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감 결과에 대한 소회

도민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특감이 지난 19일 완료됐다. 그러나 그동안 제기됐던 작품선정 의혹, 역사적 사실 시비, 예산 낭비 등과 관련해 특별한 문제점들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요란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대로 소리 소문 없이 끝났다. 백승대 도의원은 이날 특별감사반원을 대신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공연 전반에 대한 특검 결과 제기된 의혹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다만 올 12월 공연계획 취소, 작품 수정 보완, 후속 공연 준비 등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이와 함께 “뮤지컬대상 수상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공연 성과와 도민들의 기대를 반영, 지속적인 보완과 홍보 마케팅을 통한 도의 대표 문화브랜드로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도의회에서 최용길 의원의 특혜의혹 제기로 불거진 이번 특감은 그동안 도내 공연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는데도 정작 특감 결과 발표를 접한 첫 감흥은 씁쓸함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공연예술계의 창작의지가 꺾이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게 기우였다는데 안도감을 갖지만 처음 특감을 접하며 제기됐던 문제들, 이를테면 모 극단 대표의 개인적 감정으로 촉발된 특감과 진행과정상 불협화음 등 이번 특감이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특감이었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공연예술계도 자신의 작품은 무엇이든 좋은 것이고 다른 사람의 작품은 문제가 많으니 이를 뒤짚어 보아야 한다는 아집을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례로 이번 특감이 이뤄지기까지 주역(?)을 담당했던 공연계 특정 인사가 무대에 올린 뮤지컬 ‘정조대왕’은 수원시와 경기문화재단으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받았는데도 정체성도 찾아보기 힘들고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아직 예산을 지원해준 곳에 결산서조차 제출하지 않는등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아마도 자신의 생색내기용이나 자기과시형이 아니었나 묻고 싶다. 자신의 허물은 문제가 아니고 남의 것은 문제가 된다는 발상을 이젠 버려야 하지 않을까. 특감은 끝났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상처는 너무도 크다. 상처를 치유하고 특검반이 제시한 문제점들을 개선, 창작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로 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특감을 계기로 공연계가 창작열기에 더욱 힘을 내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공무원들의 반성없는 용서

광명시가 이효선 시장 취임이후 가장 강력한 변화와 개혁의 바람에 부딪쳤다. 최근 사실상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은 음식물처리시설에 대해 이 시장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상황에 따라 수사 의뢰까지 요청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말 재난관리과 공무원들이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하수관거 정비공사를 추진하면서 업체 관계자들과 제주도로 동반여행을 떠나는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있다. 당초 이 시장은 감사담당관실에 감사를 지시했으나 제대로 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거짓말은 물론 공무원들간 입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확인되자 부득불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은 술렁거리고 있다. “잘못된 행정과 행동에 대해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수사를 의뢰한다면 누가 과연 일을 하겠느냐”고 볼멘 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행정과 행동 등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공무원들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자신들 스스로 반성과 사과를 하지않고 용서만 바란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용서만 바라는 공직풍토가 조성된다면 변화와 개혁은 절대 이뤄질 수도, 진행될 수도 없다. 이 시장이 바라는 것은 단죄보다는 반성과 사과가 아닐까. 모든 공무원들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양평군의 행정사무감사

양평군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4일 끝났다. 역대 어느해보다 체감 측면에선 강도가 높은 감사였다는 평가다. 군의회는 이인영 의장을 제외한 6명의 행정사무감사 특위(위원장 박장수)를 구성, 지난달 28일부터 감사에 착수, 5일동안 지적사항 79건을 도출해냈다. 이는 67건을 낸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 비해 양적인 측면에선 보다 활발한 감사였음을 방증한다. 물론 얼마나 질적인 행정사무감사였는가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집행부를 긴장시킨 것만은 분명하다. 군의회가 지적사항으로 확정한 79건중 김덕수 부의장이 35건을 기록, 단연 돋보였고 윤칠선 의원 17건, 송창섭 의원 12건, 박장수·권오균 의원 각각 10건, 이순자 의원 4건 등을 각각 지적했다. 상당수 공무원들도 의원들이 예년에 비해 준비와 공부를 꽤 했다는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부터 공개적으로 질문하고 답변해야 하고 모든 상황이 녹화되는 시스템으로 바뀐 이후 공무원들은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세세한 답변에 한계가 있음도 내비친다. 그러나 과거 1대1 대면 감사에 비해 행정사무감사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와 같은 체제로의 변화에 보다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소 고압적인 분위기속에서 답변을 유도하는 군의원의 ‘물고기 몰이식 추궁’ 과 위증 논란 등이 벌어지긴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숙과 발전이란 명분속에서 있을 법한 장면으로 본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개별적인 입법기관이듯 군의원들도 군민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신 군민에게 저당잡힌 권한이라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천금보다 귀한 할머니의 100만원

