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수원을 찾은 뮤지컬 ‘난센스’는 많은 웃음을 주며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난센스는 1991년 국내 초연이래 최다공연(4천여회), 최대관객(135만여명)이라는 타이틀과 기라성 같은 100여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이다.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 올려진 이 작품은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수녀들이 식중독으로 죽자 이들의 장례식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5명의 수녀들이 자선공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에는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등 유명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끼를 맘껏 발휘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한국연극협회 기금마련을 위해 기획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뮤지컬의 묘미를 한껏 살린 완성도 높은 작품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기획한 ‘공연과 사람들’ 관계자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미 서울에서 전석매진이란 보증수표를 받은 작품이지만 수원 공연은 큰 적자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포스터 1만5천장, 30여개의 플래카드를 새벽시간에 붙이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1천850여석의 대공연장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4회 공연에 고작 2천여명. 평균 500여명이 관람했으며, 유료관객은 절반인 1천여명에 불과했다. 7천여만원의 작품비와 홍보비 및 인건비 등을 합하면 공연수입으로 적자를 모면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에서 수준높은 연극과 뮤지컬을 접한다는 것은 흔치 않다. 기획사마다 흥행을 보증받은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도 재정적자를 만회하려는 자구책이다.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획사지만 이들 대부분의 대표가 연극과 클래식 등을 전공한 사람이고 보면 예술성을 지닌 작품을 올리고 싶어하는 이유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침체된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공연후 메워야 하는 적자뿐이다. 지역문화예술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의 기획과 관람객들의 참여, 지자체 및 문화재단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경기도 제2청이 존립의미에 대해 물음표표마크가 붙은 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구성원의 의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대두되기도 한다. 태생한지 20개월도 채 안되는 제2청에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이 무리라는 안위적인 이야기도 물론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부정적 시각을 곱씹어 소화시키는 의견이 많지 않다는 현실은 심각히 재고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다. 최근 제2청은 언론플레이로 본청을 피곤하게 하지 말라는 꾸중(?)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움츠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갑작스런 임진강 수위의 상승으로 어민들 피해가 크다는 소식도 얼마 전에 있었다. 시·군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말뿐이었다. 연천군과 파주시 어디에서도 정확한 상황을 즉각 알려줬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동향으로 체크된 게 이틀 뒤였다. 피해의 크고 작음을 떠나 신속한 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제2청이 도 본청에 이어 시·군에게서도 푸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를 참지못한 일부 제2청 직원들은 본청으로 가야겠다고 푸념을 한다. 이런 와중에 오는 19일 도체육대회를 위해 관련 공무원들이 수원에 모인다. 체육대회를 놓고 말도 무성하지만 이 행사를 기회삼아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제2청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임창열 도지사는 최근 북부지역에 잦은 행보를 함으로써 제2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행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제2청은 이런 시각보다는 힘을 실어줄 때 주민들을 위한 실리를 찾아야 한다. 기회를 잡지못하면 제2청은 제자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민선의회와 민선단체장을 흔히 지방자치의 쌍두마차라고 말한다. 단체장 등 집행부에 대한 지방의회의 견제기능은 새삼 강조할 것없이 중요한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지역주민의 대의기구인 평택시의회가 공명구 의장의 법정구속으로 파행을 면치못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의장선거와 관련한 일련의 사법처리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렇지 않아도 몇몇의원이 다른 사건으로 이미 법정에 서는등 의회의 권위가 훼손된 마당에 의장까지 구속된 만신창이의 모습이 지역사회의 눈에 걱정스럽게 비칠뿐이다. 