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경인고속도로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숲을 만들자

선거구가 획정되었다. 연일 출마기자회견이 열리고 개발공약이 쏟아져 나온다. 당선을 위한 바람잡이 공약(空約)인지 국가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한 공약(公約)인지 따져볼 일이다. 그런데 회색도시, 아파트도시 인천을 녹색도시, 사람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천시민들은 정주의식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무엇이 시민들을 떠나게 만들까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세계최대 쓰레기매립장, 해안가에 늘어선 화력발전소들, 제1, 제2, 제3경인 등 고속도로들, 수출공단 등 국가산업단지들, 미로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아파트들. 어디를 둘러봐도 숨이 턱턱 막힌다. 제1경인고속도로가 청라로 직선화되었다. 인천항에서 서인천IC까지 기존의 경인고속도로 구간은 인천시로 이관될 예정이다. 폭 30m 길이 10㎞의 공간, 인천의 한복판에서 다시 오기 어려울 기회의 땅이다. 이관될 공간의 이용계획은 50년 후 인천의 모습을 결정하는 바로미터이다. 경인고속도로의 역사적, 공간적 의미까지 고려하면 일반도로전환과 일부녹지조성에 그치기엔 아쉬움이 크다. 모든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50년 후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인천숲’을 조성하자. 서울시가 서울역고가도로를 공원으로 조성한다. 45년간 수많은 차량이 지났던, 안전문제로 더 이상 차가 다닐 수 없는 고가도로가 보행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청계천복원에 고가보행공원까지, 추진과정의 논란은 차치하고 닫혔던 물길을 열고 자동차의 도로를 사람의 공원으로 바꾸겠다는 발상과 실행은 인천시민으로서 부러운 일이다. 경인고속도로는 서울역고가도로보다 2년 앞선 지난 1968년 개통되었다. 최초의 고속도로로 대한민국의 동맥이었고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다. 인천은 경인고속도로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관문으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주변을 시작으로 고속, 압축 성장의 부정적인 면이 갈수록 커졌다. 특히 삶의 질, 주거복지, 환경복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을 남북으로 동서로 단절시키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높고 칙칙한 방음벽은 회색도시 인천에서도 손꼽히는 흉물이 되었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 미세먼지는 환경개선대상 1순위가 되었다. 공원은 힐링의 공간이고 소통의 공간이고 생태의 공간이고 교육의 공간이다. 이관되는 경인고속도로 시점은 한남정맥의 아나지고개다. 한남정맥은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 연결된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갈라져 산줄기로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핵심생태축이다. 종점에는 남항, 송도를 지나 인천앞바다로 흘러드는 용현천이 있다. 경인고속도로를 숲으로 바꾼다는 것은 한남정맥과 황해가 연결되어 인천의 생태축이 복원됨을 의미한다. 인천숲 조성은 단순히 나무만 심는 게 아니다. 인천숲은 단절되었던 생활공간을 연결되어 만남의 장, 도시공동체 회복의 장이 된다. 대한민국 속도와 경쟁의 상징이던 경인고속도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힐링과 소통의 공간으로 바꿔보자.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향하던 인천시민들이 인천숲에서 이웃을 만나고 인천의 미래를 이야기하게 하자. 제1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제1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가 뚫렸다. 제3경인고속국도가 개통됐고 제1경인고속도로 직선화구간도 생겼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다. 지금 인천엔 도로가 차고도 넘친다. 413 총선이 한 달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300만 인천시민들을 아파트값이나 따지고,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쯤으로 여기는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본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불확실성의 시대

양자 역학 이론 중 불확실성의 원리라는 것이 있다. 원자 속의 전자(電磁)를 비롯한 미시적 세계에서는 그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결정할 수 없고, 본질적으로 어느 한쪽을 정확하게 결정하면 다른 쪽의 결정이 불가능하다는 원리다. 지금도 그렇지만 학교에서 이 원리를 처음 접할 때에도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도 안되고, 이 원리가 우리 생활에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의 근본은 불확실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아닐까 한다. 양자 역학의 불확실성의 원리는 이 세상이 생긴 이래 여태 그러했고 이해가 안되어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니 그런 것이 있는가 하는데, 경제의 불확실성은 반드시 정리되고 분명 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텐데 도무지 종잡을 수 없으니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 다우지수는 2016년도 1월 한달간 1천 포인트 이상 폭락해서 1896년 이후 월간 낙폭으로는 세번째로 크게 하락하였고, 상하이종합지수도 역대 6번째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국제 유가도 지속 하락해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다가도 단 이틀만에 20%가 폭등하는 등 춤을 추고, 유가가 떨어지니 산유국으로서 버티던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는 달러화 대비 반토막이 났다고 한다. 작년에만 해도 미국 주도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지금은 마이너스금리를 운용하는 국가도 있다. 중국도 증시가 폭락하고 인민은행이 1월에만 2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가운데, 탈중국하는 자금이 1월에만 5천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유가가 내리는데 증시가 오르기는 커녕 내리고, 반대로 유가가 오르니 증시도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와중에 북한 리스크까지 있으니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이러한 미증유한 불확실성들은 자세히 설명을 듣고 이러저러한 단계를 따라 짚어들어가면 이해될 듯도 같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상식을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역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선뜻 이해되기 어렵다. 그것은 현실과 상식의 간극이 크다는 것인데, 그게 클수록 그 결과는 파국과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리라. 경제가 어려우니 정부는 돈을 풀고, 그럴수록 경제는 더욱 예측 불가한 상태가 되고, 따라서 기업들은 투자도 꺼리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쌓아놓기만 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기업과 가계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경제는 리스크가 더욱더 높아지는 것 같다.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위기에 대응한다고 돈만 끌어안고 있는 것은 결코 좋은 대응책이 아니며, 돈이 없고 어렵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더욱 안된다고 본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겯혀진 이후에 무너진 빈 곳을 선점할 수 있는 비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이다. 기가 죽을 정도로 혼란스럽고, 현혹스러운 현실 상황을 내 기준으로 나름대로 분석하고 정면 대응해야 할 떄이다. 지금부터의 전략은 과거의 방식대로 하면 안 될 것이다. 비용을 줄이고, 역량을 더욱 집중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 불확실성 이후의 경제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가 한다, 이 시점에서 절실한 것은 하이브리드를 통한 대응전략이라고 본다. 내 분야에만 집중하고, 나만의 역량으로 뭔가 해내겠다는 순혈주의, 인력을 줄이고 사업을 정리하는 등 비용만 줄이는 안이한 전략으로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혀진 이후에도 경쟁력을 가진다는 보장이 없다.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이지만, 이 안개가 걷히고 나면 어떤 변종이 나와서 세상을 주도하게 될 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내 스스로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변종이 되기 위해, 내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분야와의 제휴나 결합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하이브리드하는 내용이 창조적일수록 그 결과는 더욱 파괴적이리라 본다. 경제가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다고 움츠리지만 말고, 창조적이고 열린 마음과 매서운 눈으로 새로운 미래를 대비할 때이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천논단] 진정성과 사회적 책임