“이렇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지난 4일 오전 안산단원경찰서 형사계 사무실에서 80대 할머니가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할머니의 곱은 손에는 꼬깃꼬깃 접힌 만원짜리 지폐 몇장이 쥐어져 있었다. 다가구 주택에서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오모 할머니(81·안산시 단원구)가 경찰서를 찾은 배경은 이렇다. 지난달 28일 오후 8시30분께 폐품 등을 모아 하루하루 어렵게 생활하는 할머니 집에 왕모씨(20) 등 중국인 빈집털이범 3명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와 그동안 할머니가 먹지 않고 입지 않고 모아둔 1천원권 지폐 100여장과 1만원권 지폐 100여장 등 모두 11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할머니는 망연자실한 채 이웃과의 대화도 거부하고 집안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시간을 보냈다. 왕씨 등의 범죄행각은 계속됐고 결국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안산시 상록구 이모씨(45) 빈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다 이씨 부자(父子)에게 적발돼 1명은 경찰에 넘겨졌고 도주한 나머지 2명은 경찰의 추적 끝에 검거했다. 외국으로 달아나려던 이들의 여행용 가방에 노트북 컴퓨터 5대, 귀금속 120점, 현금 260만원 등이 가득 차있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오 할머니의 현금 110만원을 되돌려 줬다. 할머니는 평소 장롱 속 깊은 곳에 간직해 온 현금을 받는 순간 세상을 다시 얻은 듯 기뻐하며 형사들에게 인사하려 했다. 형사들은 “우리가 범인들을 잡지 못했다면 할머니가 얼마나 안타까워 했을까 생각하면 어떤 범인을 검거한 것보다 더 의미가 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안성의 문화컨텐츠 진흥

“안성시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도시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젠 30만 정주자족도시 건설과 지역경제를 위해 우선 기반시설이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최근 이동희 시장이 내년 예산과 관련, 일부 예산제안편성(안)을 놓고 일부 시민들이 불만을 표출하자 이처럼 발언, 심심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각 읍·면·동을 방문한 이 시장이 시민과의 대화를 가진 자리에서 안성이 낙후된 원인은 시민들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지적한 말이 새삼스레 떠올려진다. 사실 이 시장은 “(안성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췄으나 지역 개발에 따른 일부 주민들의 보수성 민원으로 발전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기자도 당시 그 자리에 참석했지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동감했었다. 이제 이 시장의 민선 4기 첫해가 마감된다. 그동안 시립남사당풍물단은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해외공연 등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안성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인구 6만을 수용하는 뉴타운택지 개발과 안성맞춤랜드 개발에 따른 국제축제 유치, 세계정구선수권대회 유치, 3도 3시·군협력체계 구축 등을 비롯 산·학·관 협력 등을 통한 도·농복합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 시장이 지적한 것처럼 사통팔달 도로망 확충을 통한 기반시설로 문화예술도시 (안성을) 어떻게 대내외적으로 관광상품화시켜 세계 각국의 민속예술인들을 유치,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느냐가 관건이다. 시민들은 애향심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남다른 철학관을 갖고 있는 이 시장의 세일즈맨 시정 운영을 눈여겨보고 있다. /박석원기자 swpark@kgib.co.kr

