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아시안게임 이후를 준비하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북한을 포함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소속 45개 전 국가가 참가한 퍼펙트 대회로 치러졌다. 5회 연속 종합2위 달성과 세계신기록 17개, 아시아신기록 34개, 대회신기록 116개 등 경기나 기록 면에서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아시안게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인증을 취득한 친환경 대회로 앞으로의 대회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비전2014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하는 등 아시아 스포츠 균형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비록 대회 운영에서 미숙한 부분은 있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치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경기를 큰 안전사고 없이 치러내고, 300만 시민이 함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통해 마련된 남북 대화의 장은 아시안게임의 슬로건처럼 평화와 화합을 향한 희망을 심어주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인천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일 뿐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윈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인천시의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15조원으로 예측하고, 국제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 제고, 국민적 자긍심 고취, 체육발전 기여 등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한 경제, 사회, 문화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제 이렇게 예측된 효과들이 각 분야에서 가시화 될 수 있도록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이번 대회로 높아진 인천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인천을 찾은 선수단과 관광객들은 인천의 쇼핑과 의료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선수촌과 가까운 쇼핑몰들은 특수라 할 만큼 성시를 이뤘으며,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체험하는 의료체험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았다. 이런 점들에서 착안해 쇼핑, 의료관광, MICE산업과 연계한 인천만의 특화된 관광 상품은 인천의 관광 수요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 인천에는 대단위 쇼핑몰과 면세점 등이 들어선다. 이들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로 한국에 쇼핑을 목적으로 오는 중국인, 일본인 등 관광객들이 인천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관광과 마이스산업 유치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인천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다. 아울러 높아진 인천의 국제적 위상을 외국기업 투자유치로 연결해 경제자유구역을 완성하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 건설된 경기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릴 수 있도록 경기장 활용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는 경기장 사후활용 전담 TF팀을 구성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된 시민 편익의 경기장 활용 계획을 내놓았다. 시는 서구 주경기장에 영화관, 대형할인점, 키즈 시설, 연회장, 스포츠센터 등을 운영하고, 십정계양강화경기장은 생활체육시설과 공연장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우리 시의회에서도 문화복지위원들이 자발적으로 의원연구단체를 구성하여 아시안게임 경기장 활용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조례 제정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민들의 경기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민과 관, 시민들이 하나가 되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성공 원동력은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었다. 각계각층의 시민자원 봉사자들은 각국 선수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또 국제대회를 치르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의 힘이 되어 주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두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인천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우리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인천시, 민간,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인하, 인천에 소중한 이름

인천에게 인하는 이민의 아픈 뿌리를 통해 맺어진 귀한 열매의 이름이다. 인하는 인천의 인과 하와이의 하가 합쳐진 교명이지만, 인하는 인천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해외 동포들에게까지 이민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미래를 바라보게 해주는 귀하고 의미 있는 이름이다. 19세기 후반의 대한제국은 대내외적인 사회적 혼란과 가뭄, 무엇보다 일본의 대량 곡물의 반출로 인해 빈곤의 늪에서 허덕였다. 당시 하와이에서 중국과 일본 노동력의 대체인력으로 조선인 노동자를 선택하게 되어 대한제국의 공식적인 첫 이민이 성사된다. 1902년 12월 22일 121명의 첫 이민단이 고향인 인천 제물포를 떠나 일본에 도착하게 된다. 신체검사를 통과한 최종 102명이 12월 24일 나가사키 항에서 미국의 갤릭호(S.S. Gaelic)를 타고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해 오아후섬에서 눈물겨운 이민생활을 시작한다. 1905년을 전후로 약 5천명의 한인 노동자들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어른 남자의 월급은 한 달에 17달러, 여자나 소년들은 하루에 50센트 정도를 받았다. 이들은 타향에서 광복 이전에는 독립운동자금을 후원하고 광복 이후에는 조국에 대한 교육적 열망으로 열매를 맺게 된다. 하와이 교포이주 50주년이 되는 1952년, 미주 한인들은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는 조국의 미래는 공학에 있다고 생각해 동양의 M.I.T를 만들고자하는 뜻을 모으게 된다. 하와이에서 한인기독학원을 운영했던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발의하고, 하와이 이민자들의 후원금과 한인기독학원 처분대금 및 정부지원금이 설립자금이 됐다. 인천시로부터 현재의 부지를 교지 받아 1954년 4월 인하공과대학(I.I.T)이 개교한 뒤 인하대학교라는 종합대학교로 승격해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1968년 한진그룹으로 재단이 옮겨지고, 인하정석학원의 60여년의 역사 속에서 인하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사대부고, 인하사대부중, 정석항공고등 총 5개의 학교가 인천과 함께 성장해 왔다. 우리나라 공식 이민의 첫 출발지인 인천에 하와이교포이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인하대학교가 세워지고,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월미도에 세워졌다. 한국이민사박물관 제4전시실에 인하대학교의 설립은 하와이 교포들의 정신적인 귀환이자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염원을 실현한 상징이기도 하다라고 기록돼 있다. 대한민국의 어느 대학도 갖지 못하는 이민사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조국과 해외동포 사이를 연결해줄 수 있는 고리가 인하라는 이름에 새겨져 있음을 인천시와 인천시민은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인하의 이름아래에 있는 모든 이들도 인천에게 어머니를 대하듯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이재성 인하공전 교수

[인천시론] 문화융성과 지역문화

계양산 산 빛이 지극히 아름다운데(桂陽山色極嬋娟) / 온 고을 풍년 들어 최상의 토지로세(百里秋登上上田) / 백성 잘 살고 정사 균평하면 그만이니(民富政平斯可矣) / 누가 다시 무성현의 고사를 잇겠는가(誰能更續武城絃) 이는 조선 문명의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시기에 정조 대왕이 1797년 가을(8월) 경기도 화성에 안장된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는 도중 인천 부평 도호부(현 인천 부평 초등학교 소재) 관아에 들러 계양산과 부평의 풍광을 노래한 시이다. 정조는 인천 부평(富平)의 이름에 백성들이 잘 살고, 정치가 잘 다스려진다(民富政平)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담아내기도 했다. 정조 대왕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과 인천의 풍경을 노래한 다양한 작품을 역사 기록 속에 남기고 있다. 고려중기 백운거사 이규보, 조선 인조 때 대학자 상촌 신흠 등의 시 속에도 계양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하고 있는 글들이 보인다. 조선 후기 우리의 고유 색깔을 한껏 드러내면서 학문과 사상, 문화와 예술 분야에 난만(爛漫)한 발전을 이룩했던 문화 절정기를 진경시대라 하듯이 이제 21세기 초반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현 정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더불어 문화융성을 4대 국정기조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문화융성은 글로벌 시대의 국가 품격 향상과 국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위한 정부의 실천공약으로서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약속 실천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5월 국무회의에서 문화 융성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의결했고, 같은해 7월 25일 대통령 직속 정책 자문기구로 문화융성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국민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제고한다는 설치 목적에 따라 우리나라의 문화융성을 위한 국가 정책과 전략 수립, 범정부적 협력, 국민의 공감대 형성 등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러나 만약 다문화 사회, 세계화 시대에 중앙 정부 주도의 문화 정책이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문화지원사업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정부가 의도하는 문화융성 정책이나 관련 사업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문화융성은 자유로운 시민들의 건전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일상적 삶이 이뤄지는 생활공간, 곧 지역 사회의 문화에 대한 시민적 교양이 토대가 돼야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지역문화의 활성화는 지역 주민의 삶의 양식 전반에 걸친 의식구조와 관습, 역사 속에 살아있는 지역의 이야기 속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는 지역문화 진흥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법과 제도 및 행재정적 지원책 수립을 위해 공동 노력을 경주하는 한편, 지방정부는 독립적이고 특화된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한 정책과 실천 방안을 개발추진해야 한다. 인천과 이 지역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역사 속의 이야기들이 지역 주민들의 글과 말을 통해 일상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면 이 지역 문화는 더욱 더 활기를 띄게 되고 국가의 문화융성은 그 토대가 한층 더 굳건해 질 것이다.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지역 수출중소기업의 위기, 규제개혁 통해 활로 찾자

