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포스트 코로나, 이젠 경제방역 리더십 보여줄 때

부천시가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행정으로 대응해 영국의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The Green Organisation)에서 주관하는 2020 마이 히어로(My Hero)에 선정됐다. 마이 히어로 캠페인은 뛰어난 행동을 통해 우리의 삶을 더 좋게, 부유하게,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기관, 의료 관계자, 개인 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국제적인 캠페인이다. 국제적으로 부천시의 탁월한 재난 대응 리더십이 인정받은 셈이다. 지난 2월1일 부천시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다양한 경로로 감염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부천시는 투명한 정보공개로 시민들과 소통했다. 코로나19로 격리된 시민들을 따뜻하게 배려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코로나19로부터 부천시를 안전하게 지켜왔다. 코로나19는 계속해서 전 세계적인 격변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태원 발 클럽 관련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은 이전보다 더 거리로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계속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소상공인, 대형 백화점, 요식업 등도 예외 없이 매출이 급감하는 등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천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부천시가 그동안 재난 대응 리더십으로 부천시를 지켜나갔다면, 이제는 경제 방역 리더십으로 지역 경제를 보호할 때다. 부천시는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및 경기도의 지원 대책을 아울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취약계층 지원, 경영안정 지원, 공공일자리 확대 지원, 소비 및 내수 진작 등 6개 분야 28개 사업이다. 특히 부천시는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의 근간이고 희망이라는 믿음 속에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 지속적으로 영업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코로나19 대응 소상공인 3만7천200여 명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업체당 50만원씩 현금으로 지원했다. 사회적 거리 운동 관련 행정명령으로 휴업했던 스포츠, 문화, 레저 등 다중이용시설과 학교 휴업으로 손해를 입은 문구점, 분식점 등 영세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에게는 기본 지원액에 5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지역 화폐인 부천페이 사용자에게는 소득공제 30%, 일반구매 인센티브 등 혜택을 제공했다. 사회취약계층이 소비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천페이로 긴급 생계비를 지급하는 한편, 부천페이 인센티브를 7월까지 10% 특별 상향했다. 재난기본소득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으로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부천페이를 사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카드 발급은 18만 장을 넘어섰고, 5월13일 기준 약 360억원이 발행되어 약 72%가 사용됐다. 부천페이 발행이 1년을 넘어섰다. 부천페이의 목적이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대 및 지역경제 선순환 도모를 위한 것이니만큼 단기적으로 코로나19로 지원을 받아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유통 증가를 통해 부천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부천시와 시민들 모두 함께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부천시는 보이지 않는 추가 피해 상황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 하여 어려움에 있는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계속하여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고, 조기 극복을 위해 부서별로 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경제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이다. 2020 마이 히어로(My Hero) 선정 등 재난 대응에 뛰어난 행보를 보여 준 시 영웅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6월 중 기념 수목을 식수할 계획이다. 이번엔 경제 방역 리더십과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인정받는 부천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장덕천 부천시장

[시정단상] 코로나, 연대의 힘으로 이겨냅니다

코로나19란 유례없는 팬데믹의 여파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진행형인 가운데 한국의 위기대처 능력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WHO의 팬데믹 선언에도 사재기 없는 대한민국, 생활 속 거리두기의 모범적인 실천과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 쏟아지는 후원과 기부는 위기는 이렇게 극복하는거야 라고 전 세계에 분명하고 당당하게 알려주고 있다. 성남시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절실히 느끼고 감동하고 덕분에 한 수 배웠다. 이에 왜 한국에는 사재기가 없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한결 간결하고 명료해졌다. 첫째 보건소, 성남시의료원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친밀하고 섬세한 공공서비스와 둘째는 사재기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즉 택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힘이 사회질서를 무너지지 않게 만들었다. 마스크를 만들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도 표정만은 한없이 밝았던 자원봉사자 분들, 착한임대료 운동에 기꺼이 동참해주신 건물주 분들, 만기 적금을 선뜻 쾌척해 주신 익명의 신혼부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취약계층의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해 주었던 유명 쉐프들, 내가 사는 동네는 내가 지킨다는 일념으로 동네 구석구석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율방재단 여러분들,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주신 공직자 동료들과 종교인들, 기업인들, 체육인들,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그 벅찬 고마움을 나누고자 개인 SNS을 통해 매번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지역사회 집단감염으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두렵고 힘들었을 법한 보건소 직원분들, 어렵다 힘들다는 소소한 투정 한 마디조차 아껴둔 채 철저한 사명감과 직업의식으로 묵묵히 일해주신 그들의 노고와 헌신은 그 무엇에도 비교하기조차 아까울만큼 연대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수많은 이들의 따스한 공동체 정신은 결국 따스하고 알찬 결실을 맺었다. 확진자 방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업소들에 위로금을 드릴 수 있었고, 여느 때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에게는 희망자금을, 무점포 자영업자 분들과 외국인 취약계층, 학교에 가지 못하는 심한 장애인분들을 위해서는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해드릴 수 있었다. 또 공연취소로 운영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예술단체엔 임차료를, 학교급식 친환경농가 운영자에겐 손해위로금을 지원해드릴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은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내 집도 우리 집, 내 나라도 우리나라, 내가 사는 도시도 우리 시다. 이처럼 의식 깊은 곳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그 연대가 감염병이란 공동의 적에 맞서 우리를 스스로 구하고 있는 것이다. 2천억원이 넘는 성남형 연대안전기금을 기획하면서 연대란 단어를 넣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아마도 포스트 코로나는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진짜 새로운 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를 끝내 이겨내고 있는 우리에겐 포스트 코로나 역시 기꺼이 맞이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단단한 근육이 이미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와의 전쟁을 겪어가며 우리는 다양하고 참신한 연대의 혁신들을 보고 감동하며 몸소 배우는 중이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공공 내부에 어떻게 창조적 DNA를 심어 꽃을 피울까. 또 여기에 이미 여러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시민 여러분과의 끈끈한 연결고리를 어떻게 잘 엮어나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면, 이제는 어느 누구도 고립되지 않고 배제나 차별 없이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이 무엇인가가 다음 질문이고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일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함께하면 코로나19는 성남을 이길 수 없다. 수많은 이들의 따스한 마음과 노고와 헌신을 더 좋은, 더 나은 시정으로 결실을 맺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시정단상] 난개발 넘어 친환경 명품도시로

용인시는 지난해 공원일몰제에 따라 2023년까지 실효가 예정된 12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모두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회 추경에서 720억원을 확보해 공원 용지를 매입했다. 시가 이처럼 공원용지 매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은 시민의 쾌적한 삶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생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 시장 취임 후 첫 번째로 난개발 특위를 발족하는 결정을 했다. 용인시의 난개발 치유가 그만큼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특위 조사를 통해 난개발실태를 세밀하게 확인한 뒤 구체적인 치유책을 마련했다. 가장 먼저 지난해 7월 말 무분별한 산지개발을 막을 수 있도록 개발행위허가 경사도 기준을 2015년 수준으로 강화하고 각종 쪼개기 개발을 막을 수 있도록 용도지역별 토지분할 제한면적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했다. 2015년 이후 경사도 기준이 완화돼 무분별한 개발로 산지가 심각하게 훼손된 만큼 이 경사도 기준을 유지할 경우 관내 산지가 상당 부분이 훼손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심각했던 광교산 난개발 차단을 위해선 고기동ㆍ동천동ㆍ성복동 일원 7.6㎢에 대해 성장관리방안을 별도로 수립했다. 이 안에는 산지 유형을 나눠 세부 관리방안을 제시해 보존 가치가 있는 산지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도로 등의 기반시설 계획 없이 들어서는 건축물을 차단토록 했다. 개발사업자에 의해 과도하게 산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충분한 기반시설 설치 계획 없는 무분별한 산업단지 조성을 막기 위해 용인시 산업단지 물량공급 운영기준을 신설했다. 올해 3월부터 산업단지 조성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용인시 산업단지 정책자문단 도 운영하고 있다. 주거지 인근에 마구잡이 식으로 들어서는 물류창고 건설을 막을 수 있도록 일정 규모 이상의 물류창고를 지을 때 주거지와의 이격거리를 200m이상 두도록 도시계획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물류창고나 대단지 아파트 등 대규모 건축물이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용인시 경관심의 기준도 새로 만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부문에 걸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이런 변화들이 더 이상의 난개발을 막는 강력한 저지선 역할을 해 몇 년 후 눈에 보이는 변화들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난개발을 막는다고 해서 개발 자체를 원천차단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개발은 적극적으로 하되 녹지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생태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용인시에는 많은 사람이 예의주시하는 대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처인구 원삼면 일대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50여개 관련 기업들이 함께 들어올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고 기흥구 보정마북 일대엔 복합교통환승센터를 갖춘 경제자족도시인 경기 용인 플랫폼시티가 건설된다. 처인구 남동 일대 82만㎡에 학교, 도로, 공원 등의 기반시설을 갖춘 4천5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한다. 용인시는 그동안의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인재들이 시에 정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로 인프라가 부족했던 처인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고 시 전체의 주택ㆍ도로ㆍ철도ㆍ 대중교통ㆍSOC 등의 공공인프라를 세심히 계획해 부족한 부분도 보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12곳을 순차적으로 조성하면서 도심의 노후한 소공원어린이공원, 유휴공간을 지속적으로 도시 숲으로 가꾸는 등 시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일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나 변화가 지금 당장 시민들이 체감할 만큼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 도 있다. 지금 수천그루의 나무를 한꺼번에 심는다고 바로 울창한 숲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오늘 심는 한 그루의 나무는 십 년 이십 년 뒤에 분명히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드리울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할 것이다. 108만 시민들과 함께 용인시를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친환경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백군기 용인시장