음력 1월 1일. 설날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는다. 떡국은 멥쌀로 가루를 내어 떡메로 친 후, 손으로 길게 만든 희 가래떡을 썰어 맑은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으로 ‘동국세시기’와 ‘열양세시기’에 정조차례와 세찬에 없으면 안 될 음식이라고 한다.설날 아침에 반드시 먹었으며, 손님이 오면 이것을 대접했다고 한다. 또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떡국을 먹는다고도 한다. 우리에게 설은 가족과 함께 있는 행복한 날이고 모처럼 쉴 수 있는 날이라 느끼지만 그렇지 못한 이웃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도 빈곤통계연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빈곤율은 시장소득 기준으로 2013년보다 0.5%포인트 오른 12.2%로 집계됐다고 한다.이는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다. 또한 인구유형별로 상대빈곤율을 보게 되면 여전히 노인빈곤율은 50%에 육박하고 기부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 650만건 중 ‘노인’에 대한 언급은 2만9천463건으로 ‘어린이’를 언급한 31만8천755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신문에 독거사 하는 노인의 글이 실리면 안타깝게도 기사가 올라오기 무섭게 관심을 받지만 금세 식어버린다. 노인에 대한 기부도 갈수록 줄고 있고 보여주기식 행사가 늘뿐이다. 노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인천적십자는 연수구에서 봉사원들과 ‘사랑의 급식소’를 1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의 도움과 기업 후원을 통해 매일 점심을 무료로 드리고 있어 하루 300명 가까운 어르신이 찾아온다. 많은 분들이 음식을 드시다 보니 혹여나 영양가가 떨어질까 식재료를 엄선하고 영양사가 상주해 식단을 꼼꼼히 점검한다. 종종 급식소를 나가보면 배식도 되기 전부터 쪼그려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고 멍하니 서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제법 많이 계신다.식판에 한 끼 식사를 받으시면 몰래 비닐봉지에 반찬을 주섬주섬 담으시는 분들도 계신다. 요즘 사람들은 무료로 식사를 드린다는 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기본 먹거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삶조차 없어진다. 우리가 매일 급식소 문을 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보이면서 후원할 방법을 찾는 문의전화가 온다. 얘기를 하다보면 요즘 잘나가는 CEO의 고민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왜냐하면 지역사회와 기업은 예전과 다르게 밀접한 이해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수행하기 위해 ‘사람’, ‘환경’, ‘이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회성 봉사와 행사, 일시적 기부에 열을 올리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매년 한 음식점에서 섣달 그믐날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었다. 남자 아이 2명과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우동 한 그릇을 시킨다. 가게주인은 3명인데 왜 1인분을 시키는지 행색을 보고 잠시 고민한다. 3인분을 줄려다가 손님이 알아차리면 불편해 할까봐 반덩어리만 더 넣어준다... 주인장의 행동과 말 속에 배어난 ‘진심’... 한참을 읽다 느낀바가 커 수첩에 메모했다. 진정성. 진정성이야 말로 참된 ‘사회적 책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논단] 물이 부족하다

세상은 참 빨리 변한다. 사람들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통신기기의 크기, 길거리의 자동차와 같이 10년, 20년 전의 사진을 보면 한눈에 요즘 사진이 아니란 걸 알게 해주는 것들이 많다.우리 삶의 변화가 여러 물질적인 것으로 분명히 드러나고 생활양상이나 언어와 같은 문화적인 것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의료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질환이나 치료법, 수술법들이 바뀌고 새로운 병명이나 클리닉이 생겨나기도 한다. 전에 없던 증후군들이 나타나고 때로는 없어지기도 한다. 임상의로서 그러한 변화 중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물의 부족, 즉 건조함의 증가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병리적인 문제가 많은데 그중에서 건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의 패턴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본인이 이비인후과 질환을 자주 봐온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으나 여타 다른 질환군의 경우에도 수분 부족의 문제는 증가하는 것 같다. 특히 피부와 호흡기는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 그 증상의 발현이 더 쉬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수분의 부족은 크게 세 가지의 원인으로 야기된다. 수분 섭취의 부족, 수분 분배의 문제, 그리고 과도한 수분의 소모로 인해 만성적인 부족상태가 지속이 된다. 섭취의 부족은 말 그대로 물을 제대로 마시지 않는 경우인데, 차나 커피 혹은 여러 음료수를 즐겨 오히려 물의 공급을 방해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것이 의외로 질환의 치료와 증상개선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임상적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분배와 소모의 문제이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도 수분이 부족한 조직에 제대로 공급이 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실제로 팔다리와 얼굴에는 부종이 계속되면서도 피부나 호흡기 혹은 안구에는 건조한 증상이 나타나는 분들이 많다. 불필요하게 정체된 수분은 해결하지 못하고 정작 필요한 조직에는 공급하지 못하는 불균형으로 인해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게 된다. 성대 결절이나 천식, 안구건조증 등 여러 질환군에서 부종이 함께 보이면 반드시 수분 대사를 개선해야만 효과적인 치료와 재발방지를 기대할 수 있다.만성적인 피로와 수면부족, 수분 대사를 혼란시키는 식생활 등 기본적인 몸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많은 이유들이 물을 적재적소에 공급하지 못하게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수분을 원활하게 공급하게 만들면 기본적인 몸의 상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물은 우리의 몸이 기능 하는 대부분에 필요하다. 오장육부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알콜을 분해하거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에 필수적이고 지방을 분해할 때에도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된다.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다이어트, 수면부족 등 현대인과 관련된 수많은 키워드는 사실 물을 필요로 하고 또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을 소모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물 부족이 지속되면 작은 요인이 하나만 더해져도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눈이 건조하고 뻑뻑하다든가 코 안이 건조하고 악취가 나기도 하며 입이 늘 마르고 입병이 자주 발생한다. 목이 건조하고 목소리가 쉽게 잠기며 감기가 잦고 기침이 잘 그치질 않는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며 신물이 잘 올라오고 목에 늘 뭔가가 걸려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증상들이 가볍게 왔다가 며칠 안에 해결되면 별문제가 아니지만 반복되거나 지속적이라면 전체적인 물의 상태, 즉 수분 대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증상이 심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발전하면 치료와 수분 대사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건조한 겨울, 물부족의 증상이 쉽게 나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원인을 파악하기엔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우리는 좀비가 아니다