최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조사한 4분기 제조업기업경기전망 조사를 보면, 인천기업들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연초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더딘 내수회복, 노사불안우려, 환율불안, 대중(對中)수출 둔화세 등으로 기업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인천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세월호 사고 이후 내수부문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정부의 경제활성화 의지에도 대외경기 악재로인하여 올해 하반기까지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것으로 평가된다.특히 엔저 현상이 인천 산업계 전반에 걸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원화의 평가절상이 더해지며 인천의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제조업 분야 전반에 걸쳐 일본은 우리의강력한 경쟁국이다. 일본 정부가 엔저 정책을 유지하며 전폭적으로 제조업 관련 지원을 이어가는 바람에, 인천 제조업체를 비롯한 국내 기업의경쟁력에 큰 손상을 입었다. 문제는 정부가 외환시장을 직접적으로 개입해서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하반기 이후 엔화 약세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엔저현상이 장기화되고 있고, 최근 15개월 동안 엔화는 달러 대비35.8%나 절하되었다. 정부 차원의 섣부른 대응은 자칫 우리나라 금융과 통화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수출 중소기업에 피해가 전가되는 결과를 낳았다. 내수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어떻게해서든 수출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인천의 수출 중소기업은 일본기업들과 가격경쟁력이 뒤처져 근 2년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정부와 인천시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비하고 기업 투자심리와 가계의 소비심리를회복시키는 정책에 힘을 쓰며 현재 미약한 우리경제 심리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규제완화에 힘써 경제심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로 대외 악재에 취약한 인천으로선 기업들의 위축된 기업가정신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규제개혁은 필수조건이다.기업 규제는 정해놓은 사람은 잘 안보이게 마련이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기업 경영에 도움이될 수도 있고, 또는 대답 없는 벽이 될 수도 있는것이 바로 기업 규제이다. 하지만, 기업 규제의 궁극적 목적이 경제 발전인 만큼, 수요자인 기업을중심으로 하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려면민ㆍ관이 함께 손을 맞잡고, 규제 개혁과 기업애로해소를 위해 협력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실제 사례로 올해 초 항만시설보호지구 내 기존공장들이 도시계획조례에 의하여 증개축이 제한되는 상황이 있었다. 지역을 대표하고 고용창출에 큰기여를 한 기업들이 증개축 제한으로 해외 자본 투자까지 유보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 인천상공회외소는 적극적으로 규제개혁 활동을 펼쳤다. 다행히조례상의 모순이 인정되어 기존 친환경사업장의 설비투자가 허용되는 방향으로 정리되었고, 향후 3년간 1천500억원 규모의 직접투자와 1천200명의 고용유지에도 기여하였다. 이는 규제 개혁과 기업애로 해소는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로 안전행정부에서 우수사례로선정한 바 있다.오늘날 대외변수로 인한 경기 악화는 지역경제 단위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체질개선과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규제개혁을 통해 불합리하게 제한된 활로를 뚫는 것은 지금 당장개선할 수 있다. 기업 애로와 규제를 줄여야 만이 기업인들은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고, 침체된 경제살리기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보고 듣고 이해하여 기업이 진짜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적자생존의 정글 같은 세계시장에서지금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경쟁력을높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관습화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의 역량이 저해되는 일이 없도록정부부처, 인천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책임있는 실천을 기대해본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지방의원의 역할과 자세

지방자치란 주민이 스스로 지역의 사무를 처리하는 과정이다. 주민은 지방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직접 선출하고 올바른 지방자치가 되도록 감시와 통제를 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의원 선거가 실시되고, 기초 및 광역의회 구성으로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인천시의회는 1991년 1대 출범 후 현재 7대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필자는 지난 4대와 5대 의회에 이어 7대 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7대 출범 첫날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보니 예전의 종이 문서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바뀌었고, 투표방식도 전자식으로 변하는 등 의회 운영시스템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입법활동도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건수가 2대, 3대에 각각 42건(13%), 35건(9%)에서, 5대와 6대는 242건(43%), 331건(56%)으로 4~5배 크게 증가했다. 의회 활동의 보폭도 넓어졌다.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각종 토론회, 현장방문을 진행하며 시민의 삶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의회에서 현안에 대한 정책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전문화되고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었다. 이처럼 의정활동에 있어 많은 발전은 지방의회 유급제가 도입된 2006년, 제5대 의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유급제가 도입되면서 지역에서 전문성을 지닌 유능한 인재들이 의회로 많이 진출하였고, 의원들이 회기 때뿐만이 아니라 의정에 전념할 수 있게 의정활동의 상시화가 가능해졌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될 때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회의 참석에 따른 회의 수당은 지급됐다. 이를 2006년부터 의정활동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원들에게 매월 의정활동비(이하 의정비)로 지급하게 되었다. 의정비는 그동안 산정기준의 투명성과 적정성에 대한 여러 진통을 겪으며 인구, 지방재정력, 지방정부 성격, 여론조사 등이 반영되는 합리적인 책정 기준이 마련됐다. 그리고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심 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매년 결정되어 오던 의정비는 지난 6월, 지방의원 선거가 있는 해에 한번 결정하여 4년 동안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정되었다. 인천시의회의 의정활동비는 현재 월 496만원이다. 수도권인 서울시의회(월 520만원)와 경기도의회(월 513만원)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인천시의회는 2007년에 결정된 의정활동비를 한 번의 인상도 없이 계속 동결해왔다. 그리고 금년에도 어려운 시 재정여건을 감안하여 2018년까지 4년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정비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정적이다. 과거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태도로 인해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크다. 지난 불찰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의원들 스스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해야만 주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삶에 도움이 되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정치를 펼쳐야 한다. 앞으로 생활정치인의 자세로 시민의 만족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공헌하는 성숙한 의정활동으로 많은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가 신뢰 받는 지방의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시론] 우리 모두 恩師가 돼야 하는 이유