[시정단상] 가지 않은 길, 코로나19

지역과 지역, 나라와 나라 간에 거대한 불통의 장벽이 생기고 지구촌을 연결하던 항공편마저 끊겼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인류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구(詩句)처럼 낭만적인 그런 길은 결코 아니었다. 선진국이라 자신하던 미국, 유럽과 일본마저 길을 잃고 결국 참담히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들이 자랑하던 생명과학 등 선진 의료시스템도 해결해주지 못했다. 글로벌 시대, 모든 것을 정복한 듯한 오만에 깊은 상처만 남겨줬다. 가지 않은 길을 무소의 뿔처럼 나아간 고양시 먼 나라 이야기 같던 코로나19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지구촌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26일 설연휴 중이었다. 확진자 발생 이튿날부터 고양시는 재난대책본부를 꾸려 위기상황에 맞섰다. 전국 최초였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방역물품을 최대한 구입하고 비축했다. 마스크 70여만장, 손세정제, 열감지기, 소독용품.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쓸 실탄들이었다. 어린이집, 유치원, 병원, 노인복지센터 등 감염병 취약 계층을 위주로 마스크를 지원하고 지하철역과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재난대책본부에서의 모든 보고와 결정 등 그날그날 매일 달라지는 코로나19 전쟁 상황을 속기사를 참여시켜 일지로 남겼다. 차후 그놈과 유사한 적과의 전쟁에 쓸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메르스 사태 당시를 기억해내고 상황에 맞는 전술들을 펼쳐갔다. 어느 순간 그놈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공포로 골목상권은 스러져갔고 소상공인들은 비명을 질렀다. 3000여 공직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투트랙으로 변경했다. 지역 경제도 살려야 한다. 예산 조기집행, 소상공인특례보증 상향, 고양페이 10% 인센티브제 연장, 밸런타인데이서 화이트데이까지 꽃선물 하기, 단기일자리 창출로 방역반 꾸리기, 골목상권 살리기.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 아니 그 가지 않은 길의 한쪽 길을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걸어갔다. 어느 날부터인가 익명의 기부물품이 밀려들어왔다. 시민과 기업인들은 의료진을 위로 격려하는 손편지와 생수, 캔커피 등을 보내왔다. 성금도 물론 있었다. 그것은 응원군이자 백척간두에 선 전선에 도착한 승리의 지원군이었다. 세계인을 감동시킨 고양안심카(Car)선별진료소 고양시민을 넘어 온 국민의 합심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던 2월 중순 31번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대구발 신천지 집단감염이라는 또다른 변수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돈의 늪에 빠졌을 때 고양시민과 공직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은 다시 빛을 발했다. 고양시 내 대형병원과 3개 보건소 등 7곳의 비좁고 불안스러운 선별진료소를 개량하고 차를 탄 채로 코로나19 검진을 받는 안심카(Car) 선별진료소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것도 지구촌을 통틀어 처음이었다. 의료계의 아이디어와 공직자들의 신속한 결정으로 1500만원이라는 작은 예산을 투입해 단 하루만에 탄생시켰다. 곧 CNN, BBC, VOA, 르피가로, 뉴욕타임즈 등 지구촌 유수 언론은 전 세계로 3배 이상 빠른 검진, 안전성과 효율성을 알렸다. CNN의 영상 조회수는 지난 7일 현재 3561만여회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양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국가 표준형으로 지정해 전국 지자체에 설치를 권고했고 세계보건기구도 국제표준형으로 선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포스트 코로나19 경제살리기 첫 걸음은 사랑과 배려 고양시는 마스크 판매 실명제, 위기극복지원금 지급, 자체 일자리기금 100억원을 투입한 고양알바 2000 모집, 해외입국자 선별 진료소 설치와 입국자 가족 감염방지를 위한 안심숙소를 가장 먼저 제안해 실행했다. 감염증 조기 종식과 경제회복을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다. 드디어 국내 감염자 0라는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이는 총선과 5월 황금연휴를 거치면서도 지켜낸 국민들의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의 승리였다. 모든 국민은 이제 한 목소리로 경제 살리기를 외치고 있다. 미래 경제동력을 되살릴 불씨와 마중물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취소연기된 봄축제와 행사들로 피폐한 경제 살리기의 시작은 사랑과 배려라고 확신한다. 일례로 고양시는 음식점과 카페 등의 실내 테이블을 밖으로 빼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영업을 되살리는 식품접객업소 옥외영업 한시 허용을 도입했다. 바로 발코니 영업이다. 발코니영업은 안전과 소비 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업주는 소음, 냄새, 안전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들은 배려의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19를 향한 첫 걸음은 거대 경제이론이나 구호가 아니다. 막연한 공포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암흑의 터널을 함께 탈출한 배려와 사랑의 힘이다. 전국의 코로나19 격리병동서 사투를 벌이고 이도 모자라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 지역방역과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과 안녕을 체크한 자원봉사자, 손편지로 그들을 격려 위로한 국민 영웅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수천년 위기극복으로 점철된 슬픈 역사를 이제는 우리 민족의 혼불로 승화시킬 때다. 무소의 뿔처럼 걸어온 그 끈기와 인내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재준 고양시장