비리시의원 즉각 사퇴를 들고 나오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있었다.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장직 유지가 옹호돼야 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사퇴여부는 본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임의사항이다. 또 의장직 사퇴 여부가 일그러진 의회 모습을 회복하는데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평택시의회의 기능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불과 9개월의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실질적인 활동기간은 아마 임기의 반쯤밖엔 안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리저리 말썽 많았던게 지금의 시의회다. 남은 임기동안에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에 새로운 인식을 줄만한 시의회의 비상한 분발이 요구된다. 그것이 무엇이며 그 길이 어떤것인가는 시의회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그러지 못하고 시의회가 분란을 일삼는 잡음만 내서는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나쁜 이미지만 남게된다. 어제 오늘의 불행한 사태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책임전가보다는 시의원 모두가 책임을 지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이 발휘되야 할 시점이다. 이것이 시의회에 마지막으로 거는 많은 시민들의 기대다./평택=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학처럼 목을 길께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학수고대(鶴首苦待)라는 말이 있다. 일각이 여삼추인 오산시 공무원들의 요즘 심경에 이처럼 적합한 용어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89년 시승격 이래 인구 10만을 넘어서면서 행정자치부로 부터 기구·정원 확장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 시의회에 상정한 ‘행정기구설치 조례개정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1국(서기관), 3과(사무관), 6담당(6급), 34명(7·8급) 등 모두 44명이 한단계씩 줄줄이 수직승진 하는 시 개청후 최대의 승진인사가 눈앞에서 찬물이 기얹져진 것이다. 시는 기구·정원 확장에 따른 조직개편을 위해 지난달 25,26일 양일간 열린 제87회 임시회에 4개 부서에서 제출한 5개항의 조례안을 부의안건으로 상정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3개부서의 조례안은 가결한데 반해 총무과 소관의 ‘행정기구설치조례개정조례안’과 ‘지방공무원정원조례중 개정조례안’등 2개 안건은 부결했다. 집행부가 올린 조직개편안에 기존 농림과내 축정담당(계)를 폐지하고 농업지원담당으로 흡수시킨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되물린 것이다. 이에 안건이 부결되기 무섭게 오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여론광장)는 시의회와 시의원들이 싸잡아 비난하는 수십여건의 메일이 매일같이 빗발치고 있다. 임시회 개회에 앞서 축산관계자들이 시의 축정담당 폐지안에 불만을 갖고 몇몇 시의원들에게 이같은 상황을 토로, 시의원들이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집행부는 현재 축정담당(계장)이 최근 명퇴한데다 축정직 공무원이 1명에 불과하고 축산농가도 80여가구에 그쳐 조직의 효율성과 축산행정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 농업지원담당에 흡수시킨 것이라며 차후 표기에 농·축정담당으로 계획하고 있다. 어쨋든 집행부와 시의회가 조례안 부결처리에 따른 냉각기간이나 의견조율 등의 시간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서둘러도 다음 회기는 이달 중순을 넘겨야 할 것이다. 노심초사하며 목을 빼고 기다리는 수십여명의 승진대상 공무원들이 하루라도 맘 편히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시의회는 명분없는 신경전을 피해야 한다./조윤장 제2사회부 오산 yicho@kgib.co.kr
‘내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근면성실한 자세로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헌신봉사한 유공자를 찾아.....(중략), 내고장에 대한 애향심을 드높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안양시민상의 취지문의 일부다. 그러나 예년과 같이 올해도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질 않고 있다. 23명의 후보군중 지난해에 본인이 본인을 추천해 탈락한 인사가 포함되는가하면 6명의 선정자중에는 시의원이 두 분(?)이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후보자군들은 기관장 추천 등을 명목으로 안양시발전을 위해 ‘한가닥’ 한다는 유명인사들로 가득 채워졌다. 실제로 23명의 후보군중 목사·의사를 제외한 20명은 속칭 말하는 기관·단체, 협회의 장이나 부회장이다. 안양시민상은 ‘장(長)들을 위한 상’이 되고 만 것이다. 이와함께 시의원이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봉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시의원이란 직함자체가 지역발전의 유공자라는 문패라고 한다면 과언일까. 