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물류산업의 디지털화

글로벌 물류 대란과 공급망 붕괴에 따른 기업과 화주들의 피해는 최근 디지털 포워딩 플랫폼을 활용한 물류서비스 시스템의 제공으로 많은 부분이 해결되어 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화된 물류센터의 기능적인 보완과 함께 통관, 운송화물의 견적 조회, 선적 예약 및 현황 그리고 화물의 추적 등을 간편하게 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상품의 운송, 수출입, 관세 등의 제반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업체인 포워딩 기업들의 다종의 수출입 문서 작성과 통관, 선적, 선사 예약 등의 다량의 정보를 통합하고 간편화한 디지털 포워딩 플랫폼 도입은 수출입 기업들에게 물류 대란과 공급망 붕괴에 따른 피해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에 의한 물류 이동 및 항만의 봉쇄는 세계의 분업화된 생산체계를 붕괴시켰으며 그 피해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피해를 가중시켰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에 비하여 물류 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으로 주요 수출입항의 위기 상황을 인근의 수출입항 정보 취득과 활용으로 대응할 수 있었으나, 중소기업들은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해 자체적 대응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고 포워딩 기업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었기 때문에 불안정한 수출입 물동량 급감과 운송지연 그리고 통과 시간 및 비용 증가 등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물류 현장에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물류센터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무역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의 물류 중심국이라 말할 수 있는 네덜란드와 독일, 벨기에 그리고 영국 등은 수출입 현장에서의 하드웨어적인 유통·물류센터 스마트화를 추진했고, 포워딩 기업은 항만과 공항 그리고 통관과 선사 정보 등의 데이터 정보 통합과 정보 활용의 디지털화를 선행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삼성SDS가 2019년 전통적인 해운물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플렉스포트(flexpor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 중심의 물류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으며, 2021년에는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무역 절차의 디지털화를 구축했다. 이것은 무역협회를 중심으로 한 선행적 연구와 실행시스템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로 보인다. 수출입상품의 입출 및 보관 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물류창고 시스템 구축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심의 물류산업 디지털화는 작업자의 업무강도를 낮춰 주고 있다. 예로서 네덜란드 물류창고에서는 자동 안내 차량으로 운용 중인 사각형의 이동형 로우패드(Lowpad)가 상품 운송의 기동력 제고와 물류 작업의 간편화를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군에 맞는 자동화된 물류센터와 기능형 작업 로봇의 연결은 작업자의 힘든 노동 의존형 근로를 많은 부분 대체하고 있어 스마트화된 물류산업 현장이 물류라는 게임과 놀이 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수출입 기업들은 디지털화되어가는 포워딩 기업과 통관 업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유통시스템에서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추가적으로 연결시키는 디지털 무역산업 플랫폼이 완성된다면, 수출입 관련 상품의 공급망과 상품의 생산, 물류·유통 그리고 소비자 서비스망도 기능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중동 섬유 패션 시장

GCC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 ation Council)의 약자로, 1981년 5월에 페르시아 만안의 6개 아랍 산유국이 역내(域內)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한 지역협력기구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가 속해있다. GCC는 섬유, 직물, 의류, 천, 아우터, 홈 텍스타일 및 테크니컬 텍스타일을 포함하는 세계의 주요 섬유 허브가 되고 있다. 가정용 섬유 부문은 GCC 국가 내 섬유 산업 시장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부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가장 큰 가정용 섬유 수출국 중 하나가 됐다. 아랍에미리트는 대규모 섬유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섬유 수출 측면에서 보면 세계 3위 시장이다. 또한, 럭셔리 의류, 침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아랍에미리트 홈 텍스타일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럭셔리 침구 시장의 부상이다. 2020 두바이 엑스포와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늘어난 여행객으로 인해 GCC 지역에 고급 호텔 공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GCC의 고급 호텔 증가는 곧 침구 시장의 성장까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동지역 국가의 활발한 국가개방으로 이주민이 늘어나면 침구뿐 아니라 가정용 직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 할 테니 앞으로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랍에미리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4%를 기록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홈 텍스타일 시장은 제벨 알리(Jebel Ali Free zone)와 푸자이라(Fujairah) 같은 자유 구역 형성, 인프라 개발, 세금 면제 및 국가의 인구 증가 등을 목표로 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해 성장하고 있다. 성장에 기여하는 또 다른 요소는 산업 부문에서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가 있다. 또 소비자 지출 증가와 국가에 대한 투자 증대로 인해 고급 가정용 직물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목할 만한 건 전자 상거래다. 아랍에미리트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전자 상거래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많은 기업이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클릭 한 번으로 침구류, 쿠션 등의 제품을 주문하고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아랍에미리트는 홈 텍스타일 제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이라크와 같은 국가에게 고급 가정용 섬유 및 의류 재수출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개방 이슈, 두바이 엑스포, 카타르 월드컵 행사 개최 등의 이유로 중동은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고 있다. 중동에 특화된 프리미엄 제품, 예를 들어 사막담요(Desert Blanket)를 출시해 보면 어떨까? 지금이 중동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이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손흥민과 무함마드 살라흐