은사(恩師)란 흔히 훌륭한 스승을 가리켜 부르는 호칭이다. 가장 기억이 남는 은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은사의 개념이 조금 더 폭넓게 확장됐으면 한다. 서른 한 살의 늦은 나이에 혼자 유학을 떠났던 첫 해의 일이다. 지도교수를 그리스 출신의 미국 교수님으로 처음 정해 그 분의 연구실에서 첫 학기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공대에서는 지도교수님을 확정해야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기에 심적으로 큰 부담을 안은 시기였다. 이 분과 매주 수요일 오전 아홉시 미팅을 하게 됐는데, 세 과목의 수업을 들으면서 한주에 한번 교수님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은 정말 중요한 시간이었다. 전날 화요일에는 거의 밤을 새고 아침에 만나 교수님이 내주신 주제에 대해 교수님께 설명을 하며 지도를 받았다. 문제는 서툰 영어였다. 몇 장으로 수학공식을 써가며 풀어놓았어도 말로써 설명을 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큰 문제였다. 몇 주 동안 미팅을 마치고 나와 연구실에서 긴 시간 고민한 끝에 교수님께 장문의 이메일을 썼다. 제가 영어가 짧아 생각한 것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교수님께서 참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메일을 보내야 될지 말지 오랜 생각 끝에 엔터키를 눌렀다. 그런데, 5분이나 됐을까, 바로 답장이 왔다. 교수님께서는 너의 영어는 충분하다. 나의 일은 너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나는 너와 함께 이 문제를 비롯해 더 큰 것도 함께 해낼 것이고, 너와 함께 있어 행복하다. 등의 내용이었다. 이 메시지가 학업을 마치기까지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사연이 있어 일년 반의 시간이 지난 뒤에 지도교수님을 변경하게 되는 아픔이 있었으나 최종 발표를 하고 졸업을 하게 됐다. 귀국하기 며칠 전에 교수님을 찾아가 이제 돌아가게 됐다고 하며 발표한 주제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 교수님께서는 너가 성장했구나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은은한 미소로 악수를 청해주셨다. 교수님께서는 학생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기쁨이었고 본인의 의무라고 생각하셨다. 저는 이 분을 은사님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갓 졸업한 학생들이 직장에 대해 너무나 낯설고 어려운 분위기에서 아파하는 모습을 종종 듣게 된다. 그래서, 무엇보다 저와 함께 있는 학생들의 성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누군가 저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지켜보아주며 끊임없이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제 개인에게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되었듯이 저 또한 이와 같은 관심과 지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 교단에 계는 선생님에게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는 것 또한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넓게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은사와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현재의 날 선 듯한 긴장감 있는 삶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직장인 이직의 주요원인중 하나가 상사와의 갈등입니다. 업무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상사가 부하직원을 독려할 수는 있으나, 그보다 먼저 마음의 대화를 통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상사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다그칠 때 제 은사님께서 보여주셨던 마음의 대화가 바탕에 깔려있다면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함께 해결해야할 의지로 뭉쳐져 좋은 성과로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시간이 가면 누구나 상사가 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은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교수

[인천시론] 역사 속의 책, 책 속의 사람

아침저녁의 선선한 기운은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어떤 시인은 가을의 정경을 밤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秋月揚明輝)이라는 시적 언어로 그려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가을은 결실과 사색의 시간이고, 무엇보다 책읽기 좋은 독서의 계절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 국민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인천지역 성인 연평균 독서량 8.9권)으로, 지난 2008년 11.9권에서 매년 수치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의 성인 월평균 독서량이 약 6권 이상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정도다. 특히 교육열 높기로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우리 사회에서 독서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은 우리의 교육열이 주로 학생들의 시험 성적과 입시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물론, 한 사회의 독서를 양(量)의 문제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한 권의 책이라도 오랜 시간 동안 음미하면서 읽는 것이 오히려 독서의 맛과 멋을 더 오묘하고 깊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라는 것보다 한 사회에 오랜 시간 동안 읽혀온 책이 어떤 책인가에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는 책을 통해 그 사회의 문화와 전통, 또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사고방식을 쉽게 유추할 수가 있다. 이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로 하자. 필자가 알기로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읽혀온 책 가운데 하나가 논어(論語)이다. 유사 이래 많은 젊은이와 지식인들에게 논어가 가장 많이 읽혔다는 사실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반신반의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이 1천600여년 이상 한반도에 존재했던 다양한 왕조의 젊은이와 지식인들에게 읽혀왔다는 점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삼국사기나 중국일본의 역사 기록을 참고하더라도 고구려, 백제, 신라 이후 고려왕조에서 학교 교육이나 공부와 관련된 기록을 본다면 논어는 학교 교육의 주요 교과로 지정돼 왔으며, 국가의 인재 선발을 위한 공부의 주요 도서로 선정돼 조선시대까지 독서의 중심에 놓여 있었다. 그렇다면 공자 왈로 대변되는 이 책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읽힐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을까? 논어에는 스승으로서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와 담론의 모습, 그들의 일상생활의 면모, 권력자들과의 대면 과정이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이 책에서 공자를 공자답게 만들어준 사람들은 위정자나 권력자가 아니라 그의 제자들이다. 공자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그의 초인적인 능력이 아니라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승 공자와 제자들 사이에 이뤄지는 대화의 흐름을 아 이 책을 읽다보면 어지러운 세상에서 서로에 대한 존경과 믿음으로 동고동락하는 사제(師弟)간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진리를 향한 이들의 진지한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논어에는 인간이 성취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와 이상이 있다. 특히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핵심 가치(仁)와 그들이 이룩하고자 하는 세상의 규범(禮), 성숙한 인간(君子)에 대한 비전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는 공자를 성인(聖人)으로서 영웅화하는 일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공부하는 인간 공자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인생의 중요한 진로를 결정할 때, 교육자, 선각자, 또는 멘토(mentor)로서 공자를 만나게 해준다. 공자 이후 우리 학문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는 학자나 사상가들은 항상 자신을 완벽한 인간, 완성된 존재로 내세우기보다는 배우기 좋아하는(好學)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배움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길이 자신의 사표인 공자를 따르는 길이고, 자기를 완성하는 문명적인 활동임을 그들은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인천시론] 기업 유치는 선택 아닌 필수

