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공원조성은 국가가 나서라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 하는 공원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근대시기에서 현대시기로 넘어 오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그 이전에도 공원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장소는 왕족이나 귀족들을 위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공원(Public Park)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중적인 공원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산업화 시기였는데 이 시기에는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장돼 갔고, 이 과정에서 도심은 온갖 공해와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환경이 악화됐다. 이 때문에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도심환경을 개선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위해 도심 한가운데 생태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로 계획이 세워졌다. 이시기 도입된 대표적인 공원들이 런던의 하이드파크, 뉴욕의 센트럴파크 등이다. 이들 공원이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당시의 도시환경의 개선을 통한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의 필요성에 따라 정밀하게 계획된 도시계획에 의해 조성됐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중앙중심의 행정이 지방중심의 행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즉 행정이 바뀌면서 인사 및 예산 등도 모두 지방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각 지방자치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단체장과 의회권력에 의해 각 지방 스스로 예산과 인사 등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하게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은 재정적인 문제였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됐지만 예산과 직결된 조세부분이 여전히 중앙중심인 제도가 문제가 된 것이다. 즉 세금의 80% 정도를 중앙정부가 가져가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를 운영 해나가야 하다 보니 반쪽짜리 지방자치제도가 됐다. 이러다 보니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다양한 서비스, 즉 복지나 문화,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 등에서 많은 장애가 왔다. 과거 같았으면 중앙에서 예산을 만들어 지방으로 내려 보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나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독립된 예산제도 때문에 불가능하게 됐다. 때문에 단체장들이나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의 주 활동 중 하나가 중앙을 상대로 예산확보를 위한 로비가 주 업무라는 소리까지 들리게 된 것이다. 이제 공원 조성은 지자체에다 맡기지 말고 국가가 나서야한다. 일정 면적 이상이거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원은 국가가 직접 조성하고 관리에 나서야 한다.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의 80%를 징수해가는 중앙정부가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공원 조성을 지자체에 미루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이미 1조2천억원이 소요되는 용산미군기지는 특별법까지 만들어 국가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지 않은가? 이러니 서울특별시민과 그 외 다수의 보통시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국가도시공원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가도시공원의 항목을 법제화해야 한다. 도로의 경우에 국도는 국가에서 조성하듯이 공원도 국도에 해당하는 대규모 공원은 국가에서 조성해야 한다. 도심 내에 인간 삶을 위한 생태적 환경을 조성해 삶의 질 개선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야 말로 국가의 존재 목적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곽경전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 부위원장

[인천시론] ‘책의 수도 인천’에 기대하는 변화

인천시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지정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되었고 그에 따라 지난달 책의 수도 선포식을 가졌다. 책의 수도는 저작권, 출판, 창작 등 독서에 관련된 행사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업내용 중에는 아시아지역 도서 나누기, 북한 어린이에게 책 보내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천의 책의 수도 선정에는 시민의 독서 장려 운동과 독서문화 활성화를 통한 문화도시 창조를 내세운 책 읽는 도시 인천 만들기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작은 도서관 만들기, 북콘서트, 배다리 고서점 살리기 운동, 도서기증과 책 추천 릴레이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책 읽는 도시 인천 앱(application)도 만들어져 전자책 대출과 오디오북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많은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단지 책을 읽어서 많은 지식을 확보하는 일, 아니면 출판 산업과 독서관련 행사를 통해 선진문화도시를 만드는 일, 그리고 그러한 사업들이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 그러한 가시적 성과만 중요한 것일까. 분명 그것만이 책의 수도 선정의 깊은 뜻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자기를 돌아보고,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이나 대상과 조우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이 독서를 통해서 함양될 것이다. 작은 관심에서 출발하는 창의적인 사고도 독서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기에 책 읽는 도시 인천은 독서로 가능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망라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한 많은 기대 중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인 성찰이 개개인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인문학적인 성찰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채워가며 타인에 대한 배려를 담은 관심과 존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개인의 삶이 지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것이어서 삶의 과정 자체가 가치롭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 또 나의 삶이 소중하듯 다른 사람의 삶의 가치도 진심으로 인정하며 그러한 가치인정에서 나오는 공동체의식을 갖게 되는 일, 내 안의 평화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이루어 가는 일, 그것이 바로 선진 시민의식일 것이고 나와 다른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문화를 융성하게 하는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이 될 것이다. 2015년 책의 수도인 인천은 2015년이 지나면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책 읽는 도시 인천에 사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풍요로워져 있을까. 왜곡된 가치에 매몰되지 않고 살아가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그러한 풍요 속 물질만능의 폐해로부터 자유로운 시민,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적극적인 받아들임으로 긍정사회를 만들어 가는 시민, 책을 통한 지식이 지성으로 승화되어 모두의 삶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시민, 그리고 상대적 빈곤이 삶을 피폐케 하지 않도록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인천, 다양한 관심과 그 관심의 발전이 가능한 인천, 시민과의 약속이 이행되고 신뢰를 쌓아가는 인천, 단지 정책이나 제도로써만이 아니라 인간존중과 인간애에 기초하여 이웃을 돌보고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인천. 이것이 책 읽는 공무원, 책 읽는 시민이 살아가는 인천의 모습이 되길 기대한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으로 한해가 저물고 있다. 한겨울 추위를 조금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일을 만나고 싶다. 책 읽는 시민이 만들어 가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어두운 경제전망의 회색도시에 희망을 덧칠해 발전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즐거운 도전이 책 읽는 도시 인천에서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자영 인천 부평구 다문화 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중국 해운 자유화

지난 9월 한국과 중국 양국은 한중해운회담을 통해 한중 카페리 항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한중 카페리항로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중국 양측은 1990년 9월 인천과 중국 산동성 위해(威海) 노선을 개설한 이래 카페리선의 노후화가 지속되고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한중 카페리 업계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지자 경영효율화를 통한 경영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한국(인천)~중국 카페리 항로는 1990년 이후 천진, 청도, 대련 노선이 개설되고 2000년대에는 연대, 석도, 영구, 진황도, 연운항 등 현재 10개 카페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정기컨테이너 항로는 2003년 3월 인천~상해 항로를 시작으로 청도, 위해 항로 등이 개설되었으나 카페리노선과보다 항차(航次)가 적고 항로수가 적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2005년 제13차 한중해운회담에서는 항로 개방과 관련하여 구두합의 하였는데, 정기컨테이너 항로는 카페리항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로는 2009년까지 완전개방하기로 하였다. 또한 카페리항로는 컨테이너항로 개방 3년이 경과하면, 즉 2012년에는 완전 개방키로 하였으나 한중해운회담을 통해 보류연기하여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인천항의 경우 지난 10년간 항로의 추가 개설이 전면 봉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중국 항만간 정기컨테이너 항로 개설 이후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도권지역 기업체의 대중국 수출입 물동량의 많은 부분이 육로운송을 통해 부산항을 이용하는 물류왜곡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지역 기업체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저렴한 물류비 확보가 절실하며 이를 위한 컨테이너 항로의 증가는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항만간 수송(port~to~port)에서 당일 문전 수송(daily door~to~door)체계로 확대하는 서비스의 혁신이 필요하다. 한중해운회담은 매년 열리는데 1993년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1회 열렸다. 올해 회의에서는 다양한 현안이 논의되었는데, 컨테이너 항로 운영과 관련하여서는 운송능력이 과잉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지난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규 항로개설 및 선복량 증가투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이런 회의 결과는 한중 해운자유화와 인천항인천경제 발전을 위해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지난 20년간(1992~2011년) 해상물동량은 200만t에서 1억1천400만t으로 57배 증가하였고 여객수송실적은 6만5천명에서 248만 6천명으로 38배 증가했다. 인천은 해운 자유화에 앞서 백령도와 중국 영성(榮成)을 잇는 해운 항로 개설을 추진했으나 중국 정부의 망설임과 우리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묻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인천~중국 간의 해운교역을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인천~중국 정기컨테이너 항로를 조기에 확대개설해야 한다. 2014년이 되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이 부분개장하고 2016년에는 완전개장하게 된다. 2015년에는 인천신항 개항을 앞두고 있다. 지금이 바로 카페리노선과 정기컨테이너 노선의 완전개방에 대한 논의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적기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소장