당연히 의견이 분분할 수 밖에 없다. 60만 안양시민중에는 소리없이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고, 헌신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른손이 하는일 왼손이 모르게 하고, 시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공로자들은 수 없이 많다. 안양시민상은 이들에게 돌아가야 진정한 의미를 갖을 수 있다. 그러나 시는 이들을 발굴하고 찾아 내는데 게을리하고 명목상 단체장이나 협회장, 지역주민의 추천이라는 쉬운 길만을 택하고 있다. 시민상 추천방식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심의의원으로 참석한 한 관계자는 “ 특정인, 장 들이 아니고 소리없이 헌신봉사하는사람들을 찾아 혼란한 사회속에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시민상을 수여하는 방안을 모두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안양=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
“초대를 해놓고 입장권도 안팔고 출입을 막는 도자기엑스포가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입니까” 24일 오후 7시 세종가요제가 열리고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 여주행사장 야외공연장. 유명가수를 볼 수 있다는 자녀들의 성화에 농사일로 파김치가 돼버린 몸을 이끌고 행사장을 찾았던 주민들은 행사장 여기저기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오후 7시가 넘으면 입장권 발매가 중단돼 공연장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행사진행 요원들의 저지를 받았기 때문. 더욱 어이없는 것은 며칠전부터 가요제에 참여해 달라는 마을이장의 안내방송까지 했던 군이 이를 믿고 찾아왔던 주민들이 입장조차 못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날 가요제에서 박용국 군수는 “군민 모두가 엑스포를 성원해줘 고맙다”는 인사말을 했고 그순간 배신감에 휩싸인 주민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런 와중에 한편에서는 이날 공연이 당연히 무료인줄 알고 찾아왔던 주민 300여명과 진행요원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주민 안모씨(39)는 “오후 6시30분부터 행사장을 무료개방 한다는 방송을 듣고 행사장을 찾았다”며“ 무료입장이 안되면 입장권이라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이같은 해프닝은 조직위가 지난 15일, 지역주민 폐장전 무료입장을 철회했는데도 정작 여주군은 이같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주민들의 분통은 군의 무관심과 과잉홍보가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큰 일을 치루면서 정작 가장 가까이에서 성원해 줬던 지역주민들이 소외되는 순간이었다. 박용국 군수와 여주군 관계자들은 이같은 관경을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 ‘지역주민이 소외된 채 치뤄지는 행사는 결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보편적 진리를 깨달았길 바래본다./여주=류진동기자 jdyu@kgib.co.kr
‘지금 나 떨고 있니’몇년전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모래시계’의 주인공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의 대사다. 이 유행어가 최근 하남시청 직원들 사이에서 급속히 회자되고 있어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같은 유행어가 직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지난주 하남시에 대한 경기도 정기감사기간중에 각종 사이트에 잇따라 터져나온 ‘로비에 따른 특혜감사’와 ’하남시 인사비리’괴문건 때문이다. 시가 최근 괴문건 유출자 색출과 문건 유출경위 등을 심도있게 진행하자 직원들은 공직내부에 숨어있는 사조직과 파벌들을 서로 의심하며 숨죽여 떨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괴문건이 공직내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유출자를 반드시 색출, 공직사회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괴문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부서 담당자들의 문책은 물론 기강해이에 따른 강도높은 공직기강 확립이 뒤따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지역색을 발판으로 공직내부 깊숙이 숨어 활동하는 특정 사조직의 실체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것이 직원들의 한결같은 중론이다. 이와는 반대로 시의 사정강도를 추정하며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저울질하는 다소 여유있는 직원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의 행태를 빗대어 지금 하남시청엔 또다른 유행어가 뜨고 있다. 오래전 모 인기 코미디언이 세태를 풍자한 유행어 ‘지구를 떠나거라’다. 이유가 어떠하든 현재 하남시청의 공직사회는 정도보다는 사도에 흔들리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듯 싶다. 이제부터라도 직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인 ‘공직기강 확립’이 구호에만 그치질 않기를 기대해 본다./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시장을 모델로 한 허수아비와 꽃상여 등이 경찰의 제지로 1시간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평택시청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얼마전에 ‘금호환경 폐쇄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가진 평택시장 규탄대회의 일이다. 