“이제 좀비기업을 없애야 한다” 언젠가부터 언론에 등장한 좀비기업이라는 말이 이제는 저녁 술자리에서 나누는 시사토론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좀비기업은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가야 할 사회적 자원을 가로챔으로써 나라 경쟁력을 갉아먹는 사회의 적’이므로 빨리 퇴출시켜야 그나마 힘든 경제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철렁하고 싸아해지지 않을 수 없다.내게는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아직도 힘을 못쓰는 친구, 창업한 지 십년이 지나도록 크게 성공하기는커녕 사무실도 조금씩 줄이고 아파트도 전세로 옮기는 동창생이 있다. 직원보다도 적은 연봉을 가져가면서 IT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직원들도 주말마다 나와서 일하는 회사, 직원들 이름까지 내가 알고 있는 그 회사가 ‘사회의 적’, 곧 나의 적이 되었다는 논리의 결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좀비기업의 기준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이 해당된단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로 나눈 비율, 즉 빌린 돈으로 장사를 해서 이자를 갚을 수 있는가 하는 기준이다. 3년 연속으로 이자조차 갚을 능력이 없다면, 향후에도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안정적이라고 본다고 한다. 그러면 내일모레 대박이 나서 일순간에 이자보상배율이 1.5가 아니라 열배인 15로 뛰면 좀비기업이 하루아침에 챔피언 기업이 되기라도 하는가? 나아가 회계 처리방식에 따라 영업이익 수치를 일이년 동안 근사하게 보이도록 유지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좀비기업’의 기준이라는 것이 기업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편의주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한다. 과연 그 회사의 경영진 이하 직원들이 정말 회생노력 없이 베짱이 같이 정부지원금 따먹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지, 그 업계에서는 도저히 기술력이 없어서 살아남을 수 없는지 등 숫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더욱 중요해 보이는 평가기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기업의 내부 사정을 조금이라도 조사해서, 현장에 가서 얘기라도 들어보고 과연 이 기업이 정말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지 결론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람이 죽었다’하면 보통 일이 아니며, 더구나 ‘사람을 죽였다’하면 범죄이고 수사대상이다. 사회의 구성원인 기업에 대해서도 ‘이 기업은 사회적으로 쓸모가 없고, 회생 가능성도 없으니 퇴출이야’ 하는 판단을 섣불리 내릴 수 있을까? 병상에 있는 환자의 호흡기줄을 떼어내는 것은 중요한 범죄이다.기업에 대해서도 직장이 문을 닫고, 사원들이 실직자가 되는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만일 그 회사의 사장과 직원들이 똘똘 뭉쳐 살아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열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열정의 불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살려내지 못하면 지방의 중소기업은 앞으로 순서대로 위험하고, 지방 경제도 살아날 길이 없을지 모른다.90년대 말에 발생한 닷컴 붕괴와 외환위기, 2004년의 키코사태, 2008년의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 외에도 끊임 없는 경제위기와 구조조정 속에서 개별 기업이 죽고사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너무 둔감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금융기관이나 정부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금융기관은 이러한 부실기업들을 계속 끌고가다가는 스스로는 물론 금융시스템이 위험해질 수 있고, 정부도 경제 위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한시가 급하고, 엄중한 잣대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살리는 칼과 죽이는 칼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들여다 보고 환부를 잘라내는 칼은 생명을 살리는 칼이고, 그냥 목을 내려치는 칼은 생명줄을 끊는 칼이다. 기업의 퇴출 여부를 결정하려면, 퇴출 기준에 대한 공감대를 얻는 사회적 대타협을 먼저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그리고, 개별 기업의 퇴출 여부는 기업의 회생의지와 역량을 고려하는 세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그 기업들이 당장은 문을 닫더라도, 다음에 또 일어설 수 있는 씨앗을 품지 않을까 한다. ‘좀비기업’이라는 용어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둡고 칙칙하고 절망적인 이 이름을 다른 희망적인 이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천논단] 환경복지와 도시공원

지난 12월 인천시는 민간공원대상지 11개소를 발표했다. 민간공원은 민간에서 조성한 공원을 의미하는데 그동안 도시공원조성은 지방정부의 업무였다. 민간공원대상지는 전체면적 5만㎡이상 장기미집행공원으로 70%는 공원 조성하고 30%은 공동주택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미 인천서구 검단중앙공원이 민간공원조성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중이다. 인천에서 12개소의 민간공원이 조성된다는 것은 80만㎡가 넘는 공원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복지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복지정책의 대상이 되는 계층일수록 환경피해에 노출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전체인구의 9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환경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도시에서 공원은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기반시설로 자연환경과 경관의 핵심이다. 역사, 문화체험, 교육과 치유, 커뮤니티 등 도시공원의 기능이 점차 확대되고 생활권 도시공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공원예정지들이 공원에서 해제될 위기에 처해 있다. 공원일몰제 때문이다.2000년 이전 지정·고시된 도시공원들은 2020년까지 공원조성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자동으로 해제된다. 2013년 기준으로 전국 도시공원 결정 면적은 731㎢이다. 이 중 70%가 넘는 516㎢이 10년 이상 장기미집행도시공원이다. 이는 여의도면적(8.4㎢)의 약6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장기미집행공원들이 해제되면 개발 압력 상승으로 인한 도시의 마지막 녹지들이 난개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원일몰제의 문제는 지자체의 역할만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 시민들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그러기 위해 행정만이 아닌 민관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인천시와 중앙정부뿐 아니라 민관정책협의회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장기미집행공원 문제해결을 공론화해야 한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자동해제 상황은 2020년이라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기한 내 전체 공원조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결국 공원해제 후에도 도시공원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토지매입 이외에도 토지소유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세제혜택마련 등 기존제도을 보완해야 한다. 시민기부와 참여로 함께 공원을 만들어가는 도시공원트러스트운동도 필요하다.또한 녹지활용이나 장기계획, 기업공원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상당수의 장기미집행공원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중앙정부가 결정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법개정을 통해 국공유지는 공원일몰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도시공원일몰제해결에 책임성 있게 나서야 한다. 도시공원이 시민들의 환경복지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역시 먹고사는 것이 문제

사람의 몸이 가지는 에너지는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인 것은 유전적인 소인과 출산 전의 환경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출생과 동시에 결정된다. 후천적인 것은 말 그대로 출생 이후에 생겨나는 에너지로 외부에서 공급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외부에서 들여오는 원료는 공기와 음식물, 그 두 가지다. 호흡으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는 것이 생명유지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니 논외로 하고, 음식물로 받는 에너지, 즉 수곡지기(水穀之氣)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다. 우리가 움직이고 생각하고 각종 대사과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연료로서의 음식섭취가 우선 떠오를 것이다. 숨쉬고 말하고 보고 걷는 일상은 물론 무거운 것을 나르고 먼 거리를 달리는 힘든 신체활동도 음식을 통해 얻는 에너지에 의해 이루어진다. 잘 먹지 못하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음식물은 우리 몸을 만든다. 매일 수천, 수만 개의 세포가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머리카락이 자라고 피부는 재생되며 적혈구가 만들어지고 바이러스를 물리칠 면역세포도 태어난다. 이러한 모든 것이 내가 먹는 음식을 원료로 사용하게 된다. 특히 적은 양으로도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 효소, 전해질들은 원료의 부족으로 변화가 생기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몸을 만들고 발달시키며 전체 대사과정을 이루는 수곡(水穀)의 중요성은 소아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키가 크고 몸이 커지는 것은 물론 몸 전체의 신경계 혈관계가 발달하고 뇌의 기능도 날마다 새로워지는 소아에게서 그 원료가 충분히 공급되는 일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가 없다. 선천으로 받은 계획서대로 성장하고 기능이 발달하며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펼쳐져야 할 때 그에 꼭 필요한 원료가 제대로 공급되어야 한다. 비위(脾胃)가 수곡(水穀)을 받아들여 후천의 근본이 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소화기관이 음식을 통해 그 에너지와 원료를 흡수하는 것이 출생 후 사람의 근본이 된다는 말로 소화기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이다.우리가 먹은 음식을 잘게 부수고 나누어 필요한 것은 흡수하고 불필요한 찌꺼기는 배출하는 소화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몸 전체의 기능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하는 산해진미가 있다고 한들 먹지를 못하거나 먹어도 온전히 좋은 것을 내 몸에 들이질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비위의 기능이 약해서 나타나는 소아식욕부진이나 장흡수장애, 만성설사가 장기적으로 소아의 성장발달을 지체시키며 여러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실제 임상에서도 비염, 아토피, 천식 등의 소아질환에서 소화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증상의 개선보다 소화기능회복을 더 우선으로 둔다. 잘 먹고 잘 싸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치료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성인에 있어서도 최근 증가하는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위염 등 질병 상태가 지속되면 다른 신체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화기관의 건강상태가 다르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그 결과가 달리 나타나게 된다. 주변 사람과 같은 음식을 먹고 나만 병이 날 수도 있고 혼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먹는 것이 내 몸의 근본이 됨을 기억하고 내가 먹는 것과 그것을 잘 소화시키는 것에 조금 더 관심을 두면 좋겠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인천의 가치와 국립공원