[인천시론]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희망의 무지개는 뜬다

인천의 구순구개열 무료수술봉사팀인 스마일 투게더(Smile Together) 프로젝트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개인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11월2일 필리핀 중남부 비사야제도에 있는 보홀 섬으로 봉사를 떠날 참이었다. 하지만 10월15일 필리핀 보홀에서 강도 7.2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 주청사 공무원에게 연락을 해보니 병원이 무너졌을 가능성도 있으니 우선 구호품을 모아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주변의 교회와 사랑마을이주민센터 후원자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 14개 공동체의 힘으로 라면, 헌 옷가지, 통조림 음식, 학용품, 세면도구 등 구호품이 속속 쌓였다. 하지만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기로 했던 아이들 11명과 가족들이 걱정돼 마음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며칠 밤을 뒤척거리다가 현지에 수술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전달하고는 봉사팀의 홍정수(아트라인성형외과) 원장, 간호사 등과 함께 예정했던 2일 구호품을 들고 필리핀으로 향했다. 세부의 막탄 국제공항에서 아침 첫배를 타고 보홀을 향하던 중에도 곳곳에서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들과 갈라진 도로를 볼 수 있었다. 아침을 먹을 새도 없었다. 수술하기로 했던 병원에서는 도저히 수술이 불가능해 차로 3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탈리본으로 이동했다. 탈리본으로 가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쓰러진 건물더미와 텐트를 치고 지내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치고 탈진한 모습이 가슴 아팠다. 자포자기한 듯한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복구의 의지를 볼 수 없었다. 탈리본에 도착하니 8명의 환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1명의 아이들 가운데 3명은 끝내 지진 때문에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마음 속으로 슬픔을 삼키며 수술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한 지 불과 30여분 지났을 때 처음으로 땅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수술도구들은 마치 누군가가 밀친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고 전기가 나갔다. 여진이었다. 말로만 들었지 처음으로 겪는 일에 모두들 당황했다. 잠시 후 전기가 들어오고 다시 수술을 차분하게 진행했지만 수술을 마치기까지 여진은 네 차례나 반복됐다. 첫째날은 1명만 수술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의료팀은 숙소로 향했다. 모두들 씻고 잠을 자려고 하는 순간 또 침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밤 사이 여진은 세 번이나 이어졌다. 다행히 일행들은 잠을 조금 설쳤을 뿐 쌩쌩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3명씩 수술을 진행해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돌아오는 날 어린이 환자들과 현지 병원 관계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고 공항로 향하는데 갑자기 바다 저쪽 하늘에 먹구름이 일더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는 길 만큼은 평안하기를 바랐는데 기대를 저버렸다. 1시간을 그렇게 장대비 속을 달리니 어느새 비가 그치고 차창 밖으로 맑고 영롱한 무지개가 보였다. 봉사단원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환호했다. 무지개보다 더 아름다운 무지개를 얼굴에 그리며 휴대전화 사진기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기사분은 차를 안전한 곳에 멈춰주었다. 잠시 한 숨을 돌린 우리는 약속의 무지개를 각자의 가슴에 품었다. 지진을 이유로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어린 환자들을 생각하며 달려 온 우리를 향한 조물주의 선물이자 다시는 이런 재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 말이다. 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현지 주청사 공무원들이 타르시어(주먹원숭이) 인형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었다. 올림픽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만큼은 아닐지라도 보람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참담함, 두려움, 눈물, 환호성과 보람을 뒤로하고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짧지만 길었던 여정만큼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편하고 가벼웠다. 김철수 목사인천사랑마을이주민센터 대표

[인천시론] 아시아경기대회와 인천

1954년 제2회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최충식은 육상 1만m에서 우리나라 아시아경기대회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쟁의 상흔으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던 국민들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안겨줬다. 1958년 제3회 동경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이홍복은 사이클 도로경기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당시 그의 금빛페달은 식민의 뼈저린 아픔과 한이 응어리져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민족의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출신 백옥자는 육상 투포환 종목에서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그는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아시아의 마녀로 이름을 날렸다. 마닐라대회 첫 출전 후 60년 그렇다. 이러한 몇 가지 사실은 인천체육인들이 우리나라 아시아경기대회 역사의 신기원을 열어왔으며, 우리나라 체육발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명백히 증거하고 있다. 더욱이 이는 인천사람이면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인천의 역사이며, 긍지를 가져도 될 만한 자랑거리임에 틀림없다. 인천시가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는 2014아시아경기대회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내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출전했던 1954년 제2회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경기대회이후 60년 만에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인천출신 최충식이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딴 지도 60주년이 된다. 이제는 후배체육인들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설 차례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2014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의 선배체육인들이 써내려 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고 빛내야 한다. 그 시작점은 후배체육인 모두가 전쟁과 가난, 상상할 수 없는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투혼과 열정을 불태웠던 선배체육인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가슴 깊이 되새기는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연고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끝난 제94회 전국체전에서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활약을 펼쳐줄 기대주들이 대거 배출됐다. 고교 1년생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뽐내며 양궁 5관왕을 차지했던 신궁 이우석,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육상 800m, 1천500m, 3천m 3관왕을 차지했던 임춘애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연아, 육상 100m와 200m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우리나라 단거리 제왕의 명성을 재확인한 여호수아, 1년여의 공백을 깨고 4관왕에 오르며 전국체전 MVP에 선정된 한국수영의 간판 박태환, 유도 헤비급과 무제한급을 동시에 석권하는 괴력을 떨친 주영서 등이 대표적인 재목으로 꼽힌다. 이제 후배 체육인들이 주인공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이들 기대주들이 2014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인천과 인천체육의 명예를 빛내고 대한민국 체육사를 다시 쓸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힘을 보태줘야 한다. 인천시, 시체육회, 시교육청 등 유관기관은 긴밀히 협력해서 인천의 기대주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지역기업들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의 교훈을 되살려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후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언론도 이들 기대주들이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자기정진에 힘쓸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지면과 시간을 적극 할애해 줘야 한다. 이규생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수백억원 날리고도 반성없는 교육청