이천시 민원봉사과 신설에 부쳐

이천시가 지난달 단행한 조직개편으로 이전과 크게 바뀐 부분 중 하나가 기존 대민봉사실이 지적과와 합쳐져 민원봉사과 체제로 전환된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주관 부서에서 민원성격의 업무만 갖고 떨어져 나와 대민봉사실에 있던 공업·농지·산림·건축민원 등이 원래의 부서로 복귀하고 나머지 복합민원과 사전상담기능 등이 지적 관련 민원과 합쳐졌다. 시가 종전에 운영했던 대민봉사실은 각종 민원의 원스톱 처리를 목적으로 지난 98년 직제개편시 부시장 직속기관으로 설치돼 운영돼 왔으나 그동안 개별성격의 민원이 한 부서에 몰려 있는 것에 따른 업무 부담과 관련 부서와의 이원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같은 문제점이 노출된 지 8년만에 전폭적인 손질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기구가 개편됐다고 민원인들을 위한 원스톱 민원처리의 장점이 사라진 건 아니다. 시는 이번에 민원봉사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종전 대민봉사실에 있던 복합민원과 사전상담기능을 토지·지적업무와 더해 복합민원 원스톱 1회방문 처리라는 원칙을 그대로 살렸고 단순민원과 복합민원을 한 부서에서 처리 또는 조율하도록 해 민원인들의 혼란을 막았다. 실무종합심의회를 정례화, 복합민원 처리를 지원하고 인·허가민원 사전심사제를 확대 개편, 민원인의 시간·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등 보다 개선된 시민감동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밖에 여러 부서 또는 다른 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접수 후 관련 부서와 다른 기관이 협의한 뒤 늦어도 5일 이내 처리결과를 회신하고 실무종합심의회를 통해 복합민원이 원스톱 처리되도록 할 방침이다. 조병돈 시장이 35만 기획도시를 건설하고 행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조직개편이 진정 제자리를 잡길 기대해 본다. /김태철기자 kimtc@kgib.co.kr

일방적인 업무추진 용두사미 우려

안산시가 어려운 제정여건 속에서도 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를 홍보해 나가기 위해 N리그 소속 축구팀과 손을 잡았다. 이는 ‘안산 와~스타디움’ 준공을 앞두고 축구팀 창단이 꾸준히 거론돼 왔으며, 박주원 시장의 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는 축구팀과 협약을 체결하면서 결과(?)만 시의회에 알렸을뿐 준비과정 등에 대해선 사전 설명회는 물론 협의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지난 24일 조인식을 밀어 붙였다. 이에 시의회는 “예산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인식을 먼저 연 건 시민의 대표 기관인 시의회를 경시하는 풍조”라며 예산 심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축구팀이 예산 확보에 차질을 가져올 경우 시와 조인식을 맺은 할렐루야 축구단은 예정된 실업리그를 준비하는데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이제는 시의 행정도 시승격 20주년을 맞은 성년의 나이에 걸맞게 한단계 올라서야 할 때가 됐다. 시는 국제적 자동차 경주대회인 챔프카대회를 유치하면서 곧 시가 ‘세계속의 안산’이 될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고 수차례에 걸친 외국 벤치마킹 등을 통해 서해안의 ‘허브’를 자부했다. 하지만 결과는 챔프카대회가 오히려 시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짐이 됐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나 협의 없는 일방적인 업무 추진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시민들을 실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의 성급한 조인식을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시가 꼼꼼히 따져 보고 차질 없이 행정을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시민을 위한, 공무원을 위한 시장의 금도