[시정단상]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가평 川

우리군은 북한강인 국가하천 1개소, 지방하천 37개소, 소하천 101개소가 있는 등 하천의 총 연장이 445km에 달하는 청정지역으로 해마다 관광객 및 행락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아름다운 청정계곡은 관광가평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자산이 된다. 이런 계곡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경기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불법하천 정비에 발맞춰 북면 제령리, 도대리, 적목리 등 가평천 일대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구조물 등 불법시설을 강제 철거해 왔다. 지난해 가평천 불법행위 정비실적으로는 원상복구 대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및 가평군 전체 복구율 보다 높은 82.5%를 기록했다. 34.82km 구간 불법시설 86개소 중, 71개소가 원상복구 됐다. 올해부터는 불법시설을 정비한 이곳에 내년 말까지 생태관광 편의시설을 조성해 자연과 사람, 생태보존과 소득, 도시와 농촌을 잇는 관광프로그램 운영으로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공동체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북면 제령리~적목리 구간 가평천 일원 불법시설 정비 이후, 공동화장실이나 특산품 판매장, 친환경주차장 등 계곡을 찾는 관광객 및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가평천 생태관광하천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금년 2월, 경기도가 추진하는 청정계곡 복원지역 편의시설 생활SOC 공모사업 우선 시범정비사업분야 1위에 선정돼 특별조정교부금 50억원도 지원된다. 제령리 친수공간 조성사업으로 구 목동초 폐교를 리모델링해 가평천 방문객의 생태관광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고 폐교내 북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조성한 커뮤니티 카페와 농촌 유학학교의 활동을 도시공동체와 연계할 수 있는 도농(都農)공동체 교류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역특성과 주민공동체 활동을 반영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수변공간 편의시설 및 안내시설도 설치한다. 도대리 생태환경 조성으로는 구 도대리분교 폐교를 주변 3개 마을이 북면 가평천 생태관광 네트워크의 허브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장, 체험장, 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방문객 집중 관광지인 용소폭포의 접근성 및 편리성 개선을 위한 편의시설도 마련된다. 적목리 환경정비 사업에는 경기도 최고봉 화악산에 있는 가평천 발원지 일대에 친환경적 접근 시설을 조성해 생태관광 편의성 증대 및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고 가평천 최상류 계곡 일대의 오염원 배출예상시설을 통해 친환경 생태하천의 기초시설도 조성된다. 조성된 생태관광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주민참여 추진 주체 양성,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 및 주민소득 창출을 위한 주민주도 생태관광 상품 개발 및 운영 역량 강화, 안정적인 생태관광 도농공동체 구축 등 생태관광 추진 주체 이음 사업도 추진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찾는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한다. 가평천 일대 제령리, 도대리, 적목리 등 3개리 모두는 65세 이상이 20%를 넘는 초고령화 마을로 이들과 같은 도시에서 전입한 중년들의 인생 이모작 정책이 필요한 지역이다. 또 여름철 수도권 시민들의 주요 피서지인 가평천을 따라 숙박업이 발달해 있는 지역으로 금번 불법시설 정비 추진에 따른 소득 감소를 만회할 수 있는 대안적 소득원이 제시되어 왔다. 생태적 측면에서도 생태 및 경관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을 비롯해 명지산, 연인산 등 1천m가 넘는 고봉들로부터 흘러나온 물줄기가 모여 만든 북한강 지류로 34.82km 가평천의 발원지가 있는 북면은 1985년 환경처에서 청정지역으로 지정할 만큼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 여기에 가평천의 아름다운 기암괴석과 계곡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텔링 자원들이 산재해 있고 지역주민들은 2017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참여해 마을발전계획서를 세우고 주민주도 사업을 추진하는 등 문화적 가치도 높다. 최근 청년주도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어 이러한 주민주도의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할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소확행, 스몰투어, 혼행, 가치여행, 지역연계 관광선호 등 최근 문화관광 트랜드는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기초 편의시설 및 생활 SOC 구축이다. 경기도 하늘아래 첫 마을들이 있는 가평군 북면의 청정지역을 생태 보전과 주민 행복이 함께하고 도시과 농촌이 상생하는 생태관광 공동체가 타 지역 모범사례로 창출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성기 가평군수

[시정단상] 코로나, 시민과 함께 이겨내는 유연한 리더십

코로나19 감염증 기세가 심상치 않다. 확진자가 7천 명을 넘어 그 끝을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한 안전보호 장치인 방역은 이미 전쟁이 되었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사회적으로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5일 구리시는 싱가포르 출장 중 감염되어 귀국한 확진자 발생으로 먼저 혹독한 매를 맞았다. 옛말에 이왕 겪어야 할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괴롭더라도 먼저 치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5년 전 이미 메르스를 경험했던 구리시는 당시 위기상황임을 직감했다. 그 즉시 확진자의 이동동선을 공개하고 전방위적인 방역을 실시했다. 즉각적인 위기관리에 돌입했던 것이다.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 내성을 키웠던 위기관리 매뉴얼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기준이 됐다. 지금도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가 침투할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늘 긴장의 끈을 동여매고 있다. 다만 또 다시 확진자가 엄습한다 해도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 돌아갈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경험했던 바이러스와의 전쟁 승부수는 매뉴얼에 의한 정답보다 현장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찾을 수 있다. 세월호만 보더라도 선장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동선의 신속한 공개에 의한 정밀타격의 방역시스템 가동은 구리시만의 창의적 위기 관리였다. 현장에서 방역전투에 임하다시피 한 민관 및 자원봉사자와의 유기적 협조체계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초기 코로나19 기세가 한창일 때 확진자에 대한 특단의 대응 조치로 중앙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캠핑카 운영은 바이러스 감염증 차단의 혁신적 매뉴얼로 기록될만한 것이었다. 신천지교회에 대한 초기 대응도 단호했다. 부실한 자료와 비협조적인 태도로 사태를 악화시킨 신천지교회에 대해 구리시는 그들 스스로가 자가격리에 동참하고 콜센터를 운영하여 바이러스 예방에 나서도록 했다. 이와 같은 선제적인 대응으로 다행히 신천지발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요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화제뉴스가 길게 줄을 선 마스크 구입행렬이다. 마스크는 이제 국민이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품이 됐다. 이미 구리시는 처음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2월 4일 당시 질병관리본부 등에 면 마스크를 사용하면 감염증 예방효과가 있는지, 1회용 마스크에 소독제를 뿌린 후 재사용해도 되는지 여부를 질의하며 마스크 대란에 대비했다. 결국 식약처는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으면, 상황과 장소에 적절하게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권고사용을 개정했다. 구리시는 그 즉시 재봉틀을 갖춘 여성노인회관 홈패션 봉제반 수강생들과 지역의 업체들을 수소문하며 면 마스크 제작에 돌입했다. 그리고 구리시 공무원은 보건분야 및 대민접촉이 잦은 부서 외 모든 직원들은 면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장기전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하여 일회용 마스크를 비축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일에는 정세균 총리 담화문에서 저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먼저 면 마스크 사용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역사처럼 적지 않은 희생을 치르면서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언제 어디서든 신종 바이러스 창궐에 대비하며 더욱 담금질해야 한다는 숙제는 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시민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정부를 원망하기 보다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방역 소독제인 차아염소산수를 비치하고 시민 스스로가 방역주체가 되어 감염증을 예방해 나가는 위기관리 운영은 바이러스 전선에서 좋은 본보기다. 구리시민과 공무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방역매뉴얼을 다시 써내려 가는 기록들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

[시정단상] 해외 한국전참전비 건립, 왜 가평석인가

가평석이 해외에서 인기다. 가평석으로 건립한 한국전참전비는 해외 한국전참전용사들은 물론 현지 교민들도 크나큰 선물이자 최고의 영예로 받아들인다. 가평군은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 지금까지 8개의 가평석을 지원하여 참전비를 봉헌하였는데 올해도 5개의 가평석을 지원 할 예정이다. 지난 1월15일 호주 태즈매니아 호바트시 호주군 참전용사 표지석 제막식에 다녀왔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영연방국가의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을 위해 캐나다 벤쿠버와 위니펙 그리고 호주 멜번시를 다녀왔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전 참전비건립추진위원장이나 한인회장, 재향군인회장, 민주평통회장 등은 한결같이 국회의원이나 시의원, 행정가나 교수, 재향군인회 퇴역장군 등 주류사회 인사들은 대한민국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고 꼭 언급하는 것이 한 가지있다. 그것은 가평전투다. 우리는 6ㆍ25때 수많은 전투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특별히 가평전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어서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인터넷도 찾아보고 6ㆍ25 전사도 읽으면서 영연방국가의 가평전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현재 생존해있는 참전용사들은 한국전 참전비를 건립할 때는 꼭 가평석으로 세워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들이 얼마나 가평전투를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가평군의 국제교류는 가평전투가 연결고리가 되고 가평석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가평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1차 춘계공세 때인 1951년4월23일 부터 1951년4월25일 까지 가평군 북면 계곡에서 영연방 제27여단과 중공군 제118사단 간에 치러진 2박3일간의 전투로써 영연방군이 대승한 전투이다. 이전투로 연합군은 서울로 진격하는 중공군을 저지하여 수도 서울을 사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이 전투에서 호주군 32명, 캐나다군 10명 , 뉴질랜드군 2명, 미군 3명이 전사한 방면 중공군은 무려 1천명의 사상자를 내고 북으로 퇴각하였다. 그 후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에서는 가평을 명예의 땅, 기적의 땅으로 부르며 가평의 풀 한포기 작은 조약돌 하나에도 애정을 갖게 되었는데 참전비 건립 가평석 지원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평석을 지원하여 참전비를 건립한 것은 현지에서 대한민국을 알리고 가평군을 홍보하는 최고의 효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한국의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의 지명이 들어간 거리나 공원이 명명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가평군은 호주나 캐나다에는 가평스트리트와 가평공원, 가평부대가 있고 가평데이를 지정하여 대대적인 기념식을 한다. 해외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 현장에 가면 90세가 된 참전용사들을 초청하여 기념메달을 걸어드리고 오찬을 베풀고 가평잣을 증정하며 손을 잡아드린다. 그러면 벽안의 참전용사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좀처럼 손을 놓지 않는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은혜에 보답하는 나라로 탈바꿈 한 것에 대한 감회의 눈물이리라. 또한 현지 교민들도 참전비 제막식 행사를 하면서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나 뉴질랜드 국가에 이민와서 한국인으로서 진 빚을 갚았다는 안도와 자긍심의 눈물을 글썽인다. 우리군의 가평석 지원정책이 보훈분야 정부합동평가 경기도 1위를 차지하여 중앙정부의 최종 심사에 오른 것은 가평군의 보훈정책이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김성기 가평군수