천연기념물, 명승, 습지보호지역, 생태계보전지역, 야생동물보호구역, 특정도서 지정 등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호를 위해 국가가 지정하는 제도다. 이들은 모두 인천에 있다. 인천에 없는 것은 딱 두 가지. 바로 국립공원과 국가지질공원이다. 인천시가 가치 재창조사업의 일환으로 해상국립공원과 갯벌국립공원을 지정하고,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을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오래전부터 국립공원과 국가지질공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역설한 필자로서는 감개무량한 일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 관광 등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이다. 또 국립공원은 국가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우수한 육상과 해양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자연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특히 국립공원의 경우에는 현재 우리나라에 21개가 있는데 국립공원에는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의 77%가 서식하고,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16%가 분포하고 있다. 몇 년 전 한국자연보호학회지에는 ‘국립공원의 보전가치에 대한 혜택이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중 6개 공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평균 생산파급 연간 2,993억원, 소득파급 연간 469억원의 경제효과와 연간 평균 3,837명의 고용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보전과 이용의 가치가 6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각종개발규제로 주민에게 지역사회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인식되어 온 국립공원이 경제적 효과까지 유발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도 국립공원의 보전된 가치에 대해서 공원내외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호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국립공원의 가치가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하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들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도 본격적으로 국립공원의 가치가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연계되도록 지역의 식당, 민박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체류형 생태관광을 유도하고 국립공원 내 특산물 직거래, 시민대학과 지역협력위원회도 운영 중이다. 외국에서는 국립공원을 지역주민 스스로가 보전하고 있다.지역문화와 자연환경이 훼손되면 관광객이 급감하여 그만큼 관광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공원 내 또는 인근에서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소득을 많이 올리고, 청청한 지역에서 많은 자연의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인천경기만갯벌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 하구에 위치하여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미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한반도 3대핵심생태축 중 비무장지대와 서해안갯벌이 교차하는 세계5대갯벌로 국립공원의 자격이 되고도 남는다. 이제라도 강화도와 교동도 등 인천경기만 섬들의 고유한 역사문화유산을 보전하고 갯벌과 바다, 섬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유산들을 미래세대에 온전히 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립공원지정은 지역주민과 미래세대, 이웃생명을 위한 일일뿐 아니라 인천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뿐 아니라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인천경기만의 우수성을 알려야 한다. 그동안 강화에서는 군사보호지역, 문화재보호구역, 환경보호지역 등이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가치가 충분함에도 국립공원지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곧 남북평화시대가 열릴 것이고 인천 앞바다 즉 섬지역이 그 중심에 설 것은 자명하다.이미 ‘하늘길, 바닷길, 땅길’이 모두 인천으로 통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이미 세계적 자연유산인 강화를 비롯한 인천경기만의 갯벌을 국립공원이라는 실에 꿰는 일에서부터 인천의 가치를 바로 세워 나가야할 것이다.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힘내라, 중년창업

“저도 할 수 있나요?” “물론 가능합니다.” “그러면 뭘 어떻게 하면 되나요?” “좋은 아이디어와 이를 반드시 사업화하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필자가 지난 10월에 인천시 모 대학의 여성강좌에서 인천혁신센터의 창조경제활동에 대해 강연했을 때, 강연 후 참가한 40대 후반 여성과 나눈 대화이다. 이후 공개모집과 면접 과정을 거쳐서 이분은 기어코 창업아카데미에 등록해서 지난 12월 6일에 모든 과정을 수료하였다. 인천혁신센터는 지난 11월 첫 토요일에 “제1기 ICCE 창업아카데미”를 시작하여 30명의 예비 창업가를 육성하였다. 주중에 직장에 다니거나 생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 하루종일 10회 동안 교육을 진행하였다. 참가신청자 중에 성공가능성이 있는 우수한 창업아이디어가 있는지, 반드시 해내겠다는 열정과 역량이 있는지를 면접을 통해 가려서, 여성 8명과 남성 22명을 선발하였다. 어디서든 “제1기”는 뭔가 특별한 면이 있는데, 여기서도 30명 전원이 주말 5회, 10일의 강의 동안 한 명이 딱 한 번 결석하고 전원 개근을 하였으니 출석률이 99.67%인 셈이다. 또한, 이번 강좌에 참여한 연령대를 보면 20대가 3명, 30대가 15명, 40대가 8명, 50대가 3명, 60대도 1명으로서, 40대 이상이 12명으로 40%가 될 만큼 중년의 참여가 눈에 띈다. 원래 이 강좌는 인천지역의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선발과정에서 중장년층의 아이디어와 열의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사이 정부는 벤처 육성과 창업을 위해 많은 지원정책을 쏟아내지만, 주로 청년실업률 개선과 청년창업을 유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그러나 40대 이후 연령층의 세대가 창업하거나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을 둬야 한다고 본다.왜냐하면, 이 세대는 부양가족이 있고, 자녀들도 한창 돈이 들어갈 연령대이기 때문에 이 중 한 명이 성공하면 딸린 식구 여러 명의 생계가 해결되고, 나아가 청소년 문제나 노인 부양 문제 해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는데, 창업을 하고 그 과정에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을 가졌다면 나이가 얼마이든 청년의 마음을 가진 셈이다.금번 창업아카데미는 오전에는 비즈니스모델, 재무, 기획 등 창업에 필요한 각종 지식을 전수하고, 오후에는 수강자 각자의 사업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는 멘토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수료자 전원은 졸업과 동시에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한 사업계획서를 확보하게 되었다.또한, 30명 중 10명의 아이디어는 더욱 발전시켜서 특허 등록을 진행중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로 창업이라는 망망대해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마음속으로 응원해 본다. 힘내라, 중년 창업.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인천논단] 만성 기침과 역류성 식도염

기침은 호흡기 질환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독감, 폐렴은 물론 비염, 축농증 때문에 기침을 하기도 하고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에서도 기침은 기본적인 증상이다. 신종플루나 메르스 같은 급성 전염성 호흡기질환이 유행을 할 때에는 옆 사람이 기침을 하면 상당히 신경이 쓰이지만 일상에서 기침은 흔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경우 감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열이나 통증, 출혈 등의 증상이 없이 며칠 내로 잦아드는 기침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흔한 기침이지만 다른 증상은 별로 없이 기침만 낫지 않고 몇 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증상의 시작은 가벼운 기침처럼 오기도 하고 아무런 증상 없이 기침만 가볍게 시작되는 경우도 있는데, 감기약이나 기타 기침과 관련된 약으로는 잘 잡히지 않고 증상이 계속되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되기도 한다. 임상적인 특징으로는 누우면 심해지는 것으로 잠이 들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환자도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기침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할 것이 위산역류이다. 위산은 소화와 음식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위장에서 분비하는 소화액으로 pH2 이하의 생각보다는 강한 산성을 띤다. 이런 강한 소화액으로부터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벽은 두터운 점액질을 덮고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 위산에게 노출될 수 없는 식도와 후두는 당연히 이런 보호막이 없다. 그런데 위산이 식도로의 경계를 넘어 역류하면 당연히 조직은 손상을 입고 후두까지 영향을 주어 목의 이물감과 함께 기침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인 호흡기에 작용하는 기침약은 그 효과가 전혀 없다시피 하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했으니 이제는 그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위산이 역류를 하는 이유는 위산분비가 지나치게 많아 넘쳐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위장과 식도의 경계가 되는 부위가 음식물이 내려갈 때에는 열리되 평소에는 닫혀있는 문(門)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문이 열려있어 위산이 조금씩 위로 올라오는 증상이며 그래서 누운 자세에서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그래서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위식도괄약근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제산제나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은 증상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적극적인 치료로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괄약근이 느슨해져 있거나 주변 압력의 증가로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을 풀어주면 빠른 증상소실과 함께 그 예후도 안정적이게 된다. 속쓰림이나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함께 치료가 될 수 있어 더 큰 장점이 된다. 폭식이나 식후 바로 눕는 등의 습관이 위식도괄약근을 헐겁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압박을 주는 옷차림도 자주하는 것은 배의 압력을 증가시켜 식도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도 횡격막을 굳게 만들어 괄약근에 제대로 닫히지 못하게 만든다. 임상에서 보면 대부분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명치 부근이 굳어있다. 그래서 이 부분이 편안하게 이완이 되는 것은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편안하게 누워서 복식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횡격막의 움직임을 좋게 하거나 따뜻하게 마사지를 해주면 증상완화에 좋다. 추운 날씨와 푸짐한 음식의 연말연시, 기침 없이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벤처 차이나를 지켜보며