보통교부금 289억원 날리고도 반성 없는 인천교육의 현실이란 제목으로 지난 11일 날아든 투서 내용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투서자는 측근 인사비리 및 뇌물수수 혐의로 현재 수개월째 재판을 받는 나근형 교육감과 인천시교육청이 그동안 얼마나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교육행정으로 인천교육을 파탄 냈는지를 폭로하고 있었다. 서두에 인사비리의 가장 큰 장본인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후배와 직원들의 허물을 덮지 못하며 12년간 인천교육을 황폐화시킨 노인의 욕심에 망가져 가는 인천교육을 바라보며 침통함을 금할 길 없어 내부에서 쉬쉬하고 묻어 있는 중대하고 명백한 사안을 꼭 밝혀주시어 인천교육이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고 투서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8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돼 교육환경개선비(학교나 기관 등 건물 노후도에 따라 적용되는 건물유지비)가 보통교부금으로 산정됐지만, 지난 2004년 북부지원교육청에서 분리된 서부교육지원청 130여 개 초중학교가 교육부(당시 교과부)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빠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매년 80억~90억 원씩 약 289억 원의 정부 보통교부금을 시교육청이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가 여러 차례 공문을 시행해 대비하도록 했지만, 시교육청은 이를 신경 쓰지 않아 막대한 재정손실을 가져왔고, 이는 소급해 정산도 받을 수 없어 약 289억 원이 타 시도 교육청으로 지급됐다. 또 법이 개정된 지 3년 동안 내버려뒀다가 지난 2011년 뒤늦게 한 직원이 문제를 발견했지만, 나 교육감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도 자체감사 후 막대한 교육개정 손실을 가져온 업무담당 관련자들을 중징계는커녕 단지 경고 조치만 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처분을 했다. 더욱이 나 교육감은 이후 관련자들을 오히려 더 좋은 보직으로 영전시키거나 요직으로 승진시켰다. 투서자는 중대하고 명백한 과실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약 289억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증발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내부의 문제로 숨기는데 급급한 것이 인천교육의 현실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구상권 청구와 함께 중징계하고 문제의 본질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필자는 투서 내용의 진위를 파악고자 2011년 보통교부금 감사결과를 교육청서 받아 비교해 봤더니, 투서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판명났다. 교육청의 직무유기적 행정으로 수백억 원 보통교부금 손실을 가져온 2008년에서 2010년 당시 상황은 시의 법정전입금이 제때 전입되지 않아 인천교육이 거의 파탄위기에 있었다. 특히 2009년 9월경에는 인천시의 법정전입금이 4천억 원 이상 미전입돼 학교환경개선비, 교육복지비는 물론 인건비조차 줄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당시 예산팀장은 교육위에 와서 인천교육이 파탄 날 위기라며 교육위가 나서서 도와줄 것을 간청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정작 자신들은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정으로 수백억 원을 날리고도 의회에 보고조차 안 하고 감춰 왔던 것이다. 6대 의회에 들어와서도 시의 재정은 풀리지 않아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맬 때,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시의 법정전입금 미전입을 또다시 구실삼아 554억 지방채를 발행하려 했다. 나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정행위 및 교육비리가 양파 껍질처럼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나 교육감은 인사비리는 물론,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289억 원을 허공으로 날린 잘못에 대해 인천시민 앞에 사죄하고 행재정적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노현경 인천시의원

[인천시론] 송도국제도시 단상

아는 분들이 요즈음 인천이 많이 발전하였다고 한다. 정주성이 크게 떨어지는 도시로 알려진 인천에 오랫동안 살아온 나에게는 생소한 말이지만 기분은 좋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제3경인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송도국제도시를 구경해보면 마치 외국에 온 것같이 느껴진단다. 인천의 일부분만을 보고 느낀 말에 약간 씁쓰름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인의 말처럼 지금의 인천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들 중의 하나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출퇴근길 교통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고, 멀리서 보이는 야경은 그야말로 서구의 어느 유명 도시의 야경에 뒤지지 않을 만큼 휘황찬란하다. 이제는 인천 송도가 국제도시, 환경도시, 첨단도시 등의 미사여구로 치장되는 것이 실속 없는 허명으로 보이지 않는다. 송도국제도시의 성공적인 개발은 오랜 시간 국가의 지역발전 지원정책에서 소외되어 왔고, 수도권 경쟁에서 밀려나 낙후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인천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 추진은 오래 전부터 논의 되어 왔었지만 최기선 전임 시장 때 와서야 비로소 송도매립 계획을 정부로부터 승인 받아 매립이 시작 되었고, 안상수 전임 시장은 송도신도시 개발계획을 구체화하였으며, 송영길 현 시장이 완성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매립은 갯벌을 위시한 인천연안의 해양환경 파괴를 초래한다, 무모한 계획으로 인천시민의 형세를 낭비한다, 송도는 너무 외진 위치에 있어 이전을 추진하는 기관들이 다 망한다 등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고, 각종 선거와 지역의 현안 논의에 있어서 상대편에게 좋은 정쟁거리로 줄곧 활용되어 왔다. 어쨌든 송도국제도시 개발계획은 내부적으로 많은 우여곡절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선전하여 국제도시로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많은 기관이 송도에 근거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강경했던 반대의 목소리도 언제 반대했었느냐는 듯 사라져 버려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그럼에도 송도개발계획이 추진되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일말의 아쉬운 생각이 든다. 너무나 확신에 찬 찬성과 극단적인 반대의 주장으로 지역 주민 간에 갈등이 있었고, 눈에 띄는 성과를 조급히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남겼다. 한편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송도매립을 위해 막대한 인천시민의 혈세가 투자 되었지만, 이 예산은 구도심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쓰여야 했던 예산이었다. 이러한 불균형적인 예산활용과 송도에 건설되는 수많은 아파트들은 인천지역 구도심의 공동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또한 송도 갯벌의 매립이 인천의 연안환경에 끼쳤을 적지 않은 영향도 간과하기 어렵다. 송도국제도시 개발과정을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세상일이 그렇듯이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포함되어 있어서,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송도국제도시가 전반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해서 그동안 불거져왔던 문제점들이 전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효율적인 개발과 개발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문제의 개선, 전반적인 지역균형 발전과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같은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문제해결 노력을 통하여 우려의 목소리를 포용하는 합리적인 개발정책이 수립되어 추진되어야할 것이다. 송도개발의 목표는 송도국제도시를 국제적으로 개방된 도시로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유무형의 수익은 인천지역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인천지역 전체 주민의 삶이 보다 향상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기를 비란다. 권명회 인천대 교수