지난 2일 인천시, 인천상공회의소는 공동으로 2014년 인천지역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날 간담회는 유정복 시장 취임 이후 처음 개최되는 인천시의 기업 투자 유치 정책의 설명을 듣는 자리로, 지역의 기업인 외 관계기관 2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간담회에 대한 관심이 보여주듯이 최근 국내외 유수기업들이 인천에 몰려오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하나금융그룹, 엔타스에디스 등이 인천에 둥지를 틀었고, 지난해에도 대우인터내셔널, 엠코테크놀러지,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이 인천에 투자했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인천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및 사업장을 설치하여 지역 내 고용을 창출하는 직접 투자라는 점이다. 예정된 기업들까지 유치가 완료되면 5만개 이상의 질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인천지역 경제는 한 층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인천은 지역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도시 개발 등으로 인하여 기업이 떠나면서 지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따라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인천경제의 균형적인 발전과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위하여 규제 완화와 아울러 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기업 유출과 지역경제 쇠락이라는 위기 속에서 2002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고, 2003년 송도, 청라, 영종지역이 전국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인천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해외 투자자본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프라, 세제 및 행정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은 침체 일로에 있던 인천지역 경제를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으로 기대를 받았다. 또한 2012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는 인천에 대한 신뢰를 더욱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여기에 세계 150여개국의 선거기관이 참여하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와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되면, 국제도시 인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인천으로 향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한 단계 더 상승시키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인천상공회의소에서는 인천에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강화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시 정부는 물론 인천 오피니언리더들도 강화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기대해본다. 또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아울러 송도에 집중되고 있는 기업의 발걸음이 영종과 청라, 특히 루원시티, 도화지구 등의 구도심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국내외 기업 유치 촉진을 위해 개정한 인천시 기업투자 유치에 관한 조례 등을 전면 개정하여 유치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밝힌 바 있다. 각종 보조금과 투자지원금, 임대 및 조세감면을 통해 활발한 기업 유인책이 실효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세부사항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인천상공회의소는 그동안 인천시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과 기업 간의 소통의 창구 기능을 수행해 왔다. 기업들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수집ㆍ검토하여, 적극 수렴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장 가까이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인천지역 투자유치가 활성화되고 창조경제 인천이 실현되도록, 범시민적인 차원의 기업 환영 분위기 조성과 성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인천시론] 인천아시안게임, 모두 함께해요

인천아시안게임이 15일 남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소속 45개 전 국가가 참가하는 퍼펙트 대회로 1만3천명의 선수와 임원진이 출전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시선이 인천으로 모이게 된다. 미추홀 2천년 인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순간이 보름 후면 300만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인천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그간 전쟁과 상처의 도시에서 평화와 통일, 국제 교류의 장으로서의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대회를 통해 얻게 될 경제 효과는 무려 13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2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 4월, 인도 뉴델리와의 막판 접전 끝에 2014 아시안게임을 유치했을 때의 벅찬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5대 시의원으로 활동한 나는 아시안게임의 유치 과정은 물론 대회의 초석을 다질 각종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귀한 경험을 했다. 이제 7대 의회에서 그간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는 순간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아시안게임에 무한 신뢰와 힘을 보태준 300만 시민에게 다시금 고개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지난 7년간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경기장과 선수촌, 도로 개설 등 완벽한 대회시설 준비와 이에 따른 인프라 구축, 인천도시축전을 통해 국제행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8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봉사자와 서포터즈도 발대식을 일찌감치 마치고 아시안게임 지원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시민사회계, 문화계, 교육계 등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2014인천아시안게임 범시민지원협의회도 시민들에게 아시안게임을 홍보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도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를 위해 전국을 돌며 붐업에 앞장서고 있다. 해외에서의 활동도 이어졌다. 시의회는 자매도시인 일본과 몽골 등을 방문해 인천 아시안게임을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여기에 경기관람 활성화를 위해 의원 1인당 30만원 이상의 티켓 구매운동을 통해 총 1천8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티켓 판촉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준비는 말 그대로 워밍업에 불과하다. 대회의 결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시민이 없는 축제는 아시아인의 축제로도 성공할 수 없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열쇠는 바로 시민 여러분이다. 성숙된 시민 의식과 적극적인 참여, 관심은 인천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데 가장 큰 에너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려한대로 스타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 티켓은 이미 매진되었지만 비인기 종목은 여전히 많은 자리가 남아있다. 1시민 1경기 관람 실천은 어떨까. 내 고장 인천에서 펼쳐지는 국제경기에 가족과 함께 참여한다면 뜻 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 장담한다. 25년도 지난 88서울올림픽 경기를 추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인기, 비인기 종목을 떠나 시민 열기로 가득찬 경기장을 찾은 선수와 임원들은 분명, 인천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범시민지원협의회의 슬로건은 45억인의 축제, 우리 함께해요이다. 인천시민 모두가 경기장을 방문해 함께 즐기는 대회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의장

[인천시론]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종목순례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미리 이번 대회에서 펼쳐지는 36개 종목에 대한 순례를 떠나려 한다. 부디 인천시민들이 아시안게임을 최대한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수영은 박태환과 쑨양이 펼칠 세기의 라이벌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박태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쑨양이 각각 우세했다. 양궁은 우리나라 선수단의 전 종목 석권여부가 관심사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기계식 활을 이용하는 컴파운드 방식이 최초로 도입돼 관심을 끌고 있다. 육상은 장재근 이후 주춤하고 있는 남자 100m와 200m달리기 종목 한국신기록 경신과 400m릴레이 금메달 도전이 최대 관심 포인트다. 배드민턴은 약물파동 해프닝을 겪었던 이용대가 어떤 활약을 펼쳐줄지 주목된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볼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으로 이번 대회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 고유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종목들도 눈에 띤다. 우리나라에 태권도가 있다면 중국에는 쿵푸로 잘 알려진 우슈, 일본에는 가라테로 알려진 공수도가 있다. 카바디는 우리나라 전통의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결합한 종목으로 서남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족구와 유사한 세팍타크로는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다. 야구의 조상으로 불리는 크리켓은 영연방 출신국가에서는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낯설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종목이다. 서구주경기장 옆 연희크리켓 경기장을 찾으면 크리켓 불모지에서 새로운 신화창조에 나선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할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사이클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도로와 트랙경기뿐만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BMX(Bicycle Motorcross)와 MTB(산악자전거)경기도 함께 펼쳐지기 때문이다. 펜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대단한 인기몰이를 해오고 있다.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전체 12개 중 7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사격은 지난 광저우대회에서 무려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효자종목으로 한국선수단에 이번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정상을 달리고 있는 골프는 한-일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12개, 일본은 7개를 따내고 있다. 유도 역시 2016년 브라질올림픽을 앞두고 한일 양국 간 펼쳐지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체조는 리듬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손연재와 아시안게임 2연패에 나서는 도마의 신 양학선의 경기가 주목된다. 최근 올림픽 종목 탈락 위기를 겪으며 일대 변화를 꾀하고 있는 레슬링이 전해줄 새로운 재미도 기대된다. 태권도는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탁구는 인천연고 선수이면서 중국귀화 선수인 전지희가 과연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는 지가 관심이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유승민의 모습도 흥미롭다. 테니스는 한국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의 참가와 환상의 여자복식조 한나래-류미의 활약이 주목된다. 인간의 한계와 인내심을 시험하는 트라이애슬론(수영, 사이클, 마라톤), 근대5종(사격, 펜싱, 수영, 승마, 육상) 경기도 볼만하다. 이밖에 럭비, 복싱, 역도, 스쿼시, 승마도 나름의 재미요소를 갖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김도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기