최근 한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소식은 바로 손흥민 선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수상 소식일 것이다.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기며, 한국과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이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와 함께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가 있다. 공동 득점왕에 오른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 선수다. 무함마드 살라흐는 같은 날 울버햄프턴과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득점에 성공하며 리그 득점 동률(23골)로 손흥민 선수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집트 출신의 무함마드 살라흐는 현재 중동국가 출신의 최고 선수로 꼽힌다. EPL 2017-2018시즌(32골), 2018-2019시즌(22골)에도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무함마드 살라흐 또한 이집트 출신의 세계적인 기량을 지닌 선수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1992년생인 무함마드 살라흐 선수는 이집트 축구선수로 현재 EPL 리버풀 소속이다. 어린 시절 이집트 축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으며 2012년 스위스에서 FC바젤의 우승을 이끌었고 2013년 스위스 슈퍼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첼시 FC, AS 로마에서 현재 리버풀 FC로 이적하며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살라흐 선수의 활약은 이집트 국민들이 그를 국민 영웅으로 추앙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군입대문제를 이집트 총리가 직접 나서 해결해 군복무의무를 면제해 주었을 정도다. 살라흐 선수의 모든 것이 이집트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이집트 언론은 ‘손흥민 선수는 훌륭하지만 살라흐는 더 우월하다. 손흥민 선수는 공동 득점왕이지만 살라흐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우수 플레이케이커이기도 하다’며 나름대로 비교우위를 내세웠다. 지난 29일 살라흐 선수는 2021-2022 시즌 EPL 올해의 골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스포츠보다 높은 중동국가인 이집트 국민의 자부심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손흥민 선수와 살라흐 선수가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6월 개최될 A매치 경기인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세계 축구계의 중심에서 한 발짝 떨어진 변방 국가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유럽 빅리그를 평정한 두 선수의 대결이 자못 기대되는 순간이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대한민국 국제무역의 자부심

국가의 입지와 자연환경 측면에서 볼 때 위도 35°~45° 상에 위치 해있는 국가들은 사계절을 갖고 있으며, 다른 위도에 입지한 국가에 비해 생산의 다양성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다양한 계절 상품 생산이 용이하여 세계 어느 국가에도 수출용 상품 공급이 가능하며, 수출용 상품의 품목 수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선진국과 무역 강국들 그리고 대한민국도 이 위도에 위치하고 있어 동일한 효과를 보고 있다. 다음으로 국가 간 국제무역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무역·물류 관련 인프라 격차다. 이와 같은 무역·물류 인프라 격차는 상품 생산과 마케팅 전략, 육상 · 해상 · 항공운송으로 구분되는 물류 인프라와 통관 및 관세 정책, 등의 무역 서비스 인프라 등이다. 이것은 국가마다 절대적 내지는 상대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무역·물류 비용 격차는 무역 경쟁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인 자연 자원의 부존량과 작은 국토 면적을 갖고 있으나 그 이외의 무역·물류 인적 및 물적 인프라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어 대한민국이 무역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여기에 IT, 조선, 자동차, 화학제품과 뷰티, 철강 및 비철금속 상품 그리고 최근의 K-culture 산업의 상품경쟁력 제고와 함께 스마트 산업화, 스마트 기업 및 스마트 물류 시스템의 구축은 대한민국의 국제무역경쟁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2위의 환적항인 부산항만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 3위의 항공화물운송 공항인 인천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수출상품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품 수는 2020년 기준 77개로 2019년에 비하여 6개 증가했으며, 국가 순위에서는 중국이 1천798개로 1위이고 독일이 668개로 2위, 미국이 479개로 3위 그리고 대한민국이 10위이다. 업종별로 대한민국이 1위인 품목은 화학제품이 29개, 철강·비철금속이 20개로 전체 품목 중 63.7%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제무역경쟁력을 유지해왔으며,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상품 수와 함께 수출량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 왔다. 그렇지만 최근의 국내 금리 인상 및 물가상승, 원화 가치 하락과 유가의 상승은 수출 강국인 대한민국의 국제무역경쟁력을 하락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다. 대한민국은 이와 같은 위기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국제무역에서의 자부심을 지속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전 2030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은 1962년 국교를 수립한 후 많은 협정을 맺으며 교류해 왔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는 미국, 일본, 인도, 중국과 함께 한국을 ‘사우디 비전 2030’의 5대 중점 협력 국가로 지정했는데, 협력 분야는 △에너지 및 제조업 △ICT 인력양성 △보건의료 △중소기업 협력 및 투자 강화다. ‘사우디 비전 2030’은 한마디로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의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보건, 교육, 인프라, 엔터테인먼트, 관광과 같은 공공 서비스 부문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frame work)로, 주요 목표는 경제 및 투자 활동 강화, 비(非)석유 국제 무역 증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부드럽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사우디 비전 2030’에는 ‘활기찬 사회(A Vibrant Society)’, ‘번영하는 경제(A Thriving Economy)’, ‘진취적인 국가(An Ambitious Nation)’ 이렇게 세 가지 주요 키워드가 있다. 첫째는 도시화, 문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증진해 활기찬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고용, 여성 인력, 국제 경쟁력, 공공 투자 기금, 외국인 직접 투자, 비(非)석유 수출을 늘려 경제를 번창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비(非)석유 수입, 전자 정부 전환을 통한 정부 효율성 제고, 가계 저축을 늘리는 국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를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심장’으로 만들고 글로벌 투자 강국이 돼 아프리카-유라시아를 연결하는 허브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데, 사실 관광 수입도 만만치 않다. 모든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하고 싶어하는 ‘메카’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관광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관심 깊게 투자하고 싶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사우디의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이끌고 있는 국부펀드 PIF(Public Investment Fund)가 대한민국의 게임사 지분을 매입하고, K-POP을 비롯한 K-콘텐츠 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한반도와 중동은 인센스 로드(incense road)라 불리는 길을 통해 많은 교류가 있었고, 신라 시대에는 해상을 통한 문화적 접촉이 있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1970년 사우디 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경제 협력이 이뤄졌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전시회(2017)가 개최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 문화전(2018)이 개최되기도 했다. 최근 중동에서 한류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양 지역 간 교류는 더욱더 빈번하고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신(新)중동’ 전략을 세워 대한민국의 문화와 산업을 널리 펼쳐야 할 때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2022 카타르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역대 최초로 중동지역에서, 그것도 겨울시즌에 개최된다.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의 작은 반도국가인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은 11월2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12월18일 결승전까지 카타르의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개최되는데 이는 중동·이슬람 국가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월드컵이다. FIFA랭킹 51위인 카타르는 대회 개최국자격으로 처음으로 월드럽 본선무대를 밟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논란은 유치과정과 개최시기, 준비과정 등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대회 유치를 위한 FIFA 관계자들에 대한 뇌물 공여사건과 45도가 넘는 기온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여름시즌에 개최됐던 월드컵을 사상 최초로 겨울시즌으로 변경해 개최하는 문제, 월드컵 개최를 위한 경기장, 훈련장, 숙소, 도로 등 인프라구축 과정에서 불거진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문제로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를 위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어왔다. 카타르는 아라비아반도 중동부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로서 국토 면적은 1만1천581㎢로 우리나라 충청북도 정도 크기이며, 인구는 약 2천8백만명이다. 카타르의 인구구조는 매우 독특한데 전체인구 중 카타르 국적을 가진 인구는 불과 13%이며 나머지 87%는 외국인 거주자나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원유매장량 세계 13위, 천연가스매장량 세계 3위로 에너지자원 부국인 카타르는 걸프 아랍 산유국의 국제경제 협력체인 GCC 회원국으로 2020년 기준 1인당 GDP가 5만9천달러에 달하며 구매력 기준 1인당 GDP가 9만3천달러에 달하는 경제부국이다. 적은 인구와 풍부한 자원개발로 인한 막대한 복지혜택이 OECD 회원국에 비해서도 좋은 편이다. 16세기 포르투갈인들의 통치와 오스만제국의 지배에 이어 19세기 영국 보호령까지 카타르는 크고 작은 외세에 의한 부침을 겪었다. 1939년 석유가 처음 발견되고 197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본격적으로 경제적 자립을 하게 된 카타르는 1970년대 석유파동을 맞으면서 경제부국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은 1971년 4월18일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수립했는데 2020년 기준 한국과 카타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약 79억달러에 달한다. 카타르는 중동 국가에서는 드물게 언론의 자유가 확보된 나라이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96년 설립된 알자지라(Al-Jazeera)방송이다. 중동의 BBC를 꿈꾸며 카타르국왕의 재정적 후원으로 설립된 알자지라 방송은 성역 없는 비판으로 국내외 정체문제를 다루어 여타 중동 왕정 혹은 독재국가들의 비난 대상이 되기도 했다. 중동 국가뿐 아니라 서방 측의 비난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알 자지라는 중동의 가장 대표적인 언론 매체로 성장했고 중동지역 언론 자유의 상징이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는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의 결과물이다. 중동의 작은 반도국가를 전 세계 MICE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비전이 숨어 있다. 중동국가로서 최초로 개최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해본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글로벌 물류대란의 파급 효과