[인천시론] 캠프마켓과 근대문화유산 시설

부평캠프마켓에 존재할 수 있는 근대문화유산시설에 대해 문화재청의 조사가 있을 것 같다.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에서 논의된 결과를 토대로 인천시가 캠프마켓 안에 존재할 수 있는 근대문화유산시설에 대한 기본 조사를 문화재청에 요구했다. 문화재청이 이를 받아들여 주한미군과 협의 중인데 문화재청은 인천시가 선정한 전문가들과 문화재청의 전문가, 시민참여협의회의 위원들의 명단을 가지고 주한미군과 협의해 최종 명단을 확정한 다음, 빠르면 11월 말경 캠프마켓 내부에 존재하는 시설 등을 토대로 조사한다는 것이다. 부평캠프마켓 길 건너에 부평공원이 있다. 애초 한국군 88정비부대가 사용하던 시설과 터를 도시공원시설로 고시한 것이 93년이었다. 이후 부대가 완전히 이주한 다음 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이었다. 그러나 88정비부대의 역사는 한국군의 사용시점을 훨씬 넘어선 일제강점기 시절이었다. 부평지역은 일제강점기 시절 군수장비들을 제조하는 조병창의 기지역할을 담당했다. 예를 들어 부평역과 백운역 사이의 경인로에 접한 지역을 삼릉이라 부르는데, 이는 당시 미쓰비시(三菱)의 군수공장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미쓰비시의 한자음에서 나온 지명이었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 불과할지라도 지역명이 일본의 한 군수공장의 회사명을 차명(借名)한데서 알 수 있듯 당시 부평지역은 일본 군수시설들이 중심지였다. 이 때문에 한국군이 정비부대로 사용하던 건물들 중 일부는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졌기에 우리의 아픈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해 후세의 역사교육자료 시설로 보존해야 했던 건축물들이었다. 그러나 인천시의 도시공원 조성 시 시민사회의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들은 보존해야 한다는 요구가 무시되고 모두 철거되고 말았다. 비록 일제강점기 시절의 군수시설들이었을지라도 근대문화유산으로서 후세의 역사교육자료 시설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현대 서구사회에서는 기존 시설들을 철거하고 새로운 시설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른바 창조도시 프로젝트가 도심재생의 기본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창조도시는 모든 것을 철거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던 시설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프로젝트이다. 예를 들어 우리와 같은 분단국이었으나 통일된 독일에는 많은 미군기지 터가 존재한다. 독일에 주둔하던 미군이 철수한 이후 독일은 모든 시설들을 철거하고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라 가능한 기존 시설들의 증개축을 통해 재해석한 역사 문화 교육 시설들로 활용하고 있다. 부평지역은 과거의 농경사회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군수 병참기지로서 존재했던 아픈 기억과,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한 기억, 이후 산업공단 등으로 이어진 역사가 존재한다. 이제 이를 외면하거나 분절된 역사로 보지 말고,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내어 인문학적 상상력이 살아 있는 도시로 재생시켜야 하는 것이 21세기 도심재생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캠프마켓에 대한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시설에 대한 조사는 앞으로 캠프마켓의 기본활용 계획의 기본자료가 돼야 하며, 이 자료를 토대로 계획되는 캠프마켓의 활용계획과 추진방식이 앞으로 도심재생사업의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곽경전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 協 부위원장

[인천시론] 자녀 양육에 참여하는 아버지 역할을 위하여

TV프로그램을 많이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빼놓지 않고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것은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아빠 어디가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시작이 올 초부터였으니 1년이 채 안됐지만, 방송하는 사이 아이들은 부쩍 커서 시작할 당시 아기 같았던 모습에서 많이 의젓해져서 볼 때마다 절로 웃음이 난다. 한편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할지 몰라 쩔쩔매던 아빠들이 척척 밥도 해서 먹이고 옷도 갈아입히고 대화도 이어가는 것을 보면 내 가족의 성장을 보는 듯 흐뭇해진다. 젊은 아빠들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세대 간 차이가 있어 자녀를 대하는 양육태도에 다른 모습들을 보인다. 부양자로서 훈육하며 간접적이고 수동적인 역할 참여를 해온 전통적인 아버지와 평등한 가치관을 갖고 부양자이며 돌봄자로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교육, 놀이 등 돌봄에 참여하며 눈높이를 맞추는 새로운 아버지가 함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빠들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태도만큼 아이들의 모습도 다양한 개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가수아빠를 둔 후는 구김살 없고 긍정적인 성격이 귀엽기도 했지만, 예사롭지 않은 언어 구사 능력을 보면서 엄마 아빠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평등한 관계에서 대화를 하며 지내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천진난만한 준수는 다른 친구들처럼 한글은 깨치지 못했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씩 웃는 순수함이 일품이다. 선비 같은 준이는 조용하고 과묵하나 예의가 바르고 진지한 모습이 아버지의 캐릭터와는 사뭇 달라 흥미롭기도 했다. 이렇게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아버지의 양육 참여와 가족을 돌보는 모습의 변화는 아마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가정에 새로운 아버지 역할을 기대하는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은 바로 부모의 양육 태도나 환경에서 나온 것일 테니 자녀의 인격형성과 성장에 부모라는 토양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아쉬웠던 점은 일반가정의 엄마들이 고민하는 일과 가정 양립의 문제, 맞벌이 부부의 평등한 가족 돌봄의 가치 전달까지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가정에선 가족의 돌봄노동에서 돌봄의 사회화로 가족생활의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부양과 돌봄의 역할을 나눠 맡았던 산업화시대로부터 이제 신자유주의의 경쟁 속에 가족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맞벌이라는 전략을 세운 가족은 자연스럽게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고 남성은 단독부양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됨과 동시에 돌봄에 참여하게 되며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해가고 있다. 돌봄노동의 사회화가 진행되도 자녀양육의 문제는 부모의 가치관에 따른 양육방식에 따라 자녀의 인격형성과 사회성,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앞서 필요한 것은 가족이 기능할 수 있는 여건을 사회가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가족과 사회의 돌봄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모성보호와 출산휴가, 육아휴직의 정상적인 운영이 필요하고 그것이 일방적으로 여성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고민돼야 한다. 출산과 육아는 가족정책과 인구정책에 있어 기본요소다. 또 아버지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하는 것은 가족정책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버지의 적극적인 돌봄 참여를 위한 제도 마련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여성보다 공적영역에서 많이 활동해온 남성이 돌봄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사적영역에서 수행해 가면서 공적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로 확산할 수 있길 바란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정책 또한 함께 고민해야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김자영 부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경제활동 회복세인가

2013년 나라 경제는 저성장 극복과 경기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불확실한 대내외의 경제여건 때문에 수출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고 내수부문도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지난해보다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저성장 기조는 단기간에 극복될 사안이 아니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아 세계경기에 민감한 나라 경제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단기간에 급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일자리창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 정책집행을 위한 세수 확대도 힘들 것이다. 또한 2014년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기의 상승속도가 빠르지 않고 그 지속여부 또한 불확실한 상황이다. 내년 국내경기는 완만한 성장세가 예측되지만 지표상의 경기와 체감경기 간의 괴리 또한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1% 성장하여 2분기 연속 1%대 성장을 유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성장했다. 이 추세면 올해 경제성장률 정부 전망치인 2.8% 달성도 가시권 안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2년 1분기부터 2013년 1분기까지 5분기 동안 전기 대비 성장률이 1% 미만(0%0.8%)인 것을 감안하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신중론자들은 실질GDP,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일부 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다 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집행 축소가 4분기 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경기 부진으로 인해 올해 최대 8조 원의 세수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3분기까지 집행되지 않은 사업비 예산을 30% 줄이는 등 대대적인 지출절감을 추진함에 따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부 경제학자는 정부가 세수부족 때문에 세무조사 등으로 기업을 옥죄면서 다른 한편으론 투자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은 투자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기업가의 혁신정신이 활발하게 발휘될 수 있는 환경조성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경제성적표가 삼성전자 착시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3분기 매출의 36%, 영업이익의 67%가 삼성전자가 차지하며,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 17%가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9%의 성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착시현상이 걷힌다면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도 글로벌경제위기의 여파로 투자유치가 위축되고 세수부족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져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내수와 생산(수출)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살기 좋은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영국의 투자은행인 버클리 캐피탈은 국제금융센터(국제금융 전문분석기관)의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에서 경기회복세가 본격적으로 체감되지 못하는 것은 현재의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경제가 내수 확대로 안정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은 장기간의 국내경기의 어려움에 얽매이지 말고 눈을 밖으로 돌려 해외의 미개척시장과 신규시장 등을 둘러보아야 한다. 정부는 규제완화와 위축된 기업가정신을 높일 유인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사무소장