군포시가 최근까지 네차례 단행한 인사(人事)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엊그제 서기관 2명과 사무관 5명 승진인사를 포함한 30여명의 인사에선 ‘빽’을 써 승진한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밉보인 어느 공무원은 보직 몇개월만에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말이 나돈다. 무릇 ‘잘해야 50점’이라는 인사의 태생적 한계를 제쳐두고라도 번번이 조직을 뒤숭숭하게 하는 인사는 여간 찝찝한 게 아니다. 지난달엔 특별한 인사요인도 없이 18명의 5~7급 공무원들이 자리이동을 했다. 이 과정에선 국장이 사인을 강요받았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전임 시장 주위를 맴돌았다는 오해를 받은, 특정 지역 출신 공무원은 아예 눈 밖으로 밀어냈다는 풍문이 솔솔 새 나왔다. 당시엔 시장이 주재하는 참모회의 내용이 전임 시장쪽에 금세 알려져 인사권자의 심기가 몹시 사나웠다는 게 인사의 배경이란 억측이 구구했다. 물론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중인 현 시장의 심사는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자칫 공직을 형해화(形骸化)할 수 있는 인사가 계속돼선 조직의 화합은 요원해지고 영(令) 또한 설 수가 없는 것이다. 공복의 기능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마련이다. 인사권자의 복합적인 판단과 재량에 따른 낙점은 물론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인사과정에서 언뜻 보아도 불편부당한 색깔은 입혀져서는 안된다. 현 시장은 당선 직후 “선거바람에 휘둘린 공직자가 있어도 그들을 내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군포 발전을 위한 동반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시민을 위한, 공무원을 위한 시장의 금도(襟度)가 아쉬운 시점이다. /이정탁기자 jtlee@kgib.co.kr

‘화성에서 꿈꾸다’ 특감… 창작의지 꺾일까 우려

요즘 지역 공연예술계의 주류는 뮤지컬이다. 한해 100여편의 뮤지컬들이 제작돼 공연되고 이들 작품 중 작게는 20억~30억원, 많게는 100억~200억원을 투입한 대작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진다. 이같은 흐름 속에 고무적인 일은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지난해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 창작 뮤지컬 ‘신데렐라 신데룰라’를 제작, 무대에 올려 큰 반향을 일으킨데 이어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10억원의 거액(?)을 들여 자체 제작, 야심차게 무대에 올린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연출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둔 점이다. 이는 국립 또는 중앙의 문화단체들이 거의 창작활동을 하지 않는 풍토에서 지방 문화단체가 대형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는 점과 서울 진출에 이어 기존 뮤지컬 ‘명성황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뮤지컬이란 평가를 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최근 도의회를 비롯해 일부 지역 예술인이 창작열기에 흠집내는데 앞장서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지난 15일 열린 도의회 정기회 도정질의에서 최용길 의원은 ‘화성에서 꿈꾸다’의 예산집행과 극본선정 등에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이어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했다며 김문수 지사에게 특감을 요구, 김 지사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 23일부터 특감이 진행되고 있다. 특감 위원으로는 도 문화관광국 공무원 2명, 도 감사담당관실 공무원 2명, 특혜의혹을 제기한 최용길 도의원, 최 의원이 추천한 전문가 1명, 예술전문가 2명 등 모두 8명. 지난 24일까지 회계장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고 이번 주는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번 특감이 모 극단 대표가 ‘화성에서 꿈꾸다’에 대한 유감을 도의원에게 토로해 이뤄졌고 이 대표가 직접 특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문화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자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혹시 지역 공연예술계 특정 인사의 아집으로 어려운 제작환경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 공연예술계의 창작의지가 꺾이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공연예술계가 지역 문화단체의 창작의욕을 북돋지는 못할망정 꺾어선 안된다. 앞으로의 특감 진행과정과 결과를 준엄한 시각으로 지켜볼 것이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과거와의 단절 논란

민선 4기 이기수 여주군수가 취임한 뒤 전임 임창선 여주군수가 추진했던 각종 사업들이 전면 중단돼 ‘과거와의 단절’이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임 임 군수가 추진한 여주골프특구사업에 대해 신임 이 군수는 “여주에 더 이상의 골프장 추가 건설은 없을 것”이라고 상반된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지역에서 골프장조성사업을 추진해온 업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90년말부터 추진해 온 여주읍 하리 군과 군의회 청사 이전문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임 임 군수 재임당시 군의회로부터 승인받아 올해초 착공단계까지 진행됐는데도 이 군수는 “종합청사 이전부지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최근 전면 중단시켰다. 신세계가 추진해 온 여주읍 홍문리 이마트 건립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군수가 취임하면서 선거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교통혼잡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내세우자 건축허가 단계까지 진행됐는데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대형 사업들이 전임 군수와의 상반된 이해관계로 전면 중단되거나 보류되면서 행정의 연속성 단절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군수에게 정책의 연속성도 중요한만큼 전임자의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인 단절이 아닌 전문가 진단과 주민편의, 지역발전의 측면에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주문해 본다. /류진동기자 jdyu@kgib.co.kr