글로벌 물류대란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것은 코로나 19로 인한 단기적인 원부자재의 공급망 문제와 주요 항만의 불안정 등으로 판단됐지만, 최근의 달러 가치 및 유가 상승 그리고 세계 제1의 중국 상하이 및 주요 도시들의 봉쇄 조치는 중국 국내외의 물류대란을 중기적으로 지속시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내 2021년 수입액 기준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0.2%인 배터리와 30.6%인 반도체 그리고 25%인 휴대전화, 12.3%인 자동차 부품 등 수출입 관련 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내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는 해당 도시에서의 제조 지연과 제조된 상품의 국내 물류 이동의 급감 현상과 함께 예정돼 있던 상하이항의 컨테이너선 운항의 정체로 연결됐다. 2021년 기준 세계 항만 순위는 1위 상하이, 2위 싱가포르, 3위 닝보 저우산항 순이며,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상하이시 및 항의 봉쇄 조치가 중국산 원부자재를 수급해야 하는 국가들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상하이항 아래쪽에 위치 해있는 닝보 저우산항이 폐쇄되지 않아 상하이항의 물류대란을 부분적으로 해소시켜 나가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글로벌 물류대란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및 유럽 주요 항만의 물류 노동력 부족 현상과 항만 노조의 파업 문제 등이 지속되고 있어 내륙 창고의 상품운송 시간이 더욱 늦어지고 있다. 동시에 공항과 항만 등 인프라 부족 및 개선의 경우도 막대한 규모의 예산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세계 1위 항만인 상하이 도시의 봉쇄는 세계 최대의 선사들이 화물운송을 중단하고 있으며, 주요 항공사와 선박사는 화물 운송비용을 대폭 상승시켰으며,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시베리아 횡단 내륙 철도의 운행도 일부 중지된 상황이다. 글로벌 물류 대란 원인은 최근 첫째,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소비증가와 이에 대응한 물류 관련 기업들의 필요 물류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에 있으며, 둘째는 선박회사의 정기적인 운항률의 하락과 선박 물류비용의 폭등에 있다. 그리고 셋째는 인플레이션 발생과 금리상승 및 유가 급등,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및 항의 봉쇄와 노동 인력 감소로 인한 주요 항만의 물류 흐름 지연에 있다. 결국 이러한 요인들은 국내의 도소매 물가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 소비자들도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한 급격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친환경 도시, 마스다르 시티

글로벌 도시화와 인구 증가는 기후 변화를 촉진시키고 세계의 천연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도시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계획도시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아부다비 정부 프로젝트로 세워졌다. 아부다비에서 17㎞ 정도 떨어져 있는 이 도시는 영국 건축 회사인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and Partners)가 설계했다. 이 도시는 청정 기술 기업을 위한 허브로 설계됐으며, 태양 에너지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운영된다. 아부다비의 다른 건축물보다 에너지와 물을 약 40% 덜 소모한다. 이곳에는 국가 재생 에너지 기구(The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s , IRENA) 본부가 있다. 마스다르 시티의 ‘Estidama’(지속가능성의 아랍어)를 위한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문화적 방안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멘스 중동 본사(Siemens Middle East HQ)도 있다.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효율적인 이 건축물은 최초의 그린빌딩 인증 ‘3 Pearl Estidama’ 및 국제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 ‘LEED 플래티넘’을 받은 오피스 빌딩이다. LEED 인증은 플래티넘(Platinum), 골드(Gold), 실버(Silver), 일반 인증(Certification) 순으로 등급이 높다. 마스다르 연구소 캠퍼스(Masdar Institute Campus)는 도시의 핵심 공간이다. 교수, 학생들의 생활공간과 4개의 연구센터가 있다. 건축물은 물을 54%, 전기를 51% 적게 사용하고 태양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는데, 뜨거운 물의 75%가 태양으로 가열된다. 마스다르 인스티튜트(Masdar Institute)의 독특한 지붕을 한 건축물도 있다. 지식센터(The Knowledge Centre)다. 독특한 지붕은 냉각 부하를 최소화하고 자연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실험실(Laboratories)은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반도체, 나노기술, 클린 모빌리티, 항공 우주공학 등 아부다비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 솔루션을 제공하는 친환경적이고 혁신적인 도시 마스다르 시티는 UAE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척박한 사막의 나라, UAE는 역설적이게도 친환경에 대한 굉장히 적극적이고 개혁적인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다. 2023년에는 COP28이 개최될 예정이기도 하다. 한국과 새로운 중동, 신중동의 대표주자인 UAE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와해성 혁신과 물류·유통산업 변화