[인천시론] 시민을 위한 복지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복지는 개인 또는 가족의 전적인 책임으로부터 점차 사회적 책임으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보험과 사회서비스도 다양성을 갖고 발전하고 있다. 수행주체 역시 공공은 물론 민간단체와 법인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 내 다양하게 생성돼 각자의 계획에 의거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복지주체의 생성과 서비스 수행이 시민 복지서비스의 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혜자 입장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이 만족으로 느껴지기 위해서는 제공 주체들 간의 협력적 연계가 필요하다. 몇 해 전 아버지의 폭력으로 아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때 아버지가 수감된 후 남겨진 다섯 남매를 지역사회가 돌봐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다. 공공기관에서는 아동들의 나이에 맞는 아동 양육시설을 알아보고, 신속하게 보호가 이뤄지도록 조치하는 것을 목표로 긴급하게 대응했다. 아동들의 나이에 따라 3개의 시설로 분리해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력을 동원하고, 자원정보를 탐색해야 했다. 또 같은 시점에 3개의 시설에 보호 될 수 있도록 시설을 설득하고, 필요한 문서를 마련하는 등 행정적으로 대응하는 바쁜 과정을 통해 아동들 모두 양육시설로 무사히 보내졌다. 반면 민간기관은 아동들이 받았을 심리적 충격을 치유하고, 형제간의 우애와 화목한 가정에 대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내에서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자원을 찾는 것을 목표로 대응했다. 마침 그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고모의 존재를 알게 됐고, 고모를 설득해 양육을 결심하게 만들고 지역의 상담기관의 지원과 후원자 자원봉사자의 순차적 연결로 아동들이 엄마와 아빠가 없는 가운데도 잘 성장하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그러나 고모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이 3개의 양육시설로 나뉘어 보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해당 민간기관은 계획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두 주체 간의 계획과 노력은 아동 입장에서는 선택사항이 아니었으며, 순서와 우선순위가 있었을 뿐 모두 필요한 서비스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공공과 민간 주체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채 각자 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민간의 서비스 계획은 아동들에게 적용되지 못했다. 지금 5명의 남매는 자신들이 왜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낯선 곳에 있는 이유를 알고 있을까? 이 아이들은 아버지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며, 어떤 아버지 모습을 가슴에 담고 성인으로 성장할까? 사건은 종료 됐으나, 아직도 끝나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 공공과 민간의 계획이 적절히 접근했다면, 아동들이 보다 좋은 서비스를 받게 됐을지도 모른다. 이 사례를 교훈삼아 인천시와 10개 군구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권위적 상하관계나 갑과 을의 계약적 관계가 아닌 공공과 민간기관들이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권장돼야 한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개인과 가족의 문제는 흔치 않다. 이제라도 뿔뿔히 흩어진 아이들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서비스계획을 수립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현순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인천시론]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사회

지난 여름 대만에서 열린 제26회 국제청소년물리토론대회에 다녀왔다. 이 대회는 국가별로 5명의 고등학생이 팀을 이뤄 주어진 17개의 자연현상을 탐구하여 엄격한 규칙에 따라서 영어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대회다. 처음 이 대회에 참가하였을 때, 한국팀 개개인은 잘하지만 전체적으로 뭔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대회를 즐길 수 있었다. 이는 오랜 대회참가 경험으로 경기 룰에 익숙해진 면도 있지만 과거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유대감을 강화한 상태에서 팀원 서로의 능력을 믿고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대회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외국학생들이 경기장에서는 삼성과 LG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경기 후 모임에서 즐기는 싸이의 말춤 등에서 우리가 대단하다는 자부심도 큰 도움이 되었다. 30년 전 유학시절 TV를 사러 미국 도시의 상점에 갔을 때, 금성사의 13인치 골드스타 TV가 매장의 귀퉁이에 초라하게 놓여있던 모습을 본 나로서는 각종 첨단전자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현재의 우리나라가 그저 자랑스럽다. 대기업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을 방문해도 직원들이 자기 회사의 주력제품을 자랑하고 외국 제품과 비교한 우수성을 설명하고, 향후 회사의 국제화 계획과 미래비전들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만나는 회사원 개개인, 노래하고 연기하는 연예인 개개인,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인 개개인 모두가 전문가 같이 느껴진다. 이제 한국사회 전체가 누구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우리나라의 놀라운 발전은 서울올림픽 개최시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느껴진다. 그 당시 축적된 산업화 역량과 민주화 의지가 갈등을 겪었지만 조화를 이루었고, 한번 해보자는 정신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우리국민의 근면성과 창의성을 북돋아 주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루어낸 성취에 대한 자부감과 함께 경기에 참여할 때 느꼈던 일말의 불안감이 남아 있는 것은 왜일까?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일까? 짧은 시기에 이룬 우리의 성취는 그룹간, 개인간에 나타난 경쟁의 후유증을 남겼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사회에 살면서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래하는 고령화시대로의 진입에 따른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갈등도 증폭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일말의 불안은 증폭되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타까움에 기인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하여, 우리의 후손을 위하여 사회적 불안 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불안요소를 치유할 전문가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의견을 수합하고, 분야별 전문그룹 간의 의견을 조율하여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할 때이다. 조율된 정책은 분명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우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불안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사로운 이익에 함몰된 시끄러운 목소리보다는 분야별 전문가 그룹들 간의 의견이 개진되고 조율되도록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원해야 한다. 합의된 전문가의 정책이 우리 개개인의 배려와 양보를 통해 조속히 추진되도록 도와주어 우리사회가 지속적으로, 지금보다 더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 권명회 인천대학교 교수