이주를 통해 새로운 지역에 자리 잡고 지역 주민으로 살아가기까지는 쉽지 않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 혼자 거주하는 것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더 지역 안에서 함께 지내는 일이 일상화되어야 하는데, 그 일상화라는 것이 내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에 주변의 이해와 도움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지역주민으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은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접목시켜 활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부평구에서는 구청의 지원으로 결혼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결혼 이주배경주민 멘토링 봉사단이 현재 운영 중이다. 이것은 초기입국 결혼이민자의 지역사회 조기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멘토 봉사단원을 통해 지역사회의 정책이나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동마다 이주민 대표 멘토를 두고 그 활동을 통해 차별 없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는 결혼 이민자 가운데 동마다 대표를 선정하여 월례회의와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지역에 있는 초기이민자와 이주배경주민들에게 행정기관의 정보를 제공하고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기존 지역주민과 이주배경 주민 사이에서 문화차이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불편함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을 전개하면서 접하는 몇 가지 사실이 있다. 멘토 봉사단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이 더해졌고 지역사회에서 맡은 일을 진행하면서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또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하면 잘 진행할 수 있는지, 더 필요한 일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조율해 가고 있다. 초기입국자를 돕고자 함께 모여 반상회 알림 사항을 각국언어로 번역하여 초기입국자에게 알려 주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주배경주민으로 인해 기존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생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초기입국자에 대한 주민생활안내를 병행하였다. 통반장회의에도 참석하여 주민전달사항을 함께 숙지하여 이주배경주민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적극적 방식은 주민의 입장에 서서 불편함을 들여다본 지자체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멘토 봉사단의 달라진 눈빛이었다. 자신이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그 구성원으로 역할이 있다는 것은, 비로소 인천시민으로 부평구민으로 인정받고 살고 있다는 소속감을 부여했고 그 소속감은 자신감을 느끼게 하여 멘토의 역할을 할 힘을 갖게 하였다. 그래서 눈빛은 더욱 또렷했고 처음 모였을 때의 모습보다 몇 배 밝아진 활기찬 모습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소속감이 주는 자신감은 우리에게 살아나갈 힘을 준다. 이제는 옛 가요가 되어버린 핑계라는 가요의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라는 가사가 가끔 생각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며 그 일을 겪는 게 나라고 생각해 볼 일이다. 내가 이주했다면, 내 자식이 군대의 폭력과 왕따에 노출되어 있다면, 내 가족이 엄청난 안전사고의 피해자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렇게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 상대방에게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시민성을 확보할 때, 우리 사회는 사람이 살기 좋은 사회라는 이름표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김자영 인천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푸른 눈, 갈색 눈

미국의 한 초등학교의 수업시간.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을 눈동자 색으로 두 집단으로 나누고서, 첫째 날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이 푸른 눈을 가진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정한 후 규칙을 나열한다. 갈색 눈 집단이 푸른 눈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선언하고 특혜를 주고, 다음 날은 역할을 바꾸어 우월함과 열등함을 뒤바꾸어 체험하는 특별한 차별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전까지 함께 잘 지내던 아이들이 5분도 안 되어서 열등하다고 지칭된 푸른 눈 아이들을 비난하며 차별하기 시작한다. 차별받는 아이들은 갑자기 의기소침해진 모습을 보이며 괴로워한다. 선생님의 실수에도 갈색 눈 아이는 푸른 눈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일갈한다. 차이가 차별 되지 않도록 눈동자 색깔로 인해 열등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은 단지 그 선언만으로 정말 열등한 모습을 보였으며, 반대로 우월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은 평소보다 훨씬 향상된 학습 능력을 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월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이 열등하다고 선언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놀라우리만큼 무시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실험은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라이스빌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행해졌던 차별실험이다. 이 차별수업의 계기는 흑인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사건을 본 초등학교 교사 제인 엘리어트가 학생들에게 차별을 가르치기 위한 특별한 수업 방식을 고민하면서 피부색, 눈 색깔 등 차이에서 비롯된 차별을 아이들에게 경험시키며 차별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예정된 차별이지만 그 차별로 인해 아이들은 바로 그 입장이 되어 낙담, 좌절, 분노를 겪은 것이다. 제인 엘리어트는 차별이 단지 다름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것에 대하여 다수집단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의 문제임을 지적하고, 그 다름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서 기인하는 많은 차별의 폐해를 상기시킨다. 예방접종을 하듯 차별을 당해봄으로써 차별의 괴로움을 인식하게 하고 차별을 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우리 사회 안에 별 생각 없이 만연해 있는 성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연령에 따른 차별 등 많은 차별이 있다. 우리의 차별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바로 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차이가 편견이나 차별이 되지 않도록 이해와 존중을 학습하는 일은, 다양함을 인정하며 자신의 편협성에서 벗어나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나를 개방하는 것이며, 미처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것에 대해 관심을 넓히고 긍정하는 것이다. 부정은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끝에 서는 것이지만, 긍정은 다시 새롭게 열리는 세상을 맞이하는 통로를 선물한다. 그러한 차이에 대한 존중은 동등한 참여와 공존을 통해 민주사회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될 것이다. 상대방 상처 이해하고 감싸줘야 새로운 청사진으로 힘차게 출발한 각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사업들이 차별적 시선 속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길 바란다. 상대방의 깊은 상처를 이해하고 인간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이 사회 전반에 일상화된다면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많은 소모적인 논쟁과 아픔을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차별수업은 꼭 경험을 해서 아는 단계를 거치지 말고, 인간애에 기초한 존중을 통해서 차이의 인정과 조화로 대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자영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진실을 가르치고 평등을 구현하는 교육

온 국민의 가슴을 짓누르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객선 침몰 사고, 전국을 뒤흔들며 소용돌이쳤던 선거열풍, 봄이 이렇게 지나고 여름을 맞이했다. 엄청난 파장으로 우리 곁을 지나는 많은 사실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깊이 바라보지 않으면 내 생각은 무엇인지, 난 과연 현실로 내게 다가오는 사실에 대한 인식과 그로 인해 마음속에 자리한 정서 사이에서 바로 서서 가고 있는지 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세상의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고 판단해야 하는지 중심 잡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일반 국민의 중심을 잡는 균형감각도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도자들의 중심 잡기는 더욱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다. 내용상의 중요함보다 편향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작용할 때 내가 어디에 설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동질성에 기초한 무한경쟁 교육현장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가치의 차이 속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내용이 실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을 날 것으로 들어내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집단의 생각에 대하여 수용하기보다는 반격하고 대결하는 양상으로 치달아 가던 시간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차분하게 성숙한 소통의 구조를 만들어 가는 일을 우리의 중요 화두로 삼아야 할 때다. 선거기간 내내 뉴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다. 교육감선거조차 교육의 주체인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제안되고 있는지를 유권자에게 알려주기보다 어느 쪽 후보인가가 중요했고, 단일화 여부에 따라 예측을 뒤엎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것이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였다는 것은 지역의 특수성을 떠나 이미 교육에 대한 전국 공통의 관심사가 방향성을 갖고 있을 만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교육을 통해 이루어가야 할 것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성해갈 수 있도록 자존감을 확립하는 일,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적성을 찾아 개발하는 일, 변화하는 꿈을 좇아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하지만, 교육현실은 가계부담을 가중시켜가며 사교육시장을 팽창시키고, 그러한 부담은 자녀 양육이 끝나면 빈 껍데기로 남는 빈곤한 노인층을 양산해 내기도 한다. 더 두려운 것은 교육과정 속에 있는 어떤 아동이나 청소년도 진정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행복이 그렇게 유보되었다가 갑자기 만개하는 것은 아닐진대,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무한 서바이벌의 교육현장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다양성보다 동질성에 기초하여 살아왔다. 똑같은 문화를 갖고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며 성공이란 잣대조차 똑같아, 동일한 방식으로 성공해야 하는 강박이 우리에게 있었다. 기성세대의 이 강박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선 안 된다는 교육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이 표출된 것이 64 선거 결과의 메시지일 것이다. 교육감의 진솔함만이 변화 이끌 것 교육의 문제가 사회현상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경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문제는 더욱 아니다. 정치적 견해와 무관할 수는 없지만, 교육이 정치는 아니다. 교육은 촘촘한 검증과 합의를 통해 진실을 가르치는 일이 되어야 하고 평등을 구현해 나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평등은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기초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고 그러한 발전이 수월성까지 닿을 수 있도록 체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육의 고질적 병폐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유권자와 학부모의 기대를 읽는 지도자의 진솔함만이 긍정적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김자영 인천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천시론] 이제는 인천AG가 감동 줄 차례