제조업 관련, 근로자들의 시간과 동작연구는 기업의 생산 및 서비스 활동 현장에서 활용됐으며 많은 개선작업을 통해 근로자에게 최적의 현장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제는 근로자와 로봇이 동행해 근로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했고 근로자의 업무효율성과 근로 만족도는 무한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2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CES 2022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우주테크, 푸드테크, AI, 로봇, 메타버스, 친환경이었다. 이 행사로부터 2022년부터 새롭게 활용될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상품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다. 가깝게는 곧 상용화될 상품들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나 인간 친화형 상품들은 더 편리하게, 더 실용적으로, 더 간편하게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곳에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선보인 기업들은 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상품으로 전환시킬 기업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제조업체들은 미래상품의 방향을 설정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키워드 중 하나인 로봇 제품 중 물류센터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로봇이 소개됐다. 이 로봇은 2가지 형태로, 그중 하나는 정해진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로봇이었으며 두 번째 로봇은 사람을 따라다니는 자율 이동형 로봇이었다. 이러한 로봇들은 주어진 상품을 싣고서 이동하는 자율형 로봇으로 복잡한 물류센터의 현장에서 상품의 각종 인식표를 인지해 상품의 신속한 이동시키는 물류 운송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물류센터의 디지털 전환이 실현될 수 있게 했다. 이 자율형 이동 로봇은 물류센터뿐만이 아니라 정부·기업·소비자 활동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관과 주택에서 이뤄지는 무거운 물품의 이동과 전달에 있어서 기존 담당자들의 피로감을 덜어줄 것이며, 물품 전달의 신속함과 정확성을 더해 주게 된다. 미래에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에 따라 물류 및 유통센터에서의 일자리는 위협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에서는 7년 내 일자리가 가장 크게 줄어드는 직종으로 농민, 우편 배달부, 데이터입력 오퍼레이터, 재봉틀 기능공, 우편 분류원 등을 제시했다. 이에 근거한다면 유사 직종군인 물류 및 유통센터의 근로자 업무도 관련 기능형 설비 또는 로봇 활용으로 대체될 것이다. 기존의 물류 및 유통 관련 설비와 서비스 방식에 다가온 와해성 혁신은 물류·유통 산업에 새로운 변화 방향을 제시할 것이고 이에 대응한 기업과 근로자들은 생산적 활동과 근로 방식의 전환 과정과 교육에 적응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이 7개월 정도 남았다. 이로써 카타르는 중동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을 치르는 국가가 됐다. 이번 월드컵은 오는 11월21일부터 12월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은 새로운 시도가 많이 행해졌는데, 월드컵 사상 최초로 가을, 겨울 시즌에 개최되는 점 또한 새롭다. 중동 최초의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 카타르에 대해 알아보자.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다. 영토는 대한민국 경기도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풍부한 천연가스 등의 자원 부국으로 경제 수준과 복지 혜택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역 특성상 여름에는 평균 30~40도 정도 기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 냉방 시스템 시설에 대한 완벽한 구축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월드컵 개최 허가를 받아 내기도 했다. 카타르의 대표적인 산업이자 수입원(income)은 석유 및 천연가스다. 카타르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경제 엔진이자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위한 주 수입원으로 쓰이고 있다. 카타르 수출 품목 또한 주로 액화천연가스와 원유인데, 각각 60%, 30%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일본(28%), 한국(19%), 인도(11%)다. 대한민국이 카타르의 주요 수출국이라는 건 무척 의미 있는 이야기다. 문화예술 쪽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카타르 이슬라믹 아트 뮤지엄(Museum of Islamic Art)은 건축부터 카타르의 아이덴티티를 듬뿍 담았다. 고대 이슬람 건축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 박물관을 건축한 이오 밍 페이는 설계를 위해 6개월 동안 이슬람 세계를 여행하기도 했다. 건축가 장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은 장미에서 영감을 받았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사막과 페르시아만의 자연사 전시, 베두인 문화 유물, 부족 전쟁에 대한 전시, 카타르 국가 수립 이야기, 그리고 석유 발견에 대한 전시를 순차적으로 볼 수 있다. 카타르의 문화와 유산 그리고 민족성을 보존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카타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 주바라(Al Zubarah)도 있다. 카타르 수도인 도하에서 105㎞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폐허가 된 고대 요새인데, 카타르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다. 마을에는 유물을 전시해 둔 박물관과 마을 가이드 투어가 제공되고, 많은 학교가 이곳에 방문하는 것을 커리큘럼에 넣고 있기도 하다. 중동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계기로 중동의 산업과 문화 예술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대한민국과 다양한 지점에서 더욱 활발하게 연결되기를 바란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중동의 스포츠외교