광역쓰레기 매립장 논란

경기도와 안산시가 매립이 끝난 시화 광역쓰레기 매립장 소유권 이전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며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화 광역쓰레기 매립장은 지난 89년 경기도가 도내 8곳에서 발생되는 생활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안양·과천·의왕시 등 자치단체 8곳이 공동으로 예산을 투입,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665 시화호 상류에 14만8천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에 매립된 생활쓰레기는 대략 430만t. 매립이 끝난지 12년이 지난 지금도 쓰레기 매립장에선 가스가 분출되고 악취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침출수가 발생, 안산시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직원을 배치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안산시는 최근 김문수 도지사 방문시 “안산시가 활용방안을 제시할 경우 주민들 입장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소유권 이전에 한층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안산시를 제외하고 예산을 부담한 자치단체 7곳과 협의를 거쳐야 하고 매립장 매립면허 신청을 도지사가 요청, 소유권이 경기도로 되어있기 때문”이라며 소유권 이전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매립지 조성에 참여한 자치단체 7곳은 처리비용을 부담하게 된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없고 소유권이 경기도에 있을 경우 아무런 사업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유권은 안산시로 돌려주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그동안 안산 시민들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로 고통을 감내해온 만큼 그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실정에 맞는 친환경적 생태공원이나 공원, 아니면 공단과 연계한 시설을 유치하는 방안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경기도는 이제 더 이상 매립지 소유권 문제를 행정적으로 풀려 하지말고 어려움을 참아준 시민들에게 배려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천정부지 집값에 서민 한숨 깊어간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온 나라가 난리다. 특히 과천지역은 하룻밤새 1억원이 뛸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마치 증권시장이나 경마장 같은 투기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다. 과천지역 중개업소들마다 연일 아파트와 땅 값을 문의하는 전화들이 쇄도하고 있다. 투기인지 재테크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부동산가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루 몇번씩 전화를 걸어 부동산 가격을 확인하고, 혹 매물이 나오면 일단 사고 보자는 ‘묻지마’식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 아파트 가격은 평당 5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재건축사업으로 내년 4월 입주 예정인 주공아파트 11단지 47평형 가격은 20억원으로 평당 4천만원이 넘고 33평형 역시 12억~13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원동 문원2단지 40평형 단독주택도 지난 5월 4억원에 거래됐으나 5개월만에 6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지난해 7억~8억원을 형성했던 별양동 70평형 단독주택도 최근 신도시 바람으로 12억원으로 폭등했다. 이때문에 로또복권에 당첨돼도 과천에서 아파트 한 채 사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전세 세입자들의 한숨은 날로 높아간다. 아이들이 학교를 마쳐야 하는데 이러다 전세 가격까지 폭등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로 걱정이 태산이다. “열심히 일하면 뭐 하냐, 평생을 벌어야 아파트 한 채 사지 못하는데….” 서민들의 한숨과 불만이 줄을 잇는다. 관악산에서 내려다 보는 과천은 너무나 평온하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부동산 투기장같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통 부동산 이야기뿐이다. 기성세대가 다음세대에게 물려 줄 유산들은 많다. 그러나 평생을 벌어도 집 한 채 살 수 없을 정도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다음세대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의 미래 행복을 강탈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김형표기자 hpkim@kgib.co.kr