[시정단상] 일선 지자체 역학조사관 배치 시급하다

남미대륙을 지배하던 아스텍 문명을 멸망시킨 건 감염병이었다. 1519년 600명의 군인을 이끌고 멕시코 해안에 상륙한 스페인 장군 에르난 코르테스는 당당하게 아스텍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입성했지만, 수천만 인구와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했던 아스텍 제국에 밀려 병력 3분의 2를 잃고 해안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코르테스가 돌아간 후 아스텍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전염병이 몰아친다. 스페인 정복자 배에 실려 신대륙에 온 구대륙의 전염병이었다. 아스텍은 황제를 포함해 인구 절반이 이 전염병으로 사망한다. 질병에 지친 아스텍에 재입성한 코르테스는 손쉽게 제국을 정복하고, 2천만 명에 달했던 아스텍 인구는 100년 만인 1618년에 160만 명으로 곤두박질 쳤다. 아스텍 인구 90%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역병은 천연두였다. 감염병의 얼마나 가공할 재앙인지 자주 인용되는 사례이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 번지지는 않을 것이고 또 번져서도 안 된다. 하지만 발생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서는 매일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수천 명 확진자가 발생하는 그야말로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2003년 사스(SARS),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넘어섰고 비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이다. 중국-홍콩에 집중됐던 사스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8천96명이 감염됐고, 774명이 사망했다. 신종 인플루엔자는 2010년 5월까지 214개 국가로 확산했고 사망자만 1만 명이 넘었고, 메르스 때의 사망자수는 787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는 감염 때문인 인력 피해뿐 아니라 경제문화체육관광 등 사회 전방위적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메르스 사태처럼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관광도 40% 정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부품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기업 생산라인이 멈추고, 학교가 휴교하고, 모임이 취소되며, 손님이 끊기면서 소상공인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질병 발생지역의 입국자 제한으로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까지 거론되는 등 정치 외교적으로도 쉽지 않은 국면이다. 감염병은 인류가 생존하는 한 언제나 부딪힐 수 있는 숙명일 수도 있다. 최선의 방책은 위생에 유의하여 발병 가능성을 늘 경계하며 예방해야 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함께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감염 차단과 치료 등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오산시도 현재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시민들과 함께 기초단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긴급 대응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다중집합장소인 역과 환승센터, 취약시설에 대한 긴급방역, 사회적 약자를 위해 경로당, 어린이집과 동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장소에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감염예방물품을 배포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스포츠센터, 수영장, 복지시설, 체육시설 등에 임시휴관 조치를 취하고, 예방 캠페인을 통해 시민 예방수칙을 알리는 등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오산시와 같은 일선 시군에는 역학조사관이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처럼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면 정부와 의학계, 민간기구를 아우르는 방역체계가 시스템화되어야 하는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전문의 역학조사관이다. 극도의 긴장 속에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학조사관이 없다는 게 꼭 무기 없이 전장에 임하는 듯한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지역에서는 매우 절실한 문제이므로 국가 전체 차원에서의 검토되었으면 한다. 물론, 오산시는 역학조사관 문제가 충족되지 않더라도 코로나19에 강력한 대응을 지속할 것이다. 지금도 보건소 등 현장에서는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필사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오산시는 아직 특별한 피해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속히 진정돼 이웃 중국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상황이 종식되고, 국내 감염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이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곽상욱 오산시장

[시정단상] 4차 산업 혁명시대, 블루오션을 꿈꾸는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는 미래를 주도할 산업으로 농업을 꼽았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농부를 하라고도 했다. 앞으로 농산물 수요는 늘어나고 가격도 올라가니 농부의 값어치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이 같은 미래예측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때 사양 산업이었던 농업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 기술과 융합돼 신성장 블루오션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도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분야로 농업을 꼽을 정도다. 실제로 이 분야 전문가들은 외식업 시장과 식재료 유통시장이 푸드테크와 결합해 년 간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수축산물을 기반으로 한 푸드테크(Food+Tech)시장이 창의적 산업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혁신기업인 구글, 아마존, 그루폰이 푸드테크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민선 7기 구리시가 지역경제 중심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을 기반으로 이 분야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매시장은 단순히 농수산물을 산지로부터 대량 수집해 공개적인 경매 또는 입찰로 적정한 가격을 형성 시키고 소비자에게 분산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지금과 같은 재래식 운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논할 가치가 없다. 소비자 눈높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혁신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지난 1997년 6월에 조성돼노후화된 구리농산물시장이 경쟁력을 확산하기 위한 결단의 기로에 서 있다. 냄새나는 혐오시설의 님비(Not In My Back Yard)가 아니라 문화와 경제를 테마로 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핌피(Please In My Back Yard)의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산업 전환을 위한 최적화된 입지적 환경을 찾아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최첨단기술이 접목된 융복합 글로벌 농수축산물 마켓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래 신성장 산업인 푸드테크는 농산물 생산부터 식품공급, 제조 및 관리, 소프트웨어ㆍ하드웨어 등 농식품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 더 나아가 바이오에너지, 생체재료, 기능성ㆍ대체식품, 농사기술에 ICT기술을 접목된 지능화된 농장의 스마트팜, 사물인터넷과 주방이 접목된 스마트 키친 분야도 포함된다. 계획대로라면 이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전된 구리도매시장 연구단지에서 기업가치 10억달러의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푸드테크 실리콘벨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결단코 먼 얘기가 아니다. 시민들이 작은 것을 접고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기회다. 또 구리시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경쟁력에서 앞서가는 새로운 시장,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해 기업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블루오션 시대에 부합하는 차별화전략이다. 부수적으로는 정부의 규제 완화, 산업 인프라 구축,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정책 금융 제공 등으로 인해 비로 소 구리, 시민행복 특별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블루오션은 고객이 만족하는 시장이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고객이 만족하지 않는 시장은 그 어떤 이유로든 생존하기 어렵다. 다가오는 4차 혁명시대, 구리농수산물시장도매시장이 꿈꾸는 블루오션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