#1936년 베를린올림픽 - 암흑 같았던 일제 강점기, 손기정이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민족의 기개를 세계만방에 떨쳤다. 그의 옆에는 동료이자 친구 남승룡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에는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달려있었으며, 외신은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948년 런던올림픽 - 일제 36년의 아픔을 뒤로 하고 우리나라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최초로 출전한 올림픽 대회다. 역도의 김성집과 복싱의 한수안이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해방된 조국 코리아(Korea)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 - 전쟁의 참화 속에서 출전한 대회였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통해 겨우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역도 김성집과 복싱 강준호가 동메달을 따내면서 전쟁으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심어줬다. 올림픽으로 국가 위상ㆍ국격 높여 #1958년 동경아시아경기대회 - 해방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열린 대회로 우리나라 선수단의 각오도 남달랐다. 인천이 낳은 불세출의 사이클 영웅 이홍복은 대회 2관왕에 오르며 일본선수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세워준 일대 쾌거였다. #1964년 동경올림픽 -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아로새긴 대회로 기록되고 있다. 전쟁으로 생이별을 해야 했던 북한 육상 선수 신금단과 월남한 아버지 신문준씨가 대회기간 중 극적으로 상봉하면서 한반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단 7분간 주어진 부녀상봉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한편 인천출신 장창선은 레슬링 종목에서 올림픽 최초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장창선은 1966년 미국 톨레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 우리나라 올림픽 첫 공식 금메달이 나왔다. 가슴에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금메달 시상대에 오른 양정모의 모습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어야 만 했던 손기정과 대비되면서 감동의 깊이를 더해줬다. # 1984년 LA올림픽 - 우리나라 선수단은 모두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온 국민을 환호와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대한민국은 일약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에게는 대단한 자부심을 심어줬다.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격도 한층 높여줬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저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19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 1997년 12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편입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1997년 5.8%였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7%로 떨어질 정도로 경제위기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했던 우리 선수단의 활약은 IMF로 힘들고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안겨줬다. 한편 이때를 맞춰 당당히 세계무대에 등장한 야구 박찬호와 골프 박세리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돼 주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 남북한 선수단의 동시입장으로 우리 민족과 세계를 감동시킨 대회였다. 이날의 감동은 이후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한 동시입장으로 이어졌다. 스포츠가 남북화해와 협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 북한 응원단이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북한 응원단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남북이 하나 돼 펼친 응원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후 북한응원단은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방문했다. 인천AG 좌절 빠진 국민 위안 줄것 그동안 스포츠는 우리 국민이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거나 힘들고 지쳐있을 때, 나라와 민족이 전쟁과 분단, 경제위기로 아픔을 겪고 있을 때 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120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세월호 참사로 깊은 슬픔에 젖어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북관계 회복의 돌파구가 되어 줄 차례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안겨줄 감동이 기대된다. 김도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세월호 침몰에서 보여지는 것

근대 국가체제의 성립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정치이론으로 존 로크(영국, 1632-1704)의 사회계약론이 있다.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자신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홀로 지켜야 했지만, 자신의 안전을 홀로 지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관이 필요하며, 기관을 만들기 위한 중간과정에서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크는 사회계약론에서 사회계약에 의해 기관으로서 탄생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정당하게 축적된 재산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으며, 의무가 불이행 되었을 때 국민은 계약을 파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크의 사회계약론은 미국에서 토마스 제퍼슨에게 영향을 주어 미국 독립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고, 프랑스에서는 계몽주의와 프랑스 대혁명에 영향을 주며 오늘날의 국가시스템을 만드는 기초이론이 되었다. 세월호의 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러 원인들에 대해 많은 언론에서 기사화 했다. 탐욕에 젖어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부도덕한 해운사와 선박직원들이 자신들만 탈출하며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을 방치해버린 일은 전 세계인의 분노를 자아냈다. 또한 선박의 안전운항에 대한 문제부터 침몰사고 이후 정부당국의 대응과정의 무능력이 대한민국호의 침몰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보는 필자에게는 두 개의 기사가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만든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사고 직후 기관장대책회의에서 연수관과 연습실 등의 시설을 실종자 가족들의 숙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인해 이 제안은 거부되었고, 대신 안전행정부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와 경찰 기동대, KBS 및 KTV 국민방송 관계자 등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시설은 사고해역인 팽목항과 차로 5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현재 가족들이 사용하고 있는 진도체육관은 난방도 되지 않는 데다 사고 해역이 있는 진도 팽목항에서 차로 20~30분 거리에 있어 한참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장소이다. 또 다른 기사로 박승춘 보훈처장이 어느 강연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문제는 미국의 911은 외부의 세력에 의해 공격받았다는 것이었고, 세월호의 비극은 우리 내부의 문제로 발생한 점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부시는 내부문제인 카트리나에 대한 대응실패로 국민의 책임추궁 끝에 정권을 야당에게 넘겨주었던 것을 어떤 의도에서인지 모른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통령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고체계에 국민은 주권자로 모셔야할 존재가 아니라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다. 세월호의 침몰과 뒤이은 여러 일들에서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세월호의 침몰과 더불어 구조과정의 무능력에 대해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말실수에서 국가가 자신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최근 극장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역린에서 정조(현빈 역)는 중용 23조를 이야기 한다. 이 말을 거론하는 것은 공직자들이 명심하여 국민을 위한 자세를 재정립하기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굳이 로크의 사회계약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생명의 안전에 대해 담보 받지 못하는 주권자의 분노는 어느 순간 거대한 급류를 이루며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곽경전 부평미군부대시민참여協 부위원장