인천혁신센터는 전국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우수벤처 15팀과 함께 지난주 북경의 벤처 중심지구인 중관촌과 상해 푸동에서 각 1차례씩 투자설명회를 했다. 필자는 상해부터 동행했는데, 중국 현지에서 본 우리나라 벤처들의 수준은 놀라울 정도였다.어떤 팀들은 유창한 중국어로 발표하고, 설립한지 이삼년만에 수십억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검증된 팀들도 있었다. 대부분 팀들이 투자협상제안을 받았고, 어떤 팀은 현장에서 10만개 납품협상을 제의받기도 했다. 물론 앞으로 험난한 협상과정이 있겠으나 일단 반응은 대단히 좋았다. 우리나라 팀이 발표하기 전날 중국 벤처들의 발표도 참관했는데, 중국 팀들의 수준은 우리나라에서도 중간이상은 돼 보였다. 인터넷과 SNS의 활용, 핀테크(FinTech) 등 기술수준,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 등이 훌륭했다. 또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팀을 꾸리고, 사업화하는 실행력과 열정은 우리나라보다 낫다 싶을 정도였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부족한 팀도 있었으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창안한 아이디어가 맞는가 할 정도로 참신한 팀도 여럿 있었다. 우리나라도 2000년 전후 전국적으로 벤처 열풍이 불었을 때 비즈니스 모델이 덜 영글은 벤처들이 많았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로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서 저절로 걸러지게 되리라 본다. 15년전인 2001년 북경의 콘퍼런스에서 한국 모바일 콘텐츠의 성공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한참동안 이유없이 행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한국측 발표자료 중 여자 모델의 한쪽 어깨가 노출된 작은 사진이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삭제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다. 청중석에서는 알아차리기도 힘들 정도의 작은 크기였는데도 중국당국의 입장은 완강했다. 이렇게 검열을 통해 국민의 사상과 소통을 통제하던 중국이 이제는 놀라울 정도로 개방적이 된 것이다. 중국은 이른바 ‘신엔진’을 통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첫번째 토끼는 우수한 벤처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해 세계적 기업이 돼 경제 성장의 한 축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 토끼는 벤처 열풍으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에 눈 뜬 수많은 젊은이들을 기존의 ‘구엔진’에 공급해 혁신을 이끌어가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청년 창업을 통한 벤처 육성, 청년 일자리 증대, 지역 강소기업 육성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핵심화두로서 진행되고 있다. 세가지 모두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인 것은 당연하지만, 어려운 것은 각 분야의 인재들이 통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에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인식하고, 취업해도 ‘이 친구는 언젠가 나갈 친구야’라고 주홍글씨를 새기고 본다. 창업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 나름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안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만한 열정이 있다면 회사입장에서는 더 준비된 인재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창업 지원 정책도 필요하지만 창업에 실패한 젊은이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창업과정에서 습득한 역량을 적극 활용하도록 인식 변화가 되면 좋겠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천논단] 헬멧, 자녀의 목숨을 구합니다

등교시간에 송도국제도시를 지나다보면 눈길을 잡는 인상적인 광경과 가끔 마주한 적이 있다. 외국인 엄마가 초등학생 형제 세 명을 거느리고 줄을 지어 자전거를 타고 체드윅국제학교 쪽으로 향하는 풍경이다.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어미닭과 졸졸졸 쫓아가는 병아리들 같아 따뜻하게 눈길을 사로잡지만, 내게 더 인상 깊게 남아있는 모습은 엄마도 세 아이도 모두 늘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적십자사가 위치한 동네에는 초·중학교도 있고, 약수터도 있어 자전거를 탄 학생들이나 어르신들과 매일 아침 흔히 마주친다. 이들 중 어느 한 사람 헬멧을 갖춰 쓰고 자전거를 타는 이가 없다. 복장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자전거출근족이나 동호회원들을 제외하고 학생이나 일반인들 가운데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 위험천만한 광경이 수시로 목격된다. 등교시간에 쫓긴 학생들이 차량이 질주하는 도로 한가운데를 차량이 잠깐 뜸한 틈을 타 무단으로 가로질러 자전거로 달리는가 하면, 약수통을 짐받이에 가득 싣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어르신이 탄 자전거가 큰길로 나서는 차량과 부딪칠 뻔한 광경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전거 사고로 인한 인구대비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200명이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전거 사고는 연평균 10.3%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연평균 0.37%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10만 명 당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5.4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의 7배나 된다. 끔찍하지 않은가. 한해 300명 정도가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이중 90%가 헬멧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통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통전문가들은 헬멧만 제대로 갖춰 쓰면 설령 자전거 사고가 발생해도 뇌손상을 막아 목숨을 잃는 일은 피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왜 우리들은 그 소중한 아이와 어르신들에게 헬멧 씌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언론에서 최근 자전거 사고 위험을 자주 환기시켜 주는데도 남의 일처럼 무심히 흘러버리고 있다. 우리 각자의 안전불감증이 너무 한심하고 걱정스럽다. 안타까운 생각에 인천적십자사가 나서기로 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 안전헬멧쓰기 캠페인’을 연말까지 벌일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방경찰청, 인천도로교통공단의 협조를 얻어 자전거 안전교육과 캠페인을 시작한다. 우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헬멧쓰기 포스터를 부착하고 영상과 음원으로 제작한 캠페인 홍보를 교내방송을 통해 내보내 아이들부터 안전의식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오는 21일에는 인천 관교동 중앙어린이교통공원에서 관련 단체와 학생 1백여 명이 모여 캠페인 런칭 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날 인천적십자에 신청을 한 어린이 50명에게는 1시간 동안 자전거 안전교육과 실습을 실시한 후 헬멧을 무료로 배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노력도 시민들의 자각이 뒤따르지 않으면 허사가 될 것이다. 소중한 자녀를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매일매일 자전거를 태워 내보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 어른들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가. 자녀들과 어르신들께 오늘 당장 헬멧부터 씌우자. 그 헬멧 하나가, 우리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논단] 인천 가뭄대비, 빗물 관리에서부터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단풍 끝물에 내리는 비라 추위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은 반겼다. 오랜 가뭄 해갈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는 아쉬움으로 끝나버렸다. 대통령이 나서 논에 물까지 뿌렸지만 올 가뭄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대강에 수십조원을 퍼부었지만 가뭄에는 무용지물, 강물만 ‘녹조라떼’가 되었다. 실패한 4대강사업을 새삼 다시 들출 생각은 없다. 다만 이번 가뭄에 인천의 가뭄대비상황을 생각해본다. 300만 인천시민 대부분은 한강물을 식수 등 생활용수로 이용한다. 절반은 팔당댐에서, 나머지 절반정도는 잠실 풍납취수장에서 한강물을 끌어다 남동정수장, 부평정수장, 공촌정수장, 수산정수장에서 정수해서 이용한다. 그런데 정수장이나 상수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비상시를 대비해 각 동마다 민방위 비상급수시설이 있다. 이 비상급수시설은 지하수를 이용하는데 상수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활용수로 사용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이 비상 지하수가 오염되어 생활용수로는 사용이 적합하지 않다.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질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지하수의 수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가뭄이 지속되면 하천수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하수의 수위가 낮으면 하천수가 더 많이 지하로 스며들어 하천수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장기적인 가뭄대비책에 지하수관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하천이나 호수, 지하수 등 모든 물은 빗물에서 비롯된다.지하수의 관리는 빗물관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홍수와 가뭄은 비가 너무 많이 내리거나 너무 적게 내려서 발생한다. 빗물전도사로 알려진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는 ‘제방 중심 선형의 빗물 관리에서 벗어나 면 개념으로 빗물을 관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유역 전역에서 집중호우 시에는 빗물을 모아 한꺼번에 하류로 흘러가버리는 강우량을 줄이고 모아둔 빗물을 지하로 서서히 흘려 지하수위를 높여 가뭄에도 대비하자는 것이다. 인천에는 31개의 지방하천이 있다. 강화를 제외한 내륙에만 17개의 하천이 있고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하천살리기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사업은 이미 완료되었지만 지금도 하천관리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하천유지 용수확보이다. 하천의 길이가 짧고 유역면적이 좁아 하천수량이 원래 적은 것도 이유겠지만 지하수가 낮아 하천 지표수가 지하로 침투해버리는 문제도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굴포천과 승기천 등 상류가 복개된 하천은 유지용수를 멀리서 한강 원수이나 하수종말처리장 처리수를 끌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하천복원을 이야기하면 유지용수 어떻게 할 것이냐고 되묻기 일쑤다. 인천시는 일찍이 2009년에 빗물관리조례를 제정했다. 인천시 빗물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고 재해예방 및 환경보전에 기여함이 그 목적이다.또한 이 조례에는 시장은 ‘빗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빗물이용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할 수 있고 빗물이용시설에 대해 수도요금을 감면해줄 수 있고, 빗물관리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빗물이용의 법적 근거는 충분하다. 이제라도 빗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기후변화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연축성 발성장애를 아십니까