199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 지난 30년간 총 45승을 거두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쌍벽을 이룬 필 미켈슨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켈슨은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기록을 수립한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최근 미켈슨에게 쏟아진 비난의 배경은 그가 오는 6월 시작될 새로운 골프리그인 슈퍼골프리그(SGL 혹은 프리미어골프리그 PGL)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SGL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대회로 막대한 우승 및 참가 상금을 내세워 미국과 유럽중심의 기존 골프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PGA투어와 유러피언 투어는 SGL에 합류하는 선수에 대한 처벌과 평생 출전 금지를 선포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하며 오일머니 견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실권을 잡고 난 뒤 본격적으로 스포츠산업 투자에 뛰어들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경제개혁 프로그램 ‘사우디 비전 2030’의 한 축도 스포츠산업 개발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하자 그 배경에 2018년 사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가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스포츠로 세탁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국제적 비판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가 스포츠외교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2022년 월드컵 주최국인 카타르는 지금까지 월드컵 전용 구장을 짓는 데만 2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또한 카타르 국부펀드 카타르스포츠인베스트먼트(QSI)를 통해 2011년 프랑스 인기 축구클럽 파리 생제르맹 FC를 인수하기도 했다. 카타르는 2030년 도하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해 2006년 이래 24년 만이자 통상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2008년 영국의 맨체스터 시티 FC를 3천700억원에 인수하며 당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데, 최근 중동 국가들의 유럽 프로축구 클럽 인수와 스포츠산업 육성과 관련해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스포츠를 통한 국가 이미지 세탁)’의 일환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는 오늘날 어느 사회에서나 잠재적인 정치적 이슈이며, 스포츠에 내재된 문화적 주제는 정치적 의미로 전환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잠재력을 갖는다. 그런 까닭에 스포츠는 훌륭한 정치적, 외교적 수단으로서 작동하며 특히 외교 분야에서 매우 다양한 도구적 유용성을 표출한다. 스포츠는 미래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외교적 도구로 작동할 것이다. 중동의 산유국들이 스포츠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스포츠를 외교적 도구로서 작동하게 만드는 기제와 스포츠 외교의 주요 행위자들 및 그들 간의 상호작용이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통시장 위기

최근 달러 가치의 상승으로 유발된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에너지와 원부자재,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연결돼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에 이어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 원가 상승으로 국내외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소상공인들은 판매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의 소비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정부는 2년간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금리 인하와 각종 재난지원금 지출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통화량 증가를 가져왔고, 부동산정책 관련 각종 조세와 노동정책의 변화는 기업 활동 위축과 국내 생산 및 소비시장 위축을 초래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고물가와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발생 위기감에 시장의 화폐량 감소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고물가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였다. 국내외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발된 고물가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국들과 함께 정부에서 추진했던 금리 인상은 예상하지 못한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와 주요 곡물가 상승으로 고물가를 막기는 어려워졌으며, 시장 화폐량 감소는 오히려 경기침체를 가져오게 하며 생산 및 소비시장 경색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에 소상공인들의 위기 상황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미국과 같이 경제 상황이 좋아서 금리 인상으로 고물가를 막으면서 경기침체를 충분히 견딜 것으로 예측된다면 금리 인상은 이뤄질 것이다. 국외에서는 미·중간 무역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적인 유가 및 곡물 가격 폭등과 주식시장의 급락을 가져왔다. 이와 연관되어 유통업체들은 달러 가치의 상승으로 물류비용이 상승해 약 10% 정도의 급작스러운 손실을 유발시켰으며, 이것은 직간접적으로 상품가격에 영향을 주어 기업 뿐만 아니라 소비시장 경색으로 연결되고 있다. 전쟁 전과 전쟁 중인 최근의 원달러 환율 매매기준율 변화는 전쟁 전인 지난달 20일 ‘1달러=1천197.82원’에서 전쟁 중인 3월 중순 ‘1천243.7원’ 최고가 이후 17일 ‘1달러=1천226.40원’ 약간 감소한 상태다. 러시아는 밀 수출 세계 1위이며 우크라이나는 밀 수출 5위, 옥수수 수출 4위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양국과의 에너지 및 곡물과 수산물 수출입이 밀접한 국가다. 특히 러시아는 대게 100%, 명태 96% 수입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산업 원자재는 수입량의 50% 정도이며 석유의존도 또한 높은 상태다. 우크라이나로부터는 다량의 곡물, 철강과 금속광물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해바라기씨유는 수입량 비중이 약 55% 정도다. 정부는 코로나19와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 및 곡물가 그리고 달러 가치의 급등에 따른 물류 및 유통시장과 소상공인 업체들에 대한 위기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위기가 유통시장에서의 단기적인 상황으로 예측될 수 있지만, 현재의 에너지 및 곡물 가격 급등 현상은 관련 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빠른 속도로 직접적인 피해를 유발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세계 여성의 날 지난 3월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로, 1908년 3월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관련 단체들이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한다. 1920년부터 나혜석박인덕 등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맥이 끊겼다가 1985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2018년부터 3월8일이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됐다. 여성 스포츠 인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 인으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스피트 스케이트 선수 이상화, 배드민턴 선수 이효정, 쇼트트랙 선수 진선유, 배구 선수 김연경 등이 꼽히기도 한다. 세계 여성 스포츠 인들의 사회적 활동 세계 여성 스포츠 인들의 사회적 활동도 눈부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단거리 선수 윌마 루돌프(Wilma Rudolph)는 단일 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최초의 미국인 여성이다. 루돌프는 1960년 올림픽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보도로 인해 국제적 인지도를 얻었고 흑인과 여성 운동선수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기도 했다. 인권 운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 루돌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여성의 권리를 위한 선구자가 됐다. 그녀는 육상 경기에서의 성별 장벽을 무너뜨렸고 그녀의 유산(Legacy)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테니스 선수 중 한명인 빌리 진 킹은 단식 12개, 여자 복식 16개, 혼합 복식 11개를 포함해 39개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했다. 빌리 진 킹은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 상금의 차별을 두고 성 평등을 외치기도 했는데, 결국 1971년 상금 10만달러가 넘는 최초의 여성 운동 선수가 됐다. 아울러 유명 여성 스포츠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히 활약하고 있는 여성 등을 볼 수 있는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성의 사회 경제적 업적을 기념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오는 31일 막을 내리는 중동 아프리카 최초의 엑스포 UAE 두바이 엑스포에는 엑스포 최초로 여성 특별관이 만들어졌다. 여성 특별관에 걸려 있는 메시지는 짧지만 큰 울림이 있다. Girls and boys can do everything the same.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물류의 국가경쟁력