[인천시론] 농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현주소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70년대 초반, 고향에서는 일찍부터 학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남의 집 머슴살이나 식모살이를 하려고 고향을 떠난 어린 친구들이 많았다. 허구헌 날 어른도 하기 힘든 일을 하면서도 밥 대신 구박을 먹고, 매맞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지나고 우리 대한민국은 눈부시게 발전해 세계 경제강국 중의 하나가 됐다. 머슴살이도 이젠 옛말이 됐다. 그러나 그들이여전히 존재한다면 믿겠는가? 국내에서 노동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흔히들 3D업종이라고 말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일하는 공장노동자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골 농장이나 가축을 키우는 곳에서 머슴살이를 하는 것처럼 온갖 욕설과 매를 맞으며 궂은 일을 하는 이들이 있으니 이른바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설문조사 대상 이주노동자의 90.7%는 근로계약 조건보다 더 긴 시간 일하고 있으며, 71.1%는 최저임금인 4천860원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일을 하고 있다. 더나아가 78.5%는 욕설이나 폭언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87.7%는 아무런 대응없이 참고 일을 한다고 답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여성노동자의 30.8%는 본인이 직접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대답을 했고, 14.9%의 남성노동자들은 폭행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을 했다. 대부분의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더운 동남아에서 오신 분들인데, 이들의 주거형태를 보면 넓고 외진 들판에 보온이나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컨테이너나 패널에서 한겨울 추위를 맞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여성노동자들의 경우는 잠금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그런 가건물을 숙소로 쓰다 보니 누구든지 함부로 출입이 가능해 여성으로서의 불편함과 성폭력의 위험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서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농번기가 지나고 한가 해지는 농한기 때에는 이주노동자들의 동의도 없이 다른 곳으로 일을 떠나보내는 경우도 다반사이며 이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폭언 폭행이 가해진다. 도시의 공장노동자와는 달리 지역과 공동체로부터 고립돼 있는 그들로서는 하소연 할 곳도, 편하게 얘기를 나눌 곳도 흔치 않은 상황이다. 가족과 자녀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다.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이주노동자들을 마치 머슴 부리듯이 함부로 대하고 그들의 가슴에 피멍을 안겨줘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우리가 필요해서 일손을 불렀으면 우대는 못하더라도 머슴취급은 하지 말아야 한다.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도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고마운 사람들이다. 자식들 다 떠나버린 농촌에서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니 일손 하나하나가 얼마나 고마울까. 멀리서 온 자식이다 생각하고 외로운 사람들끼리 돕는다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분명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해당 관청은 노동자 수요를 채우는 데만 급급해 하지 말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제 매뉴얼에 있는 대로 찾아가 점검을 한다면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도 더 이상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지 않고,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위한 자신의 사명을 기쁘게 감당하면서 우리의 농촌을 지키는 젊은 기수가 될것이다. 김철수 목사ㆍ사랑마을이주민센터 대표

[인천시론] 인천 전국체육대회 100% 즐기기

이글은 인천시민들이 18일부터 24일까지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전을 제대로 보고,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주기 위한 가벼운 팁이라고 여기면 좋겠다. 전국체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총 출동해 각기 자신이 소속된 지역의 명예를 걸고 경쟁을 펼치는 작은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전국체전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고 동경하는 스타들의 경기를 아무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직접 찾아가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전국체전에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세계를 호령했던 체조 양학선, 양궁 기보배와 오진혁, 사격 진종오와 김장미, 펜싱의 김지연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인천을 대표해서는 한국수영의 간판 마린보이 박태환, 세계랭킹 1위 복서 신종훈, 광저우아시안게임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 정순옥, 당구여제 김가영 등이 출전한다. 이들의 환상적인 경기를 보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이번 전국체전의 재미는 정말 쏠쏠할 것이다. 특히 런던올림픽 이후 공식대회에서 우리들에게 첫 모습을 드러내는 박태환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자유형 200m, 400m 등 5개 종목에 출전할 예정인데 과연 몇 개의 금메달을 따낼 지는 정말 흥미로운 대목이다. 박태환이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것도 실로 5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수영다이빙 3관왕 조은비, 양궁 3관왕 유수정 등 앞으로 우리나라와 인천체육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 꿈나무들의 멋진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줄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전국체전하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개폐회식 행사를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개폐회식 행사에서는 인천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IT기술과 문화예술역량이 모두 응집되며, 국내 최초로 미디어 크래프트(Media Craft) 연출구조물을 제작 운영한다. 아울러 유엔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 및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유치 등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로 힘차게 역동하고 있는 인천의 높아진 위상을 두근거리는 인천, 아시아의 심장이란 주제를 통해 매우 감동적이고 예술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폐회식 행사뿐 아니라 성화봉송 과정에서 인천의 각 구별로 특색있고 다양하게 펼쳐지는 각종 문화공연을 보는 재미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을 것이다. 전국체전 기간 중에 함께 열리는 2013인천세계음식문화박람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 일거양득의 재미를 누릴수도 있다. 비록 전국체전이 프로 스포츠와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 대한 열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국체전을 제대로 알고 보면 우리들은 전국체전만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전국체전은 재미뿐 아니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좋아하는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함께 호흡하면서 더 큰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다. 치열한 승부의 현장을 보며 땀과 노력의 중요성과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배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향토애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인천의 역사, 정체성, 미래가치와 비전을 딱딱한 책상머리가 아니라 지역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경기 모습과 훌륭하고 감동적인 문화예술 공연 등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1999년 이후 14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전이 인천시민들에게 마치 영화제목처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규생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위기의 청소년 따뜻하게 보듬는 대안학교로 거듭나야

학업 부적응 등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가는 아이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인천에서만 매년 3천~4천명, 전국적으로는 약 7만명 정도가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중도 탈락하고 있다. 요즘 평생학습이 가능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인생에서 청소년기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에 각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자신의 소질과 끼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가 서로 도와야 한다. 지난해 신설된 인천의 첫 공립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는 개교 1년 반 만에 학교 부적응으로 위탁돼 온 학생들을 자진 수탁해지, 즉 퇴학 조치를 해 대안학교의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해 비난을 사고 있다. 해밀학교는 학교 부적응 등으로 중도 탈락 또는 탈락 위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 및 상담, 치유를 통해 제2의 교육기회를 주고자 지난 3월 신설한 공립 대안학교이다. 하지만 이 학교 교장은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위탁 교육을 받으러 온 학생들에게 예비교육과정이란 그럴듯한 명분의 과정을 만들고, 무단결석지각조퇴 3회 또는 흡연 2회 적발 시, 자진수탁해지(실질적 퇴학조치)하고 원적교로 복귀하겠다는 서약서에 학생들이 동의하게 했다. 또 교장은 서약서에 무단결석 관련 조항을 출석률 90% 이상으로 엄격하게 제한해 최근 입학한 학생 66명 중 21명을 예비교육과정 3주 만에 서약서 위반으로 퇴학 조치시켰다. 심지어 출석 87%인 학생이 학교에 계속 다니기를 원한다고 시교육청에 민원까지 넣었지만, 이 아이의 민원도 무참히 짓밟힌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 중단위기에 처해 학업포기 전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찾아온 대안학교에서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가혹한 식민지법과 같은 규정에 의해 원적교로 다시 겨 났고, 이런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결국 원적교에서 자퇴하고 말았다. 한편, 이 학교 교장은 이런 가혹한 집단 퇴학조치 외에도 아이들에게 폭력과 막말을 일삼아 여러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알려졌다. 남자 학생들을 때리는가 하면, 화장을 한 여학생에게는 술집에 나가는 여자냐는 폭언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원적학교에서 학교 부적응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가능한 한 더 보듬고 치유해야 할 대안학교 교장이 마치 썩은 사과 골라 내듯이 이렇게 학생들을 대하고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교운영을 해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학교장의 개인인격이나 무능함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립 대안학교를 이처럼 방치하고 제대로 지도 및 관리 감독을 못한 시교육청 역시 그 책임이 크다. 지난해 개교 2개월째인 5월에도 교장이 학생들을 가혹한 벌점으로 마구 퇴학시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공모제 교장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컨설팅으로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해밀학교 문제는 더욱 악화됐을 뿐이다. 올해 다시 해밀학교의 집단퇴출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청은 결국 학교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공립 대안학교 교장답지 않게 막말과 독단적 운영으로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학교를 파행 운영해 온 문제점은 물론, 그간의 학교운영 및 교육과정 전반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그동안 물의를 일으킨 대안학교 교장을 엄중 문책하고 새로운 교장으로 교체해야 한다. 해밀학교가 그간의 아픔을 딛고 다시 따뜻하게 위기의 아이들을 보듬는 진정한 대안학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노현경 인천광역시의원