집단농성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금호환경의 다이옥신 배출로 인근 마을의 어린이, 여성, 노인들이 기관지염과 암으로고통받고 있다’ ‘엄청난 양이 배출되는 다이옥신은 편서풍을 타고 평택시 전역에 퍼져 체내에 축적,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금호환경은 부당이득을 취하고 평택시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등이 규탄의 요지다. 이에대한 평택시의 입장은 ‘행정 절차상의 하자는 없다. 현지 실사도 물론 했다.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다이옥신의 과다 노출로 인한 피해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환경업체가 환경을 파괴한다면 이미 환경업체일 수 없다는 것이 시의 기본 방침이다’등등… 한마디로 시의 입장은 예의주시 하겠지만 집단민원의 요구대로 허가 취소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 금호환경은 어떤가. ‘15년전 폐기물 소각장으로 설치된 이래 꾸준히 시설보완을 해왔다’ ‘ 올해도 50억원을 들여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보강, 가동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시키고 있는가는 당장 확인해 보면 알수 있는 것이다’ ‘왜 잘못 알고 있는지 잘 몰라 답답하다’등. 현재 이같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지역은 금호환경과 약 300m 떨어진 곳에 8가구, 약800m 떨어진 곳에 50여가구가 살고 있다. 폐기물처리업체인 금호환경이 현대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시설물이라 해도 주민건강에 해를 끼친다면 당연히 용인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무공해업체를 공해업체로 단정, 감독관청인 시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라면 이 또한 문제다. 꽃상여가 등장해야 할만큼 평택은 과연 ‘다이옥신 천국’인가. 다시한번 생각해 볼일이다./평택=평택 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하남시에 대한 도 감사 제대로 될까’경기도 모 지방일간지 사이트에 게재된 독자 투고내용의 한 제목이다. 경기도는 지난 17일부터 하남시청에 대한 2001년 정기종합감사를 한창 실시하고 있다. 이런와중에 이 사이트엔 수감권자인 도가 시의 모간부로부터 사전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연일 오르고 있다. 또 이 사이트엔 경기도감사의 형평성과 공정성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공직내부에서 조차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이트의 고발내용은 ‘수감에 앞서 시 모 팀장이 도 감사담당자한테 올라가 무거운 봉투를 주고 인사를 했기 때문에 느긋하고 여유있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행동하고다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시 고위층의 친분있는 측근의 직원이 사표를 내고 각 과에 인사까지 하고 집에 간 사람을 한달 후에 다시 발령내고…또다른 시 고위층의 친척 별정직 직원은 사표를 내고 과에서 송별식까지 했는데… 따라서 이 사이트는 로비는 시가 감사대상을 감추기위한 불가피한 행위라고 단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당시 모 간부의 출장복무확인서와 차량점검일지 등을 공개하고 시 스스로가가 투명하게 사실확인을 해 공직사회의 의구심을 스스로떨쳐 버려야 때” 라는 주문이 일고 있다. 경기도 역시 사이트에 게재된 사실 내용과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 공직사회의 의혹을스스로 풀 때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남시 공직자와 13만 시민들은 경기도의 감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남=강영호기자kangyh@kgib.co.kr
안양시의회가 의욕을 갖고 지난 7월에 발생한 수해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특위할동이 의욕만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특히 특위활동을 통해 수해에 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져 특위로 집행부를 길들이기 하려는 것이 아니야는 지적도 일고 있어 짜임새 있는 특위할동이 요구된다. 의회는 지난 7월15일 발생한 수해에 대해 위원회 활동을 벌여 문제점을 발취, 집행부에 전달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위원회 활동으로 수해에 대한 원인규명이 사실상 어렵다며 시의회는 임시회를 열었으나 특위구성 문제를 놓고 의원들간에 갈등을 빚으면서 어렵게 수해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 지난 10일부터 5일동안 특위활동에 들어갔다. 5일 동안 의욕을 갖고 특위활동을 벌인 의회는 지난달 실시한 위원회 활동과 비교해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다만 석수2동 경부고속철도 석수터널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관련학회에 조사용역을 추가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시의회는 특위활동 기간을 19일부터 3일 동안 연장하려 하자 별다른 성과도 없는 특위활동을 연장하는 것은 집행부를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위활동도 수해 당시에 실시 했어야 했다는 지역주민들의 아쉬운 목소리는 시의회의 특위활동이 주민들을 의식해 등 떠밀리 듯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했다는 비난을 면키어렵게 됐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시의회의 특위활동 구성 여론이 일자 시위를 접은채 특위활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나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주민들을 기대하고 있다. 