유통의 혁명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 물류다. 물류의 기본은 신속정확안전이 기본이며, 스마트 물류 내지는 스마트물류시스템은 여기에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여줬다. 또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은 혁신된 장비와 시설을 기본으로 하고, 블록체인(blockchain)기술을 활용해 상품 생산과정과 상품의 보관상태 관리, 그리고 구매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해 관련자들에게 투명성을 제공하게 됐다. 또한 운송 물류 측면에서 보면 자율주행차의 배송 및 도심 내 항공 모빌리티 등 로봇 기술의 결합으로 물류산업의 인력 부족과 물류비용 최소화를 실현할 수 있게 했다. 국제물류산업의 성장과 변화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 그리고 국제물류분야의 유년기 국가들의 국제물류단지와 연관 기업에서도 혁신된 스마트물류시스템은 급속하게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3차원 공간에서 각종 상품 생산과 배송, 재고 파악과 관리, 상품의 수출입 통관과 복합운송 등의 이동 경로 확인과 추적, 안전한 배송 완료의 영상이 실제로 구현되는 상용화 단계에 있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은 6개 물류 항목인 통관과 세관 업무, 물류 기반 시설, 물류 추적성, 국제물류 용이성, 물류 서비스품질, 적시성 등을 지수화한 물류성과지수(LPI, Logistics Performance Index)로 국가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 조사한 결과를 합산해 발표한 물류성과지수 순위를 보면 독일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싱가포르, 영국, 일본 순이었다. 한국은 23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2018년 LPI지수에서는 독일, 스웨덴, 벨기에, 호주, 일본 순이며, 한국이 25위인 것으로 보아 한국의 물류분야 국제경쟁력은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IT 강국으로 물류 시설과 장비 그리고 물류 추적성 순위가 22위를 차지했지만, 국제물류 용이성과 물류 서비스품질 항목이 낮은 순위를 차지한 결과다. 코로나19는 국제교류상품의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에 의한 고물가 지속,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물류성과지수의 하락은 정부의 시급한 정책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정부는 각종 상품마다의 안전한 공급망 확보와 국제물류시스템의 국가경쟁력 향상에 세밀한 정책 수립과 개선사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국내외 물류시스템의 제고가 국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그 결과는 국가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으로서 국내외 물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제고시켜 나아가야 한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의 식량안보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예상대로 결렬되면서 양측이 서로를 향해 진공폭탄, 백린탄 등 금지된 살상용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공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피해는 고스란히 애꿎은 국민들의 몫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다른 나라로 떠난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가 66만명이 넘는다. 인근 폴란드에 입국하기 위해 피란민들은 60시간을 대기해야 하며, 루마니아 입국 대기 줄은 약 20km에 달한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비용이 한화로 약 3천266억원 이상 필요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동지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수십억명의 주식인 옥수수와 밀 최대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중동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안의 조짐이 시작했고 이는 당연히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곡물가격은 지정학적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러시아는 세계 밀 생산량의 10%, 국제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시장의 10% 점유율을 가진 다섯 번째 밀 수출국이며, 글로벌 옥수수 시장의 10%를 차지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동 지역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중동 지역은 세계 최대 밀 소비국이지만 건조한 기후와 제한된 수자원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0년 우크라이나는 중동 지역에 밀 수출량의 50% 이상을 수출했다. 중동 지역 밀의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밀 수입량의 85%를 의존하고 있으며 레바논 밀수입의 절반과 리비아 밀수입의 43%가 우크라이나에서 왔다. 예멘, 튀니지, 알제리 등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곡물의 95%가 수출되는 흑해를 강제로 봉쇄하거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 지역으로 농산물을 수출할 수 없어지므로 식량 위기와 물가 폭등을 유발할 것이다. 곡물 가격이 아랍 민주화 혁명인 아랍의 봄이 발발했던 201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된 사실만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중동 지역의 식량안보와 정치안정에 약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코로나19, 가뭄, 내전 등으로 어려워진 중동지역의 경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역 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 높은 실업률로 빈곤층이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런 경제적 위기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야기된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우크라이나사태를 위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지금, 알렉산더 대왕의 실타래와 콜럼버스의 달걀의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길 이름이 된 사람들, 길 이름을 만든 사람들