목소리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성대결절은 가장 유명한 성대질환이며 이밖에도 성대폴립, 성대구증, 육아종, 유두종, 백반증 등 종류가 많이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성대질환은 성대 접합부에 문제가 생겨 양쪽 성대가 서로 깔끔하게 붙지 못하게 되면서 소리가 깨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접합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해서든 성대 표면의 모양이 바뀌어서든 중요한 점은 성대가 잘 맞닿지 못하는 것이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이와 달리 성대의 접합에 문제가 있지 않다. 다만 소리를 만들기 위해 성대를 진동시키는 과정에서 불규칙한 ‘연축’이 발생하면서 목소리가 떨리고 불안정하게 나오게 된다. 증상이 약한 경우에는 특정한 상황이나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정상적인 발성이 되기도 하고 떨리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심한 중증의 환자는 어떤 상황, 어떤 컨디션에서도 목소리가 떨리고 큰소리를 내는 것도 힘이 들게 된다. 목소리가 떨리거나 깨져서 나오게 되어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이 생기고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 목소리가 잘 나오더라도 긴장을 하게되면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면접이나 발표 등에 있어서 난감한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신체적으로도 발성할 때 목과 그 주변부에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게 되어 만성적인 어깨결림이나 목덜미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목소리에 이상이 생겨서 겪는 불편이나 그와 관련된 신체적인 통증 등은 성대결절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갈라지는 소리가 아닌 떨리는 음성을 보이는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는 또 다른 불편함과 괴로움을 받게 된다. 그것은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오해의 시선이다. 쉰 목소리를 들으면 사람들은 감기나 목이 잠겨서라고 이해를 한다. 때로는 성대결절이라고 설명하면 누구나 수긍하고 불편함에 대해 공감도 할 것이다. 그런데 연축성 발성장애는 질환에 대한 정보공유가 되지 못한 까닭에 떨리는 목소리가 질환으로 인한 것인 줄 모르고 말하는 이의 과도한 긴장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게 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그러한 오해를 하는 것도 환자에게는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이지만 가까운 사람들, 심지어 가족마저도 이해하지 못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인정하지도 않으며 그저 환자의 소심함을 탓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때로는 환자 스스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자책하면서 자존감마저 손상되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또 다른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보이게 되기도 한다. 질병에 대한 지식이 제대로 공유되어 환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는 사회에서는 질병은 단순히 그 자체의 문제로 국한되며 치료에 전념을 다 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질병에 대한 무지나 단편적 지식으로 인한 오해들이 퍼져나가면 환자들은 질병과의 싸움보다 더 힘든 오해와 차별이라는 더 무서운 적을 상대해야만 한다. 이 짧은 글이 연축성 발성장애라는 질병에 대한 인식과 이해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하여 좋은 결과를 보길 희망한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인천형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야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인천의 ‘미로’라는 벤처기업이 지난번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창조경제대상에서 당당히 전국 2등을 했다. 당시 1등을 한 벤처는 아이디어를 아직 상품화하지 못한 데 반해, 창업 2년밖에 안된 미로의 제품은 벌써 우리나라는 물론 현재 미국, 일본, 중국에 진출해 매출이 32억 원에 달한다. 또한, 이 회사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줄이어 방문하고 있으니 필자는 사실상 전국 1등이라고 본다. 인천지역에는 지금도 많은 벤처회사들이 인천혁신센터를 비롯한 대학, 보육센터 등 여러 창업보육기관에서 육성되고 있으며, 인천 지역의 창업 열기가 타지역보다 높으니 제2, 제3의 미로와 같은 벤처기업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인천 지역의 창업 열기와 달리 이를 뒷받침하는 종합적인 벤처 지원생태계는 서울, 경기 등에 비해 열악하다.이제는 인천의 벤처나 중소기업들이 인천에서 성장하는 둥지를 틀고, 나래를 펴기 위한 인천형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인천의 젊은이들이 창업 이후 다음 단계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은 인천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괜찮은 기업들은 벤처캐피탈이나 엔젤들이 몰려 있는 서울의 테헤란로나 경기도 판교로 간다고 한다. 다행히 미로는 인천지역 내에서 성장자금이 해결됐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한 다른 기업들은 한번 인천을 떠나면 성장해서 다시 인천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테헤란로에서 활동하는 인천 지역의 투자가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인천 지역에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도무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역시 테헤란로나 판교를 기웃거린다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를 다시 연결하는 장을 만들고 활성화해야 한다. 먼저 인천의 벤처를 육성하고, 발굴해 좋은 밭을 만들고, 이들 기업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지역의 창업경진대회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인천혁신센터는 인천의 대학과 연구기관들과 함께 공동으로 창업경진대회와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을 올해 연말부터 시작해, 매년 2회씩 주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하순에는 인천 지역의 우수한 벤처기업들에게 중국의 투자가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북경, 상해 현지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이밖에도 창업경진대회 등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상품화될 수 있게 연구개발자금을 6개월의 사업화기간동안 5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6개월 챌린지’ 제도를 정부와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인천혁신센터에서는 12개의 벤처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인천 지역은 지원자는 물론 순도 높은 아이디어도 많아서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마침내 인천형 벤처 지원 생태계의 첫 단추를 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는 29일이면 벌써 인천혁신센터가 출범 100일을 맞이하는데, 앞으로 인천혁신센터가 부여받은 과제를 달성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지역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천논단] 설악산에서의 12시간