의욕을 갖고 출발한 이번 의회의 특위활동은 자칫 집행부의 짐만 덜어준채 의회 스스로가 발등을 찍는 특위로 기록될지 모른다는 점과 피해주민들을 위해 짜임새 있는 특위활동을 기대해 본다. /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피의자 김○○, 범행당시 현역군인, 나이 만 22세, 절도혐의로 영장신청’지난 13일 이천경찰서 형사계 윤명도 반장은 피의자 김씨를 앞에 두고 범행조서를 작성했다. 그는 갓 전역한 김씨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을 작성한뒤 최종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사건조사를 마무리하는 윤반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피의자 조서작성을 끝낸 윤반장은 담배 한개피를 입에 대며 이렇게 말했다. “처지는 이해가 가지만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아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마디 건넸다. 피의자 김씨의 사건은 이러했다. 전역 20여일을 앞둔 김씨는 지난 8월 10일, 5일간의 말년휴가를 받아 집에 와보니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부모가 150만원대의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집안형편에 빚독촉으로 부모의 시름이 더해지자 김씨는 부모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한 범행을 결심했다. 김씨는 지난 이틀후 새벽 3시께 이천 마장면소재 J리조트에 몰래 잠입, 투숙객 박모씨(33)의 바지 주머니에서 현금 100여만원과 수표 등 총 400여만원을 훔쳐 집에 돌아왔다. 김씨는 “제대후 체육관에서 일하게 돼 월급을 선불로 받아왔다”며 보모에게 빚갚는데 보태쓰라며 돈을 건넸다. 이후 김씨는 부대에 복귀, 남은 돈으로 부대 상사 및 동료들에게 빌린 돈을 값고 전역후 다시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경찰의 추적을 피하지 못한 김씨는 지난 12일 붙잡혀 쇠고랑을 차기에 이른 것이다. “죄를 저질러 벌을 받긴 하지만 부모의 빚을 갚아주기위한 속사정을 알았을 때 측은감을 가졌던게 사실이다”는 윤반장. 그는 “다시는 이러한 범행이 나오지 않는 좋은 사회가 하루빨리 다가왔으면 한다”고 중얼거리며 다른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이천=김동수기자 dskim@kgib.co.kr
양평군민들이 국방부의 처사에 크게 성을 내고 있다.지난 35년간 탱크 및 전차 등의 야포사격장으로 사용되온 양평군 옥천면 신애리 종합훈련사격장에 따른 불편을 감수해온 주민들이 최근 국방부가 이 사격장을 핑게로 인근 대학설립을 반대하고 나서자 발끈하고 있는 것이다. 70년대 군사정권 당시의 안보논리를 앞세워 야포사격장이 들어선 뒤 양평의 심장부인용문산 줄기에 줄곧 포탄을 쏘아댄 국방부는 최근의 남북관계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학유치를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기 이를데 없다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군도 최초 군유지 171ha를 국방부 종합훈련사격장으로 무상대부를 내준 뒤 5년마다 꾸준히 대부기간을 연장해 주다 지난 97년 주민들의 반대투쟁으로 대부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군의 행정을 무시한 채 훈련장을 불법 점유, 지금까지 사격훈련을 지속해 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방부는 최근 군민의 숙원사업인 인근 염광전문대학 유치에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대학이 들어설 경우, 화성군 매향리 사격장 등의 선례가 보여주듯 사격장 소음을 이슈로 학생들이 사격장 이전투쟁에 나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지 않겠느냐’는논리다. 한마디로 국방부 자신들만이 생각하는 이기적인 기득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격당시의 소음측정 결과, 대학부지내 등가소음도(평균치)가 적정기준인 70dB에 못미치는 36∼51dB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적어도 군사시설과 대학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군민과 각 사회단체는 지난 8일 본격적인 실력행사를 선언했고 오는 19일 비상총회와 함께 가두시위 등 사격장 이전을 위한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군사시설에 대한 암묵적인 경외감으로 관대했던 순박한 농민들을 국방부가 거리로 내몰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동에 나가 일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요즘 안양시청내에서 유행어 처럼 퍼지고 있다. 특히 관리직으로 분류되는 몇몇 사무관급 공직자중 일부는 아예 동장 발령을 절실히원하고 있는 것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 ‘공직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염려 섞인 목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공직사회와 인연을 맺은 공직자들 대부분은 희생과 봉사정신의 마음으로 시작해 보람으로 결실을 맺는게 보편적이며, 또한 명예를 중요시 한다는 공통적인 분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안양시의 공직자들 처럼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하는 공직자가 많은 사회의 경우, 그 사회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또한 공직자가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 뿐만아니라 진급에 대한 기대치에 회의적인 마음가짐이라고도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안양시 공직사회의 사기는 분명 떨어져 있는게 사실이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사기를 복돋아 줄때 심명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로 말미아마 일 하고픈 의욕도 함께 솟아 날 것이다. 