[시정단상] 특례시 지정 ‘진정한 사람중심 도시’로 가는 지름길

사람과 정의로움을 민선7기 시정철학으로 삼고 숨 가쁘게 달려온 지 어느덧 15개월을 훌쩍 넘겼다. 모든 시정 중심에 사람을 두고, 잃어버린 시민권리 회복을 위해 노력한 시간이었다. 고양시는 현재 인구가 105만으로, 인구와 도시규모는 광역시급이지만 자치권한은 인구 3만~10만 명의 기초자치단체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고양시는 과밀억제권역개발제한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3중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고, 자족기반 미비로 인해 자체 세수도 계속 부족한 상황이다. 특례시 지정은 105만으로 불어난 몸집에 걸맞은 권한 확대와, 추가세금 부담 없이 늘어날 재정수입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양시가 장애를 극복하고, 진정한 사람중심 도시로 나아가기위한 돌파구가 되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특례시는 일반시와는 달리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 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가 인정되는 도시를 말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인구 50만 명 이상의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행정특례를 인정하고 있으나, 획일적 기준과 실효성 문제로 다양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특례도시로 특별시와 광역시를 사용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2018년 10월30일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특례시의 개념이 명시되어 있고, 인구 100만을 넘은 광역시급 도시들이 이에 해당한다.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 권한을 확보하고,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의 유형이다. 현재 인구 100만 명이 넘은 일반시는, 우리 고양시를 포함해 수원시용인시창원시 등 4개다. 특례시 지정은 이러한 거대 기초지자체들이 도(道)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 대신, 일부 사무권한을 중앙에서 이양 받아 광역시에 준하는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세수가 늘고, 행정재정 자율권이 확대되어 나라 전체의 지방분권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7조 ①항을 보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법에서 모든 국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를 제약할 때는 국회의 동의를 얻는 법률에 의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지방자치와 관련된 사항만큼은 장관의 시행령으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치단체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제정이 시민의 생활이나 권리와 직결됨을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얼마 전 고양시에서는 70세 이상 되신 어르신들을 위해 치매조기검진 제도를 만들고 예산도 통과했는데, 6개월 동안 시행을 못한 바 있다. 도서관 설립도시기본계획환경영향평가 등은 물론이고 신호등과 횡단보도버스노선 등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을 결정 할 때에도 도의 승인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고양시는 수원용인창원시와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8월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 실현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특례시 지정 촉구 공동건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전달했다.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해 4개 대도시가 공조를 약속하고, 올해도 특례사무 발굴을 위한 연찬회와 특례시 법제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특례시 지정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3월 말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됐고, 8월 말에는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시 자체적으로는 지난 9월4일 행신3동을 시작으로 11월까지 관내 39개 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 공감소통 순회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고, 지난 9월5일에는 자치분권 및 특례시 시민공감대 확산을 위한 재정분권 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이제 그 처분만을 남겨놓고 있다. 우리가 만약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이 시민들의 생활과 권리에 가장 밀접해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더불어 우리가 나아가려는 길이 권력의 중앙 집중이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에 근간한 지방분권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100만 대도시 특례시 지정 승격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준 고양시장

[시정단상] ‘자치분권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미처 몰랐다. 지난 3월26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을 때만 하더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큰 어려움 없이 의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여야 견해가 크게 갈리는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한참 동안 국회가 마비됐다. 하염없이 시간이 흘렀고,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만 통과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단과 함께 하루 간격으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났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국회통과, 그리고 기초지방정부가 중심이 되는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분 모두 우리의 말에 공감해 주셨다. 진영 장관은 광역지자체보다 기초지방정부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하셨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개헌의 핵심은 자치분권이고, 자치분권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셨다. 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셨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실질적 지방자치, 자치분권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법안이다. 여러 자치분권 법안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지방자치 모법(母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입법돼야 다른 자치분권 관련 법안들도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 자율성이 확대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가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사그라지고 있는 지방분권개헌의 불씨를 되살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 7월, 민선 7기 2차 년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국민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자치분권 시대를 열고, 기초지방정부의 위상 강화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되려면 기초지방정부가 중심이 되는 자치분권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기초지방정부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준 다음, 기초지방정부 힘만으로 하기 버거운 일은 광역지자체가 하고, 또 광역지자체에서 하기 힘든 일은 중앙정부가 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바람직한 분권 국가의 모습이다. 선진국이 분권을 잘하는 게 아니라 분권을 한 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구 선진국 대부분이 분권 국가다. 우리나라도 자치분권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자치분권은 시대적 과제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자치분권 실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국회는 하루빨리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20대 국회 회기를 넘기면 언제 다시 지방자치법을 개정할 수 있을지 기약도 할 수 없다. 반드시 올해 안에 통과돼야 한다. 지금은 자치분권 골든타임이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넘어 자치분권 발전에 힘을 실어줄 책임이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시정단상] 과천, 바이오 헬스산업 메카를 꿈꾼다

과천시는 1980년대 초 정부과천청사가 들어서면서 계획도시로 조성됐다. 지난 30여 년간을 행정도시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부처가 세종정부청사로 이전하면서 과천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게 됐다. 당장 자족기능 확보라는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족기능이 없이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모색하고 있다. 풍요로운 시민 생활과 지역 경제를 견인하기 위한 성장 동력이 될 사업을 발굴하고, 실현 방안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R&D 중심의 의료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해 바이오 헬스산업 거점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이다. 과천동 공공주택지구 내 자족용지, 과천지식정보타운, 주암동 R&D 지구 등 다양한 후보지를 대상으로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헬스산업은 비메모리 반도체와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3대 주력산업이다. 바이오 헬스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과 고용 효과가 크며, 국민 건강에도 기여하는 신산업이다. 이를 과천의 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하면 자족기능 확충과 동시에, 건강도시로서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과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자연환경과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를 갖춘 지역이다. 고급 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정주 환경도 뛰어나 기업과 기관, 연구소 등이 입주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의료 소비자는 물론이고, 대형 대학병원과도 인접해 있어 의료바이오 핵심기지로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의료바이오 헬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기도 및 중앙정부와의 협의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천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해당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경기도의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과천은 의료바이오산업 거점 도시로의 기초를 다치기 위해 연내에 바이오아트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앞으로 바이오사이언스 국제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해당 분야 과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바이오 헬스산업 거점도시 추진위원회도 구성해 점차 사업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을 만나 서울대학교병원이 과천에 입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시흥 배곧신도시에 병원을 건립하고 있으나, 이후에도 병상 확보를 통한 확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어 서울대학교 AI 위원회 최양희 위원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낙성대 지역에 미국의 실리콘밸리, 중국의 중관청 등과 같은 AI 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가 2, 3단계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에 지역적인 연계가 유리한 과천동 공공주택지구를 후보지로 검토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바이오 헬스 산업이 AI와의 융합 가능성이 가장 높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산업 간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곳에 입주하게 될 기업과 기관이 원활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광역교통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GTX-C 노선이 예비타당성 통과로 오는 2021년 말 공사에 착공하며, 과천~위례 간 경전철, 과천터널~송파 간 도로 개설, 과천~이수 복합 터널 건립 등을 추진하며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천동 공공주택지구의 자족용지 내 기반시설이 완비되면 질 좋은 3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된다. 1일 3만 명의 유동인구가 발생해 과천의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메카가 될 것이다. 과천의 새로운 미래가 현실로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시민, 시의회 등과 함께 촘촘하고, 내실 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과천의 새로운 비전을 실현시켜 나가겠다. 김종천 과천시장

