개선제까지 다양한 종류의 영양 보충제를 섭취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영양제는 전부 꼭 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또는 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정확한 정보 없이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섭취하게 되는 경우도 보았고, 과학적인 연구 근거 없는 그저 뜬구름 잡는 식의 효과를 맹신하는 경우도 많았다. 더욱이 아이들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떻게 보면 부모의 강제에 의해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유산균이나 다른 영양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이번에는 특히 비타민 위주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국내 1~3세까지의 영유아가 가장 많이 섭취하는 보충제는 비타민 및 무기질제이다. 모유가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지만, 모유만 섭취하는 경우에도 철분, 아연, 비타민 K, 비타민 D 등의 영양소들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식사를 하며, 적절한 햇빛 노출이 되는 경우라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외에는 굳이 규칙적인 보충은 필요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보충제를 복용한 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 키와 체중의 평균을 비교하였는데, 두 군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과거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에는 식품으로의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가 부족하였으나, 현대처럼 음식을 통해 각종 영양소의 섭취가 가능한 시대에는 오히려 과잉 섭취를 걱정해야 할 정도이다. 이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는 지침을 통해 최대함량 기준을 설정하고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비타민 A의 경우 과다하게 복용하였을 때에는 위장관 증상이나 탈모, 점막 건조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뼈과다증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비타민 D의 과다는 칼슘 흡수 증가로 이어저 고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구토나 변비 등의 단순 질병부터 심하면 췌장염이나 심장 이상, 신장 이상, 신경 증상 등의 원인이 되어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영양 보충제를 복용하는 군에서 뿐 아니라, 복용하지 않는 군에서도 비타민 A나 아연 등에 있어 상한 섭취량 이상 섭취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섭취시에는 과잉이 되지 않도록 영양소의 함유량을 확인하고 주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여러 가지 종류의 제품을 먹이기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인증한 제품 가운데 한 가지만 먹인다거나, 아니면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비교적 적절한 영양 섭취가 되는 경우에는 비타민 D 제품 한 가지만을 권하고 싶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겨울철에만 햇빛 노출이 부족하였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외부 활동이 적고 실내 생활이 많아 햇빛에 대한 노출이 부족하기 때문에, 과잉되지 않는 용량으로의 규칙적인 비타민 D 섭취는 비교적 적극 권하고 있다. 아직까지 영양 보충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성장 부진이나 채식주의자, 각종 질병 등으로 인해 충분한 영양 섭취가 안 되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굳이 다양한 종류의 보충제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같은 비용이라면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생활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 의사

[인천논단] 인천경제 활성화, 中企소상공인이 해답이다

새가 눈 앞을 스쳐 날아가듯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如鳥過目)는 말이 있다. 요즘 이 말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지가 어제 같았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벌써 벚꽃이 만발했다. 지역현안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 취임하자 마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내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소기업유관기관, 인천시 관계자 등을 만나고 있다. 경기가 없다고 힘들어 하는 부평지하 상가의 소상공인, 엔저로 수출이 어렵다고 하는 남동공단의 중소기업인, 대기환경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주물공단의 기업인, 요즘 애로가 부쩍 늘었다는 지원기관장, 재정문제로 고민하는 공무원 등 인천의 각 경제주체들이 처한 입장을 느낄 수 있었다. 문득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경제력, 기술력에서 열세였던 로마인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과정속에서 교훈을 얻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갔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필자는 인천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는 사실 글로벌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인천의 성장통이라고 생각된다. 핵심은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실천하는데 달려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매월 실시하는 경기전망조사에 의하면 35개월째 내수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물품이 팔리지 않다 보니 생산은 감소되고 고용도 줄고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늘어나는데 협력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대기업은 수백조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부실화되고 있고 이는 국민의 소득감소, 내수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는 과감하게 중소기업 중심, 소상공인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 창의와 혁신의 원천인 중소기업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들어와서 장사를 해서야 되겠는가? 탁상공론적인 정책도 배제해야 한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현실과는 맞지 않다. 기업이 감내할 수 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축소, 폐업으로 이어진다. 오히려 농촌의 고령자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보다 적게 받더라도 안정적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연령별 최저임금제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인천지역은 지정학적으로 축복받은 지역이다. 하늘 길로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고, 바닷길로 우리의 물자가 해외로 나가며, 땅 길로 수도권 2천500만명 사람들이 오가며 인천을 느끼고 있다. 또한 남동공단과 주안공단, 새로이 떠오르는 서구와 송도청라 신도시, 영종도 인천공항 등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웅비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최고의 점포수를 자랑하는 부평지하도상가, 종합어시장 및 연안부두 등 인천경제를 도약시킬 수 있는 기본 틀이 이미 갖추어져있다. 