[인천시론] ‘한류전도사’로서 이주노동자

40여 년 전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는 그 흔한 TV를 찾아보기도 힘들었고 대신에 집집마다 라디오가 전부였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세계 정서에 있어서 지금처럼의 정보를 얻을 길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시골마을인 우리 동네에서도 서독(독일)이란 나라의 부강함과 발전상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당시 우리 동네에서는 서독의 탄광으로 이주노동을 떠난 가정이 있었다.우리네 미술시간에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릴 때면, 아무리 깨끗하게 칠을 잘하여도 크레용 질이 좋지 않아 찌꺼기가 많이 생겼으며, 나중에는 도화지위의 그림이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때 서독에 광부로 갔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준 크레용은 모든 학생들의 부러움 그 자체였었다. 150만명 이주자 모두 우리의 이웃 어디 그뿐이었을까? 학용품이란 학용품은 정말이지 우리들이 쓰고 있는 몽당연필과 잘 찢어지는 공책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전체 학생 수 600여명 되는 시골학교에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다. 서독은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서독은 기술이 제일 좋은 나라라면서 이구동성으로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199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는 88서울 올림픽의 성공개최와 함께 아시아의 각 나라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일을 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가족들을 부양하면서도 틈틈이 한국의 선진기술이 만들어 낸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출신국의 시골 산간벽지로부터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런 그분들이 앞을 다투어서 Made in Korea를 사서 박스채로 고향에 선물로 보낸다. 한국으로부터 온 물건들이 박스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온 동네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어떤 물건 하나도 흠잡을 데 하나 없는 한국산 물품들은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고향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가끔 필자가 귀환 이주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해당 국가를 갈 때 선물로 무엇이 좋을지 물어보면 그들은 말한다. Made in Korea 이면 무엇이든 좋다고. 이렇듯 이주노동자들은 우리가 한류라는 단어도 모르고 있을 때부터 이미 지금의 한류를 위한 그 첩경을 평탄케 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목수의 눈으로 보면 산에 있는 그 어떤 나무 하나라도 버릴 것이 없고, 석공의 눈으로 보면 냇가의 그 어떤 돌이라도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우리에게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비전이 있다면 이 나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그 어떤 출신국의 사람 또는 그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자라도 가벼이 여길 대상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주노동자분들이나 결혼이주여성분들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국가로 나아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그와 반대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간혹 우리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안타까운 뉴스 -결혼이주여성이 가정 폭력으로 목숨을 잃다- 는 반 한류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속 한류 도울 협력자 될 것 글로벌시대는 지구촌의 모두가 이웃이라는 개념으로 출발하여 공동의 발전과 공동의 행복을 위해 서로가 좋은 협력자가 되어주는 시대다. 그러므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150만 명의 거주외국인 이주자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럴 때 우리사회는 전 세계에 한류의 첩경을 평탄케하는 더 많은 한류전도사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철수 사랑마을이주민센터 대표ㆍ목사

[인천시론] ‘큰 일을 겪으며…’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옛 속담이 있다. 한 명의 지혜가 수백 수천을 살리고 단 한 명의 의인이 세상을 구원할진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온 나라가 공황상태에 휩싸여 있다. 무엇을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못 지켜준 미안함, 그 누군가에 대한 억울함과 분함,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무력감등 부정적 감정이 뒤범벅되어 온 국민의 영혼은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잃어 버렸다. 국민의 복지는 물질적 지원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국민 개개인의 영혼이 건전해야 하며 평화로운 상태라야 비로소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온 국민 감정 균형 잃은채 공황상태 온 국민이 화가 나있는 국가, 온 국민이 대충 사는 국가, 이러한 국가에 미래가 있겠는가? 우리나라 국민은 무척 바쁘지만 모두 대충 산다. 대충대충 하여야 사람 좋다 소릴 듣는다. 안전을 챙기고 원칙을 이야기하면 이미 까칠하고, 어렵고, 강한 사람,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사람, 일은 잘하나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라 칭하기 일쑤다. 그러니 그 누가 문제를 제기하고 원칙을 준용하라 말할 용기를 내겠는가?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라도 더 이상의 기여를 하는 것을 멈춘 것이다. 서로서로 불편치 않도록 타협하고 절충하고 회피하고, 침묵한다. 그러니 사회적 책무성,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 정의로움과 같은 단어는 조선시대 고전에나 나오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은 모두 화가 나있다. 우리 국민 모두를 밥벌이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소신을 버리는 비굴하고 모자란 국민 취급을 당하기 때문이다. 틀렸는데 틀렸다고 못하고 다르다고 위로한다. 아닌데 아니라고 못하니 입을 다물고 참는다. 나는 나인데 나라고 못하고 우리라는 미명아래 다수결원칙에 소수의 희생이 얼마나 당연시되는지. 이래저래 화를 억누르며 사는 우리가 우리 자식들만은 우리처럼 살지 말고 잘살아보라고, 빚을 내서라도 가르치고 가족이 헤어져 있으면서도 가르쳤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을 우리의 소유물인양 여기고 우리의 분풀이용으로 보란 듯이 잘 키우려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번 세월호 사건은 전국의 어른들에게 보내는 아이들의 경고라고 받아들이면 어떨지. 오늘 우리 모두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았으면 한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돌아봐야 잠자는 우리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오직 건강하게 함께 있어주어 고맙고 사랑한다고, 더는 바랄 것이 없다고 중얼거린 우리나라의 모든 어른들이 진정성과 순수성을 회복하고 힘내어 세상을 살아보는 것이 꽃다운 영혼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조현순 경인여대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시론] 100세 시대와 건강도시 인천

100세. 예전엔 사람의 수명 중 최상의 수명이란 뜻의 상수(上壽)라고 할 정도로 꿈의 나이였다. 그런데 이미 과학과 의료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대폭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는 현실이 됐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마련인 만큼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팍팍한 현실 속에서 오래 산다는 게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건 무엇일까? 단연코 건강이다. 건강한 이에게 100세 시대는 축복이겠지만 건강하지 못하면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건강의 중요성은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루 말할 수 없다. 건강은 행복한 100세 시대의 필수조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가 2002년 18조8천억원에서 2012년에는 47조 8천억원으로 10년 동안 2.5배가 증가했다. 특히 여기서 노인진료비만 따지면 3조8천억원에서 16조4천억원으로 무려 4.3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의료비는 스포츠를 통해서 충분히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체육활동만으로도 1인당 연간의료비를 46만원 절감할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총11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규칙적인 운동은 최고의 건강관리 비결이다. 다리가 바빠야 오래 산다는 얘기가 있다.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33운동법)을 하면 100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1주일에 20시간 정도 걷는 사람은 뇌졸중 발생확률이 걷지 않는 사람보다 40%가 낮고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도 50%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국민들이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생활화할 수 있게 하기 위해 7330(일주일에 3회 이상, 하루 30분 운동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도 전 국민의 주 1회 이상 생활체육 참여율을 43%(2013년 기준)에서 2017년 6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국민들이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생활화하고,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육시설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야 한다. 자랑스럽게도 인천시는 전국 최고수준의 체육시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열리는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대비해 16개 경기장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각 군구별로 고르게 배치된 이들 경기장은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면 293만 인천시민들을 위한 스포츠 복지문화 및 생활체육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 앞으로 인천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각자의 동네에 자리한 체육관이나 스포츠센터를 찾아서 배드민턴, 수영, 헬스 등을 배우고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이들 경기장 주변에 조성된 공원길을 걸으며 기분전환도 하고 건강도 다질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의 비만율이 25.8%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을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때 인천시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도 있다. 이제 인천시민들도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관리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는 아시아경기대회 신설경기장들을 비롯한 각종 시립체육시설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인천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생활체육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바로 여기에 행복한 100세 시대를 열어가는 건강도시 인천의 미래가 있다. 김도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천시론] 인천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요건