최주미 언론인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흔한 길 이름은 파크 스트리트, 파크 애비뉴 다. 2번가, 1번가, 메인스트리트나 센트럴 애비뉴 같은 숫자로 된 길 이름도 많았고 오크, 메이플, 파인 같은 나무 길 이름도 흔했다. 더불어 워싱턴 불러바드나 링컨 스트리트, 로널드 레이건 프리웨이 같은 대통령 이름이 대세인 것은 한국과 다른 점이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같은 정치인과 사회 지도자가 도로명에 자주 오른다. 유명한 조지 워싱턴 메모리얼 파크웨이, 루스벨트 브리지가 그렇고 LA의 알바라도나 피게로아, 올베라 스트리트는 주지사와 판사의 이름이다. 다민족 국가답게 각 커뮤니티의 주요 인물들도 명명된다. LA 중심에는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가 있고 한인타운에는 도산 우체국이 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도로명이다. 여긴 특별히 흑인 민권 운동가들의 이름이 많다. 애틀랜타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고향이지만 단순히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글로벌 스타의 명예만을 명명한 것이 아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불러바드를 비롯해 유명한 워싱턴 행진의 주역이자 의회의 양심으로 불렸던 존 루이스 전 하원의원의 이름을 따르는 존 루이스 프리덤 파크웨이, 민권 운동의 총수 조셉 E 로우리 불러바드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흑인 근로자 고용을 위해 투쟁한 조셉 E 분 불러바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과 비폭력 시민운동을 주도한 랄프 데이비드 애버내시 불러바드, 애틀랜타 최초 흑인 경찰관 고용을 이뤄낸 윌리엄 홈즈 보더스 드라이브, 조지아 대학교 최초의 흑인 학생 해밀턴 E 홈즈 드라이브, 애틀랜타 상공회의소 최초의 흑인 회장 제시 힐 주니어 드라이브, 애틀랜타 흑인 유권자 리그를 만든 존 웨슬리 돕스 애비뉴, 흑인대학 모어하우스 칼리지 총장으로 인권 운동의 지적 토대를 마련한 벤자민 E 메이스 드라이브 등, 인종차별과 싸운 다수의 민권 운동가들이 길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다. 도로나 건물에 누군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존경과 더불어 그 정신을 기억하려는 노력이다. 그 거리, 공중 푯말들에 유명인이나 재력가나 정치인들만이 아닌,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운 민권 운동가들이 올랐다는 사실은 놀랍다. 더불어 기억할 것은 그 인물들 면면의 위대함 뿐 아니라 이름을 담아 올릴 줄 알았던 이름 모를 사람들의 간절함이다. 매일 거리의 이정표를 대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차별 철폐에 헌신한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익숙해지는 사이 그들이 남긴 정신적 사회적 유산이 스며들 듯 기억되기를 바랐던 마음. 너무도 익숙해서 그저 무심히 흘러왔던 길 이름의 뜻을 한 번쯤 의문하게 될 때, 거리의 이름이 되어 거리를 지키는 위대한 영혼들의 존재를 깨닫기 바랐던 그 마음. 나는 최근 잦아지는 아시안 혐오와 폭력 앞에서 한인 이민자들이 아직도 여전한 불평등과 차별의 미국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지에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힘겨운 사회적 진보를 이룬 인물들이 있고, 그 고난의 시간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또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이는 폭력 뒤에 보이지 않는 희망이 있음을 보았다. 최주미 애틀랜타 중앙일보 디지털팀장

[세계는 지금] K-콘텐츠, 중동 게임 시장 진출

K-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의 전망치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2020년 대비 6% 성장한 133조6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게임, 웹툰 등의 장르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고, 공연이나 영화 등 오프라인 소비 중심 장르는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게임 수출 호조가 수출 규모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발생과 장기화로 중동에서도 온택트 산업의 대표격인 게임 산업이 확대되는 추세다. 중동은 환경적 원인으로 야외 활동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다양하게 발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국가 발전 추진과 장시간 집에 머무르는 환경 속에서 게임 산업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중동 주요 국가의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가 국내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확보하면서, 대한민국의 게임 업계도 중동의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2021년 한국-아랍에미리트(UAE) 축제 기간 중 중동의 유명 게임 유튜버 바샤크(Basharkk)는 한국 게임을 시연하며 한국 게임을 소개한 바 있고, 라마단 기간에 그 조회수가 증폭되는 등 중동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의 발생과 확산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41%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고,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게임 전문 전시회인 게임스콘(Gamescon)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e-스포츠 분야까지 확대되는 관점으로 본다면 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흥미로운 것은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가 남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할 것 없이 비슷한 성장 규모로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18~24세에 집중되어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고, 전체 인구의 14%가 정기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중국 판호 발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어려운 시기에, 중동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적 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중동 국가의 문화나 언어, 습관 등을 배려한 콘텐츠의 개발과 마케팅이 시급하며, 지역별 특성과 선호도를 파악하고 자사 콘텐츠에 적합한 진출 국가를 선택하여 맞춤형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는 게임 개발사 뿐 아니라 정부, 지원 기관의 보다 전문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한데, 이러한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가능성 있는 게임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를 바란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상품 구매방식과 인식 변화

상품은 유통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되고 소비자는 유통시장에서 상품의 구매성향 및 패턴에 따라서 세분화된 소비자로 분류된다. 소비자의 상품 구매성향과 패턴을 갖고서 소비자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업과 상품 판매점들은 소비자를 구분하여 상품판매 방식과 고객 대응 전략을 결정하게 된다. 소비자의 구매성향이 최고급 상품으로 소량 생산된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면, 해당 상품의 판매는 주요도시의 명품거리 내지는 백화점 등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해외에서 보았던 방식 중 하나는 명품거리의 상점들이 최상위 고객들의 선호 상품들을 갖고서 소비자 주택을 방문하여 판매하는 방문판매방식과 상품판매점 방문시간을 정해 해당 소비자만을 대응하는 방식이었다. 기업과 유통점 입장에서 소비자 성향과 구매패턴을 분류하는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 소득 계층별 상품구매 총량과 구매총액 그리고 유통점의 방문 빈도 등이다. 그리고 기업은 이렇게 구분된 소비자계층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방식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국외 소비자 대상의 수출상품에도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거의 소비자가 백화점대형할인점슈퍼마켓편의점재래시장 등 상품 유통점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의 소비자는 상품제조 기업이 만든 온라인 쇼핑몰인 애플나이키삼성LGSKCJ 등의 쇼핑몰과 상품제조와 관련 없는 대형 유통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을 통해 구매하는 직접구매방식은 소비자의 상품구매 폭을 전 세계의 상품으로 넓혀 놓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과 온라인업체들의 상품판매 방식도 국경을 초월한 상품 판매 전략과 다양한 결제방식으로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인터넷의 대중화는 소비자의 상품 구매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모바일 폰을 통한 상품 구매방식과 간편 결제방식의 도입은 상품 구매 속도를 증가시켰으며, 인터넷 활용 세대 이후 계층에서는 주요 상품 구매방식이 되었다. 이와 함께 기업 중심의 무역을 통한 유통과 상품판매의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였다. 즉 기업 중심의 무역과 물류 그리고 유통에서 소비자 개인무역인 직접구매방식과 해외상품의 직접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어 현재에는 기업과 무역업체를 통한 대형 상품무역과 소비자 개인의 소형 및 소량의 상품구매 형식의 무역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무역상품을 수입 및 판매하는 기업체나 유통점들의 변화도 지속될 것이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외 상품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별이 없어질 것이다. 결국 소비자의 국내외 상품에 대한 인식 변화는 국경 없는 상품 소비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K방산과 중동시장

