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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 맞은편에 아담한 산속에 보름산미술관(관장 장정웅)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수기로 100-78 보름산미술관 앞마당과 건물 벽과 지붕도 보름달처럼 둥글다. 양옥과 한옥을 결합한 듯 독특한 미술관 건물 곳곳에서 흥미로운 조각을 발견한다. 용과 당초무늬와 연꽃, 사람의 얼굴 등 온갖 문양이 새겨진 조각은 바로 기와지붕을 지키고 있는 ‘망와(望瓦)’다. 미술관을 장식하는 수백 개의 항아리와 아담한 숲길에 묵묵히 서 있는 석인(石人)들의 표정이 넉넉하다. 장정웅 관장과 마주 앉았다. 여든에 가까운 연

정치 |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 2021-07-29 14:48

포천(抱川)은 ‘시내를 품은 고을’이라는 뜻이다.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는 포천과 연천(漣川)에 시내를 가리키는 ‘천(川)’자가 들어 있다. 두 도시 이름에 나란히 들어 있는 천(川)은 한탄강(漢灘江)을 가리킨다. 북한 평강군 추가령에서 발원하여 철원을 거쳐 포천을 감싸며 흐르는 한탄강은 연천에서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든다. 한탄강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큰 여울의 강’이다.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협곡 사이를 세차게 흐르는 한탄강은 래프팅하기에 적격이다. 일반 강과 달리 물길이 뭍에서 움푹 꺼져 들어간 한탄강의 아름답고 신비

정치 | 김영호 | 2021-07-22 16:20

우리 선조들은 나비를 ‘길벗’으로 삼았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맥을 잇는 ‘청산가’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장자의 ‘나비의 꿈’도 빠트릴 수 없다. 꿈에 나비가 된 ‘장자’는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문득 잠에서 깨어난 장자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나로 변한 것인가?” 2천년 전 장자가 던진 이 오래된 질문은 왜 사는

정치 | 권산 | 2021-07-15 14:59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이면 빠지지 않던 과제가 곤충채집이다. 다른 숙제는 뒤로 미루지만 ‘곤충채집’은 서둘렀다. 재미난 놀이였기 때문이리라. 기다란 삼 속대 끝부분을 꺾어 삼각형을 만들어 묶고 거미집을 찾아 나선다. 삼각형 부분에 거미집을 서너 개 감으면 준비 끝. 높다란 나뭇가지에 앉은 참매미나 눈치 빠른 고추잠자리도 상처 하나 내지 않고 잡는다. 참나무 줄기를 뒤져 사슴벌레를 찾아내고, 모깃불을 피우고 멍석에 누워 별을 세다가 불빛을 보고 날아든 하늘소를 잡고 기뻐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곤충을 잡으러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보면

정치 | 권산 | 2021-07-08 16:50

6월29일 오전 9시 여주행 버스에서 반가운 뉴스를 본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시기에 제작한 금속활자 실물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세종의 영릉이 있는 역사의 고장 여주로 가는 차 안에서 이런 소식을 접하니 기분이 묘하다. 초여름 여강의 풍경이 평화롭다. 휴대폰을 꺼내 황포돗배와 강 건너 천 년 고찰 신륵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다가 문득 ‘폰’이란 단어를 검색한다. 폰은 ‘목소리’를 뜻하는 그리스어이고, 1876년에 전화기가 발명되면서 멀리 가는 목소리를 뜻하는 ‘텔레폰(telephone)’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는 사실을 새

정치 | 권산 | 2021-07-01 14:56

안양예술공원은 참 아름답다. 하얀 바위 위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2014년에 개관한 김중업건축박물관이 나타난다.다리를 건너 박물관 경내에 들어서면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종합안내판을 살펴본다. “박물관 부지는 827년에 조성된 중초사지 당간지주(보물 제4호), 고려시대 삼층석탑(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64호)과 안양사지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또한 박물관의 건물 일부는 한국 근현대 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유유산업 안양공장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안양박물관과 김중업

정치 | 권산 | 2021-06-24 15:00

초여름 강바람을 쐬며 여유롭게 찾으리라. 양수역 근처 자전거포도 미리 확인해 두었던 터라 떨어지는 빗방울이 야속하다. 자전거 대신 택시를 타고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에 자리 잡은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도착한다. 우산을 쓰고 언덕길을 오르다가 만난 보리밭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요즘은 고향에서도 이런 풍경을 볼 수가 없다.황순원(1915~2000)의 소설 ‘소나기’의 무대를 재현한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촌장 김종회)은 지난 13일에 개관 12주년을 맞았다. 소나기마을이 만들어진 사연은 다시 들어도 흥미롭다. 황순원의 단편소

정치 | 김영호 | 2021-06-17 17:04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는 개성이 넘치는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는 아름드리 굴참나무를 품고 있는 특별한 건축물이 있다. 블루메미술관(Blume Museum of Contemporary Art, BMOCA)의 건물 벽에 뚫린 구멍으로 뻗어나간 가지에 푸른 잎들이 유월의 햇살에 반짝인다. 굴참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쏟은 수고와 비용은 상상을 넘어선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꽃과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정원이 나타난다. 신선한 상상력과 우아한 풍경을 연출하는 블루메미술관은 건축가 우경국이 디자인한 작품으로 2006년 대한민국

정치 | 김영호 | 2021-06-10 15:21

“작지만 충실하네요.”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을 함께 둘러 본 지인의 소감이다. 파주 헤이리에 자리 잡고 있는 벽봉 한국장신구박물관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궁중유물박물관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박물관에서 옛사람들도 몸치장에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신라와 고려는 물론 유학을 신봉한 조선의 왕과 양반사대부들까지 장신구를 애용했다는 사실에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읽는다. 옥은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의 주재료였다. 옛사람들이 옥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려주는 유물이 있다. 경주 황남동과 노서동에서 출

정치 | 김영호 | 2021-06-03 15:01

용인 예아리박물관(관장 임호영)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삼백로 785에 위치한다. ‘예아리’는 행정구역상의 마을 이름이 아니라 ‘예(禮)가 있는 아름다운 울타리’라는 의미이다. 박물관은 큰 길과 약간 떨어진 산 밑에 자리하고 있어 바깥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다. 산기슭을 돌아서면 매우 이국적인 모양의 적갈색 건물과 마주한다. 마치 어느 낯선 나라의 ‘마법의 성’ 같은 느낌이다.2013년 4월 정식으로 개관한 박물관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반드시 거치게 되는 통과의례를 전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청소년이 되

정치 | 권행완 | 2021-05-27 16:36