안양시를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100%의 만족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서도 안된다. 하지만 꿈 마저 잃고 살라고 할 수 는 없지 않은가! 안양시 공직사회가 신명나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인간 마다 능력과 가치가 다름을 인정 해야만 한다. 어느 한 사람의 생각과 목소리가 한 사회를 이끌려고 고집할때 그 사회를 떠나려 하는 구성원이 많아 질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왜 공직자들이 부서를 옮기려 하는지, 그들이 갖고 있는 불만은 또한 무엇인지 안양시 스스로가 진단하고 풀어야 할 것이다. /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주저 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죽기살기로 한다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으며 , 우리에겐 불굴의 정신과 어떠한 역경도 극복해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습니다.그리고 이 고비만 넘기면 반드시 회생하여 한국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호소문 본문 내용중 일부)” 하이닉스의 기로와 관련 30일 국내외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을즈음, 아침 일찍 기자에게 하이닉스 노사팀 한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하이닉스 반도체 정상영노조위원장을 비롯한 1만여명에 달한 노조원 일동이 하이닉스 채권단에 보낸 호소문이 입수됐다는 긴급 타전이었다. 그런데 이날 이 관계자에게서는 평소와 결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강영철노조위원장 명의의 호소문을 읽어 내려간 순간, 자본사회에 있어 이같은 노조도 있을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회사를 살리고자하는 의지가 이제는 그 열정을 뛰어넘어 삶의 기로로 여기는 문구 하나하나가 연민의 정을 훌적 뛰어넘은 그 무엇을 암시하는 듯해 보인 것이다. 지난 6월 중 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조합 정위원장을 만났을 때 어려운 대내외적 사정에도 불구, 그는 사못 노동조합의 거목답게 굳은 의지에다 힘이 있어 보였다. 1만여명에 달한 노조원이 그를 따를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런 모습을 보였던 그가 눈물의 호소문을 읽은 것이다. 이는 분명 정위원장뿐 아니라 1만5천명의 임직원 모두가 보낸 글이다. “도와 주십시요. 저희 전 조합원은 작금의 현실 앞에 더할 나위 없는 허탈감과 경제적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상을 눈앞에 둔 산악인처럼 더더욱 커다란 의지로 똘똘 뭉쳐, 반드시 세계최고의 정상을 차지할 것입니다(호소문 말미)” 반도체 가격 폭락 및 현대 위기 등 지금의 외풍이 거셀 지언정 하이닉스 전 노조원을비롯한 임직원들의 이같은 결사각오가 있는 한 거함이 그렇게 쉽게 난파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앞섰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gib.co.kr
21일 저녁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장한나 첼로 리사이틀’에는 수원이 낳은 세계적 연주자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이번 독주회를 주최한 기획사의 준비 소홀과 일부 매너 없는 관람객들 때문에 마지막 지방순회 공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던 장한나와 클래식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날 장한나가 자줏빛 드레스를 입고 청중을 맞은 것은 공연 예정시간인 오후 7시 30분을 17여분 정도 넘긴 시간이었다. 처음 클래식을 주관한 기획사는 전화예매권 교환 및 현장 매매를 하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을 감당하지 못해 공연시간 연장 원인을 제공했으며, 대공연장 로비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또한 주최측은 3악장인 첫곡의 1악장이 끝나자 ‘지각 관객’을 들여보내 한동안 장한나의 활시위가 멈췄다. 일반적으로 한곡의 연주가 끝났을 때 늦은 관람객을 들여보내는 것이 보통 음악연주의 관례였다. 일부 관람객은 공연시간 지연과 공연 중간에 관람객들을 들여보내 공연분위기를 망쳤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공연이 끝나서도 기획사의 준비 소홀에 따른 항의가 잇따랐다. 관람객 또한 수준 이하의 관람태도를 보여 아쉬움을 더 했다. 공연 중간에 자리를 옮기며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들었으며, 마지막 곡을 연주할 때는 이곳 저곳에서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려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였다. 여기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1, 2회 커튼콜이 이어지면서 감동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바람에 앵콜을 준비했던 장한나와 반주자가 한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커튼콜은 대개 3번이고 세계적인 연주자의 경우 7번까지도 커튼콜을 하며 연주자와 관람객이 교감하는 것이 상례다. 