문제는 어떻게 이를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17만여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중한 것을 느끼게 해준 현장속에서 만난 모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대한민국의 꿈, 동북아 평화도시와 통일 한반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인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사례관리’를 관리하다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이고 지역단위 수요자 중심의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등을 통해 복지전달체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분절적 지원에서 벗어나 복지보건고용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맞춤형으로 연계하고 제공하기 위하여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는 희망복지지원단 사업을 그리고 저소득층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는 드림스타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지향하는 이러한 사업들이 공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은 통합사례관리인데,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욕구조사에 기초하여 대상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사례회의를 통해 서비스 제공 여부와 목표 달성 정도를 점검한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하여 가정방문을 통하여 사례를 발굴하고 정보나 접근성 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는 사례관리가 저소득가구의 복지체감도를 높이는데 일정부분 기여했으리라 생각한다. 복지서비스 전달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사례관리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례관리가 적용되고 있다. 아동복지 현장을 예로 들면, 앞서 소개한 드림스타트는 200여개가 넘는 센터에서 센터당 300명의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사례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저소득층 아동 및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 교육과 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전국 4천여개의 지역아동센터는 집중적인 서비스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선정하여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교에 기반을 두고 아동의 교육과 복지 향상을 추구하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역시 사례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복지관에서는 사례관리가 주요 사업이 되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아동관련 복지사업에도 사례관리는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양상을 보인다. 각종 사업에서 사례관리를 제공하다 보니 저소득층 아동의 경우에는 사례관리를 받는 기관이 여러 군데가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사각지대의 예방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중복지원을 막기 위해 시도되었던 사례관리가 오히려 중복 사례관리를 우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복지현장은 주사례관리자를 정하여 주사례관리자가 개최하는 통합사례회의에 관련 기관의 사례관리자들이 참석하는 형식으로 적응하며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사례관리의 망으로 복잡하게 엉킨 사회복지 현장을 정리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관제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표방하는 기관들도 등장하고 있다. 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서비스의 중복지원이 복지예산을 위협할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례관리는 계속 확산될 것이고 더 많은 서비스 대상자는 관리를 받는 사례가 될 것이다. 몇 년 전에 선배 교수님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진정한 복지국가란 더 이상 사회복지사가 필요 없는 국가일 것이라고. 정선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정든 인천을 떠나는 소회’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이 있다. 삶이란 헤어짐과 만남의 연속이지만 이별의 순간에는 늘 아쉬움이 남음을 일컫는 말이다. 4년전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정든 환경을 뒤로하고 서울지역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팝송 가사처럼 지난 세월 지역 중소기업의 애로를 지자체정부에 전달하는 교량역할을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달려왔었다.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말하기보다는 듣는 자세로, 눈앞의 성과보다는 씨 뿌리는 자의 모습으로 업무를 추진하려 했으나 아쉬움이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18만 중소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던 일, 건의가 정책에 반영돼 행복한 표정을 짓던 중소기업 대표, 사랑나눔 행사에서 해맑게 웃던 소년소녀 가장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막상 인천을 떠나고자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인천은 무한한 잠재성을 갖춘 기회의 도시지만, 한편으로 지금 침체기를 겪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4년간 지역 중소기업과 소통하며 인천경제를 위해 고민한 중소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인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해본다. 첫째, 인천은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이 공존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인천은 주조, 금형 등을 뿌리산업을 기반으로 한 전통제조업이 강한 도시이다. 이들 산업은 첨단산업 발전의 기본토양이다.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발전하는 동반성장의 모범도시로 거듭나야 하겠다. 인천 소재 제조업체의 99%가 중소기업이며 고용도 85%를 담당하고 있다. 공정한 거래환경이 조성되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중소기업의 애로건의가 잘 반영되는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역 중소기업인의 애로 해소에는 큰 돈이 들어가거나 거창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손톱 밑 가시 애로가 대부분이고, 지자체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넷째, 중소기업과 청년이 꿈을 펴는 도시가 돼야 할 것이다. 독일이 유럽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인재의 중소기업으로 인력 유입이 원활했기 때문이다. 비전있는 청년이 중소기업에서 꿈을 펼치도록 강소중소기업 육성 등을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다섯째, 세계를 품으며 성장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영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가 인천의 성장가능성을 전세계 도시 중 두 번째로 선정한 바 있다. 인천이 유리한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동북아 경제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현재 인천시의 부채가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시와 시민이 함께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는 경청의 리더십을 통해 예산 축소에 따른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마음에 담아 비전 2050 인천을 향해서 가야한다. 그동안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으로서 행복했다. 지역경제 현장에서 동고동락했던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소기업 지원기관, 중소기업소상공인 여러분 앞날에 축복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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