[시정단상] 청렴의 길, 북유럽에서 배우다

간혹 업무차 해외출장을 가면 현지인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듣는다. 유일한 분단국가이면서 싸이부터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K-POP 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역동적인 나라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돈이면 모든 게 해결되는 나라로 통한다. 필자가 경기도의회 연임을 거쳐 지난 민선 7기 선거를 통해 선출직이라는 신분으로 공직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늘 궁금했던 것이 전 세계 청렴도 상위권에 있는 나라들은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그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와 역사에 대해 너무도 궁금했다. 때마침, 지난 4월 7박 9일간 공무원 국외연수의 기회를 통해 세계행복지수 1위 나라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비롯한 국가 청렴도 최상위 국가, 북유럽 4개국을 다녀왔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 국가에서 얻은 교훈은 행복지수가 높은 국민일수록 말과 행동을 반드시 실천하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것에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에 반해 우리의 경우, 자기의 이익이나 집단의 이익을 우선순위에 둔다. 원칙도 기준도 필요 없다는 사고방식이 세계 청렴도 순위 45위를 만드는 주요 요인이었던 셈이다. 생뚱맞은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서로에게 불신의 늪이 되고 있는 아니면 말고 식의 고소, 고발이 대표적이다. 이는 상대가 겪게 되는 엄청난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반칙문화이다. 만일 이러한 유사한 일이 북유럽 국가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정신적경제적 고통에 이르게 할 경우 열배, 백배, 천배에 가까운 징벌적인 무한의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패가망신 [敗家亡身] 의 지름길이라 부른다. 이 한 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그들과 우리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서부터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북유럽 국가 국민들의 생활태도를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 나라 사람들은 자기 것이 아니면 절대로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의 노동의 대가만 가진다. 노력에 의해 흘리는 땀의 가치를 인정받는 실질적 민주주의 공동체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어서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이고 되레 못 챙겨 먹는 사람이 바보 취급을 받는다. 닫힌 사회가 아닌 열린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법과 제도를 초월하고 떼쓰면 용서가 되는 관용문화의 산물이자 위선적 민주주의의 모순이기도 하다. 이제 이러한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후진적 반칙의 일상화를 걷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삶의 지표는 청렴한 국가, 투명한 국민성에 있다는 것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역설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주는 마지막 메시지다. 왜냐하면 수백만의 민초들의 힘으로 광화문의 촛불이 이미 상식을 뛰어넘는 비정상적인 현상들에 대해 경고했다. 이는 우리사회가 가까운 장래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당장 북유럽에서 배운 사람다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교훈들을 과감하고도 무겁게 받아 들여야 한다. 북유럽 국가에서 배운 청렴의 길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무언의 관용으로 용인되었던 반칙문화에 대한 인식이 저 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며, 우리가 꿈꾸는 나라다운 나라, 원칙이 반칙을 이기고 노력하는 땀이 인정받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때 세계 청렴도 최고 수준의 국가 대한민국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승남 구리시장

[유영옥 칼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

6월6일은 현충일이다. 6월은 태양보다 뜨거운 피로 강산을 물들이며 쓰러져간 이름 없는 호국영령들을 더욱 떠오게 하는 달이다. 독립운동과 6ㆍ25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아비규환 속에서 그분들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단심으로 푸른 목숨을 아낌없이 바쳤다.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장렬하게 가신님들의 그 거룩한 희생정신을 되살리지 못하고 그것을 기억의 뒤편으로 밀쳐놓고 있는듯하여 씁쓸함을 지을 수 없다. 그분들의 넋이 아직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걱정스레 분단된 강토를 내려다보며 통일된 한반도를 보고 싶다는 볼멘소리가 느껴진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애국심을 발양토록 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유사 이래 수많은 외침을 당했고 그때마다 우리 선조들은 우국충정으로 이를 극복해 왔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자신의 삶과 인생을 나름대로 구가 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멀리는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영욕의 과정에서 많은 호국영령의 피와 땀이 그 후손인 우리에게 이어져 있다. 일본제국주의자의 식민통치를 극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기꺼이 목숨을 바친 6ㆍ25참전용사들, 국가를 위해 이국땅에서 싸우다가 쓰러져간 월남참전용사들, 민주주의의 이념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목숨 바친 4ㆍ19혁명참가자들의 그 피 끊는 희생정신을 망각해버린 몰염치, 그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중국, 베트남 등 이국땅은 고사하고 바로 이 땅에 묻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존재조차 망각되어 버려져 있는 유해가 얼마인가. 금강산 건봉사 명부전에는 이 지역에서 6ㆍ25동란 때 전사한 주인 없는 호국 영령의 위패가 1천248개나 모셔져 있으나 현충일이나 제일(祭日)에 그 가신님들을 찾아주는 이 하나 없다. 존재망각의 치욕 속에서 내 던져진 애끊는 호국영령들, 명부전을 가득채운 채 주인을 잃은 의로운 순국선열들, 가신님들의 넋이 서럽지 않게 우리가 돌봐야 한다. 미국은 조국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로 해마다 2천여억 원을 들여 2차 대전 때 전사한 유해의 발굴을 지속적으로 펴나가며 전사자나 실종 장병 수색을 영구히 펼치고 있다. 한때 전쟁을 치른 북한과 베트남에서 조차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끝까지 전시에서 산화한 유골을 찾아 유가족 품에 안기며 장엄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2008년 5월20일 미국합동 전쟁포로ㆍ실종자 확인 사령부 (JPAC)소속 군인들이 6ㆍ25때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찾기 위해 한강의 깊은 물속을 탐사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전사자 유해탐사는 고사하고 북한에 국군포로가 수백 명이 생존해있는 것을 파악하고도 북한의 반발이 두려워 얼버무리고 있는 역대 우리정부의 형태가 내 가슴에 울분을 심는다. 여기서 우리는 조국이 무엇이고 희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국가와 국민이 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의무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위험한 고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국과의 동북공정 (東北工程)과 무역 분쟁,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문제와 같은 영토분쟁 등으로 이웃국가들의 위협과 견제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반도 통일 후의 영토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국제환경을 보더라도 기성세대는 물론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보훈의식을 함양 시켜야한다. 그래야만 튼튼한 안보를 유지 할 수 있고 우리민족의 내재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국가유공자의 예우증진은 멀리는 국가와 민족의 존립과 연결되며 가까이는 국가안보 그 자체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국가도 민족의 번영도 이룩할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바친 국가 유공자들에게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고 그들의 위국정신을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애국이다. 유영옥 국가보훈학회장, 국민대학교 교수

[시정단상] 멜번 호주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에 다녀와서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 이륙을 시작 할 때는 창공을 향한 상쾌함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새로운 지평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호주는 이민 1세대에게 미지의 대륙이자 희망의 땅이었고 현재 한국인에게는 혈맹이자 각광받는 관광지이다. 바쁜 군정을 잠시 내려놓고 호주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을 위해 멜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멜번 해변의 굽이치는 파도와 하얀 포말, 물비린내 없는 향긋한 바다내음이 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호주군과 호주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가평이라는 지명을 아주 중요시하는데 멜번 해변에 우두커니 서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본인은 5월 초순 호주 멜번 마리부농시 쿼리파크에서 거행된 호주군한국전참전비 제막식에 참석했는데 그것은 참전비 건립에 가평석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호주국민과 호주군인들은 가평석에 열광하는가? 호주군 한국전참전용사와 국군 6ㆍ25참전유공자, 교민 등 250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본인은 축사를 통해 가평전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평전투는 호주군 역사상 가장 대승을 거둔 전투입니다. 가평 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중공군 춘계 대공세 때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로 구성된 영연방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가평계곡에서 맞붙은 전투입니다. 호주군은 무려 다섯배나 많은 중국인민지원군과 싸웠습니다. 중국인민지원군은 인해전술 전법으로 줄기차게 호주군을 공격해 왔고 호주군 왕립연대 3대대는 사투를 벌이며 가평군 북면 504고지를 성공적으로 방어했습니다. 그리하여 호주군은 춘천~서울 간 주요 도로를 사수하고 중공군 춘계대공세를 저지해 수도 서울을 지켜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2박 3일 짧은 전투기간 호주군 32명 전사, 59명 부상 이라는 큰 인명피해를 입은 반면 중공군은 1천명 사망, 1만명 부상이라는 아주 엄청남 인명 피해을 입고 퇴각했습니다. 이는 호주군 역사상 가장 영광스러운 전투가 됐습니다. 이제 호주군에게 있어서 가평은 희생과 영광 그리고 명예의 땅입니다. 이곳이 가평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참전용사들에게 우리의 생명을 구하고, 영토를 사수하고,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손을 잡아드렸다. 구순을 바라보는 거동도 불편하신 벽안의 참전용사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부여잡은 손을 놓지 않으려 했다. 이처럼 가평전투는 승리한 영광의 전투였다. 이날 제막식장에서 만난 가평전투 참전용사 톰 파킨스씨는 5년전에 한국을 가보았는데 전쟁의 폐허속에서 눈부신 발전을 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경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자신도 잘사는 한국의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나는 3년 전에 멜번참전비 기공식장에서 만났던 추진위원회 공동회장이었던 빅데이씨를 만나보려 했으나 2년전에 벌써 별세했다고 했다. 이제 참전용사들의 평균 연세가 87세이고 한분 두분 세상을 떠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모두 세상을 떠날 것이다. 호주군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생존해 있을때, 호주정부와 지방정부, 호주 보훈처와 호주재향군인회, 한인단체, 참전비 건립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돼 호주내에 「가평스트리트」, 「가평부대」를 명명하고 「가평데이」를 지정해 기념식을 갖고 후세대에게 알리는 것에 대해 가평군수로서 한없는 고마움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본인도 현재까지 다섯 번이나 참전비 건립에 가평석 지원을 했는데 요청이 있으면 계속해서 지원 할 생각을 하며 멜번 공항을 뒤로하고 귀국 길에 올랐다. 김성기 가평군수