어느 철부지 가장의 방화

부탄가스를 들이마신 뒤 생후 10개월 된 딸이 놀고 있는 이불에 불을 지른 철부지 아버지가 방화 혐의로 경찰에 검거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최근 몇개월 동안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흡입해 온 것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A씨가 지른 불이 만일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면 많은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를 입었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습적인 환각물질 흡입자들에 대한 관리가 좀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1시께 안산시 단원구에 살고 있는 A씨(28)가 자신의 집에서 부탄가스를 흡입한 뒤 3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4시20분께 옹알이를 하며 놀고 있던 딸 아이의 이불에 불을 질렀다. 당시 A씨의 부인은 잠시 집을 비운 상태였다. 다행히 불은 이불 약간을 태우고 아이의 팔에 수포정도가 생기게 하고 더 이상 번지지 않았지만 10개월된 딸아이가 받았을 상처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A씨는 4년 전 공사현장에서 일하던중 건물이 무너지면서 머리와 목에 부상을 입고 장애5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별다른 문제 없이 현재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으며 건강한 딸 아이도 얻었다. 그러나 A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 이상하게도 게임장 등에 자주 출입했고 급기야 환각물질에 손을 대기 시작, 결국 이로 인해 전과자가 됐다. 생활보호대상자인 A씨 가족은 정부가 보조해 주는 80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각상태에서 불을 지른 A씨는 경찰에 검거됐지만 이들 환각물질 흡입자들이 환각상태에서 저지르는 범죄가 피해자 입장에선 얼마나 속수무책인 지를 감안한다면 이들의 재범을 방지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좀 더 빨리 확대되길 피해자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차기 광명시장은?

이효선 광명시장이 취임초 특정 지역 비하발언으로 한때 시끄러웠다. 그러나 지난 25일 다시 한번 사과문 발표 이후 양측의 갈등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를 장기간 끌고갈 경우 “서로 이득될 게 없다”는 시민들의 무언(無言)의 압력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 일로 상당히 정치적인 치명타를 입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그동안 정치적인 기반이었던 한나라당을 탈탕해야 하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상한 소문이 지역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인사들이 차기 시장에 욕심을 내고 출마를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이 겨우 지난 상태에서 차기 시장 출마설이 흘러나온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것도 한나라당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사석에서 만난 한나라당 관계자로부터 “일부 도의원들이 차기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공식적인 뜻을 내비치는가 하면 시의원들까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민들에게 봉사하라고 뽑아준 시·도의원들이 하라는 도·시정 감시는 하지 않고 일찌감치 자치단체장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워낙 인기가 좋다보니 줄만 잘 서면 시장은 거저 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러다보니 어떻게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초선인 A 도의원이 당선자시절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뜻보다는 “나도 시장이나 한번 해볼까”라며 떠들던 말이 떠올랐다. 참으로 시민들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아쉬운 시기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경기도미술관의 미래

박물관·미술관의 기원은 서구 제국주의 시절 침탈한 전리품을 모아두던 장소다. 영국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은 식민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빼곡하다. 그러나 현재 박물관·미술관은 전시기능은 물론 문화예술교육, 사회교육,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물관·미술관은 더 이상 정적인 대상이 아닌, 살아 꿈틀거리는 문화현장이다. 문화지수를 따지는 각종 지표에서 박물관·미술관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지난 25일 안산에서 경기도미술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름처럼 경기도가 건립한 공공건물이다. 그러나 정작 미술관을 운영할 관장과 학예직들은 뽑히지도 않은 채 서둘러 개관식이 열렸고, 미술관 내 도서실과 뮤지엄숍 등은 텅 빈 채 ‘호안 미로’라는 스페인 작가의 작품이 개관전으로 마련됐다. 그동안 도는 경기도의 정체성을 운운하며 실학과 효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수도권이란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말이다. 지역 미술관은 그 지역만의 색깔을 지닐 때 의미가 있다. 개관전이 도내에서 창작활동에 매진하는 미술작가들과 미술애호가들의 미술잔치가 되길 기대했다. 미술관 부지 선정시 안산은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의 고향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개관전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차라리 조선후기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던 민본주의 화가 단원의 작품이나 그러한 시대정신을 지닌 작가들의 전시가 더 의미있지 않을까. 이미 미술관은 지어졌다. 중요한 것은 향후 운영이다. 관장 등 미술 관계자들이 투명한 과정을 거쳐 선임되고 그들이 지역미술문화를 위한 전시·연구사업을 펼치면서 경기미술이 한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 볼 것이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해외교류 매너와 글로벌 스탠더드