설악산은 국립공원이며 천연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이고 백두대간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곳이다. 지난 10월 9일, 변호사들과 그런 설악산을 찾았다. 대청봉에서 ‘설악산을 지키는 변호사들’을 발족하고 환경부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승인취소 국민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해서다. 06시, 설악산 오색탐방안내소 앞. 날이 환하게 밝기 전인데 대청봉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이다. 등산화 끈을 다시 매고 장비를 점검하고 설악산안내도 앞에서 기념촬영도 하고 분주하다. 오색은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코스다. 08시, 설악폭포 부근. 안내소를 출발한 지 한 시간 반, 산마루는 보일 기미조차 없다. 땅만 쳐다보고 돌멩이를 밟고 기어서 오른다. 울긋불긋 단풍잎, 노랗게 물든 신갈 잎 사이로 따뜻한 햇살을 비추고 가끔 몰아치는 강풍에 아름드리 전나무와 사스레나무가 쓰러질 듯 흔들리지만 더 이상 감탄할 기운이 없다. 변호사들 중에서 케이블카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도 있다. 잠시 쉬는데 할머니들이 줄지어 올라온다. 지덕행이니 무량화니 이름표를 보니 대청봉 넘어 봉정암까지 가는 보살님들이다. 어떤 보살님은 미역을 또 어떤 보살님은 쌀을, 모두 등에는 한 짐씩 지고 오른다. 11시, 드디어 대청봉. 바람이 분다. 대청봉에 올라서기 전 두겹세겹 옷을 껴입고 바람막이까지 입었는데도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대청봉 표지석과 인증샷을 찍기 위해 수십m 줄지어 선 등산객들은 요지부동이다. 4시간 천신만고 끝에 올라왔는데 칼바람 1시간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간신히 설악산지키기 국민소송인모집 펼침막을 펴고 설악산 산양 옷을 입은 변호사들이 외친다. ‘설악산케이블카 반대한다! 설악산국립공원 지켜내자!’ 12시, 양지바른 곳을 찾다. 저만치 중청대피소가 내려다보이고 울긋불긋 단풍과 눈잣나무숲 사이로 하얀 속살을 드러낸 등산로가 보인다. 하지만 오색으로 하산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청봉 근처 양지바른 곳을 찾는다. 등산로 경계 줄을 넘어 바람이 뜸하고 햇볕 잘 드는 곳에 앉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자리 잡고 식사중이다.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곳은 들어가면 안된다고. 옆을 보니 멸종위기식물보호와 훼손지복원 국립공원특별보호구 안내판이 서있다. 16시, 후들후들 다리가 풀려 간신히 내려오다.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푼다. 변호사들에게 대청봉에 올라갔다오는 게 이렇게 힘든데 지금도 설악산케이블카를 반대하냐고 묻는다. 변호사들은 답한다, 힘들었기 때문에 정상의 경치가 더욱 좋았고 설악산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다고, 설악산은 사람들의 유원지가 아니라 우리나라 야생동식물을 위한 단 1% 공간으로 꼭 보전해야 한다고, 한민족 정신의 상징인 백두대간 등허리 설악산에 케이블카 쇠말뚝은 안된다고. 변호사들이 또 웃으며 말한다,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다시 대청봉에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고. 18시, 서울로 출발하다. 양양군은 자연환경보호, 지역경제활성화, 사회적약자들을 위해 오색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청봉에 오르고 쉽게 대청봉에 올랐던 사람들은 더 빠르게 떠나버린다. 또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설악산케이블카가 아니라 편안하고 이용가능한 대중교통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논단] 엄마들도 안전교육을 받자

최근 심심찮게 심폐소생술을 통해 목숨을 건지는 사례들을 접하게 된다. 추석을 전후해 부산과 경북 영양에서는 30대 남성과 80대 노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과 경찰관의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늘 안타까움이 앞선다.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심폐소생술을 익혀 두었다면 이런 위기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안타까움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심폐소생술을 골든타임 안에 받지 못해 목숨을 잃거나 뇌손상으로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불과 몇 분 만에 쉽게 배울 수 있는데도 ‘내게 별일 있겠어’라며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런 점에서 학교에서 배운 안전교육 매뉴얼대로 침착하게 대응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전북 순창의 한 초등학생의 얘기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지난 8월말 새벽 6시,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보고 놀란 어머니의 다급한 비명소리에 잠에서 깬 순창초등학교 4학년 조강희양은 학교에서 배운대로 우선 119신고부터 했다. 이어 안전교육 시간에 익혀둔 심폐소생술을 떠올린 조 양은 순창119안전센터 구급대원과 통화를 하며 아버지에게 흉부압박을 실시해 위기를 넘기게 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의 응급조치로 조양의 아버지는 바로 심장박동이 회복됐다. 11살 어린 초등학생이 배워둔 안전교육과 심폐소생술이 시간을 다투는 위기상황에서 아버지의 목숨을 건지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심폐소생술이 중요한 것은 심장이나 폐가 정지한 후 4분~6분을 방치하면 뇌의 무산소증이 시작돼 생명을 잃게 되거나 응급조치로 목숨을 건지더라도 뇌손상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의들은 설명하고 있다. 조강희 양처럼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면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생사를 오가는 골든타임에 환자의 심장이나 폐를 다시 박동시켜 위기를 모면하게 할 수 있다. 이렇듯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안전교육이다. 안전교육을 확산시키기 위해 인천시내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인천적십자사도 2014년 2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4조에서 규정한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인천광역시로부터 ‘구조 및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을 위탁받았다.교육대상에 따라 학교와 집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 유형과 예방법을 교육하는 ‘학생 맞춤형 안전교육’, ‘수학여행 현장체험 안전요원교육’, ‘기동순찰, 교통사고 출동경찰 등 경찰관교육’, ‘산업현장 안전관리자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지난 8월말까지 3만2천명이 이수했다. 올해 초부터 인천소방안전본부는 심폐소생술 프로토콜 표준화와 병원도착 전 단계 심정지 환자 소생율을 높이기 위한 시민사랑 프로젝트로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을 진행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아두면 위기에 직면한 급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가족은 물론 이웃들의 소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시민 누구나 인천적십자사나 인천소방안전본부에 교육신청을 하면 언제든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올 가을에는 엄마들도 안전교육을 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 회장