[시정단상] 생각하는 놀이터, 숨 쉬는 아이들

어렸을 적 살던 여수 봉두마을 고향집 바로 뒤편에 갑의산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피 묻은 갑옷을 갈아입었다는 곳이다. 뒷산 밭에는 대나무가 울창했다. 나는 어린 이순신이 돼 대나무 검을 들고 갑의산을 호령했다. 굳이 내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자연을 벗 삼아 뛰놀던 어린 시절 추억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바다에서, 뒷밭에서, 개울에서 혹은 구부러진 산길을 따라 나름의 놀이를 창조하고 향유했을 어린 시절의 기억 말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일이다. 아이들은 학업과 입시경쟁 속에서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 더욱이 각 아파트 단지에 멋들어지게 조성돼 있는 놀이터는 정제된 놀이시설들로 채워졌다. 위생상 이유로 모래사장조차 찾아볼 수 없다. 실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말끔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제공하는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놀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작됐다. 일본은 지난 1979년 하네기 공원에 일본 최초의 모험놀이터 플레이파크를 만들었다. 하네기 플레이 파크에는 취사 장소와 목재창고, 물 펌프 등이 있어 아이들이 물과 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자연환경 속에 뛰놀면서 흥미를 느끼는 것을 찾고 누릴 수 있게 한다. 관리 인력과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상주하며 아이들의 안전도 책임진다. 일본 모험놀이터가 표방하는 놀이의 가치는 아이들의 주체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모험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어떤 놀이를 하라고 알려주지 않는다. 자연환경을 재현하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내게 한다. 아이들은 돌을 쌓아 화덕을 만들고 모닥불을 지펴본다. 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사다리를 만들어 나무에 올라가 보기도 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경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스스로 안전해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 그것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안전할 수 있는 법을 깨닫는 일본 모험놀이터의 역설이다. 시흥시는 이에 착안해 제1호 공공형 실내외 놀이공간인 숨 쉬는 놀이터를 만들었다. 숨쉬는 놀이터는 일본 모험놀이터의 놀이 정신에 공감한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보고 적절한 위험을 극복하며 놀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목적을 뒀다. 디자인은 세계적인 독일 놀이터 디자이너인 귄터 벨치히가 맡았다. 프로그램 위주보다는 아이들이 자유의지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영역을 설정했다. 숨 쉬는 놀이터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뿐 아니라 부모들의 상설 교육, 학습, 공동체 활동, 자조모임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지원하는 놀이지원센터의 역할도 수행한다. 아이가 마음껏 노는 환경은 놀이에 대한 부모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수반돼야 조성될 수 있다. 숨 쉬는 놀이터는 교육과 놀이공동체 육성을 위한 지원 기관이자 지역 놀이문화 확산을 위한 거점 공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는 아이들의 놀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고 놀면서 사고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질서를 배우고 팀으로 화합하고 인내하는 법, 적절한 위험을 극복하는 자세를 배운다. 놀이는 아이들의 본능이자 권리다. 숨쉬는 놀이터는 아이들의 진정한 놀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다. 더 안전하고 더 정제된 곳으로 아이들을 가두던 어른들의 반성이 발현된 것이기도 하다. 숨 쉬는 놀이터 디자이너인 벨치히는 좋은 놀이터는 어느 정도 위험을 허용해야 한다. 통제와 인식이 가능한, 조정할 수 있는 위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아이들은 이 놀이터에서 자신이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숨 쉬는 놀이터에서 놀이는 배우는 것이 아닌 생각하고 창조하는 것이 된다. 아이들은 놀이의 객체에서 주체로 자리를 다시 옮겼다. 아이들이 만드는 놀이는 오는 20일 시작된다. 임병택 시흥시장

[시정단상] 시끄러운 도서관

10월의 마지막 날, 배다리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배다리생태공원 내 자리잡은 배다리도서관은 지상 3층 규모로 우리 시에서 제일 큰 도서관이다. 개관식 날, 도서관에 많은 시민이 방문해 잔칫집처럼 북적거렸다. 잔칫날인 만큼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는데, 그중 클래식 공연이 인상 깊었다. 확 트인 로비는 마치 공연장처럼 울림이 좋아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연주소리가 근사했다. 로비 계단에 앉은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개관식이 이어졌다. 어린이, 부모님, 어르신 등 많은 시민과 함께 배다리도서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책들을 살펴봤다. 쾌적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꾸며진 도서관 내부는 오래 머물고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3층에 올라 커다란 통유리 앞에 서니 배다리생태공원이 한눈에 보인다.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 산책하는 시민, 주인을 따라 산책하는 반려견을 구경하는 일도 재미있다. 이날 도서관은 축제의 현장이었고, 어린이들은 놀이공원에 온 양 신나 보였다. 개관식에서 유정이 작가가 시끄러운 도서관이란 멋진 시를 들려주었는데, 구절구절 진솔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가난한 생각 몇 권 담긴 / 어깨 축 처진 가방 속에서 / 뚱뚱한 꿈을 / 꿈의 씨앗을 가득 담아 가는 곳 이라는 부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배다리도서관과 평택시 여러 도서관이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어르신들은 큰 글씨 책을 보시고 영화도 감상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도서관을 상상해 본다. 시끄러운 도서관이란 제목의 시를 들으면서 도서관이 시끄러우면 안 될 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도서관이 적막하고 무거운 공간이기보다는 늘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책을 읽고 사색하며 공부하는 공간 이외에 열린 공간에서는 또 다른 문화를 즐기고 감상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이 곳 배다리도서관은 배다리생태공원과 가까우니 맘에 드는 책 한 권 빌려서 저수지가 보이는 그네 벤치에 앉아 독서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평택시민의 새롭고 낭만적인 문화 힐링 명소가 되리라 확신한다. 행복은 이런 소박한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어린이, 엄마 아빠, 청소년, 어르신들이 도서관에서 꿈의 씨앗을 가득 담아 가고 예쁘게 꽃피웠으면 좋겠다. 우리 시에는 도립도서관을 포함해 10개의 도서관, 4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시민 여러분이 걸어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에 알찬 도서관이 있으니 가족들과 자주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요즘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만 하는 곳으로 단정짓기보다는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도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서 소박한 기쁨을 찾으시길 바란다. 도시의 품격은 시민이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으로 달라지기 위해서는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게 필요하다. 시끄럽다라는 말은 서로 자신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맘껏 할 수 있는 도서관처럼, 평택시정도 활발하고 즐겁게 시민과 함께하겠다. 정장선 평택시장

