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에도 불구,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은 급성장세다. 작년 요커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난 일본의 경우 바쿠카이(싹쓸이구매)란 말이 검색 1,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어느 정도나 되나. 우리나라에 중국인여행이 허용된 2004년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인들이 해외관광하면서 소비한 금액은 매년 두 자리대 증가세. 특히 작년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해외로 나간 중국인이 1억 2천만, 쓴 돈은 2천150억 달러(약 250조원), 1인당 208만원 소비로 2014년의 1천400억 달러보다 53%나 급증했다고 한다. 7%에 미달한 GDP성장률 대비 7배 이상이다. 중국의 해외관광소비는 이미 2012년부터 1위였고, 지금은 2위인 미국의 2배 이상, 중동의 부국 카타르 국민소득보다 많고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국민소득과 맞먹는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배경내지 이유는 뭔가.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중국의 소득증가를 첫째 요인으로 꼽는다. 아시아지역의 과거경험에 비춰보면 1인당 평균소득이 8천 달러 이후부터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의 현재 1인당 소득은 7천 달러. 추가로 음성소득이 20~30% 있다고 보면 9천 달러 내지 만 달러의 소득이니 관광수요가 급증하는 게 당연하다.둘째, 위안화절상도 중요요인이다. 최근 다소 절하되긴 했지만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후약 30% 절상됐으니까 해외에서의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세진 셈이다. 과거 80년대 중반 엔 강세 때 많은 일본인들이 해외관광에 열을 올린 것과 같다. 셋째, 쇼핑이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고관세율정책 때문에 중국 안에서보다 나가서 살 때 제품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또 이외에 각국의 경쟁적인 비자발급요건 완화 등 규제완화, 편리하고 싸진 항공편 등도 중국인들을 해외로 유인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럼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나가는 지역은 어딘가. 2013년만 해도 홍콩, 마카오가 1, 2위였는데, 작년은 도박으로 유명한 마카오는 시진핑주석의 부패척결, 고급소비억제 때문인지 6위, 홍콩도 시위 때문인지 2위로 밀렸다. 대신 태국이 중국인들의 동남아여행열풍과 불교유적지, 바트화 절하 이점으로 1위로 올라섰고, 일본이 3위, 우리나라가 4위, 대만 5위의 순이다. 미국은 2013년 6위였다가, 달러 강세로 밀렸고 유럽은 비행기 값이 아시아존의 거의 10배로 비싸지만, 문화예술유서가 깊은 프랑스, 이탈리아가 8,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국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일본이지만, 1년 여 동안 20% 가까운 엔 절하에 소비세 면세, 지방정부 중소도시들의 적극적인 택스리펀딩과 최근 젊은 요커들의 트렌드 변화를 겨냥한 맞춤형 정책을 펴서 2014~2015년 요커들이 연 9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작년 요커들의 인구분포를 보면 80년대생이 44.9%로 가장 많고 다음이 70년대생 25.7%, 90년대생이 11.4%. 따라서 빠링허우, 쥬링 합치면 56.3%로 절반 이상이다. 게다가 빠링허우, 쥬링허우는 스마트폰을 통한 집단 커뮤니케이션으로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계층인 만큼, 이들의 해외관광패턴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첫째, 이들은 개성적이면서도 실용적이라고 한다. 최근 해외직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직구를 통해 살 수 있는 것 예컨대 재작년만 해도 인기가 높았던 일본의 비데, 밥솥 등의 소비가 줄고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중저가 생활용품 이를테면 애 감기약, 전동칫솔, 우리나라의 경우 샴푸와 라면, 일본의 매니큐어와 화장지, 미국의 단백질 파우더 등이 인기라고 한다.둘째, 이전엔 노인과 같이 여행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빠링허우 중심으로 어린 자녀와 함께 하는 여행(親子旅)가 빠른 증가세다. 셋째, 젊은 쥬링허우는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빠링허우와 또 다르다. 이들은 테마관광 예컨대 겨울이면 스키, 다른 계절엔 도보여행을 하고 명품백보다 명품문화체험을 선호한다고 한다. 예컨대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스칸디나비아에선 오로라 감상, 파리에선 미슈랭 스타 같은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식이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3%를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철강, 조선, 화학 등 구경제산업의 경우 당분간 구조조정 여파로 성장이 쉽지 않은 만큼, 바로 옆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해외관광, 또 이와 연관된 의료헬스산업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했으면 한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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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2016-05-01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