[인천시론] 韓中 FTA와 인천경제

우리나라와 중국간의 FTA(자유무역협정) 제1단계 협상이 16개월만인 지난 9월 초 타결됐다. 일반적으로 FTA협상은 보통 단계별 협상을 거치지 않고 전면적인 협상을 하는데, 이번 한중 FTA는 농수산물 및 일부 제조업에 대한 국내의 우려를 감안해 1단계에서 민감품목 보호범위를 정한 후 2단계에서 전면적인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1992년 수교이래 20여년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에 유례없는 발전성과를 달성하였다. 1992년 수교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양국간 교역액은 64억 달러에서 2천151억 달러(2012년, 품목수 1만2천개)로 33배 증가하였으며 2004년 이후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인데, 2012년 현재 수출 1천343억달러, 수입 808억달러로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은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도 인천의 최대 수입국이다. 한중 FTA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중소중견기업의 중간재최종소비재의 수출확대, 중국진출기업의 U턴글로벌기업 국내투자 확대(미국, 일본, EU는 중국과 FTA 미체결), 한반도 역외가공 인정(원재료 및 부품을 수출해서 역외에서 가공한 후 재수입한 최종 물품에 대해 원산지 지위를 인정)을 통한 북한의 개방유도와 이에 따른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체제 구축 등이다. 하지만 한중 FTA가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비해 중소기업의 준비상태는 미비한 상황이다. IBK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한중 FTA체결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면서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9.5%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에게 한중 FTA는 업종별로는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로 중국의 중저가 제품이 유입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경우 자동차의 핵심부품 생산기업은 판로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비해 단순부품 생산업체의 경우는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한 부품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시스템의 혁신과 기술개발 노력이 요구된다. 철강업종의 경우는 지속적인 설비개선과 신제품 및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의 고급화로 중국제품과 차별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일반기계 업종은 설비확충 등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에 대한 비교우위를 유지하면서 상황변화에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가구생활용품 등 소비재는 고율 관세 폐지로 인한 수출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확대하는 한편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준비된 기업에게는 경쟁력 제고와 새로운 사업 기회로 한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준비회담이라면, 2단계 협상은 분야별 협상의 실제내용을 채워가는 사실상의 진짜 협상이다. 우리가 한중 FTA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다시한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한중 FTA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재정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 불경기 극복을 위한 R&D와 디자인개발, 마케팅,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서북부사무소장

[인천시론] 캠프마켓의 지하갱도가 말하는 의미

인천의 캠프마켓 역사는 일제 강점기로 올라간다.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 전 국토가 일본의 이익을 위해 쓰여졌다. 물산이 풍부한 지역은 물산을 수탈해 갔고, 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자원을 수탈해 갔다. 1994년 9월1일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폐선된 수인선의 건설 목적도 여주이천의 쌀 등을 공출해 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인선이 폐선됐던 원인 중 하나가 좁은 협궤열차였다. 경인선이나 경부선, 경의선 등에 사용된 철로의 간격보다 훨씬 좁은 협궤열차였다. 이 때문에 기존 철로에 맞춰진 열차가 수인선에서는 운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협궤열차는 문화역사의 보존 가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처럼 일본제국주의는 한반도 전국토를 자신들이 이익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한국인들을 노동자로 강제 동원하여 건설한 곳들이 많다. 최근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캠프마켓의 땅굴, 즉 지하갱도도 일제강점기 시절에 건설된 군수관련 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캠프마켓 이전의 역사는 일본의 군수시설을 생산하는 조병창 기지로서의 부평과 연관돼 있다. 부평은 해안과 가까이 접해 있으면서도 철마산과 만월산 등으로 보호되어 있는 분지형이다. 때문에 해안으로 접근하는 외부의 세력에 의해서도 보호될 수 있는 지정학적 조건 외에도 서울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경인선이 부평을 지나는 것도 중요 요소였을 것이다. 역시 일제 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조병창 시설의 일부였던 88정비부대의 자리(현 부평공원)에서도 지하 갱도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가 공원조성과정에서 흘러 나왔다. 이런 와중에 캠프마켓에도 땅굴, 즉 지하갱도가 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 목격자들은 캠프마켓에서 몇 십 년 근무했던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의 증언은 신빙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들이 목격한 지하갱도는 아마도 일제 강점기 시절조병창에서 생산된 군수물자들은 해안가로 이동하기 위해 연합군의 폭격으로부터 은폐하기 위해 건설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원통이 고개만 뚫으면 곧바로 주안까지 들어오는 인천바닷물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군사적인 측면에서 적극 시도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물론 지하갱도가 실제 원통이 고개를 넘었는가 넘지 못했는가도 매우 중요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리 역사를 다시 써야할 것이다. 때문에 캠프마켓이 반환된다면 과거의 유산들에 대한 정확하고 실증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지 하갱도가 원통이 고개에서 멈추었는지 실제 동암이나 주안까지 연결 되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연결 여부와 관련 없이 지하갱도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역사의 교육 자료가 우리에게 주어진다. 우리가 그런 자료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 사회의 사례 등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그들은 이런 역사 유적들을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역사라는 가치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즉 경제성보다는 후세에 대한 역사 교육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매우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사례들을 토대로 캠프마켓에 대한 판단 기준을 잡을 때, 수인선 협궤열차를 폐기한 것과 같은 우를 다시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곽경전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協 부위원장