[인천논단] 호흡기 지키기, 면역 키우기

인간이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에너지는 전적으로 외부에서 공급을 받게 되는데 물, 공기, 음식이 에너지원이 된다. 이 중에서 공급중단이 가장 치명적인 것이 공기이다. 그래서 호흡은 평생 동안 쉼없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중요한 호흡은 조그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생활에 주는 불편 크다.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폐질환이 아니더라도 각종 호흡기계 질환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상적인 생활에 상당한 장애가 된다. 비염, 축농증에서부터 천식 등의 만성폐질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증가하면서 치명적인 질환 뿐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환경적, 사회적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 외부의 환경변화도 발병에 주요하게 작용하지만 신체의 면역을 떨어트리는 여러 요인들이 더 주요한 요인일 것이다. 황사나 매연 보다 수면이 부족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며 식생활의 변화들이 유발하는 호흡기 면역의 약화가 더 큰 문제이다. 한의학에서도 이러한 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 하여 바른 기운이 제자리에 있으면 나쁜 것은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의 문구가 한의학 이론의 기본이 되는 개념이다. 호흡기의 기능이 원활하여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고 이물질을 걸러주며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해 적절하게 방어할 수 있다면 공기가 탁하고 황사가 날리며 독감이 유행을 하더라도 호흡기 질환이 쉽게 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다. 호흡기 면역을 지키기 위해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찬 기운을 멀리 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形寒飮冷則傷肺(형한음냉즉상폐)라 하여 찬바람을 맞거나 찬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이 폐를 상하게 한다고 나와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의 치료에서 찬 것을 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실제로 병이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증상이 경미한 사람의 경우 찬 음식을 피하고 아랫배와 발을 따뜻하게 하며 차가운 날씨에는 방한을 잘 해주는 것으로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호흡기에 중요한 것은 수분이다. 다른 내부 장기도 그러하지만 호흡기는 항상 공기의 이동이 일어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쉽게 건조해 질 수 있으며 수분이 부족하면 면역이 매우 약해진다. 건조성 비염, 위축성 비염, 천식, 성대결절 등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발생하는 반드시 점막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이 되어야 완치가 가능하다. 점막의 수분을 충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의 수분의 양이 부족하지 않아야하며 물을 여러 조직에 공급하는 기능이 원활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여 전체 물의 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몸이 마신 물을 제대로 흡수하고 저장하며 필요한 부위에 공급할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물을 몸 곳곳에 공급하는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땀내기가 좋다. 하루 7시간 내외의 숙면과 온탕욕을 통해 물을 공급하는 기능을 유지, 향상 시킬 수 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를 해야 하는 호흡기는 건강의 최전방에서 인체를 지키는 일차방어선이다. 또한 호흡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여서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다. 호흡기를 위협하는 요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면역과 수분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생활을 관리한다면 더욱 건강한 호흡기를 만들 수 있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인천논단] 왜 지금 창조경제인가

서울의 한 헤드헌팅사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의 절반 가량이 대기업의 시스템에 대한 기대, 17% 정도가 중소기업에는 비전이 없다, 심지어 13%는 주변의 시선 때문이라고도 한다. 중소기업은 비전이 없을 것이고, 대기업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남부끄럽다는 의식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경쟁이 심하고 사회의 변화 요인이 빠르니 오랫동안 안전함을 보장해 주는 곳을 무조건 지향하게 된다. 그래서 대학은 전공 불문하고 무조건 일류대에 입학하고 보자, 대기업에 취직해야 직장다운 곳에 들어갔다고 안심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경쟁에서 이겨서 살아남기 위해 당연한 선택이지만, 사회 전체 틀로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자,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잘 나가는 대기업 주도 업종들은 대부분 3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왔고, 아직도 우리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대부분 성장이 둔화되고, 세계 경제의 부침에 심하게 좌우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회의 에너지와 자원이 한군데로만 몰리게 되어 상대적인 기회손실이 크지 않나 한다. 대기업중심으로, 대도시 중심으로 에너지와 자원이 몰리다 보니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항상 돈과 인재에 목말라 하고, 지역발전도 균형을 잃게 된다. 이들에게도 챔피언이 될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들이 십 년 이십 년 후에 우리나라의 차세대 주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험과 벤처 정신의 부활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불과 삼십 년 만에 이룬 것이다. 전쟁 후 잿더미 위에서 맨주먹이지만 해보자 하는 마음만으로 이룬 것들이 아닌가. 지금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오늘날로 치자면 그때 다 벤처였지 않은가? 미래 우리 경제의 주역이 되어 이끌어갈 차세대 기업들에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용감하게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벤처와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방에서도 차세대 챔피언기업을 탄생시켜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칭 똑똑한 사람만이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 대열에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과거 잿더미 위에서 한국을 이룬 마음을 되살려서, 오늘날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새로운 성장기회를 갖자는 것이다. 작년 10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각 시도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됐다. 7월22일에 마지막으로 인천광역시에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되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인천의 송도 신도시와 제물포에 각각 두 곳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각각 중기육성, 창업스쿨, 멘토링 등 청년 창업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가까운 시기에 인천 지역에서 새로운 성공 스토리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센터장

[인천논단] 이주여성들에게 희망을

아침 신문을 읽다 외국인주민의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에 눈길이 멈췄다. 올 1월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의 3.4%에 달하는 174만 명이 외국인 주민이다. 이 숫자는 2006년 54만 명과 비교하면 10년도 안된 기간에 3배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다문화, 다인종화가 얼마나 가속화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겪는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손길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올해 초 인천적십자에 울먹이며 서툰 한국말로 도움을 요청하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살짜리 어린 딸에게 먹일 분유값 조차 없는 막막한 실정이라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도움을 청해 온 것이다. 심사를 거쳐 긴급생계지원금을 지원하고 한 달간 모금 운동을 펴 모아진 성금을 전달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격려했지만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신문을 읽다 불현듯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는 2010년 28살 꽃다운 나이에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 희망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남편은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을 강요하며 그녀가 부업으로 번 수 십 만원 남짓한 수입을 고스란히 빼앗아갔다. 생활비조차 주지 않고 얼굴조차 볼 수 없는 남편이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믿고 의지할 사람은 남편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3년 6월 그녀가 임신 5개월째라는 사실을 알고 남편은 홀연히 사라져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한 쉼터에서 홀로 딸을 낳았다. 출산 후에는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8만원인 춥고 좁은 반지하 방으로 옮겨가 살고 있다. 말이 서툴러 직장 구하기도 힘들었고, 구한 직장에서도 이용당하기 일쑤였다. 부업을 하며 살기위해 애썼지만 어린 아이를 돌보느라 수입이 변변치 못해 극한 상황까지 몰린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어려움을 의논할 사람조차 주변에 없었다는 점이다. 믿고 의지할 사람도,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와 주는 사람도 없었다. 처음부터 못된 마음을 먹은 남편에 의해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상황에서 한국말조차 서툴러 극한 상황에 몰린 후에야 국제 구호단체인 적십자에 연락을 하면 도움을 받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이들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인천적십자는 지난 4월부터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결혼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주여성들에게 낯선 타국에서 겪는 문화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전통요리교실, 명절 차례상 차리기, 김장 담그기 등 우리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고 이해하게 함으로써 가정 내 갈등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이들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특히 인천 경기의 경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천 경기의 11개 시군구가 외국인 주민비율이 5%를 넘어섰다.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계속 남는다면 거기에서 비롯되는 사회 갈등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 심각한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 갈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때다. 인도적 관점에서도 그들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으로 보듬어 안아야 한다. 추석을 맞아 인천적십자에 도움을 요청했던 베트남 이주여성을 찾아가 격려의 말이라도 전해야겠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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