[시정단상] 고단한 삶의 대물림 끊을 화성시

해마다 입시가 끝나면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학생들의 기사를 접한다. 흔하디 흔한 사교육도 없이, 출발선이 다른 불리함을 이겨낸 학생들의 기사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인 올림픽이나 기능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에게도 인간승리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대회 참가까지의 숱한 어려움과 눈물겨운 노력, 신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감동의 드라마에 대한 당연한 평가다. 누가 봐도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포기 대신 도전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 이야기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꿈과 희망의 메시지로 사회에 활기와 감동을 전한다. 필자에게도 아프지만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경험이 있다. 필자는 가난한 8남매 집안에서 태어나 10명이 단칸방에서 생활했다. 생계를 꾸려나가기에도 벅찬 부모님은 8남매의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보니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걸 포기하는, 아니 정상이 무언지 느끼지도 못하며 자랐던 것 같다. 자연스레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학교 주위만 겉돌았다. 그늘지고 뒤틀어진 생활에 익숙해지고 꿈과 희망은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평소와 달리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되레 커닝한 게 아니냐는 추궁과 눈총을 받았다. 불량학생(?)이라는 주홍글씨 앞에 공부해서 얻은 점수는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가정 형편에서 비롯된 환경과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 일을 계기로 공부를 하게 됐지만 등록금이 없어서 고등학교에 갈 수 없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돈을 벌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대학에 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사관학교는 등록금이 없는 데다 생활비까지 준다는 얘기를 듣고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만약 그때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사관학교와 같은 시스템이 없었다면 오늘의 서철모는 없었을 것이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적 배려가 불량학생을 화성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필자가 성장할 때보다는 나아졌겠지만 불우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이 화성시에 2천여 명 있다. 이 청소년들은 자신이 선택한 게 아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불리한 환경과 위축된 심리가 뒤엉켜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좌절과 포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결과 가난의 대물림, 고단함의 대물림이 지속되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서 보듯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과 혜택을 늘린다면 이런 악순환은 끊을 수 있다. 삶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돌보지 않고 자신만 잘 살 수 있는 사회는 없다. 사회의 그늘을 양지로 만들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면 모두가 원하는 따뜻하고 활기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 구조와 시스템을 화성시에 만들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민간 차원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아동들에 대한 돌봄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들게 센터를 운영하고 계시는 센터장님을 비롯한 참여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으로의 전환, 즉 사회통합적 기능과 아울러 돌봄과 공교육의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기존 공공서비스와의 상호 보완을 통해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도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 화성시에 따뜻함과 희망이 넘치고, 가치를 추구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산시켜야 한다. 그 긍정의 에너지는 더불어 행복한, 나와 우리가 공존하는 희망의 공동체, 행복화성을 앞당길 것이다. 서철모 화성시장

[시정단상] 슈뢰더 前 독일총리와 통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

지난달 15일 안산시 대표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유럽연합(EU) 투자설명회에 다녀왔다. 설명회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주관한 행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맞춰 진행됐다. 안산시는 이 자리에서 대부도 관광자원의 매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적극 홍보했고 그 결과 스웨덴 마리나 전문 그룹인 SF-마리나와 총 1천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 체결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어 지중해 최고의 해양관광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 SF-마리나가 건설하고 원-오션스(One Oceans)가 운영하는 마리나 시설을 둘러보며 대부도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 조성 등 해양레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들을 점검했다. 다음 일정은 독일 아헨특구시였다. 이곳은 독일의 엠아이티(MIT)라 불리는 아헨공과대학교가 있고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산학협력이 활발히 이뤄지는 도시로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인 인더스트리4.0(Industry4.0)을 이끄는 혁신도시로 꼽힌다. 이곳에서 우리는 두 도시의 경제교류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안산시 기업과 아헨시 소재 연구기관과의 기술 교류 및 아헨시 우수 연구기관의 안산시 유치 그리고 지속가능한 교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우호도시 업무협약(MOU) 체결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했다. 무엇보다 독일 방문을 통해 얻은 또 다른 성과는 바로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의 만남이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의 개혁과 혁신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리더로 독일 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한 아젠더 2010과 노동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하르츠 개혁 등을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긴장 완화 정책을 추진해 한반도 상황을 유리한 국면으로 잘 이끌고 있다고 평가하며 지방정부의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정책에 맞춰 지자체도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는 의미로 적극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이어 그는 독일도 민간인들이 만나는 과정을 통해 결국 통일을 이뤘다. 통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가 오랜 기간 지속돼야 가능한 것이며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남한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세계정세가 한반도 통일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 도시와의 자매결연, 즉 지방정부간 협력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안산시는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 설치, 관련 조례 제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안산스마트허브 내 여러 기업체들과 북한 개성공단 노동자 사이의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며, 안산지역 학생들의 금강산 수학여행도 고려하고 있다. 대화를 마칠 즈음 슈뢰더 전 총리와 공동으로 바라는 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이미 분단이라는 공통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과 독일이 이후 통일이라는 또 다른 공통의 역사를 갖게 되는 꿈이었다. 우리는 서로 이를 위해 나는 자치단체장으로서 슈뢰더 전 총리는 역사의 길을 먼저 경험한 선배 조언자로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라는 인류사적 과제에 크게 공헌하는 일이라는 믿음이다. 윤화섭 안산시장

[시정단상] 모리셔스 섬의 도도새가 주는 교훈

16~17세기경 인도양 모리셔스라는 섬에 도도새라는 새가 살고 있었다. 덩치가 칠면조만큼 큰 새로, 지금은 멸종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이 새도 처음에는 보통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었지만 섬에 천적이 없었고, 또 다른 새와 달리 육식이 아닌 나무열매를 主食(주식)으로 먹다 보니 힘들여 하늘을 날면서 먹잇감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 이러다 보니 천적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날개가 쓸모없게 되었다. 모리셔스 섬에 사람이 첫 발을 디딘 것은 1505년이다. 인도로 가는 바닷길을 개척하기 시작한 포르투갈 사람들이 최초로 섬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이때까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던 도도새는 사람에게 아무 생각 없이 다가왔고 신선한 고기를 원했던 선원들에게 25㎏씩 나가는 큰 새는 좋은 영양공급원이 되었다. 이들 선원들이 붙여준 이름이 바로 도도였던 것이다. 도도는 포르투갈어로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도도새는 날 수 없어 나무 위에 둥지를 틀 수 없었기 때문에 땅에 알을 낳았다. 천적이 없던 덕분에 알이 땅 위에 있어도 무사할 수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몇 년이 흐른 뒤 이번에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섬을 죄수들의 유배지로 사용한 것이다. 죄수들과 함께 들여온 돼지, 원숭이와 배에 숨어 있던 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사방에 널려 있는 알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다 큰 새는 사람이 잡아먹고, 땅에 널려 있던 알은 돼지, 원숭이, 쥐들의 별미가 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모리셔스 섬에 들어온 지 약 100년 만에 그 많던 도도새는 희귀종이 되었고, 1681년에 마지막 새가 죽어 멸종되고 말았다. 그런데 도도새만 멸종한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모리셔스 섬의 울창한 숲이 점차 시들해지면서 섬에 서식하던 固有(고유)조류 45개 중 24개가 멸종하고 21개종만 간신히 살아남았고, 또한 숲이 사라지면서 다른 식물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1개종이 멸종하면 다른 종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뒤늦게 한 과학자에 의해 섬의 한 種(종)의 나무가 거의 멸종상태라는 것이 밝혀졌다. 현재 남아 있는 13그루도 모두 300년가량 되었으며, 1600년대 이래로 어린 나무가 새로 발아되지 않았음을 발견한 것이다. 이 나무의 평균 수명이 300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남아 있던 나무도 얼마 못 가 멸종할 것이라는 추측이 들었다. 이 나무가 300년 전에 번식을 멈춘 원인을 찾던 과학자는 멸종한 도도새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도도새가 이 나무의 열매를 먹었고, 오로지 도도새 소화기관을 통해서 나온 씨앗만이 발아해서 나무로 성장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뒤늦게 도도새와 비슷한 칠면조를 섬에 들여와 나무의 멸종을 막았다. 그리고 나무 이름을 도도나무라고 지어주었다. 도도새의 사례를 보면서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퇴화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세계적인 1등 기업에서 하루아침에 몰락한 사례들이 많다.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다가 2003년 운항을 중단했고, 카메라 필름의 대명사 코닥(Kodak)도 과거 명성과 노력, 투자비가 아까워 디지털카메라로의 변화를 거부하다 2012년 미국 연방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이 밖에 닌텐도, 노키아, 소니의 사례가 비슷하다. 환경에 적합한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생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서 미래를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도 언제든 도도새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들 사례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대호 안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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