[인천시론] 살고 싶은 마을, 살기 좋은 마을은 어떤곳일까

신도시라면 끝없이 높은 건축물들이 만드는 스카이라인이 도시의 모습을 대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오래된 마을이라면 개보수를 통해 마을의 향기를 잃지 않는 가운데 주민이 살기 좋은 여건들을 만들어 가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주민 친화적으로 배치되어 쉽게 찾아가고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살기 좋은 곳일 터이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환경 여건이 좋고 모든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서 계속 머물러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일은 여러 분야에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소통과 돌봄, 형평성을 핵심가치로 삼는 여성친화도시로 정착시켜 가는 일도 모든 주민의 삶을 평등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여성친화도시는 도시기반시설, 공공이용시설, 주거단지 등의 제반 정책을 성인지적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여성정책의 내용을 심화시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질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도로와 시설 및 건축물에 있어서도 지역주민의 사용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간다는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비전은 정주공간으로서 마을과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 주민의 생각과 힘을 모아 마을과 지역사회를 구성해가고 행정, 의회, 공공기관, 전문가가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편리함이나 여성에 대한 후원정책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보편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1월 여성가족부와 여성친화도시 협약을 맺은 인천시 부평구는 지난 9월30일 구청회의실에서 성평등정책 주민토론회를 열었다. 50명의 주민 평가단이 모여앉아 성평등정책 10개 분야별 추진 현황에 대하여 청취한 후 6개조로 나누어 분야별로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고 10개 분야 중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순서를 가졌다. 한 팀이 되어 만난 평가단은 부평구의 성평등정책이나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개선할 점에 대하여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들을 주고받았고 각조에서 취합된 의견들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여성의 사회참여,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공간, 여성건강증진, 여성의 구정참여확대 등 10개 성평등정책 추진분야 중 주민평가단은 투표를 통해 일가족 양립기반 구축과 계층 간 차별없는 평등생활 보장을 우선순위 12위로 꼽았다. 그만큼 여성의 일자리 여건과 보육문제 해결 등은 피할 수 없는 핵심 의제이고, 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계층, 한부모, 다문화가족 등에 대한 평등생활 보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정책적 배려가 요청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바쁜 주민들의 일상은 동네사람, 이웃이라는 말을 잃게 했고 더 심하게는 골목길에서 만나는 이웃을 경계하고 치한 취급을 하게 되었다. 마음 놓고 편안히 살고 싶은 욕구가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그런 평화로움에서 너무 멀리 와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토론회의 정책제언에서 도시의 골목을 만남이 이루어지는 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많은 참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운 골목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아이를 같이 돌보고 평상에 나물을 말리고 그것을 나누어 먹는 동네 만들기, 노인과 장애인이 햇살을 즐길 수 있는 동네 골목 광장 만들기는 함께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살이의 향기가 있는 동네를 만들 것이다. 구도심 부평이 더 나아가 모든 지자체가 여성, 가족이 머물고 싶은 따뜻한 동네로 도시경쟁력을 갖고 인간친화적자연친화적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 김자영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제94회 전국체전 인천 개최의 의의

오는 10월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에서 전국 17개 시도 선수와 임원 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94회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우리 고장에서 전국체전이 다시 열리게 된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4년 만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그동안 인천은 상전벽해의 눈부신 변화와 발전을 해왔다. 뭣보다 2001년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고 2003년엔 송도청라영종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인천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공항과 항구, 경제자유구역의 3박자를 두루 갖추게 됐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미래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핫스팟 2025:도시들의 미래경쟁력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인천은 2025년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세계의 도시 2위로 꼽힌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평창동계올림픽보다 경제효과가 100배 이상 클 것으로 예측되는 유엔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데 이어 올해는 유네스코로부터 2015년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 2015)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명실상부 글로벌 녹색문화도시로 도약할 완벽한 채비를 갖추게 된 셈이다. 또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2014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해 짓고 있는 서구 주경기장을 비롯한 최첨단 체육시설들이 속속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의 위용도 뽐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인천의 비중도 커졌다. 1999년 250만 명이었던 인구수가 2014년에 3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자리마저 넘볼 기세다. 필자는 이번에 제94회 전국체전을 위해 인천을 방문하는 전국 경향 각지의 손님들이 수도권의 일개 변방에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으로 무섭게 비상하고 있는 인천의 저력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이번 전국체전의 슬로건(대회표어)을 역동하는 인천에서 함께 뛰자 세계로라고 결정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인천선수단은 우리 고장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인 종합 2위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인천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폭염에 맞서 혹독한 자기와의 투쟁을 펼쳐왔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번 전국체전은 역동하는 인천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인천체육의 강한 면모를 한껏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천시, 시체육회, 시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시민사회단체, 지역 언론사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범시민적인 참여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조성해주는 것이다. 295만 인천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야말로 대회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전국체전을 앞두고 인천시가 야심차게 스카우트한 한국수영의 간판 마린보이 박태환, 영화배우 겸 국가대표 복서 이시영 등 스타선수들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은 참여 열기 확산에 강력한 기폭제가 돼줄 것이라고 본다. 이제 곧 전 국민이 보고 즐기는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스포츠 대축전인 제94회 인천 전국체전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부디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국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인천선수단이 목표한 종합 2위의 성적도 달성해서 인천시와 인천체육의 진면목을 만방에 떨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이규생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건강한 마을 공동체 만들기

우리는 매일 아침 이러저러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접하곤 한다. 희귀 난치병에 걸린 딸 아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폐지를 줍기 시작했던 아저씨가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면서 버리는 신문지마저 줄어들어 가판대에 놓인 신문을 훔치고 교도소까지 가게 된 절절한 사연. 밤일을 나간 엄마를 대신해 어린 남매 둘이서 주린 배를 채우려고 라면을 끓이던 중 불이 나 엄마와 아이들이 생이별 하게 됐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 치매 걸린 아내를 돌보며 외롭게 지내다 죽음을 선택한 어느 노부부의 외로운 세상이별 사연. 올해 인천에서도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난 1월 30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자식들에게 줄 빵 2개와 과자 2개, 샤프심 1통과 30㎝ 자 1개 등을 훔친 30대 아버지의 이야기다. 5개월 넘도록 매일 새벽마다 직업소개소를 전전하며 일자리를 찾았을 아버지의 안타까운 마음. 가난이 싫어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남겨두고 집을 떠나 버린 아내 때문에 친구 집에 얹혀 살게 된 아버지의 슬픔. 샤프심과 30㎝ 자가 필요하다며 2천원만 달라는 아들에게 아무 것도 줄 수 없었던 아버지의 쓰린 가슴. 결국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마트에서 물건들을 훔치기까지 그 누구도 이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결국 30대 가장은 생계형 절도범이 돼야 했고, 범죄자로 손가락 질 받는 사람이 돼야 했다. 실제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많은 구원의 손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어쩌면 너무 늦은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소식들을 접하며, 저런, 안됐네. 우리나라 정부는 뭐하고 있지?, 주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무엇을 하고 있던 거야?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습관처럼 객관적인 관찰자 입장에서 딱 5초 정도만 대책 없는 정부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뿐, 시간이 지나면 금세 잊어버리고 지나쳐 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 가슴 아픈 소식들에 사는 동네 이름이 나오거나 심지어 우리 아파트 우리 옆집에서 일어난 사연이라면 우리의 반응은 조금 달라질 수 있을까? 어머 그 집이? 왜 우리가 몰랐을까? 내가 알았다면, 우리 단지 반상회 때 폐지라도 모아 아빠의 병원비 마련에 보탬을 주자고 말했을 텐데, 그 집 엄마 일 나갈 동안 우리 집에 데려와 저녁이라도 먹여줬을 텐데, 적적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오늘 지진 고등어 조림 이라도 전해드리고 문안드렸을 텐데 등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미안하기도 하고, 속도 상하고, 후회스럽기도 했을 것인지 궁금하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지역사회란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지역 문제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민감하게 문제 의식을 느끼며, 특정 개인이나 조직에게 책임을 부여하거나 외부 자원을 끌어드리기 보다는 지역사회 구성원이 가능한 한 조금씩 역할을 나눠 하려는 책임감과 지역 자원을 최대한 사용해 스스로 해결하는 자발적 협력 정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동네에 살아가는 이웃 간에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살피는 주민 역할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는 이웃들의 어려움에 십시일반 역할을 나누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의사소통의 장이 수시로 마련돼야 한다. 우리 마을에 건강한 공동체가 활성화돼 절망에 빠져있는 이웃들이 더 이상 외롭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어려움을 이겨가며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길 소망해 본다. 조현순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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