클래식은 대중음악과 달리 흥행 성공률이 낮은 상황에서 이번 공연은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한나의 공연을 보며 주최측의 성의있는 공연준비와 관람객의 성숙한 관람태도가 함께 이뤄질 때 보다 발전된 공연문화가 정착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집단민원은 빛과 그림자처럼 긍정· 부정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정말 억울한 일에 선처를 호소하는 다중의 민원이 있는가 하면 다중의 위력으로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억지민원이 있다. 자치단체의 행정행위나 행정처분, 또는 특정업체나 특정인과의 집단민원에서 종종 이런 것을 발견한다. 모 인사가 최근 평택시 합정동에 LPG충전소 허가신청을 평택시에 냈다가 반려당하자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허가를 받은 사례가 있다. 그러나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마을과 시설이 수백m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 허가된 시설이 주민생활에 위해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떻든 반년넘어 계속된 인근 주민의 집단민원 때문에 사업자는 개인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 업자는 주민대표 등 수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화해를 종용하기도 했다. 업자와 주민들은 현재 마을지원금을 놓고 ‘1천만원을 내놓겠다’‘1억원을 내라’는 식으로 팽팽히 맞서 화해가 성립되지 않고 있다. 사실 이런 돈거래는 법규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고받을 채권·채무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민원은 돈 거래가 아니다. 민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민권회복이냐, 민권남용이냐에 있는 것이다. 위축된 민권회복을 위한 집단민원은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민권남용에 의한 집단민원은 사회발전을 저해한다. 앞서 밝힌 사례가 어떤 유형의 집단민원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평택=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안다’라는 속담이 있다.이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같은 처지에 있는 상대방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15일 집중호우로 인해 안양시에 많은 수해가 발생하면서 안양2동 이정이씨(53)가 지하방에 세들어 살던 모녀를 구하려다 안타깝게 숨지고 만 일이 있었다. 이씨는 정원까지 빗물이 차오르자 “모녀가 걱정된다”며 지하방에 내려갔다가 결국 두 모녀가 세들어 살던 지하방 문에 열쇠를 꽂은채 숨을 거두었던 것이다. 자신의 생명이 누구인들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것이며,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의 마음 또한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살신성인의 정신을 안양시가 평가절하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씁쓸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씨의 희생이 의사상자 선정에 적당하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안양시에서 이씨를 의사상자로 선정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사상자는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한 경우 의사상자에 포함하여 살신성인의 정신을 고귀하게 여기고자 함에 있으나,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아무튼 이씨가 희생된지 한달이 넘었다. 그리고 수해를 당한 피해주민들은 보상을 요구하며 시청과 구청사 앞에서 대안 없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하방에 세들어 살며, 지하방을 벗어나기 위해 한푼·두푼 아껴온 주민들에게 이번 수해가 가져다준 상처는 그들의 입장이 돼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 물질적인 치유도 중요하지만 먼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안양시의 행정이 아쉽기만 하다. /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뜨거운 감자’시흥시 오이도 매립사업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린 16일 오후 시흥시청 대회의실. 월곶∼한화매립지∼오이도 매립지를 잇는 ‘해안관광벨트’개발 계획안을 마련한 용역회사 관계자의 설명에 이어 ‘개발’과 ‘보존’의 당위성을 각각 내세우는 패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었다. 