시흥시와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시와의 자매결연식이 열린 17일 시흥시청 국제회의장. 이연수 시흥시장이 갑자기 2~3분 정도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통역이 생략된 채 우리말 대화가 오고 가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잇따랐다고 한다. 결연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부시장 한 말씀하세요”(시장), “제가 무슨 이야기를…, 시장님과 같은 의견입니다”(부시장) 등의 대화가 한국어로 오고 갔다고 한다. 결연식장에는 동시통역사 2명이 배치됐으나 이런 말들이 즉각 영어로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시흥시 관계자끼리 초청받은 손님들이 알아 들을 수 없는 한국어로 속삭인 꼴이 된 셈이다. 이때문에 로체스터시 교류단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이어 마이크를 윤용철 시의회 의장에게 넘기고 결연식장 밖으로 나간 뒤 2~3분 지난 후 들어 왔다고도 한다. 당시 자매결연식보다 더 중요한 무슨 일이 갑자기 생겼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먼저 로체스터시 교류단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런 행동을 했더라면 결연식장 분위기는 덜 어색하고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자매결연은 두 도시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심무도(태권도를 발전시킨 실전호신술)를 중심으로 민간교류를 꾸준히 해 온 결과물로 이뤄졌다. 두 도시는 교류의 폭을 경제·문화·교육·행정 등으로 더 넓히고 보다 공식화하기 위해 자매결연를 맺었다. 이에 따라 자매결연은 단순히 해외 민간 교류 차원이 아닌 작은 외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관례에 다소 어긋나고 세련되지 못한 이런 모습들을 지켜본 로체스터시 교류단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무척 궁금하다. 해외 교류 매너의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사회복지단체 직원이 이래서야…

며칠 전 용인에 있는 한 사회복지법인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고 밝힌 20대 남자한테서 장문의 편지가 날아왔다. A4용지 4장 분량의 편지에는 시설에 대한 불신과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회의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장애우들의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나선 이 남자의 눈에 비친 시설의 실태가 대체 어떠했기에 이토록 허탈감에 빠진 것일까. 편지의 내용을 대략 간추리면 이렇다. 원생들과 함께 캠프를 떠난 직원들이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고 원생들을 돌보는 일은 뒷전이었다고 한다. 직원들의 불친절과 권위적인 태도도 이 남자의 눈에는 가시처럼 거슬린다. 방문객이 찾아와도 누구 하나 안내하는 이가 없다던가, 입소상담을 위한 내방객을 퉁명스럽게 돌려보내는 등 친절이란 단어를 떠올리기 힘들다는 게 이 남자의 시각이다. 게다가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120시간의 현장실습 확인서를 임의대로 대학생들에게 발급해준 사실을 실명까지 거론하며 폭로하고 있다. 이밖에 이 남자는 자신이 목격한 여러가지 불합리한 점들을 열거하며 더 이상 시설의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을 우롱하지 말고 진정으로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물론 이 편지의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봉사의 일념으로 시설을 찾은 자원봉사자에게 어떤 이유에서건 자괴감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의 자성이 요구된다. 이번 기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감독기관의 철저한 감시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승오기자 bisom@kgib.co.kr

이효선 광명시장의 ‘측근들’

