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년 전만 해도 중국의 우리나라 투자는 주로 부동산과 도소매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용과 생산에 영향을 주는 제조 및 서비스관련 기업투자가 빠르게 늘어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5년간(2011~2015년 9월) 중국자본의 우리나라 기업투자를 보면 상장, 비 상장사를 포함, 32개사에 총 2조 9천606억 원. 그중 80% 이상이 2013년 이후 채 3년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중국자본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뭔가. 첫째, 중국이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저우추취(走出去) 정책.’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둘째는 중국기업 자체의 해외진출니즈다. 현재 중국기업들의 화두는 누가 급성장하는 내수를 선점하느냐는 것. 자체 기술혁신도 좋지만, 해외 유수기업을 M&A해서 그 기술과 브랜드를 내수시장에 접목하면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한 중국자본의 성격을 정리해보자. 첫째, 중국본토자본이 65.1%로 홍콩자본(13.7%), 조세피난처 자본(21.2%)보다 훨씬 많았고, 전략적 투자자(93.2%)가 펀드투자(6.8%)보다 압도적이었다.특히 경영권과 최대주주에 관심이 많은 전략적 투자증가로 M&A형태의 투자가 급증했다. 2010년만 해도 지분투자비중이 79.3%, 최대주주투자는 16.4%였으나, 작년엔 M&A가 크게 늘어서 최대주주투자가 47.1%로 거의 절반이었다. 둘째, 상장사투자는 거래소가 3개, 코스닥 20개, 코넥스 2개사로 총 25개였고, 나머지 7개는 비 상장사였다. 그러나 비 상장사들도 대부분 거래소에 상장신고가 들어가 있거나 1~2년 내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셋째, 규모별로는 코스닥이 많은 만큼, 대형기업보다 중소벤처기업이 주류였다. 중국의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만 대형일 뿐, 31개사 모두 중소형이었다. 시장의 관심이 많은 건 투자업종. 제조보다 서비스업이 대부분으로 금융 한 건(동양생명)을 제외하면 문화(인터넷게임, 엔터테인먼트), 소비재(의류ㆍ완구), IT부품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문화방면 M&A투자가 늘고 있는 이유로는 첫째, 중국정부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와 문화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중국기업들이 우리 영화와 게임, 드라마제작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 둘째, 우리나라 게임, 엔터테인먼트기업이 경쟁력은 있지만 내수시장이 작아 수익기반이 취약한 점을 꼽는다. 그럼 중국자본진출은 우리에게 어떤 효과를 갖고 있나. 가장 빠른 긍정적 효과는 역시 주가다. 중국자본이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주가는 상승해서 예컨대 아가방은 작년 6월 중국기업 랑시의 투자로 3개월간 130%, 엔터테인먼트기업 초록뱀은 한 달 만에 140%, 기계업체인 디에스티로봇은 3개월간 250%나 급등한 바 있다.부정적 효과론 ‘기술흡수 후 방치’로 인한 산업공동화 가능성을 꼽는다. 사례로는 쌍용차와 하이디스가 대표적. 특히 중국 BOE에 매각된 하이디스는 기술유출로 국내경영진은 유죄를 받은 반면, 중국은 기술획득으로 현재 LCD부문 세계 2~3위가 됐단 점이다. 아무튼 한중 FTA를 앞두고 중국자본의 우리나라 기업투자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게 틀림없다. 따라서 중국자본을 활용해서 적극 중국에 진출하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중국자본의 M&A로 인한 국내 산업공동화를 막기 위해 한중 공동펀드를 결성한다든지 중국자본의 투자목적 명확화 및 모니터링으로 주가차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는 현상 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오피니언
정유신
2015-12-20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