한 패널이 한참 발언을 하고 있는데 한 주민이 “자치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냐”고 큰소리를 치면서 갑자기 끼어들어 순식간에 공청회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주민들은 또 패널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성격 및 자격에 의문을 던지며 목청을 돋궜고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져 나오는등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원만한 토론을 위해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사회자의 당부도 마다하고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이날 공청회는 ‘지역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를 놓고 패널들의 대립과 찬·반의 주민들 입장만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진지하고 발전적인 토론을 기대했던 500여명의 주민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토론문화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선 요원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현장이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난 뒤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것이 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언제부턴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는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는 식의 사고 방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토론문화를 가진 사회에서 무슨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시흥=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도자기 엑스포 행사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곳은 광주행사장에서 열리는 이승은 허헌선 부부의 ‘엄마 어렸을 적엔’인형전을 꼽을수 있다. 각종 지푸라기, 나무, 벽돌 등을 재료로 만든 어깨동무, 외가집가는길, 원두막 등의 인형을 시와 함께 선보여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흠뻑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인지 관람객 상당수는 부모와 어린자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말평균 관람객수는 6만명 정도로 발디딜 틈조차 없다. 수원에서 왔다는 최모씨(40)는 5살난 아들에게 “아빠가 학교갈때는 저렇게 어깨동무 하고 다녔단다”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의 관람문화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차례대로 줄을 서달라’라는 안내원의 애절한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뿐이다. 몰래 새치기하는 얌체족에서부터 ‘왜 빨리 들여보내주지 않냐’고 소리치는 조급증환자 등을 쉽게 목격할수 있다. ‘나’만 있고 ‘남’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행사장 한켠에 ‘음식물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걸려 있으나 각종 음료수, 고구마파이, 심지어는 떡복이까지 마구 반입하고 있어 통제불능 상태였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전시물을 만져보는 아이들 때문에 관람분위기는 자주 흐트러트지게 마련이다. 한 안내원은 “수차례 안내를 맡아 봤지만 이번처럼 관람객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처음본다”며 아쉬워했다. 도자기엑스포행사 성공의 관건은 입장객이 몇명 돌파했다는 단순 수치상의 개념이 아니다. 관람객 개개인의 뇌리에 성숙한 관람문화가 돋보였다는 것이 각인될때 더욱 값진 성공이 될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되새겨봤으면 한다. /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엄마와 함께 저 세상으로 간 11살 초등학생의 살려달라는 비명이 아직도 귓전을 맴돌고 있는것 같습니다” 13일 오전11시께 안양시의회 91회 임시회의 본회의장. 지난달 15일 내린 집중호우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양2동 수해주민 30여명이 방청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지역 시의원인 이상인의원(39)이 신상발언을 시작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들의 목숨을 건지려다 운명을 달리한 아주머니의 울부짖음이 우리들의 가슴을 무겁게만 합니다”라고 말하던 이의원은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누르지 못해 잠시 말을 끊었다. “이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것도, 앞으로 이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는 것도 이제는 모두 산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언 중간중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가슴절절한 이의원의 신상발언이 이어지자 의원들과 방청객들은 끝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번 사고에 대한 분명한 원인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고 안타까워 한 이의원은 이날 임채호 의원(비산1동)등 16명이 서명한 재해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이 연기된 것에 대해 “아무쪼록 후회없는 결정을 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리며 재해대책특위가 안양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작은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는 신상발언을 끝으로 이날 회의는 폐회했다. /안양=홍성수기자 sshong@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