한국이 최근 5년간(2016~2020년) 전 세계에서 무기 수출을 아홉 번째로 많이 한 국가에 오르면서 K방산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비록 1위인 미국 37%, 러시아 20%, 프랑스 8.2%에 훨씬 못 미치는 2.7%의 무기수출점유율이지만 영국(3.3%)과 이스라엘(3.2%)에 뒤이어 당당히 9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무기 중 55%가 아시아〈E080〉오세아니아에 수출됐고 유럽에 23%, 중동에 14%가 수출됐다. 이러한 전 세계점유율은 지난 2011~2015년 대비 210% 급증한 수치다. K방산의 무서운 성장세를 눈여겨 봄직하다. 이러한 무기수출점유율의 매서운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우수한 성능을 갖춘 국내 무기 개발과 가성비 그리고 사후관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 600문을 수출한 K9 자주포(터키, 인도,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와 T-50 고등훈련기(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라크 등),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중동) 등이 대표적인 국내 개발무기다. 뛰어난 성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췄고, 구입비용보다 유지〈E080〉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은 무기체계에서 체계적이고 성의 있는 관리시스템 제공으로 K방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동은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늘 갈등과 위기가 상존하는 지역이다. 중동 1~4차 전쟁, 레바논전쟁, 이란〈E080〉이라크전쟁, 걸프전쟁, 시리아내전, 최근의 예멘내전까지 중동은 언제나 전쟁과 테러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왔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국영 방산업체 SAMI(Saudi Arabic Military Industries)가 한화그룹과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우디는 해당 합작 기업을 통해 한화디펜스 비호-II 방공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반군과의 교전상황 등 사우디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급변하고, 젊고 패기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정책으로 사우디 왕실 정책도 변화하면서 한국과 사우디 방산 협력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여기에 한화디펜스가 이집트와 국산 자주포 K9 수출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전체 계약금액이 한화로 2조원 이상에 이르는 대규모 수출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우리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상당 액수를 빌려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체결된 성과내기식의 무리한 계약이었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0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월 UAE와 체결된 국산 중거리 요격 체계 천궁II의 수출계약과 금번 사우디와 이집트와의 국산무기 수출합의를 통해 한국형 방산시스템의 대(對)중동 진출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Culture의 세계적 인기와 더불어 K방산의 위용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참 이상한 페이스북 그룹 ‘미국 사는 한국인’

평범하고 서툰, 무엇보다 긴 글은 다들 안 읽는 모니터 세상인 게 맞다. 가입자 27억이라는 수치와 별개로 체감 사용자는 명백히 줄어든 소셜 미디어가 페이스북인 것도 맞다. 얼굴, 이름, 나이, 직장, 사는 곳 같은 개인 정보를 잘못 노출했다간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이불 밖은 위험한 시절인 것도 분명하게 맞다, 다 맞는데- 이 맞고도 당연한 시대의 룰이 도무지 통하지 않는 희한한 페이스북 그룹이 하나 있다. 이름은 미국 사는 한국인 그룹.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공통 분모 하나로 얼기설기 모이다가 그저 만들어졌다 확신하게 되는 심플한 네이밍이다. 나도 미국 사는 한국인이라서, 자격이 심히 단순해서 그냥 가입했다. 멤버 2만명이 훌쩍 넘는다. 이 그룹에서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겪은 하루, 불쑥 떠오른 기억, 옛 친구의 사연, 눈물 쏟는 엄마 생각 같은 여리고 상처나기 쉬운 일상을 타인들과 꼬물꼬물 나눈다. 메릴랜드에 사는 한인 남성이 순대국밥이 너무 먹고싶어 순대를 만들었습니다며 올린 사진 레시피는 400여명의 군침어린 좋아요를 받았다. 심장병원 디렉터로 일하는 딸이 미인대회에 출전했는데 너무 떨린다면서 자랑인지 엄살인지 헷갈리는 아빠의 인간미에는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포르셰 자동차 키와 함께 새 차와의 기념사진을 자랑하려고 올렸다는 남성의 돈 자랑에는 뜻밖에 수백명의 진심어린 축하 세례다. 잘 사는 미국인의 나라에서 갖은 고생 견디고 부지런히 살아온 끝 스스로를 위로하는 부자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는 사연에 절절한 동감과 박수가 터진 것이다. 이민 세대들의 진솔한 이야기판에 입양 한인들도 서툰 한국어로 얼굴을 내민다. 수십년 전, 여동생과 함께 한국서 건너온 남매를 향해 양아버지가 멍멍 강아지, 꿀꿀 돼지, 원숭이, 고양이, 코뿔소 하며 서툰 한국말로 시리고 멍든 어린 가슴을 웃게 만들었다는 옛추억도 등장했다. 그 다정하던 아버지가 위독해 기도를 부탁하는 남성의 글에는 천명의 좋아요와 300여명의 기도 댓글이 달렸다. 어떤 한인 여성은 우연히 만난 한국 여학생의 고된 독학을 위해 한국의 지인과 5년간 매달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주었는데 마침내 그 학생이 옥스포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며 자신의 프로젝트가 성공했음을 알려왔다. 다 큰 어른들이 주저함도 경계심도 없이 당황스럽도록 소탈하게 마음을 내어놓는 참 이상한 이 페북 그룹방에 나는 특별한 연대감을 느낀다. 그 마음을 잇는 끈은, 다들 실타래로 한덩이씩 품고 사는 모국에서 나오는 것임을 안다. 지난 13일은 최초의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첫 발을 내딛은지 119년 되는 날이었다. 미국 국회가 지정한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 이기도 했다. 최주미 애틀랜타 중앙일보 디지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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