이제 이효선 광명시장이 취임한지 100일이 됐다. 취임초부터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렵사리 지금까지 왔지만 아직도 시민들의 마음은 불안과 초조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은 자신을 자칭 ‘정치시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만나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의외로 전혀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때문에 오히려 믿음이 가고 시정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희망을 소위 측근이라고 말하는 인사들이 여지없이 깨버리고 있다. “선거때 도와줬다”거나 “이 시장과 친구이며 선후배 사이”라면서 스스로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과시하는가 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 시장을 자신과 연결지으려는 인사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시장과의 관계를 말하는 건 좋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런 관계를 이용, 인사와 이권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행사하려는 좋지않은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자신들이 이 시장을 생각하는 측근들이라면 오히려 시정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이 시장과의 미묘한 관계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한다면 이는 시정잡배(市井雜輩)나 다름없다. 심각한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런 인사들에게 잘 보이려는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자리와 진급을 위해 이런 인사들에게 술을 사주고 손바닥을 비비는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 정말 이 시장과 시민들을 위한다면 스스로 자숙해야 한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율곡 선생 바로알기운동 확산 기대

파주가 본향이고 조선시대 대표적인 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 선생에 대한 학문적 가치를 짚어보는 국제학술회의가 최근 제19회 율곡문화제 기간 중 열렸다. 이번 학술회의에선 파주문화원과 성균관대유교문화연구소와의 율곡 선생 연구에 대한 교류협정에 이어 한·중·일 학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방안이 결의됐다. 일본의 야마우치 코이치 교수는 “보편성을 지닌 율곡선생의 철학이야 말로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기 위한 21세기인 오늘에 실현이 가능한 학문적 가치가 높다”고 말하는 등 이날 참석한 교수들은 한결 같이 율곡 선생의 시대를 초월한 높은 학문에 찬사를 보냈다. 파주가 낳은 인물이 조선시대는 물론, 21세기 첨단산업사회에서도 국제적으로 존경받으며 학문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까운 건 본향이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인데도 율곡 선생하면 대다수 국민들은 강릉의 오죽헌을 떠올리고 있다는데 있다. 강릉 오죽헌은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친정이며 율곡 선생을 출산하기 위해 머물렀던 곳인데도 그동안 언론을 통해 마치 율곡 선생의 고향이 강릉인 것처럼 잘못 비쳐진 게 아닌가 싶다. 율곡 선생의 고향인 율곡리에 퇴관 후 시를 짓고 연구하던 화석정이 있고 이곳에서 1.5㎞ 떨어진 법원읍 동문리에 율곡 선생 묘소와 위패, 부모 묘소가 함께 있는 자운서원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파주와 율곡 선생이 어떠한 관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율곡 선생에 대한 학문적 가치 재조명과 함께 파주를 중심으로 율곡 선생 바로알기운동이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해 본다. /고기석기자 koks@kgib.co.kr

이효선 시장의 행정능력

요즘 광명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그냥 흘려 넘기기에는 심상찮다. 이효선 시장의 행정능력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안주거리 삼아 나오는 말이지만 “행정능력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주류다. 이 시장이 취임한지 벌써 3개월이 돼간다. 이슈로 떠오르는 건 8년동안 재임한 전 백재현 시장이 펼쳐 놓은 각종 행정과 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심각한 건 지금까지 문제만 도출될뿐 해결되고 있는 사안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전 백 시장의 문제점을 홀가분하게 이 시장이 버리고 갈 수도 없다. 더욱 답답한 건 혹이나 뿔처럼 떼어내고 갈수도 없는 것들이다.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이 시장이 하루 속히 결론을 내고 시정을 펼쳐야 공무원 900여명이 믿고 따라간다는 사실이다. “내일이 아니기 때문에, 전임 시장이 펼쳐놓은 것이기 때문에 나하고는 상관이 없다”는 식의 행정은 위험하다. 이때문일까. 요즘 공무원들 사이에서 “내일이 아니며, 전임자가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복지부동 조짐들도 보이고 있다. 부천시를 본받아야 한다. 직급과 서열을 파괴하고 능력위주로 보직을 부여하는 인사풀제를 적용, 과장 2명과 6급 4명 등을 대기발령과 무보직 임용했다. 참으로 획기적인 일이다. 그런데 광명은 어떤가. 이 시장은 취임 초부터 말했다. “공무원이 편하면 시민들이 고생하고 공무원들이 고생하면 시민들이 편합니다” 이제 이 시장은 자기만의 색깔을 내야 한다. 4년은 그리 길지 않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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