인천은 인천국제공항 개항,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개발, 인천대교 개통 등 기반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인구 300만명을 바라보며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도시로 발전해 가고 있다. 게다가 최근 10년간 지역총생산(GRDP) 증가율과 1인당 총소득이 부산을 앞지르고 있어 전국 2대 도시가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인천은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고속도로 등 육해공(陸海空)을 아우르는 교통망과 국내최대의 경인산업지대, 다양한 역사문화적 유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국내의 다른 어느 도시보다 발전하고 있고 발전가능성도 매우 큰 도시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인천은 신도시 위주의 인프라구축과 신도심과 구도심의 격차, 산업기반의 업종간지역간 불균형,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소통과 상생의 어려움, 그리고 이어지는 시민의 삶의 질 하락과 불만과 그리고 불통 때문에 불균형의 도시가 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인천은 발전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불균형불통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지만 시민의 삶의 질을 수준급으로 올리기 위한 변화의 소용돌이는 인천이 도시경쟁력을 갖추고 시민의 삶이 나아지는 자립자족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의 발전을 견인하는 주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인천경제자유구역, 육해공의 교통망, 산업시설 등이 그것이다. 1883년 개항은 외세의 강압에 의한 개항이었지만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동북아시아의 물류거점이 되는 제2의 개항은 인천시민의 자유의지로 포부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2003년 국내 최초로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국가가 아닌 도시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변화에 착안하여 인천을 브랜드화하여 전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투자가 증가하고,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사무처와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유치되고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 유엔기구 사무소가 들어서게 되어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둘째,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정상급의 공항으로서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176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연간 41만회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2013년 12월에는 연간 여객이 4천만명을 돌파했다. 여객운송 4천만명 돌파는 인천이 동북아시아 환황해권 경제블록의 거점도시임을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3단계 공사의 조기완공과 더불어 4단계 공사의 조기 착공을 위한 정부정책의 조속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셋째, 인천항은 북항, 내항, 연안항, 남항, 인천신항 등이 있으며 2030년까지 총 100여개의 선석을 갖출 계획이다. 인천항의 물동량은 1억4천393만톤(2012년, 전국대비 10.8%)으로 부산, 광양, 울산에 이어 전국 4위이다. 또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98만 TEU(전국대비 8.8%)로 부산, 광양에 이어 전국 3위이다. 현재 인천신항에 최현대식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건설중인데, 컨테이너 항만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조건인 항로 수심을 16m이상 준설하여 8천 TEU급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부장

[인천시론] 봄소식은 이주민들에게도 전해져야 한다

남쪽에서부터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을 따라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꽃내음은 공원을 가득 메운 주말 오후 우리 동네 사람들의 나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가 하면 한산했던 시장 통이 시끌시끌할 정도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무래도 봄바람에 실려 온 꽃내음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설렘을 주고 있나보다. 이 땅에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필시 사람들도 겨울을 지내는 동안 봄이 오기를 고대했던 것이겠지? 그게 아니라면 무슨 아이돌 스타가 온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겨우내 한산했던 공원과 시장 통을 가득 메우기가 쉬운가 말이다. 필자도 그 대열을 따라 공원과 시장을 다녀왔다. 확실히 사람들의 얼굴에 생기가 있다. 나무들도 벌써 움이 텄다. 그런데 이런 계절의 특징 중의 하나가 실외는 따뜻한데 실내는 춥다는 것이다. 물론 아파트 같은 좋은 주거환경에서 사는 분들은 인정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겨울에는 연탄이든 전기든 혹은 가스든 방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것으로 도움을 받겠지만 살을 에는 듯 한 추위가 지나면 자연히 난방기를 치우고 대신 두꺼운 이불을 깔고 덮는다. 하루 12시간을 보내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인 공장도 봄이 오면 난방기를 치운다. 그래서 봄이 되면 이주노동자들은 공장에서나 집에서나 어쩌면 겨울보다 더 추운 시간들을 보내야 한다. 그래도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신정, 설 같은 명절이라도 있어서 휴일을 챙길 수 있었고 인심 좋은 사장님들은 적지만 보너스라도 챙겨줬는데 봄에는 기대할 것이 없다. 어제 토요일 오후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공장과 그들 중 한분의 집을 방문했다. 거기에도 봄은 공장마당 한편에 있는 자그마한 화단까지 찾아와 있었다. 역시 숙소 이층에 사시는 주인집 창가에 있는 화분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었다. 2층 다세대 주택에 들어서서 정문에서부터 집을 돌아 뒤쪽으로 가면 반지하 입구가 보인다. 언제나 그늘져 있어서인지 스쳐 지나가는 바람도 쌀쌀하다. 그 찬바람을 몰고 방안으로 들어가면 실내의 기온은 오히려 조금 전의 바깥 기온보다 훨씬 춥다. 혹독한 겨울의 추위는 모든 대지를 꽁꽁 얼려놨지만 봄바람 앞에서는 힘없이 녹아내리고 숨어들어가 버릴 정도로 봄은 막강한 힘을 가진 것 같다. 그러나 여기 반지하에는 그 힘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청와대에서는 규제개혁 끝장토론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대대적으로 관련 뉴스들을 쏟아냈다.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뭔가를 기대하면서 반기는 눈빛이다. 봄이 주는 꽃소식 이상으로 설레는 소식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규제에는 상당부분 국민의 생명과 안녕을 위하고 평등과 질서를 위한 것들과 오래전에 만들어져 시대에 걸맞지 않고 더 이상의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줄의 글자에 의해서 중요한 발전과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그런 것들을 잘 가려서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 많이 생기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계절은 바뀌고 있고 사회는 발전해가고 있는데 150만 명의 이주민들은 철창같은 규제에서 오늘도 노동과 최저임금의 경계선에서 길들여져 가고 있다. 10여 년 전, 중국의 조선족 자치현인 장백에 갔었다. 그곳에 있는 조선족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에 한국에서 불쾌한 일을 겪으셨던 어르신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한국이 아무리 발전했어도 우리 중국의 몇 개 도시보다 못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필자는 그 분의 감정과 기분을 최대한 이해하면서도 속으로 중국은 발전한 몇 개 도시 뿐만 아니라 발전하지 못한 절대지역들도 포함해야 중국이다고 생각했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가 아무리 발전하고 평온한 복지국가로 간다한들 봄볕을 받지 못하고 사는 3%의 이주민들을 떼어놓고 대한민국 발전을 자랑할 수 없다. 우리의 대한민국은 이주민들을 포함한 공동체임을 잊지 말자. 김철수 목사(사랑마을이주민센터대표)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